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현은 강서준과 헤어지기 싫은 모습이었다. 그녀는 잃은 다음에야 강서준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해서 떠나간 강서준을 탓하는 건 아니다. 이곳도 결국 그녀 자신의 잘못이니 최선을 다해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강서준은 침묵에 잠겼다. 김초현의 모습을 보고 그도 남고 싶기는 했지만 윤정아와의 약속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초현 씨도 정아 씨에 대해 알고 있죠?""네."김초현은 강서준을 풀어주며 말했다."가요."강서준은 말없이 밖으로 나갔다.김초현은 약간 슬픈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아주 굳건해 보였다. 그는 멀어지는 강서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했다."나는 포기하지 않을 거야. 세상 끝까지 쫓아간 데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김초현은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녀는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되기만 한다면 언젠가 강서준과 다시 만나 평생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강서준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사람들은 전부 그만 바라봤지만 그는 말없이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SA 일가는 강서준이 나간 다음에야 작은 목소리로 의논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김초현이 내려오고 김천용이 물었다."초현아, 이게 무슨 일이야? 서준이 그냥 이렇게 가는 거야?"김초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가게 내버려 두세요. 제가 언젠가 꼭 다시 되찾아올거니까요."SA 별장 밖으로 나온 강서준은 몸을 돌려 환한 별장을 바라봤다. 비록 그는 SA 일가와 짧은 시간 밖에 보내지 않았지만 김초현에 대한 인상이 아주 깊었고 시간이 지나서도 그리울 것 같았다.슬프게도 운명은 아주 잔혹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강서준 스스로 초래한 것일지도 모른다.강서준은 사랑과 책임 사이에 후자를 선택했다. 그는 잘못을 했고 책임도 져야 했다. 그리고 윤정아는 꽤 좋은 사람이었다."초현 씨, 미안해요."강서준은 자책 가득한 표정으로 별장을 바라보며 말했다."나는 좋은 남편감이 아니에요. 나는 초현 씨한테 최선을 다하지 못했어요. 이번에도 초현 씨의 기대를 저버렸네요."
윤정아는 강서준을 데리고 2층으로 가서 객실 방문을 열었다."서준 씨, 이 방을 쓰면 될것 같아요. 침구도 다 새로 산 거라 불편하지 않을 거예요.""네."강서준이 머리를 끄덕이며 안으로 들어갔다. 윤정아가 따라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는 머뭇거리며 물었다."혹시 할 말 있어요?"윤정아는 약간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서, 서준 씨... 초현 씨랑..."그녀는 드디어 용기 내어 말했다."호, 혹시 저 때문에 재결합 못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서준 씨를 억지로 잡아 둘 생각 없어요. 초현 씨를 선택한다고 해도 진심으로 응원할 거예요.""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나가요. 저 이제 책 봐야 해요.""네."윤정아는 짧게 대답하고 밖으로 나갔다.아래층.여자들은 한데 모여 있었다. 윤정아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서청희가 궁금한 듯 물었다."서준 씨한테 왜 벌써 돌아왔는지 물어봤어요?"윤정아는 그녀를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혹시 제가 강중으로 와서 서준 씨가 난감해진 건 아니겠죠? 그런 거면 저 바로 돌아갈래요.""가긴 뭘 가요?"서청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두 사람 일은 전혀 신경 쓸 것 없어요. 두 사람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런 것 들 때문에 이혼한 거니까, 정아 씨 때문이 아니에요.”"하지만 제가 서준 씨를 너무 귀찮게 하는 것 같아요."윤정아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 말했다."저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자꾸 참을 수가 없어요.""좋아하면 그냥 좋아한다고 해요. 그게 나쁜 것도 아니고."서청희가 웃으며 말했다.곁에서 이불을 뒤집어 쓴 송나나가 한 마디 뱉었다."청희 씨도 좋아하면서 티 한 번 내지 않았잖아요.""저요?"서청희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는 진작에 거절당했고 지금은 포기했어요."연애 얘기에 흥미가 생긴 강영이 웃으며 말했다."제가 서준 씨랑 알고 지낸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되게 모순적인 사람이라는 건 알겠네요. 김초현 씨한테는 미안하고, 윤정아 씨는 책임
"사라졌다고요?"강서준이 멈칫하며 물었다."멀쩡히 집에만 있는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사라져요?""하아..."서청희가 한숨을 쉬었다."어젯밤부터 어쩐지 이상한 말을 한다 했는데...""이상한 말이요?""아무튼 정아 씨는 자신이 서준 씨를 귀찮게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서준 씨가 자기 때문에 SA 별장에 남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생각하나 봐요.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짐을 전부 챙겨서 사라졌어요."강서준은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럼 여기 서서 뭐 해요. 얼른 찾으러 가야죠!""제, 제가 무슨 수로 찾아요?"강서준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서청희가 말했다."제가 보기에는 교토로 돌아가려는 것 같아요. 아직 공항까지 가진 못했을거고, 서준 씨라면 무조건 따라잡을 수 있을 거예요.""네."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이고 후다닥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잠에서 깬 강영은 진기를 이용해 송나나의 몸에 과하게 작용하는 한기를 처리하고 있었다.강서준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강영이 동작을 멈추며 물었다."좀 어때?"강영이 답했다."아직은 문제없어요. 나나 씨는 제가 지켜 보고 있을 테니까 일단 정아 씨를 찾아와요. 정아 씨 진심으로 좋은 사람 같아요. 그런 사람을 놓친다면 아쉽잖아요.""내가 찾아볼게."강서준이 문을 향해 걸어갔다.서청희가 뒤에서 다급한 말투로 말했다."저는 출근해야 하니까, 나중에 어떻게 됐는지 꼭 알려줘요.""그래요."강서준이 짧게 대답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별장에서 나온 다음 휴대전화를 들고 윤정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윤정아의 휴대전화는 아예 꺼져 있어서 통하지 않았다.그는 잠깐 고민하다가 소요왕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금세 통했고 소요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중으로 돌아왔어요?""네."강서준이 말했다."부탁할 일이 있어요. 지금 바로 공항, 기차역, 버스역에 연락해서 사람 한 명 찾아줘요."소요왕이 물었다."누구요?"강서준이 답했다."윤정아
노인이 걸어와서 윤정아의 앞에 멈춰 섰다.윤정아가 물었다."혹시 저한테 말씀하셨나요?""그럼."노인은 다름 아닌 강천이였다. 그는 윤정아만 들리게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정말요?"윤정아는 약간 기쁜 기색으로 말했다."정말이지."강천이 웃으면서 말했다."나와 함께 가지 않겠나?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윤정아는 잠깐 생각하다가 머리를 끄덕였다."네."그녀는 강천을 따라 고급 승용차를 타고 공항에서 멀어져 갔다.뒤늦게 공항에 도착한 강서준은 소요왕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소요왕은 오늘 윤정아라는 사람이 출근한 기록이 없다고 했다.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출근한 기록 없다고요?""그래요. 비행기 티켓을 사기는 했지만 타지는 않았대요.""알겠어요."강서준은 전화를 끊고 공항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출국을 한게 아니라면 어디로 갔을까? 혹시 무슨 사고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강서준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또다시 소요왕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바로 정보망을 이용해 윤정아 씨를 찾아줘요.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이 큰일이 생긴 것 같아요.""네."소요왕은 전화를 끊자마자 군부의 정보망을 가동시켜 공항 CCTV까지 훑어 금세 윤정아를 찾아냈다.강서준은 공항 밖으로 나와 조용히 기다렸다.약 10분 후, 그는 CCTV 영상 하나를 받았다. 영상 속의 윤정아는 강천과 잠깐 대화를 나누더니 그를 따라 차에 올라탔다.곧이어 강서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영상 받았죠? 윤정아 씨는 영상 속 사람이랑 함께 떠났어요. 그 사람이 누군지, 어디로 갔는지는 아직 찾지 못했어요.""알겠어요."강서준이 전화를 끊고 물끄러미 영상을 바라봤다. 영상은 아주 희미했고 아무리 확대해도 강천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익숙한 느낌만큼은 아주 명확했다."이 사람 누구지? 정아 씨한테 무슨 말을 했길래 따라가는 걸까?"강서준이 혼잣말했다. 그러다 그는 문뜩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할아버지..."강서준
강서준은 어쩔 수 없이 소식을 기다리기로 했다.그는 택시를 타고 송나나의 집으로 향했다.방에 들어서자 강영이 물었다. "사람은 찾았어요?"강서준은 고개를 저었다.그는 천천히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송나나가 다시 되물었다. "못 찾았어요?" “강영은 진기를 이용해 그녀의 몸속에 있던 한기를 몰아냈다. 그녀는 곧 정상적인 체온으로 돌아왔다. 의아한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보았다.강서준은 휴대폰을 꺼내 소요왕이 보내온 CCTV 영상을 확인했다.강영은 몸을 돌려 바라보았다."누군데 정아 씨가 따라간거예요?"강서준의 얼굴이 굳어졌다."우리 할아버지랑 비슷하게 생겼어. 하지만 할아버지는 10년 전 사고로 이미 돌아가셨어. 소요왕과 지하 정보망을 이용해 그 사람 정보를 알아봐 달라고 했어.""강천 할아버지요?"강영은 경악한 얼굴로 물었다, "진짜 강천 할아버지예요?"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나 싶더니 이내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할아버지처럼 생겼긴 했지만 확신할 수 없어. 10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내 기억도 희미해져 판단할 수 없어."강영은 생각에 잠겼다.최근 일어난 일들로 인해 그녀와 강지는 강천의 존재를 의심했었다."서준 오빠, 전 강천 할아버지께서 살아 계신다고 생각해요."강서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도 강천 할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거야?""네."강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에 발생했던 일들, 게다가 천왕전이 등장한 것으로 인해 할아버지도 조사를 하셨고 결국 강천 할아버지가 살아계신다고 결론을 내리셨어요. 방금 전 오빠도 비슷하다고 했잖아요. 할아버지 생각이 옳으셨네요." 말을 마친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만약 할아버지가 진짜 살아계신 게 맞다면 그전의 미스터리도 납득이 가네요.""무슨 말이야?" 강서준이 되물었다.강영이 말했다. "구씨 집안에 잡혔을 때 강한 그룹의 누군가가 나서서 저로 변장을 한 채 오빠를 구해왔거든요. 그리고 저희 집 문 앞에 오빠를 두고 사라졌어요." "뭐라고?"강서준은 미심쩍은 눈으로 그
강서준은 어릴 때부터 강서준을 매우 아꼈다.그에게 고대 문자와 기초 의술을 가르친 장본인이기도 했다.할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강서준은 단기간에 의경 하권을 터득할 수 있었다."오빠, 제가 어떻게 해야 믿을 거예요? 강한 그룹의 내전은 강천 할아버지가 일으킨 거예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할아버지 손에 죽었는지 아세요? 설령 손자라 할지라도 하는 일에 방해가 된다면 오빠부터 처리할 분이에요."강영은 강서준에게 경고했다.그녀는 강서준이 가족이라는 허울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질 가봐 걱정했다."할아버지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 분명 할아버지의 고충이 있을 거야." 강서준은 고개를 저었다.강영의 말을 전부 믿지 않았다.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그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할아버지와 18년 동안 함께 지냈다. 할아버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가 알고 있는 강천은 절대 사람을 함부로 죽일 사람이 아니었다."하."강서준이 자신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자 강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오빠가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강서준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송나나는 집을 나선 뒤 김초현에게 연락을 했다.곧 연결음이 들리더니 김초현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준 씨, 무슨 일이에요?""어디예요?" 강서준이 침울한 목소리로 물었다.김초현은 GS 그룹에 있었다.강서준의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한 그녀는 손에 든 자료를 테이블에 놓고 물었다. "GS 그룹에 있는데 무슨 일이에요?"""지금 갈게요."전화를 끊은 강서준은택시를 타고 GS 그룹으로 향했다.GS 그룹은 백년 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강서준이 만든 것이다. 서청희를 대표로 둔 규모가 아주 큰 회사였다.강서준은 굳은 얼굴로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그의 앞을 경호원이 막아섰다. "누구십니까? 함부로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만나기로 연락하신 분은 계십니까?"강서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청희를 만나러 왔어요."그는 김초
"대표님."경호원은 서청희를 발견하고 행동을 멈췄다."모두 흩어지세요." 서청희는 경호원들을 한 번 훑어보며 말했다."네."경호원들은 각자 위치로 돌아갔다.서청희는 그제야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정아 씨한테 안 가고 왜 회사부터 온 거예요?""초현 씨 만나러 왔어요.""초현이는 왜요?""물어볼 게 있어서요.""그래요, 제가 안내할게요."서청희는 강서준을 데리고 제일 위층에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김초현은 강서준의 연락을 받은 뒤 사무실에서 강서준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서준 씨..."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강서준은 사무실에 있는 소파로 향했다.김초현도 그를 따라 소파에 앉았다.서청희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둘의 모습을 지켜봤다.곧 강서준은 휴대폰에서 소요왕이 보내온 영상을 테이블에 올려두며 말했다. "이 영상 속 사람 알아요?"김초현은 의아한 듯 휴대폰 속 영상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영상 속에서 강천을 발견했다.강천이 윤정아에게 뭐라고 말했고 윤정아는 강천을 따라갔다.김초현은 애써 미소를 유지하며 휴대폰을 손에서 내려놓은 뒤 강서준을 바라보았다. "정아 씨 아니에요? 청희한테 듣기론 정아 씨가 일찍 떠났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일이에요?"서청희 역시 휴대폰을 들어 영상을 확인했다.강서준은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알아요. 정아 씨가 아니라 강천을 아냐고 묻는 거예요.""누군데요?" 김초현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누군지 몰라요.""초현 씨, 진실만 말해주길 바라요. 지난번 교토에서 초현 씨가 가면을 쓰고 천왕전의 고수들을 데리고 구씨 집안으로 와 천자를 죽이고 강영으로 변장해 날 구한 거죠?"강서준은 자신이 생각해둔 그림을 김초현에게 전했다."서준 씨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김초현은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았다.서청희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서준 씨, 도대체 무슨 뜻이에요? 이 일과 초현이가 어떤 연관이 있다는 거예요? 게다가 강천은 서준 씨 할아버지잖아요. 설마
"나 진짜 몰라."김초현은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거짓말이 들통난다면..." 강서준은 옷소매를 올리고 몸을 돌렸다."서준 씨."서청희가 강서준에게 말했다.그녀는 김초현을 한 번 바라보더니 곧 강서준을 뒤쫓아갔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강서준은 한숨을 길게 들이쉬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정아 씨를 데려간 사람이 저희 할아버지일 수 있어요. 다만 그 할아버지가 10년 전 화재로 돌아가신 분이라는 게 의문이고요. 강영이 그러더라고요, 천왕전은 우리 할아버지가 만들어낸 거라고, 그리고 초현 씨도 저희 할아버지와 연관이 있을 거라고. 뒤에서 날 돕고 있는 게 초현 씨 일 거라고 그러던데.""서준 씨를 돕는 사람이 나타난 게 나쁜 거예요? 좋은 일 아니에요?" 서청희가 말했다. "할아버지가 자신의 손자를 몰래 돕고 있는 게 이상한 일이에요?"강서준이 말했다. "강영이 그러는데 저희 할아버지가 심보가 고약해서 좋은 일만 할 분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정아 씨도 할아버지를 따라 어디로 간 건지도 모르는 상황이고요.""까다롭네요."서청희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강서준의 말을 들은 그녀는 머리가 아팠다.어떤 것도 시원하게 대답 못하는 김초현을 뒤로하고 강서준은 결국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갔다.서청희는 김초현에게 다가갔다.김초현은 소파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서청희가 물었다. "초현아, 너 도대체 어쩌려는 거야? 서준 씨 할아버지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 왜 모르는 척 숨기는 거야?""진짜 모르는 사람이야."김초현은 강하게 부인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해야 돼.""아."서청희는 옅은 한숨을 내뱉으며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갔다.그녀가 사무실을 나가고 나서야 김초현은 다시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그녀는 강천이 윤정아에게 뭐라 했기에 기꺼이 그를 따라간 건지 이해되지 않았다.한동안 생각에 잠겼던 김초현은 다시 업무를 시작했다.퇴근 후 강천에게 직접 연락해 사건의 진상에 대해 알아볼 생각이다.한편,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