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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하지만 김초현이 빠르게 가로채서 강서준을 부축해 줬다. 그러고는 서청희를 노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이런 일은 나한테 맡기고 너는 떨어져. 남녀가 유별한데 어디 유부남 몸에 손을 대려고 하는 거야."

서청희는 어색한 표정으로 강서준을 부축한 손을 놨다.

서청희가 명의 상의 여자친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강서준이 허락하기는 했지만 김초현이 전 와이프라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었다.

서청희는 김초현에게 여전히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김초현의 남편을 빼앗은 것처럼 느껴졌다.

강서준은 춥고 머리 아프고 몸에 힘도 들어가지 않았다. 누군가와 싸울 힘은 더더욱 없었던 지라 그는 그저 가만히 있었다.

강서준은 미안하다는 눈빛으로 서청희를 힐끔 봤고, 서청희는 알겠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김초현은 강서준을 데리고 휴식하러 이불과 베개가 전부 준비되어 있는 텐트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곁에 앉아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강서준에게 물었다.

"서준 씨, 혹시 아직도 저한테 화가 안 풀렸어요?"

말하기가 싫었던 강서준은 그저 눈을 감고 있었다.

"대답을 안 하는 건 역시 화가 안 풀렸다는 뜻이죠?"

김초현의 목소리가 또다시 울려 퍼지자 강서준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시야에서 김초현은 아주 흐릿했고 몸집도 여러 개로 겹쳐 보였다.

강서준은 힘겹게 눈을 깜빡였고 이제야 김초현이 조금 또렷하게 보였다.

"지금은 말하기 싫으니까 이만 나가주면 안 돼요? 좀 조용히 있고 싶어요."

강서준이 무기력하게 말했다.

"싫어요. 저는 오늘 꼭 담판을 내고 말 거예요."

김초현은 고집스럽게 강서준의 옷자락을 잡아당겨 그를 일으키고는 막무가내로 소리를 지르며 그의 몸을 흔들어댔다.

"제가 다 잘못했다고 했잖아요. 근데 왜 아직도 용서를 안 해주는 거예요? 서준 씨가 저를 사랑한다는 걸 다 알고 있어요. 그러니 이만 다시 시작하면 안 돼요? 제가 서준 씨를 평생 보살펴 줄게요."

안 그래도 머리가 어지러웠던 강서준은 김초현때문에 더 어지러워졌다. 그는 기침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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