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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봉구안이 알고 있는 건 혼례식 때 어머니가 잠깐 얘기해 준 게 전부였다.

채월이 말했다.

“아가씨는 집으로 돌아온 후에 계속 구토를 하셨어요. 그런데 보니까 음식물찌꺼기가 아닌 인간의 배설물인 거예요! 놈들은 아가씨에게 오물까지 강제로 먹였던 거예요.”

“그리고 뻘겋게 데운 철꼬챙이로 아가씨에게… 의원이 말하기를 아가씨는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대요.”

남제의 여인에게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인생이 끝난 것과 마찬가지였다.

채월은 울먹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더니 끝내는 통곡을 터뜨렸다.

봉구안은 입술을 앙다물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창박을 노려보았다.

한참이 지난 후, 겨우 안정을 찾은 채월이 봉구안의 앞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

“소인, 외람되지만 한 마디만 묻겠습니다. 마마, 혹시… 황귀비를 죽일 생각이신가요?”

봉구안은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채월이 계속해서 말했다.

“마마, 아가씨가 잠깐 정신이 돌아오셨을 때 소인께 꼭 전해달라고 한 말이 있어요. 장미 아가씨는 마마께서 자신을 위해 살인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황귀비는 폐하의 무한한 총애를 받고 있으니 분명 그 여인이 머무는 처소도 경비가 삼엄할 테지요. 아무리 마마께서 막강한 무술 실력을 가지셨다고 해도 꼭 성공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만약에 작전에 실패하거나 어떤 단서라도 남긴다면 마마는 물론이고 봉가 전체가 화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장미 아가씨는 혼자 죽더라도 마마께서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는 것은 싫다고 하셨습니다. 아가씨는 마마께서 아가씨를 대신해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만 보고 자유를 만끽하며 사는 게 소원이라고 하셨어요.”

봉구안은 조용히 채월의 이야기를 들으며 장미의 팔에 난 상처에 약을 발라주었다.

촛불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당장이라도 누구 하나 죽일 것처럼 섬뜩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장미야, 네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 어찌 나 혼자 좋은 것만 보고 자유를 누릴 수 있겠어!’

하지만 동생의 유일한 소원을 거스르기도 난감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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