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걸어와서 윤정아의 앞에 멈춰 섰다.윤정아가 물었다."혹시 저한테 말씀하셨나요?""그럼."노인은 다름 아닌 강천이였다. 그는 윤정아만 들리게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정말요?"윤정아는 약간 기쁜 기색으로 말했다."정말이지."강천이 웃으면서 말했다."나와 함께 가지 않겠나?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윤정아는 잠깐 생각하다가 머리를 끄덕였다."네."그녀는 강천을 따라 고급 승용차를 타고 공항에서 멀어져 갔다.뒤늦게 공항에 도착한 강서준은 소요왕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소요왕은 오늘 윤정아라는 사람이 출근한 기록이 없다고 했다.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출근한 기록 없다고요?""그래요. 비행기 티켓을 사기는 했지만 타지는 않았대요.""알겠어요."강서준은 전화를 끊고 공항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출국을 한게 아니라면 어디로 갔을까? 혹시 무슨 사고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강서준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또다시 소요왕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바로 정보망을 이용해 윤정아 씨를 찾아줘요.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이 큰일이 생긴 것 같아요.""네."소요왕은 전화를 끊자마자 군부의 정보망을 가동시켜 공항 CCTV까지 훑어 금세 윤정아를 찾아냈다.강서준은 공항 밖으로 나와 조용히 기다렸다.약 10분 후, 그는 CCTV 영상 하나를 받았다. 영상 속의 윤정아는 강천과 잠깐 대화를 나누더니 그를 따라 차에 올라탔다.곧이어 강서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영상 받았죠? 윤정아 씨는 영상 속 사람이랑 함께 떠났어요. 그 사람이 누군지, 어디로 갔는지는 아직 찾지 못했어요.""알겠어요."강서준이 전화를 끊고 물끄러미 영상을 바라봤다. 영상은 아주 희미했고 아무리 확대해도 강천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익숙한 느낌만큼은 아주 명확했다."이 사람 누구지? 정아 씨한테 무슨 말을 했길래 따라가는 걸까?"강서준이 혼잣말했다. 그러다 그는 문뜩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할아버지..."강서준
강서준은 어쩔 수 없이 소식을 기다리기로 했다.그는 택시를 타고 송나나의 집으로 향했다.방에 들어서자 강영이 물었다. "사람은 찾았어요?"강서준은 고개를 저었다.그는 천천히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송나나가 다시 되물었다. "못 찾았어요?" “강영은 진기를 이용해 그녀의 몸속에 있던 한기를 몰아냈다. 그녀는 곧 정상적인 체온으로 돌아왔다. 의아한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보았다.강서준은 휴대폰을 꺼내 소요왕이 보내온 CCTV 영상을 확인했다.강영은 몸을 돌려 바라보았다."누군데 정아 씨가 따라간거예요?"강서준의 얼굴이 굳어졌다."우리 할아버지랑 비슷하게 생겼어. 하지만 할아버지는 10년 전 사고로 이미 돌아가셨어. 소요왕과 지하 정보망을 이용해 그 사람 정보를 알아봐 달라고 했어.""강천 할아버지요?"강영은 경악한 얼굴로 물었다, "진짜 강천 할아버지예요?"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나 싶더니 이내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할아버지처럼 생겼긴 했지만 확신할 수 없어. 10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내 기억도 희미해져 판단할 수 없어."강영은 생각에 잠겼다.최근 일어난 일들로 인해 그녀와 강지는 강천의 존재를 의심했었다."서준 오빠, 전 강천 할아버지께서 살아 계신다고 생각해요."강서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도 강천 할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거야?""네."강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에 발생했던 일들, 게다가 천왕전이 등장한 것으로 인해 할아버지도 조사를 하셨고 결국 강천 할아버지가 살아계신다고 결론을 내리셨어요. 방금 전 오빠도 비슷하다고 했잖아요. 할아버지 생각이 옳으셨네요." 말을 마친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만약 할아버지가 진짜 살아계신 게 맞다면 그전의 미스터리도 납득이 가네요.""무슨 말이야?" 강서준이 되물었다.강영이 말했다. "구씨 집안에 잡혔을 때 강한 그룹의 누군가가 나서서 저로 변장을 한 채 오빠를 구해왔거든요. 그리고 저희 집 문 앞에 오빠를 두고 사라졌어요." "뭐라고?"강서준은 미심쩍은 눈으로 그
강서준은 어릴 때부터 강서준을 매우 아꼈다.그에게 고대 문자와 기초 의술을 가르친 장본인이기도 했다.할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강서준은 단기간에 의경 하권을 터득할 수 있었다."오빠, 제가 어떻게 해야 믿을 거예요? 강한 그룹의 내전은 강천 할아버지가 일으킨 거예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할아버지 손에 죽었는지 아세요? 설령 손자라 할지라도 하는 일에 방해가 된다면 오빠부터 처리할 분이에요."강영은 강서준에게 경고했다.그녀는 강서준이 가족이라는 허울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질 가봐 걱정했다."할아버지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 분명 할아버지의 고충이 있을 거야." 강서준은 고개를 저었다.강영의 말을 전부 믿지 않았다.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그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할아버지와 18년 동안 함께 지냈다. 할아버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가 알고 있는 강천은 절대 사람을 함부로 죽일 사람이 아니었다."하."강서준이 자신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자 강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오빠가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강서준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송나나는 집을 나선 뒤 김초현에게 연락을 했다.곧 연결음이 들리더니 김초현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준 씨, 무슨 일이에요?""어디예요?" 강서준이 침울한 목소리로 물었다.김초현은 GS 그룹에 있었다.강서준의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한 그녀는 손에 든 자료를 테이블에 놓고 물었다. "GS 그룹에 있는데 무슨 일이에요?"""지금 갈게요."전화를 끊은 강서준은택시를 타고 GS 그룹으로 향했다.GS 그룹은 백년 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강서준이 만든 것이다. 서청희를 대표로 둔 규모가 아주 큰 회사였다.강서준은 굳은 얼굴로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그의 앞을 경호원이 막아섰다. "누구십니까? 함부로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만나기로 연락하신 분은 계십니까?"강서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청희를 만나러 왔어요."그는 김초
"대표님."경호원은 서청희를 발견하고 행동을 멈췄다."모두 흩어지세요." 서청희는 경호원들을 한 번 훑어보며 말했다."네."경호원들은 각자 위치로 돌아갔다.서청희는 그제야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정아 씨한테 안 가고 왜 회사부터 온 거예요?""초현 씨 만나러 왔어요.""초현이는 왜요?""물어볼 게 있어서요.""그래요, 제가 안내할게요."서청희는 강서준을 데리고 제일 위층에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김초현은 강서준의 연락을 받은 뒤 사무실에서 강서준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서준 씨..."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강서준은 사무실에 있는 소파로 향했다.김초현도 그를 따라 소파에 앉았다.서청희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둘의 모습을 지켜봤다.곧 강서준은 휴대폰에서 소요왕이 보내온 영상을 테이블에 올려두며 말했다. "이 영상 속 사람 알아요?"김초현은 의아한 듯 휴대폰 속 영상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영상 속에서 강천을 발견했다.강천이 윤정아에게 뭐라고 말했고 윤정아는 강천을 따라갔다.김초현은 애써 미소를 유지하며 휴대폰을 손에서 내려놓은 뒤 강서준을 바라보았다. "정아 씨 아니에요? 청희한테 듣기론 정아 씨가 일찍 떠났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일이에요?"서청희 역시 휴대폰을 들어 영상을 확인했다.강서준은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알아요. 정아 씨가 아니라 강천을 아냐고 묻는 거예요.""누군데요?" 김초현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누군지 몰라요.""초현 씨, 진실만 말해주길 바라요. 지난번 교토에서 초현 씨가 가면을 쓰고 천왕전의 고수들을 데리고 구씨 집안으로 와 천자를 죽이고 강영으로 변장해 날 구한 거죠?"강서준은 자신이 생각해둔 그림을 김초현에게 전했다."서준 씨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김초현은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았다.서청희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서준 씨, 도대체 무슨 뜻이에요? 이 일과 초현이가 어떤 연관이 있다는 거예요? 게다가 강천은 서준 씨 할아버지잖아요. 설마
"나 진짜 몰라."김초현은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거짓말이 들통난다면..." 강서준은 옷소매를 올리고 몸을 돌렸다."서준 씨."서청희가 강서준에게 말했다.그녀는 김초현을 한 번 바라보더니 곧 강서준을 뒤쫓아갔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강서준은 한숨을 길게 들이쉬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정아 씨를 데려간 사람이 저희 할아버지일 수 있어요. 다만 그 할아버지가 10년 전 화재로 돌아가신 분이라는 게 의문이고요. 강영이 그러더라고요, 천왕전은 우리 할아버지가 만들어낸 거라고, 그리고 초현 씨도 저희 할아버지와 연관이 있을 거라고. 뒤에서 날 돕고 있는 게 초현 씨 일 거라고 그러던데.""서준 씨를 돕는 사람이 나타난 게 나쁜 거예요? 좋은 일 아니에요?" 서청희가 말했다. "할아버지가 자신의 손자를 몰래 돕고 있는 게 이상한 일이에요?"강서준이 말했다. "강영이 그러는데 저희 할아버지가 심보가 고약해서 좋은 일만 할 분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정아 씨도 할아버지를 따라 어디로 간 건지도 모르는 상황이고요.""까다롭네요."서청희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강서준의 말을 들은 그녀는 머리가 아팠다.어떤 것도 시원하게 대답 못하는 김초현을 뒤로하고 강서준은 결국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갔다.서청희는 김초현에게 다가갔다.김초현은 소파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서청희가 물었다. "초현아, 너 도대체 어쩌려는 거야? 서준 씨 할아버지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 왜 모르는 척 숨기는 거야?""진짜 모르는 사람이야."김초현은 강하게 부인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해야 돼.""아."서청희는 옅은 한숨을 내뱉으며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갔다.그녀가 사무실을 나가고 나서야 김초현은 다시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그녀는 강천이 윤정아에게 뭐라 했기에 기꺼이 그를 따라간 건지 이해되지 않았다.한동안 생각에 잠겼던 김초현은 다시 업무를 시작했다.퇴근 후 강천에게 직접 연락해 사건의 진상에 대해 알아볼 생각이다.한편, 강
강영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그녀의 생각에는 하나의 전제가 있었다. 살아있는 강천이 윤정아를 데려간 것이다.진짜 강천이 아니라면 윤정아는 강천으로 위장한 사람에게 끌려간 것이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예상 밖의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강영이 계속해서 말했다. "만약 진짜 할아버지가 맞다면 정아 씨는 안전할 거예요. 오빠는 기다리기만 하면 돼요. 곧 할아버지께서 직접 움직이실 거예요. 그분이 움직이시면 완전한 혼란이 시작될 거예요. 4대 가문과 교토의 거물들을 전부 끌어들일 수 있어요. 오빠는 지금 실력을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해야 돼요. 최소한 5단의 실력은 되어야 발언권이 생길 거고 누군가의 약점을 잡아 승리할 수 있어요." 강서준은 생각에 잠겼다.교토에서 가면을 쓴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김초현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구씨 집안에서 그를 구해낸 강영도 김초현이었던 것이다.이렇게 된다면 강영의 추측도 전부 사실이 된다.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할 수 있는 거라곤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오빠는 하느님이 보살피는 것 같아요. 정세가 이렇게 어지러운 와중에 전신의 경맥까지 뚫고5단의 경맥을 뛰어넘었잖아요. 한기를 흡수할 수만 있다면 한 달 안에 3단을 넘는 건 일도 아니에요."강서준은 임독이맥, 기경팔맥을 뚫었다. 그의 진기는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고 진급도 아주 빨랐다. 단 몇 개월의 수련으로 다른 사람들이 10여 년 동안 거쳐야 할 고된 수련을 능가할 수 있었다."그래."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이 지경이 된 지금 가능한 빨리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밖에 없었다.소요왕과 방영길은 그의 할아버지로 추정되는 사람을 추적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강서준은 하루 종일 송나나의 집에 머물렀다.소요왕의 연락을 기다렸다.방영길의 연락을 기다렸다.하루를 기다렸으나 소식이 오진 않았다.그는 소요왕에게 직접 연락했다.소요왕이 말했다. "서준 씨, 알아낸 게 아무것도 없어요.
김초현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 "네가 하고 싶은 질문이 뭔지 아는데, 진짜 궁금하면 서준 씨한테 물어봐. 난 진짜 아는 게 없어."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려 떠났다."똑똑하네, 하지만 이럴수록 문제만 커져." 서청희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김초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향했다.김초현은 시동을 걸었다.차에 시동이 걸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차로 걸어가 문을 열고 탔다.조수석에는 어떤 노인 한 명이 있었다.그녀는 차에 타자마자 가슴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할아버지, 왜 이렇게 신출귀몰하세요. 깜짝 놀랐잖아요. 제 연락은 왜 안 받으셨어요?"강천이 웃으며 말했다. "서준이가 널 찾아가 의심했다고 하던데. 전화로는 할 얘기가 아닌 것 같아서."김초현이 다시 물었다. "윤정아 씨한테 무슨 얘기를 했어요? 왜 데려 간 거예요? 서준 씨가 물었는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강천이 물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겠지?"김초현이 고개를 저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할아버지 도대체 무슨 생각이세요? 저한테 알려주시면 안 돼요?"김초현은 강천의 의도를 몰랐다.강천이 그녀에게 시킨 일은 강서준을 돕기 위함이라는 것만 알았다.강서준을 도와 천자를 죽이는 일과강서준을 구하는 일이었다.강서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기에, 강서준을 해치지 않는 일이었기에 그녀는 이 모든 것에 합류했다.그러나 강천은 오히려 윤정아를 데리고 가버렸다."윤정아 씨를 데려간 건 너한테 좋은 일 아니야? 오히려 네 경쟁 상대가 사라진 건데." 강천이 웃으며 말했다.김초현은 입을 삐쭉 거리며 답했다. "서준 씨가 절 오해하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아요."강천이 미소를 지었다. "나쁜 일이 아니야. 윤정아 씨는 아주 안전한 곳에 있어. 강서준은 지금 너무 나약해. 힘이 없어. 윤정아 씨를 데려간 건 서준이에게 경각심을 키워주기 위함이야.""진짜예요?" 김초현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강천이 말했다. "진짜야. 서준이의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알아
강서준은 송나나의 집 2층에서 쉬고 있었다.잠에서 깬 그는 아래로 내려와 식사를 짧게 했다.식사를 마치자마자 바로 2층으로 향했다.그는 침대에 누워 명상에 잠기더니 수련을 시작했다.고요한 밤이 지났다.이튿날 아침, 강서준은 다시 한번 관련 소식을 물었다.소요왕과 방영길에게 연락했다.자신의 할아버지로 추정되는 사람의 속셈을 알 수 없었다.강서준은 옷을 챙겨 입고 아래로 내려갔다.송나나와 강영은 이미 깨어났다."서준 씨." "서준 오빠."그가 다가오는 걸 발견한 둘은 입을 동시에 입을 열었다.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 앉았다.강영이 물었다. "소요왕은 뭐라고 해요?"강서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정아 씨를 데려간 사람의 정체는 누구도 몰라. 소요왕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다 동원했지만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정아 씨를 데려간 차에 대해 추적하지 못했다고 하더라. 믿기지 않아. 세상에서 홀연히 사라지다니.""진정해요." 강영은 그를 위안했다. "이럴수록 진정해야 해요."바로 이때, 강서준의 휴대폰이 울렸다.상대는 김현이었다.발신자를 확인한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몇 초동안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김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부, 저희 누나랑 같이 있어요?""아니, 왜 그래?""어젯밤, 저희 누나가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누나랑 같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봐요. 누나 휴대폰도 꺼져 있거든요.""뭐라고?"강서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밤새 안 돌아갔다고?""같이 있지 않은 거 확인했으니 이만 끊을게요."김현이 전화를 끊어버렸다.강영이 물었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강서준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김현이 연락 왔어. 초현 씨가 어젯밤 돌아가지 않았다고 하더라. 휴대폰도 꺼져있고."그는 서청희에게 연락했다.김초현과 한 회사에 다니고 있는 서청희라면 아마 김초현의 행방에 대해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죄송합니다, 고객님께서..."서청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