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화

황귀비는 제 귀를 의심했다.

조검이 계속해서 말했다.

“유 태감이 마마께 기다리지 말라고 전하셨으니 사실일 겁니다. 폐하께서는 지금 강빈의 처소에서 저녁을 드시고 계신답니다.”

황귀비는 갑자기 불쾌감이 들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무리 저녁을 같이 하더라도 어차피 황제는 강빈을 품어주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로 당황하지 말자. 난 황제의 총애를 받는 황귀비야!’

황제가 강빈을 찾아갔다는 소식을 들은 뭇 비빈들은 충격에 빠졌다.

가장 분개한 건 단연 녕비였다. 그녀는 홧김에 찻잔을 집어던졌다.

“강빈이 입궁한지 얼마나 된다고! 왜 걔가 나보다 먼저 승은을 입는다는 것이냐!”

그녀의 시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마마, 폐하께서는 어쩌면 강빈의 부친인 강 장군이 전장에서 승리하였다고 하여 격려 차 가신 걸 수도 있어요.”

녕비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렸다.

“고모 말이 정말 맞는 걸까? 황후가 뒤에서 강빈을 밀어주고 있다는 말 말이야.”

시종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마마, 그건 저도 모르겠사옵니다.”

“하지만 황후께서는 아직 출입금지가 풀리지도 않았는데 무슨 수로 강빈을 돕겠어요?”

녕비는 이 상황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황후가 정말 대단한 수완을 가진 지략가라면 자신이 아닌 강빈을 밀어준 것이 이상했다.

그녀는 후궁에 황제의 총애를 바라지 않는 여자는 없다고 굳게 믿었다.

가장 신이 난 사람은 당연히 비빈 강씨였다.

입궁한지 몇 년이 지나도록 황제가 그녀의 처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폐하, 이것 좀 드셔보십시요. 진주삼계탕인데 폐하가 오신다고 하여 신첩이 직접 만든 겁니다.”

“폐하는 매일 정무가 바쁘시니 피로에 좋은 차도 준비했어요!”

“폐하…”

소욱은 참다못해 젓가락을 내려놓고 싸늘한 눈빛으로 강빈을 보며 말했다.

“강빈, 밥 먹을 때는 조용히 밥만 먹는 법이야.”

강빈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며 다소곳이 사과했다.

“폐하, 무례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신첩은 단지 너무 기뻐서 그만 결례를 범했습니다.”

그녀의 쉴새없는 말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