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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황제가 영화궁으로 온다는 소식에 연상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폐하께서 여긴 왜 오신다는 걸까요?”

최 상궁은 마치 이종족을 보는 눈으로 연상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몰라서 물어? 우리 마마께서 대낮에 폐하께 대놓고 총애를 요구하셨잖아. 그런데 밤중이 되어 강빈을 침전으로 보냈으니 폐하를 농락한 거랑 뭐가 달라!”

“고귀하신 폐하께서 이런 수모를 어떻게 참겠어?”

“마마, 얼른 옷을 갈아입으시지요. 저희들 목숨이 마마께 달렸습니다.”

봉구안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내가 언제 내가 시중을 들고 싶다고 했지?”

최 상궁은 더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오해한 사람은 최 상궁뿐이 아니었다.

황궁에서 황제의 총애를 갈구하지 않는 후궁은 없었다. 그러니 어렵게 잡은 합방의 기회를 다른 비빈에게 양보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잠들지 못한 비빈들은 자진궁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전해 듣고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뭐? 오늘 시중을 드는 사람이 황후마마가 아니었다고? 그럼 누군데?”

“비빈 강씨? 강씨가 왜? 걔가 시중을 든대? 아니, 왜?”

“그런데 폐하께 쫓겨났다지 뭐야? 강씨는 아마 며칠동안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생겼어.”

“그것뿐이겠어? 아마 황귀비도 걔 가만히 안 둘걸?”

녕비는 급급히 현비의 궁을 찾았다.

두 사람은 평소에도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였다.

“언니는 그거 들었어요? 오늘 황후께서 비빈 강씨를 폐하의 침전으로 보냈대요.”

현비는 두꺼운 망토를 두르고 기침하며 말했다.

“수완아, 솔직히 나도 황후께서 이렇게 하실 줄은 몰랐어.”

“마마께서는 진심으로 후궁의 안녕을 걱정하셨던 거야.”

“언니, 황후를 너무 띄워주지 마세요. 우리 고모께서 그러시는데 황궁에서 총애를 갈구하지 않는 여인은 없다고 하셨어요.”

“황후가 정말 우리를 위해 그랬을까요? 어렵게 얻은 합방의 기회를 다른 비빈에게 양보하면서까지요?”

“황후는 고단수예요. 폐하의 승은은 받고 싶은데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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