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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심야의 자진궁.

예리한 화살이 문틀에 날아와서 박혔다.

순식간에 금위군이 출동했다.

“자객이다!”

내전.

소욱은 비단 잠옷으로 갈아입고 흑발을 그대로 풀어헤친 채 침상에 앉아 느긋하게 물었다.

“밖이 왜 이리 소란스럽느냐?”

유사양은 두 손으로 화살과 그 위에 붙은 쪽지를 조심스럽게 황제에게 내밀었다.

“폐하, 자객이 이걸 남기고 갔습니다.”

소욱은 손을 뻗어 쪽지를 확인했다.

[내일 밤 해시에 화청궁에서 폐하의 독을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소욱의 동공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 쪽지는 그의 손에서 산산이 가루가 되었다.

“감히 다시 올 생각을 하다니.”

상대는 이미 그의 신분을 알고 쪽지를 대범하게 자진궁에 보낸 것이 분명했다.

유사양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군을 바라보았다.

‘누굴 말씀하시는 거지? 설마 그날 밤 그 자객?’

다음 날 저녁, 화청궁.

그림자 호위들은 냉궁 근처에 잠복하고 자객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해시 일각이 되자 궁녀 복장을 한 여자가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곧 달려들어 그녀를 포위했다.

이상한 건 자객이 그들을 보고도 도망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봉구안은 태연한 눈빛으로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무사들을 바라보았다.

제왕은 의심이 많은 사람이니 예상했던 결과였다.

‘고작 인원수가 이게 다라니. 날 무시해?’

봉구안은 허리춤에서 채찍을 꺼냈다.

호위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한 뒤, 신호를 보냈다.

“다 같이 달려들어!”

슉!

곧이어 공기를 가르는 아찔한 소리와 함께 봉구안이 잡은 채찍이 뱀처럼 허공을 갈랐다.

채찍은 정확히 한 호위의 복부를 가격했다.

그녀는 상대에게 반응할 틈을 주지 않고 손목의 힘을 이용해서 자유자재로 채찍을 휘둘렀다.

눈깜짝할 사이에 그녀의 주변에 십여 명의 호위가 쓰러졌다.

실력이 황궁에서도 알아주는 그들이었지만 채찍을 이렇게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상대는 처음이었다.

그녀의 보법은 안정적이고도 빨랐으며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채찍이 춤을 추듯이 흐느적거리며 주변을 쓸고 지나갔다.

슉!

채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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