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천자 배후에 고 선생 외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그걸 알아내려면 다시 강중에 가서 천자1호 사장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정리되지 않는 생각을 뒤로 하고 강서준이 물었다.“여기 데리고 온 이유가 뭐예요? 고작 4대고족과 화월산거도 유래를 말하려는 건 아니죠?”강지가 고개를 젖더니 벽에 걸린 화월산거도를 가리켰다.“저 그림속에 최고의 무공 절학이 숨겨져 있다. 그걸 푸는 열쇠가 금고에 있던 18개 경맥도지. 내가 그동안 연구를 해봤는데 찾아낸 게 아무도 없어. 너도 경맥도를 봤을 거 아니냐.”“네.”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처음으로 금고를 연 사람이니 확실히 봤어요.”강지가 말을 이었다.“지금 네 처지는 매우 위험하다. 각 세력에서 너를 죽이려 들 거야. 완전히 혼란스러워지면 물고기를 잡기 쉬워질 테니 살아남으려면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 화월산거도가 여기 있으니 3일을 주마. 3일 내에 터득할 수 있을지는 너한테 달렸다.”다름이 아니라 강서준에게 그림의 비밀을 풀게 했다. 그동안 밖에 굴러다니면서 누구의 조언도 없이 혼자 힘으로 진기를 수련해 1단에 이르렀다.그러니 무서운 잠재력을 갖고 있다. 만약 강서준이 화월산거도의 비밀을 알아낸다면 강지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강씨 가문도 위험에서 피할 수 있게 된다.그렇지 않다고 해도 솔직히 강씨 가문에서 손해보는 건 없다. 이 틈에 더 혼란을 만들면 되니까. 강씨 가문의 실력이라면 어느 가문에서도 움직이기 전에 이해득실을 잘 고려해야 할 것이다.강서준이 쓴웃음을 지었다.“날 너무 과대평가했군요. 무도 선배인 당신도 못 터득한 비밀을 내가 어떻게 찾아낸다는 거죠?”“되든 안 되는 시도는 해봐야 아는 거다. 3일이다. 식사 때가 되면 강영이 음식을 여기로 가져올 테니까 넌 온전히 연구에만 집중해. 벽에서 떼어내 볼 수 있지만 여기서 가지고 나갈 수는 없다.”말을 마친 강지가 나가자 밀실이 조용해졌다.벽에 걸린 등불은 지하실을 대낮처럼 밝게 비추었다.강서준은 화월
강서준은 내심 기대되었다.휠체어에 앉아 금고를 열고 고전 서적을 꺼내 위에 그려진 작은 사람을 바라봤다.작은 사람들의 모양은 모두 달랐다. 서 있는 것, 앉아 있는 것, 쪼그린 것 등등.그리고 몸에 하얀색 점과 빨간색 선이 그려져 있었다.하얀색 점은 혈도의 위치이고 빨간색 선은 경맥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이건 혈도 경맥도다. 강서준은 인체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다만 경맥도의 경맥과 혈도가 연결된 곳은 매우 기이해 현대 의학으로 설명이 불가능했다. 전에 그 의미를 알지 못했다. 의경 하권에서 내가수련십법을 습득한 이후로 진기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게 되니 그제야 의미를 깨달았다.이것은 진기를 체내에서 운행하는 노선이다. 강서준은 시도해보고 싶었다. 진기를 움직여보려 했지만 체내에 이미 진기가 남아 있지 않았다.내공을 움직이자마자 극심한 고통이 전해져 휠체어에서 그만 거꾸로 떨어졌다.바닥에 쓰러진 강서준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이렇게 큰 밀실에 혼자 있으니 누구 하나 부축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안간힘을 쓰면서 겨우 휠체어에 앉았다.창백한 얼굴에 굵은 땀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리며 옷이 금세 젖어버렸다.숨이 너무 차올라 저도 모르게 욕을 내뱉았다.“빌어먹을 구씨, 억지로 진기를 없애고 경맥을 끊어버렸어. 할아버지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이미 죽은 목숨이었겠지.”그렇게 씩씩거리던 강서준은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한편 강지는 뒷마당 돌의자에 앉아 있다.강영이 다가와 작은 소리로 불렀다. “할아버지.”“그래.”강지가 고개를 끄덕이고 강영이 옆에 앉았다.“할아버지 강서준이 정말로 비밀을 풀어내고 무공 절학을 터득할까요?”강지는 고개를 저었다.“모른다. 그냥 시도해 보라고 한 것뿐이다. 그 녀석은 깨달음이 남달라서 성공할지도 몰라. 화월산거도에 숨겨진 것이 무공 절학이 맞는지 증명되지 않은 이상 남은 3개 그림을 찾아와야 알 수 있을 거 같구나.”강영은 뭔가 떠올랐다.“참, 할아버지는 도굴단
”잠깐만.”강진이 뭔가 생각나 강영을 불러 세웠다.“할아버지, 지시할 게 있어요?”강지가 말했다.“너도 무학에 조예가 깊으니 할 일이 없으면 요 며칠 밀실에 있거라. 뭐라도 터득하면 좋으니 말이다.”강영이 바로 무릎을 꿇었다.“할아버지, 감히 그럴 수 없습니다.”“일어나거라. 내가 허락했으니 괜찮다.”“하지만 할아버지, 전 강씨 가문 사람 아닙니다. 강씨 핏줄도 아니고 강씨 선조들의…”강영은 난처했다.“지금 시대는 달라. 말도 안 되는 선조들의 규칙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 넌 비록 강씨 핏줄이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이 가문에서 자랐으니 내 친손녀나 다름없다. 그동안 너도 내 옆에서 수많은 계책을 세워주었으니 그냥 시도해 보라고 한 거야. 깨달을 수 있을지는 너한테 달렸다.”“알겠습니다.”그제야 강영은 일어섰다.“물러 가거라.”강지는 먼 곳을 멍하니 바라보며 방금 강영이 했던 말을 되새겼다.만약 강천이 아직도 살아 있다면 왜 이런 일들이 발생했는지 말이 됐다.“제발 아니길 바란다.”강지는 속으로 중얼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강서준은 한참을 쉬어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다시 경맥도를 펼치고 살펴봤지만 그렇다 할 발견은 없었다. 그러다 눈길을 화월산거도에 돌렸다. 그림의 풍경은 매우 간단했다. 산 하나, 꽃 한 송이, 간단한 통나무집 한 채, 하늘에 뜬 밝은 달. 산은 기복이 심해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산기슭에 있는 나무집이 가장 가까이 느껴졌다. 천 년이 지났는데도 색채가 너무 또렷해 나무 무늬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꽃의 위치도 너무 이상했다. 나무집 위, 즉 명월 아래에 있었다. 하얀색 꽃은 허공에서 활짝 핀 것 같이 보였다. 그리고 그림은 분명 대낮인데 하늘에 명월이 걸려있다니 상식에 어긋났다.강서준은 화월산거도를 주시하며 어떤 세부 사항도 놓치지 않았다.하지만 불합리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특별한 점이 없어. 그냥 평범한 그림이야. 어떻게 경맥도와 연결된 거지? 글자도 없고
강서준은 진작에 배고팠다. 일어서서 그릇을 들려고 하자 강영이 들어주었다.“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았어요. 다 나을 때까지 내가 먹여 줄게요.”“이리 줘, 혼자 먹을 수 있어.”강서준은 거절했다. 고작 몇 번 본 여자한테 계속 밥을 떠먹여달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강영도 더 말리지 않고 건네주었다.비록 부상을 입었지만 팔은 멀쩡하니 충분히 밥 정도는 혼자 먹을 수 있었다.강영은 돌아서 화월산거도를 살펴봤다.강씨 집에서 자라면서 강지의 조언으로 일찍 진기를 수련했다. 지금은 2단에 오른 무도종사지만 강씨 가문의 보물은 본 적이 없었다.한참을 뚫어지게 쳐다봤지만 특별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서준 오빠, 찾아낸 게 있어요?”강서준은 말 대신 고개를 저었다.“할아버지가 오빠와 함께 금고 고적을 보면서 화월산거도를 터득하라고 하셨어요.”“그래.”강서준이 고적을 건넸다.강영도 무공을 연마한 사람이라 경맥도를 보자마자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리고 작은 인물에 표시된 경맥 선을 따라 내공은 움직였다.“풉!”진기를 움직이자마자 강영이 피를 뿜어냈다. 방금 강서준처럼 얼굴이 창백해지며 식은 땀을 흘렸다.강영은 바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진기로 폭동하는 혈기를 짓눌렀다.강서준이 물었다. “왜 그래?”강영이 긴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그림에 표시한 대로 진기를 움직였더니 역행하면서 경맥과 충돌했어요. 하마터면 혈기가 폭동하면서 큰일이 날 뻔했네요.”강서준은 진기가 없지만 경맥에 문제가 생기면 아무도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한참 뒤에야 강영의 안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다시 경맥도를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18개 경맥도, 하나같이 상식에 어긋나고 진기를 역행시켜요. 무학에서 말하면 금기예요. 가볍게는 중상을 입을 수 있고 엄중하면 장애가 되거나 죽게 돼요.”그 말에 강서준이 흠칫했다.“상식에 어긋나지?”그러면서 화월산거도를 뚫어져라 쳐다봤다.“저기 봐, 화월산거도도 상식에 어긋나. 대낮에 하늘에 어떻게 명월이 있지? 저 그림대
”왜, 왜 그렇게 봐요?”이상한 눈빛에 강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주 보았다.“부탁할 게 있어.”“네?”강서준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지금 난 무공을 잃었지만 진기를 회복할 방법이 있어. 네가 도와준다면.”“내가요?”예상치 못했던 말에 강영이 그제야 반응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에요. 난 겨우 2단인데, 오빠 무공을 폐기한 구현은 적어도 5단이라고요. 할아버지도 어쩌지 못하는 걸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다는 거죠?”“네가 도와준다면 방법이 있다고 했잖아.”강서준의 진기는 의경 하권을 보고 수련한 것이다.의경 하권은 참 신기했다. 주로 역천 81침에 대해 설명했으니 이걸 이용한다면 분명 진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다른 사람이 침을 놔줘야 가능하다.“그럼 말해봐요. 내가 할 수 있다면 도울게요.”역천 81침은 철사처럼 강서준의 팔에 휘감겨 있었다. 강서준이 팔을 조금 움직이자 역천 81침이 스르르 흘러 옷소매 안에서 떨어져 나왔다.그걸 본 강영이 깜짝 놀랐다.“이거 뭐예요?”“알 거 없어.”강서준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절대 여기서 있었던 일을 밖에서 꺼내지 않겠다고 약속해.”역천 81침은 너무 신기해서 일단 소문이 나면 자신에게 득이 될 일이 없다.“알았어요. 약속할게요.”강서준이 철사의 윗부분을 들고 살짝 힘을 주더니 철사가 순식간에 하나하나의 은침으로 변했다.강영은 입이 떡 벌어졌다.“이, 이건 뭐예요?”강서준이 피식 웃었다. 은침 끝부분을 들자 다른 은침들이 자석처럼 붙어 철사모양을 이루었다.그리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하지만 힘이 부쳐 겨우 겉옷만 벗었다. 안에 옷을 벗기엔 무리였다.“또 뭐, 뭐하려고요?”그 모습을 본 강영이 저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러나 애써 감추며 우스갯소리를 했다.“설마, 나한테 무슨 나쁜 짓을 하려고 그래요?”그 말에 강서준이 눈을 희번덕거렸다.“내가 미쳤냐? 따지고 보면 내 사촌 여동생인데 나 그렇게 대역무도한 사람이
강서준은 감전이 된 것만 같았다. 하지만 감전된 고통은 없고 시원한 감각만 있었다."다음은 태양혈이야."강영은 심호흡하며 침을 집어 들고는 진기를 불어넣었다.이 침은 이상할 정도로 많은 진기가 필요했다. 강영도 생각 밖으로 많은 진기를 소모했지만 개의치 않고 또다시 침을 집어 들었다."세번째는 오른쪽 태양혈."강영은 강서준의 말을 따랐다.11침까지 놓은 후, 강영은 영혼이 빨린 듯 창백한 안색으로 말했다."저 안 되겠어요. 진기가 바닥나서 더 이상 쓸 수 없어요.""알겠어."강서준이 머리를 끄덕였다.역천 81침은 확실히 진기에 대한 수요가 높았는데 침을 많이 놓으면 놓을수록 점점 더 심했다."이젠 뽑아도 돼."강영이 빠른 속도로 침을 뽑았다. 그러고는 강서준의 곁에 앉아 진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강서준은 방금 전보다 훨씬 개운했다. 하지만 진기를 회복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강영의 경계로는 침술을 제대로 펼칠 수 없었고 적어도 몇 개월이 지나야만 완전히 회복할 수 있었다.만약 강지가 직접 나선다면 단번에 회복할 수도 있었지만, 아직 믿음이 부족한 관계로 그는 강지에게 모든 걸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강영도 강씨 집안사람으로서 강지와 친밀한 관계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믿고 맡겼다.겨우 몸을 일으킬 수 있게 된 강서준은 스스로 옷을 입고 역천 81침을 거뒀다.진기를 회복하고 있던 강영은 강서준이 일어나 움직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어, 어떻게 걸을 수 있어요?"강서준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다 네 덕분이야."강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효과가 이 정도였어요?"강영은 강서준의 몸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진기가 흩어지고 경맥이 파괴된 것을 겨우 이어 놨으니, 목숨은 건졌지만 앞으로 절대 안정이 필요했다. 그리고 무술 실력 또한 절대 회복할 수 없는 게 정상이었다. 하지만 강서준이 벌써 걸어 다니고 있으니 강영도 놀랄만 했다.강서준은 덤덤하게 웃기만 할 뿐 따
강영은 강서준에게 새로운 발견이 있는지 물었지만 그는 그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강영은 말없이 기다리고 있다가 강서준이 다 먹고 난 밥그릇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강한 별장의 뒤뜰.그릇을 들고 밀실에서 나온 강영은 멀지 않은 곳의 정자에 앉아 있는 강지를 발견하고 다가갔다."할아버지."강지는 머리를 끄덕이며 강영에게 물었다."강서준은 좀 어때?"강영은 약간 머뭇거리다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그냥 똑같아요. 화월산거도는 참 신기한 것 같아요. 그리고 경맥도는 더 신기해요. 하지만 진기가 거꾸로 돌고 있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혈기가 들끓는 것 외에는 따로 발견한 게 없어요."강지가 지시했다."강서준을 잘 감시하고 있다가 무언가 발견한 순간 바로 나한테 보고해.""네, 알겠습니다."강영도 강지가 자신을 밀실로 보낸 이유가 다름 아닌 강서준을 감시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강영은 그릇을 챙기고 떠났다. 강지도 필요한 물건만 챙기고 바로 떠났다.강영은 그릇을 주방에 돌려놓은 후 다시 밀실로 돌아갔다. 강서준이 마침 이상한 동작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오빠,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예요?"강서준의 한쪽 발은 바닥에 다른 한쪽 발은 허공에 있었고, 양손을 등 쪽으로 돌린 채 머리를 갸웃거리고 있었다.상처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고난도 동작을 하려니 힘이 들었던 강서준은 잠시 앉아서 숨을 고르며 말했다."두루마리에 그려져 있는 동작을 해보고 있었어. 혹시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강영이 물었다."그래서 떠오른 건 있어요?"강서준이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 참, 진기는 회복했어?"강영이 머리를 끄덕였다."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회복했어요.""그러면 침을 계속 놔줘.""좋아요."강영은 흔쾌히 동의했다.강서준은 다시 옷을 벗었고 등에 침을 놓았다. 하지만 강영은 4침 만에 진기를 전부 소모하고 말았다."됐어, 이제 뽑아."강영은 강서준의 말을
"뭘 발견했어요?"강영은 기대하는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봤다.강서준은 그림 속의 첫 번째 사람과 열 번째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이것 봐."강영은 두루마리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기쁜 기색으로 말했다."진짜 두 사람이 함께 수련해야 하는 거 맞죠?"강서준이 머리를 끄덕였다."그래, 맞는 것 같아. 우리 같이 해볼래?""좋아요."강영이 기대하는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다.첫 번째 사람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손을 위로 올렸고, 열 번째 사람은 머리를 아래로 향한 채 손을 바닥에 붙였다. 이 두 동작을 합하면 한 사람은 위, 다른 한 사람은 아래에 있게 된다.강영은 가볍게 날아올라 강서준의 위에 안착했다. 첫 번째 동작과 열 번째 동작은 이처럼 완벽하게 결합하였다. 두 사람의 결합에 따라 경맥도도 결합 되었다.그림 속 사람의 동작은 절반 짜리에 불과했다. 그래서 따라 하더라도 진기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오직 두 사람이 결합하여야만 완전체가 될 수 있었다.강영은 진기를 선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기는 손을 타고 손바닥으로 향했고, 그렇게 강서준의 몸속으로 흘러 들어갔다.이 순간 손바닥에서 전해진 강한 충격에 강서준은 피를 토했고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강영은 몸을 돌려 바닥으로 내려왔고 강서준을 부축해 주며 말했다."왜 그래요? 괜찮아요?"강서준은 저릿저릿한 손을 흔들며 말했다."이것도 아닌 것 같아. 네 진기가 흘러 들어오기는 했지만 내 진기가 거부해서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강영은 사색에 빠졌다."혹시 다른 답이 있는 걸까요?"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던 강서준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화월산거도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화월산거도가 간단해 보여도 사실 전혀 그렇지 않아. 이렇게 쉽게 풀릴 문제였다면 아마 진작에 풀렸을 거야. 내가 보기에는 아직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것이 있어."강영이 물었다."그 뜻은 저희가 생각한 방향은 맞지만 아직 놓친 게 있다는 말이에요?"강서준이 머리를 끄덕였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