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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조검은 소인이라 칭하긴 했지만 표정은 아주 기고만장했다.

그는 마치 그가 달라고 하면 황후가 당연히 내놓아야 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아무도 그의 부름에 대답하지 않았다.

또 한참이 지나 영화궁 최 상궁이 밖으로 나왔다.

최 상궁의 얼굴은 무척 상해 있었다.

모시는 주인이 총애를 받지 못하니 아무리 황후궁 내무를 관장하는 상궁이라도 영소전의 하등 노비보다도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조검을 보자 공손히 예를 갖추었다.

“조 태감 어르신, 너무 급해 마세요. 마마께서는 아직 주무시고 계신가 봅니다. 제가 가서 재촉 좀 하겠습니다.”

조검은 턱을 빳빳이 치켜들고 명령하듯 말했다.

“그럼 어서 다녀오너라!”

“예, 얼른 다녀올 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최 상궁이 내전에 들어섰을 때, 황후는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빗고 있었다.

최 상궁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마마, 황귀비의 두통이 또 재발했다네요. 이 시기에 약을 내놓으면 폐하께서도 마마의 고마움을 알고 관심을 가져주실 겁니다.”

봉구안은 느긋하게 머리를 빗으며 담담히 말했다.

“약 이제 없어.”

최 상궁의 얼굴은 순식간에 울상이 되었다.

“마마… 한 번만 더 찾아보시면 어디 더 있지 않을까요?”

옆에서 듣다못한 연상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최 상궁!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마마의 말씀을 그대로 전달하면 될 것이지 지금 마마를 의심하시는 겁니까?”

최 상궁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살다 살다 상궁인 자신이 어린 시종에게 한소리 듣는 날이 올 줄이야!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영화궁을 뛰쳐나가 다른 궁으로 가고 싶었다.

‘주인이 무능하면 아랫사람도 고생한다더니!’

영소전, 황귀비는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내전에서 태의가 통증을 완화하는 침술을 시전 중이었다.

내전 밖 단나무 의자에 인상을 잔뜩 구긴 황제가 온갖 위험한 분위기를 발산하며 앉아 있었다.

“영화궁에 보낸 태감은 아직이더냐!”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전갈을 나갔던 태감이 숨을 헐떡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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