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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좁은 지하실에서 적을 만나면 둘 중에 한 명은 죽기 마련이다.

사내는 진한 살기가 진동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봉구안은 야행복이 아닌 궁중예복을 입고 얼굴을 가리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 일격에 상대를 죽이지 못한다면 자신이 무공을 익혔다는 사실이 들통날 것이고 스스로 그날 밤 자객이 자신이라고 자백하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폭군과는 달리 무고한 자를 죽이는 습관이 없었다.

‘어차피 주인 명을 받고 움직이는 자야. 악하다고 볼 수 없어.’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벗어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너 누구냐? 왜 여기 있어?”

순간 소욱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그는 황후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것에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들은 고작 두 번 만난 게 다였다.

신혼밤에는 촛불도 켜지지 않은 어두운 방이니 당연히 얼굴을 못봤을 것이고 두 번째 만남에서 그녀는 욕조에 앉아 그를 등지고 있었기에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황후가 자신을 못 알아보는 것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황후가 자신의 비밀을 발견한 이상, 살려둘 수는 없었다.

“죽음을 자초하는군.”

그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봉구안은 그 자리에 서서 조용히 상대를 관찰했다.

죽일 생각이 없었는데 상대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상황!

소욱은 그녀의 신분을 모르는 척, 공중에 몸을 날려 그녀에게 접근했다.

봉구안은 무공을 들키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제 자리에 버티고 있었다.

사내의 손이 그녀의 목을 비틀던 순간, 그녀는 예민한 관찰력으로 그의 목에 그어져 있는 은빛 띠를 발견했다. 그녀는 곧장 소매에서 은침을 꺼내 그의 뒷목 풍지혈에 꽂았다.

순식간에 사내는 힘을 잃은 듯, 손을 내리고 뒤로 물러섰다.

그는 침을 제거하려고 뒷목으로 손을 뻗었다. 이때, 그녀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그걸 뽑으면 넌 죽는다!”

소욱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봉구안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의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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