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은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서청희가 그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꼭 찾을 수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그랬으면 좋겠네요."강서준은 작게 머리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는 원하는 것을 찾을 가능성이 아주 작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언가를 찾았다고 해도 그가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고 말이다.강서준은 그렇게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기다렸고 동굴을 찾으러 간 특전사들이 전부 돌아왔다.특전사들은 동굴에서 한참 동안이나 헤맸지만 조각상이나 바위 같은 것은 찾지 못했다.강가에서 모닥불은 계속 타오르고 있었다.최동이 물었다."이제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강서준은 생각에 잠겼다. 특전사들이 아무것도 찾지 못할 정도면 이쯤에서 희망을 버려야 할 것이다.지금으로서는 두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오래된 조각상이 무너져 버렸다. 둘째, 장소를 잘못 찾았다.강서준은 지도를 꺼내 다시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도를 보다가, 강을 보다가, 산을 보고는 했다.산은 아주 거대했고 강물은 이 산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강서준은 잠깐 생각하다가 말을 꺼냈다."오늘은 이만 쉬고 내일 계속 찾지. 다른 입구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강서준은 아직 포기를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직 이것만이 그와 김초현의 살길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포기한다면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병세가 하루하루 악화되다가 결국 온몸이 쪼그라들어 침대에서 꼼짝 못하고 죽는 것은 전쟁의 신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비애였다.강서준은 이렇게 죽기 싫었다. 진짜 죽는다고 해도 그곳은 전장이어야만 할 것이다.최동이 지시를 내렸다."오늘 밤은 알아서 불침번을 서고 내일 계속 찾도록 하지.""네."특전사들은 일제히 대답했다.그렇게 해가 떨어지고 하늘에는 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강가에는 모닥불이 점점 더 많아졌다. 특전사들은 모닥불에 둘러앉아 웃고 떠들었다.강서준도 여전히 모닥불 곁에 앉아서 지도를 들고 생각에 잠겼다."서준 씨, 지도를 너무 오래 봤어요. 이제는
천자는 원래 강서준을 죽이고 사건을 끝내려고 했다. 아무리 불구자라고 해도 강서준이 살아있는 한 그는 마음 편히 지낼 수가 없었다.예전의 강서준은 이직을 했다고 해도 형검을 갖고 있어서 자칫 건드렸다가 조사를 당한다면 아주 귀찮아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강서준은 형검을 내놓은 평민이었고 사건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기만 한다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다만 강서준이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천자는 일단 그 물건을 뺏고 봐야겠다고 판단했다. 전화를 끊고 난 천자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네가 찾은 사람 확실히 믿을 만해?"전화 건너편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외국에서 저랑 용병 생활을 하던 사람이라 충분히 믿을 만합니다. 게다가 높은 값을 불렀기에 대하 왕을 암살하라고 해도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천자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강서준 녀석은 불구자가 되었다고 해도 쉬운 상대가 아니니까 조심해야 할 거야. 추풍이 겪은 일을 잘 알고 있겠지? 그러니 네가 직접 강중으로 가서 강서준을 감시해 줘."전화 건너편의 사람은 약간 주저했다."강서준의 곁에는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김초현, 서청희, 최동, 그리고 소요군까지 말입니다.""전부 죽여버려.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말고.""알겠습니다."천자가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책상 위로 던졌다. 그러고는 소파에 기대 얼굴을 만지작대며 혼잣말을 했다."참 사람을 귀찮게 만드는 녀석이야. 불구자가 돼서도 이렇게 귀찮게 하다니..."강중 보룡산의 태운강.강서준은 밥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배가 고파서 대충 뭘 좀 먹고 다시 잠을 자러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서청희와 김초현은 여전히 모닥불 앞에 앉아있었다.타다닥-불길은 아주 강하게 타오르고 있었다.서청희가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자러 가."김초현이 그녀를 힐끔 바라보며 물었다."너는?"서청희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난 아직 졸리지 않아. 게다가 서준 씨는 깊게 잠들지 못해
서청희는 밤새 잠들지 않고 밖을 지키고 있었다.김초현은 아주 달게 자고 있었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시간은 어느덧 아침이 되었다.눈을 뜬 김초현이 휴대폰을 들고 시간이 8시인 것을 확인하더니 자신의 이마를 팍 치며 후회했다."지금이 어디 잠을 잘 때야?"김초현은 후다닥 일어나서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다.모닥불은 아직도 불타오르고 있었다.강서준은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서청희가 뒤에 서서 머리를 안마해 주고 있었다.김초현이 걸어가며 말했다."청희야."서청희는 그녀를 힐끔 보더니 조용하라는 제스처를 했다.강서준은 휠체어에 기댄 채 잠들어 있었다.김초현이 걸어가서 피곤한 얼굴의 서청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너, 너 설마 밤을 새웠어?""하아..."서청희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어젯밤 서준 씨가 또 엄청 힘들어했어. 춥다고 말하길래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아직도 피부가 얼음처럼 차가워."김초현은 강서준의 얼굴을 살짝 만져봤다. 역시 얼음처럼 차가웠다.그녀는 서청희를 바라보며 물었다."수고했어. 이제는 내가 지키고 있을 테니 넌 들어가서 쉬어."피곤했던 서청희는 머리를 끄덕였다."그래.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불러.""알겠어."김초현이 손을 흔들었다.서청희는 그렇게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하암..."하품을 하면서 잠에서 깬 강서준은 최동을 바라보며 물었다."동굴은 어떻게 됐어? 특전사들은 돌아왔나?"최동이 대답했다."네, 돌아온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동굴이 발견돼서 대부분은 아직도 물속에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그래."강서준은 짧게 대답했다."여보, 물 마셔요."김초현이 따듯한 물을 들고 와서 뚜껑을 딴 후 강서준의 입가에 갔다 댔다."그냥 줘요."강서준은 스스로 물병을 잡고 마셨다. 따듯한 물이 뱃속으로 들어가자 몸이 한결 편해졌다.강서준은 남은 물을 김초현에게 건네주고는 강을 바라보며 멍을 때렸다. 그는 특전사들이 좋은 소식을 갖다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시간은 그렇게
최동은 별 하나를 단 장군으로서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잠수함 정도는 쉽게 출동 시킬 수 있다.통화를 끝낸 최동은 강서준의 곁으로 와서 말했다."전화를 했으니 잠수함은 금방 도착할 겁니다.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그래."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오직 5명만 탈 수 있는 소형 잠수함은 한 시간쯤 지나서 도착했다.이때 서청희가 잠에서 깨어났다.강가.강서준은 서청희와 김초현의 도움을 받고 잠수복으로 갈아입었다."제가 진짜 안 따라가도 되겠어요?"서청희는 잠수복을 입은 강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몸도 약하면서 동굴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해요?"강서준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을 거예요.""청희야, 넌 강가에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서준 씨랑 같이 내려갈게."김초현이 말했다.강서준은 김초현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안돼요. 둘 다 강가에 가만히 있어요. 내가 금방 보고 다시 올라올게요.""싫어요."김초현의 태도는 아주 단호했다. 그녀는 강서준이 걱정되었고 무조건 함께 있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서준 씨, 그냥 초현이랑 같이 가요. 그래야 서로 보살펴 줄 수 있죠."마찬가지로 강서준이 걱정됐던 서청희가 말했다. 아무리 특전사들이 있다고 해도 역시 여자가 있어야 더 마음이 놓였다.이 문제를 두고 다투기 싫었던 강서준은 먼저 잠수함에 올라탔다.김초현도 후다닥 잠수복을 입고 강서준을 따라 올라탔다.최동은 직접 가지 않고 다른 특전사에게 지시를 했다."형님을 잘 모시고 가도록.""네."수행 특전사는 큰 소리로 대답했다.잠수함은 스르르 물속으로 내려갔다.서청희는 강가에 앉아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같은 시각 길 건너편의 산속에는 몇 십 명의 사람이 있었다.선두에 있는 남자는 계급장이 없는 군복을 입고 있었고 동그란 얼굴형에 피부가 약간 까무잡잡했다.곁에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웃으면서 말했다."형님, 무슨 일로 직접 오셨어요? 폐물을 상대하는 게 무슨 그리 어려운
이대로 싸우다 가는 물론 이길 수야 있겠지만 서청희가 다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최동은 서청희를 잡고 부리나케 도망갔다.탕탕탕-총소리는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상대는 맹공격을 퍼부었다.최동이 데려온 특전사도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무기를 갖고 오지 않았다. 그들이 갖고 온 권총으로는 상대를 제압하기 아주 어려웠다.특전사는 하나둘씩 쓰러져 갔고, 최동은 서청희를 데리고 빠르게 달렸다.횡포는 도망을 시도하는 서청희를 발견하고 바로 명령을 했다."한 명도 놓쳐서는 안 돼. 빨리 쫓아."용병은 바로 쫓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특전사들이 그의 앞을 막았다.용병은 어쩔 수 없이 최동을 향해 총을 겨눴다. 서청희의 뒤를 막고 있던 최동은 아직 사격 거리 안에 있었고 총에 등이 명중당하고 말았다.최동은 바닥에 쓰러졌다."악..."서청희도 따라서 넘어졌다."어, 얼른 도망가요."최동은 서청희를 밀면서 말했다."얼른 안전한 곳으로 도망가서 소요왕한테 전화로 지원 요청을 해요."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서청희에게 건네줬다."비밀번호는 8888이에요. 소요왕의 전화번호가 바로 보일 테니까 빨리 가요..."서청희는 다친 사람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벌떡 일어나서 도망갔다.최동은 몸을 일으켜 총을 쏘며 서청희가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상대가 아무리 인수로 우세를 점했다고 해도 최동은 전쟁터에서 누비던 훌륭한 전사이다.최동과 특전사들은 권총 하나로 20여 명의 용병을 죽여버렸다. 하지만 결국 특전사들도 전사하고 말았다.최동은 총상을 당하기는 했지만 죽지는 않았다. 그는 탄알을 소진하고 바닥에 가만히 누워 있었고 곧이어 수십 개의 총구가 그를 겨눴다.용병들은 시체를 검사하고 있었다."13명 사망, 1명 생포, 그리고 여자 1명이 도망을 갔습니다. 생포한 사람은 최동이라는 장군입니다."횡포는 보고를 들으며 미간을 찌푸렸다.시간이 이렇게 오래 지났으니 서청희는 진작에 종적을 감췄다."당상 주변을 수색하러 가. 몇 명은 남아서
그 순간, 강서준은 이미 지하 동굴에 와 있었다.강서준은 잠수복이 무겁고 걷기가 힘들어서 잠수복을 벗어버렸다.“용수 님, 바로 앞입니다.”한 병사가 앞을 가리켰다.“음, 그래.”강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앞장서서 길을 안내해.”“여보, 같이 가요. 동굴 안이 축축하고 이끼도 많으니까 발 밑을 조심하셔야 돼요.” 김초현은 강서준의 손을 잡고 걸었다.병사의 인솔 아래 강서준과 김초현은 동굴 안으로 천천히 걸어갔다.지하 동굴 안은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강서준 혼자서 왔다면 며칠을 밤새도 찾지 못했을 것이다.약 30분 정도 걷자 몇 명의 병사가 앞을 가리켰다.“바로 여기입니다.”조명을 비추자 탁 트인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고 그 한가운데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돌덩이 하나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돌덩이에 조명을 비추고 나서야 비로소 조각된 용머리 라는 것을 발견했다.오랜 세월 동안 지하에 있었고 습기가 많아서인지 용머리는 많이 손상되어 있었다.“그래 맞아, 바로 여기야.”강서준은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강서준은 예전에 이 동굴로 떠내려 왔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 당시 이 용머리 틈 사이에서 찾은 물건이 바로 역천 81침과 의학 서적이었다.하지만 당시에는 동굴 안이 너무 어두워서 주위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서둘러 떠나야만 했었다.강서준은 병사들에게 지시했다. "무슨 놓친 물건이 없는지 주위를 잘 둘러봐. 특히 이 용머리에 뭐가 있는지 자세하게 살펴봐."“네, 알겠습니다.”한 팀은 손전등을 들고 재빨리 걸어가 용머리 근처부터 찾기 시작했고 다른 한 팀은 용머리에 올라가 물건을 찾았다.강서준은 옆에서 조용히 기다렸다.시간이 일분일초가 지날수록 강서준은 실망만 커졌다.강서준은 그가 필요로 한 물건을 찾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확신했다.“용수 님, 아무것도 못 찾았습니다.”지하 동굴 속에서 메아리가 울려 퍼졌고 그 메아리는 한참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뒤에는 없습니다.”“위에도 없습니다.”그
병사들은 작은 소리로 속삭이며 의논하기 시작했다.강서준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병사들에게 지시했다. “너희들이 가서 무너진 돌더미 사이에 뭐가 있는지 살펴봐.““알겠습니다.“병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이곳은 소름 끼칠 만큼 섬뜩한 곳이었지만 강서준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강서준은 전신이자 그들의 롤 모델이고 그들의 신앙이다. 비록 지금은 별 볼 일없는 신분이더라도 그들 마음속에는 영원한 전신이었다.병사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돌더미 들을 뒤집기 시작했다.용머리 조각상은 무너져서 돌멩이가 돼 버렸지만 돌멩이가 그리 크진 않아서 충분히 옮길 수 있었다.강서준은 다가가서 손전등을 바닥에 비추었다.“이 돌멩이들을 조금만 더 깔끔하게 치워줘.”“알겠습니다.“병사들은 바닥에 있는 돌멩이들을 걷어내기 시작했다.강서준은 계속해서 바닥을 비춰보았고 마침내 실마리를 찾았다.강서준은 몸을 쪼그리고 앉아 바닥을 두드려보니 땅이 비어있었다. 그는 땅속 틈 사이에 균열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비수를 꺼내서 조심스럽게 찔러보았다. 그러자 돌멩이 하나가 쪼개졌다.강서준은 기쁨에 겨워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다. “하하! 얼른, 더 열어봐.“그 와중에 몇몇 병사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게 무슨 일이지? ‘‘땅밑이 어떻게 텅 비어있지? ‘당황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몸을 쪼그리고 앉아서 땅을 뚫었다.땅밑에는 반경 0.5미터의 작은 구덩이가 있었고 그 안에는 박스 하나가 놓여 있었다.“얼른 갖고 올라와.“강서준은 감격에 겨워 목소리가 떨릴 정도였다.박스 안에는 내공 수련 심법이 들어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고 강서준의 추측은 맞았다.한 병사가 강서준에게 박스를 건넸다.강서준은 박스를 열어보려고 했으나 도저히 열 수가 없었다. 강서준은 인상을 쓰면서 박스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았고 마침내 박스 표면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구멍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전혀 안 보일 정도로 작은 구멍이었다.“바늘구멍인가?”강서준은 역천 81침이 떠올랐
”같이 여기서 나가자고.”이런 상황에서 강서준은 혼자 갈수 없었다.만약에 병사들을 남겨 두고 간다면 그들은 죽게 될 것이 분명했다.“비용, 용수님께서 몸이 불편하시니 네가 업어드려.”뒤에서 지시하는 소리가 들렸다.“네, 알겠습니다.”비용이라는 병사가 바로 대답을 했다.“모두 다 같이 갈수 있어. 서둘러! 더 지체해서는 안 돼!”저 멀리서 불빛이 점점 가까워진 것을 보고 강서준의 마음은 초조해졌다.“비용, 얼른 용수님을 업고 가. 나머지는 공격 준비!”비용은 강서준을 들쳐 업고는 김초현을 향해 말했다.“초현 님, 얼른 갑시다.”비용은 한 손으로 강서준을 업고 다른 한 손으로 김초현을 끌고 동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강서준은 남겨진 사람들을 보면서 죄책감에 눈을 감았다.그들이 얼마 못 가서 총소리가 다시 들려왔고 총소리는 10분간 지속되었다.10분 뒤 총소리는 다시 잠잠해졌고 비용은 강서준을 업고 김초현과 함께 재빨리 동굴 속을 빠져나왔다.비용은 강서준을 업고 당황한 얼굴로 어딘 지도 모르고 걸었다.“아, 망했다. 앞에 길이 막혔네.”비용은 한참을 걸었지만 길을 몰랐고 적들이 쫓아올까 봐 불을 켜는 것이 두려웠고 더군다나 앞에는 절벽이 있어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다.“나부터 내려줘.”강서준은 부드럽게 말했다.비용은 강서준을 내려놓았다.“용수 님, 이제 어떡하죠?” 비용은 조금 걱정됐다.“다시 돌아가서 다른 길을 찾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아. 적들이 지금 우리를 쫓을 거란 말이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여기 숨어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것뿐이야.”강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여보, 너무 무서워요.”김초현은 두려움에 강서준의 손을 잡아당겼다.강서준은 그녀가 몸을 떨고 있는 것을 느꼈고 김초현의 손을 꼭 잡아주면서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있잖아요. 무서워하지 마요.”강서준은 손에 들고 있던 박스를 틈새에 밀어 넣으면서 비용에게 물었다.“비용아, 혹시 지금 총 가지고 있는 거 있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