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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봉구안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녀는 더 이상의 해명을 생략했다.

천수독은 하루아침에 해독할 수 있는 독이 아니었다. 중독자의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데 한번의 침술로 독을 완전히 제거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독을 누구한테 당했는지부터 말해 보거라.”

하지만 그런 협박은 소욱에게 통하지 않았다.

그는 강압적인 말투로 말했다.

“일단 독부터 해독하거라.”

서로를 믿지 않는 두 사람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오갔다.

사내의 눈빛이 싸늘하게 빛나더니 말했다.

“독을 해독하지 않으면 이곳을 못 나갈 줄 알아.”

그녀에게 자신의 비밀을 들켰으니 살려둘 이유가 없었다.

그 말을 들은 봉구안의 표정도 차게 식었다.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그녀의 시선이 백옥 침상에 닿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치를 발견했다.

더듬어서 그것을 누르자 아니나 다를까 출구가 생겨났다.

그녀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경공을 이용해 밀실을 신속히 벗어났다.

소욱은 음침하게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쫓아갔다.

하지만 그녀는 민첩한 움직임으로 유유히 어둠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뒤늦게 소리를 들은 호위대가 달려왔다.

“자객이다!”

잠시 후, 추적에 실패한 호위대는 잔뜩 기가 죽어 소욱에게로 돌아왔다.

“폐하, 소인들이 무능하여 또 자객을 놓쳤습니다!”

그 많은 호위가 지키고 있었는데 봉구안이 밀실에 들어간 것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에 그들은 큰 죄책감을 느꼈다.

그나마 황제가 무사하여 다행이었다.

소욱은 호위가 건넨 망토를 걸치며 차갑게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산 채로 잡아서 내 앞으로 끌고 와.”

“예, 폐하!”

영화궁.

돌아온 봉구안을 본 연상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마마께서 나가고 얼마 안 돼서 계 상궁이 왔다갔습니다.”

“태후께서 보석과 장신구들을 보내셨더라고요. 전에 폐하께서 마마의 일년 녹봉을 모두 삭감하시고 외출 금지까지 당하셔서 형편이 많이 어려울 터니 보태 쓰라고 하셨습니다.”

“소인은 마마께서 편찮으시어 일찍 잠자리에 드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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