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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강지가 강서준을 힐끗 봤다.

“안색이 좋은 걸 보니 잘 회복되고 있구나.”

강서준은 눈앞에 선 노인을 쳐다봤다. 따지고 보면 그에게 할아버지다.

30년 전에 왜 그런 일들이 발생했는지 지금도 확실하지 않다.

강지가 말했다.

“강영한테서 들었겠지. 그자들이 너를 죽이려 한다면 우리 가문에서 너를 보호할 수 없다.”

강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

“필요 없어요.”

“허허.”

강지가 가볍게 웃었다.

“강단은 있구나. 한데 그 모양으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 멀쩡해 있다고 해도 혼자 힘으로 막아내지 못해. 개미새끼처럼 짓밟혀 죽고 말 것이야. 네 몸속에 강씨 피가 흐르고 있는데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가장으로 부끄럽겠지.”

강서준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강지가 분부했다.

“밀실로 데리고 와.”

“네.”

강영은 어느새 휠체어를 끌고 와 강서준을 앉혔다.

강서준이 물었다.

“밀실에 가서 뭐하는 거야?”

강영이 말했다.

“당신이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 이제부터 서준 오빠라고 부를게요. 이건 다 오빠한테 달렸으니 터득할 수 있는지는 다 자신에게 달렸어요.”

강서준은 의심스러웠다.

“무슨 뜻이야?”

“난서왕 묘에서 꺼낸 금고를 봐서 알잖아요. 그 물건으로 화월산거도 비밀을 풀 수 있어요. 우리 가문에서도 다 아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난서왕 묘에서 나온 물건은 지금까지 오빠와 할아버지 그리고 증조부만 봤어요.”

강서준은 강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소문은 사실이에요. 화월산거도에는 9단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숨겨져 있어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더 깊은 무공심법이 들어있죠.”

그제야 강서준이 알아들었다.

“그걸 내게 보여준다는 거야?”

강영이 피식 웃더니 휠체어를 밀면서 말했다.

“영광스럽죠? 강씨 가문에서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주 드물거든요. 할아버지도 오빠가 그 비밀을 풀기를 바라고 있어요.”

강씨 저택은 엄청 넓었다.

뒷마당에 도착하니 인공산 입구까지 길다란 복도가 구불구불 뻗어 있었다. 강영이 기관을 열자 통로가 나타났다. 강서준이 앉은 휠체어를 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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