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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봉구안은 숨이 막히고 얼굴이 파랗게 질려갔다.

“가족들과 서신을 주고받다가 어깨너머로 들은 내용입니다...”

“가족들과 서신?”

소욱은 당연히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는 사람을 시켜 황후와 가족들이 나눈 서신을 전부 가져오라 명하였다.

밖에서 듣고 있던 최 상궁는 당황해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황후는 가족들과 서신을 주고받은 일이 없는 거로 아는데?’

이때, 언제 온 건지 연상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나타났다.

연상은 이미 돌처럼 굳어버린 최 상궁을 뒤로하고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

“폐하, 이건 봉 대인께서 오늘 보내온 서신이옵니다.”

소욱은 황후를 놓아주고 서신을 펼쳤다.

전형적인 아버지가 딸에게 보낸 서신이었다.

“사랑하는 딸, 장미에게. 시집 가기 전 황후의 소임을 다하고 여러 후궁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황궁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이 아비는 아주 흐뭇했단다. 그래서 너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이렇게 서신을 쓴다.”

그 뒤로는 비빈 강씨에 관한 것과 다른 비빈들의 집안 상황에 관한 것들이 적혀 있었다.

그들이 입궁한 시간과 가족 중에 부모 형제와의 관계, 취향 등이 있었다.

이 편지만 놓고 보면 황후가 진심으로 후궁들을 관심하고 걱정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편지를 다 읽고난 소욱은 여전히 싸늘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

“참으로 현명한 황후 납셨군. 아주 만반의 준비를 했어.”

항상 의심을 품고 사는 그였기에 바로 사람을 시켜 필적을 대조헀다.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도 봉구안은 흐트러짐 없이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곧이어 유사양이 돌아와서 말했다.

“폐하, 봉 대인의 필적이 맞다고 확인되었습니다.”

소욱은 봉구안의 속을 꿰뚫어 보려는 듯이 빤히 쳐다보았다.

반면 봉구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었다.

옆에 있는 연상은 긴장으로 이마에 식은땀이 나고 손발이 덜덜 떨렸다.

이 서신은 황후의 지시를 받고 그녀가 쓴 것이었다. 연상이 봉 부인의 총애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필적이나 그림을 감쪽같이 모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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