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07화

김초현은 강서준과 헤어지기 싫은 모습이었다. 그녀는 잃은 다음에야 강서준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해서 떠나간 강서준을 탓하는 건 아니다. 이곳도 결국 그녀 자신의 잘못이니 최선을 다해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강서준은 침묵에 잠겼다. 김초현의 모습을 보고 그도 남고 싶기는 했지만 윤정아와의 약속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초현 씨도 정아 씨에 대해 알고 있죠?"

"네."

김초현은 강서준을 풀어주며 말했다.

"가요."

강서준은 말없이 밖으로 나갔다.

김초현은 약간 슬픈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아주 굳건해 보였다. 그는 멀어지는 강서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했다.

"나는 포기하지 않을 거야. 세상 끝까지 쫓아간 데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김초현은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녀는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되기만 한다면 언젠가 강서준과 다시 만나 평생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강서준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사람들은 전부 그만 바라봤지만 그는 말없이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SA 일가는 강서준이 나간 다음에야 작은 목소리로 의논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김초현이 내려오고 김천용이 물었다.

"초현아, 이게 무슨 일이야? 서준이 그냥 이렇게 가는 거야?"

김초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가게 내버려 두세요. 제가 언젠가 꼭 다시 되찾아올거니까요."

SA 별장 밖으로 나온 강서준은 몸을 돌려 환한 별장을 바라봤다. 비록 그는 SA 일가와 짧은 시간 밖에 보내지 않았지만 김초현에 대한 인상이 아주 깊었고 시간이 지나서도 그리울 것 같았다.

슬프게도 운명은 아주 잔혹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강서준 스스로 초래한 것일지도 모른다.

강서준은 사랑과 책임 사이에 후자를 선택했다. 그는 잘못을 했고 책임도 져야 했다. 그리고 윤정아는 꽤 좋은 사람이었다.

"초현 씨, 미안해요."

강서준은 자책 가득한 표정으로 별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좋은 남편감이 아니에요. 나는 초현 씨한테 최선을 다하지 못했어요. 이번에도 초현 씨의 기대를 저버렸네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