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이 일은…”“상관없어. 상관없다고.”송나나가 떼를 쓰기 시작했다.“됐다. 일단 내려가서 보자.”레스토랑 1층에서 강서준은 장승혁과 나용찬 그리고 임동우를 쏘아보며 말했다.“참 기대가 되는군. 나를 어떻게 하려는지.”“죄송해요.”김초현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했다.“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남편을 대신해서 사과할게요.”장승혁이 사과를 무시하고 싸늘하게 말했다. “김초현, 사과로 끝날 일이야? 똑똑히 들어. 강서준을 가만 두면 내가 성을 바꾼다.”그때 윗층에서 서영걸 일행이 내려왔다. 임동우가 신속하게 달려가더니 아직도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경호원들을 가리키며 고발했다.“사장님, 저 자식입니다. 바로 SA 가문 데릴사위 강서준입니다.”다른 일행까지 오자 김초현은 다시 절망했다.WE 가문과 NE 가문에서 아직도 이를 갈고 있는데 또 NE 가문 사람에게 밉보였으니 진짜 끝장이라고 생각했다.강서준도 서영걸 일행을 봤다. ‘NE 가문에 가서 시비를 걸기 전에 제 발로 찾아오다니 오늘 그 원한을 확실하게 끝내야겠어.’“여보, 먼저 집에 가.”“어떻게 가?”김초현은 조급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 걸어오는 서영걸을 향해 무릎을 꿇고 사과하려고 하자 강서준이 강제로 끌어당겼다.“하윤지, 초현을 데리고 가.”“알았어요.”하윤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서준의 신분을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았다.“초현 언니, 가자.”“강서준!”김초현은 하윤지에게 끌려가면서 큰 소리로 불렀다.“걱정하지 말고 가.”강서준이 웃으면서 가는 모습을 바라봤다.다행히 누구도 하윤지와 김초현의 길을 막지 않았다.서영걸이 다른 경호원에게 지시를 내렸다. “손님들 내보내. 오늘 비용은 내가 다 책임진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경호원들이 손님들을 레스토랑에서 내보냈다.어느새 송나나가 달려와 강서준의 손을 잡고 감격에 겨워했다.“여기서 만나네요. 남황 용수 흑룡이라면서요? 당신 팬이에요.”강서준이 슬쩍 송나나의 손을 떼어버렸다.“아가씨, 나를
위스트 레스토랑 1층에 수많은 사람들이 누워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송진, 송나나, 이준성은 그 장면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너무 강해.”이준성은 뒷골이 섬뜩했다.“흑룡의 명성은 진작에 들었지만 눈으로 직접 보다니.”“그러게.”송진도 한마디 했다.“너무 강해. 싸움 실력이나 의술이나 천하무적이야. 역시 흑룡은 달라.”“아빠.”송나나가 간절한 눈빛으로 보자 송진은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흑룡이라는데 나더러 어쩌라고? 먼저 돌아가자.”레스토랑 밖에서 김초현이 기다리고 있었다.강서준의 싸움 실력이라면 저 정도로는 식은 죽 먹기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또 일을 크게 벌여 SA 가문에 설상가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안절부절했다.그때 강서준이 한 손에 담배를 다른 손은 바지 호주머니에 넣고 건들거리면서 레스토랑에서 나왔다. “여보.”김초현이 달려가 물었다.“어떻게 됐어? 괜찮아?”강서준이 피식 웃었다. “무슨 일이 있겠어? 집에 가자.”“또 때리지는 않았지?”“누굴 때려? 지금 법치 사회인데 그냥 도리만 따지고 나왔어. 다 문명한 사람들이라 말귀를 알아듣거든. 이젠 아무 일도 없어.”김초현은 아무렇지 않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들어가 확인하려고 했다.“들어가지 말고 집에 가자.”강서준은 김초현을 끌고 가면서 하윤지에게 인사했다.“하윤지, 집까지 데려다 주지 못하니까 택시 타고 가.”“초현 언니, 형부 잘 가.”하윤지가 손을 흔들었다. 두 사람이 차를 타고 집에 가는 도중에도 끈질기게 물었다.“걱정 마, 아무 일도 없었어.”강서준이 이렇게 말해도 김초현은 믿어주지 않았다.노원현, 서영걸, 서진, 나용찬 그리고 장승혁은 그 뒤로 병원에 실려갔다. WE 가문, NE 가문, LJ 가문, 장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병원에 모였다. “서영걸 환자분 상태가 낙관적이지 못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신체의 어떤 기능이 신속하게 저하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일주일도 못 버틸 겁니다.”“노원형 환자분은 심각한 상
강서준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경찰들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출동하기 전에 CCTV 영상을 통해 싸움 실력이 막강하고 위험한 인물이라는 걸 감지했다.강서준이 말없이 두 팔을 내밀어서야 수갑을 채웠다.“데려가.”그렇게 강서준은 강제적으로 끌려갔다.김초현은 옆에서 눈물만 뚝뚝 흘렸다. 경찰을 본 순간 그 자리에 굳어버렸지만 이내 레스토랑에서 사람을 때렸기 때문에 경찰이 출동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여보.”수갑에 채워 끌려가는 강서준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하지만 강서준은 웃었다.“걱정 마. 내일 오전에 진료소에 가서 강은미를 찾아. 침대 밑에 상자가 있는데 그 안에 칼이 들어있다고 전해줘. 그럼 그 칼을 경찰에 가져갈 거야.”“어어어엉엉…”김초현은 참지 못하고 목놓아 울었다.경찰서 취조실. 강서준 앞에 두 명의 경찰이 앉아 있다.한 명은 여자고 한 명은 남자, 모두 20대 초반으로 보였다.여경은 손가락으로 펜을 돌리다 갑자기 테이블을 탁 치면서 화를 냈다.“강서준, 진술하지 않을 거야?!”강서준이 피식 웃으면서 물었다. “뭘 진술하라고?”“오늘 저녁 8시경, 위스트 레스토랑에서 뭘 했지?”“아, 그거?”강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좀 교육을 했어.”강서준이 입을 열자 남경이 신속하게 메모하기 시작했다.여경이 다시 질문했다.“어떻게 폭력을 가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얘기해.”그 말에 강서준은 수갑을 찬 손을 휘저었다.“이렇게 하니까 다 쓰러지던데? 별로 힘도 안 썼어. 몸이 너무 부실하더라고. 참, 꼬마 경찰들. 그냥 나를 내보내는 게 좋을 거야.”“흥!”여경이 싸늘하게 말했다.“강서준,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때린 거야? WE 가문, NE 가문, 장씨 가문이라고. 발뺌하지 말고 남은 생을 감옥에서 썩을 각오나 해.”강서준이 피식 웃었다.신문이 끝나고 강서준은 구치소에 끌려갔다. 경찰은 WE 가문과 NE 가문에 연락해 사람을 잡았으니 두 가문에서 어떤 처벌을 원하는지 물었다. 모두 감옥에서 넣길
날카로운 장검을 본 순간 강은미는 감격했다.대하 형법을 대표하는 검만 있다면 어떤 사람도 심판할 자격이 주어진다.그 자격을 가진 사람이 바로 강서준.비록 흑룡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검을 회수하지 않았다.“이건 뭐야?”검을 본 김초현이 물었다.“별거 아니에요.”강은미가 고개를 저으며 바로 검정 천으로 감쌌다. 절대 이 검을 들고 강서준을 구하러 가면 안 되었다.킬러 수업을 들으면서 이 검이 무엇을 대표하는지도 배웠다. 이 검은 매우 특별해 법의 제재를 피한 사람들과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을 심판할 수 있다.대하국 건국 초기에 수많은 장군들이 목소리를 내어 이 검을 폐기하라고 의견을 제출했지만 대하왕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그러니 이 검을 들고 강서준을 구하러 간다면 법을 어기는 행위이자 누군가에게 빌미를 주게 되는 꼴이 된다.“초현 언니, 걱정 마세요. 제가 서준 오빠를 구할 방법을 찾을게요.”강은미는 다시 검을 원래 자리에 넣었다. 지금 상황에서 강서준을 구할 사람은 소요왕밖에 없다.“먼저 돌아가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강은미가 군부대 입구에 도착했을 때 보초군이 막아나섰다.어쩔 수 없이 이혁에게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다.아주 큰 일인 줄 알았던 이혁은 강서준이 경찰에 잡혔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걱정 마, 비록 사직했지만 전에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웠으니 형검만 있으면 어느정도 벌을 면할 수 있어. 이건 대하왕이 하사한 검이라 공을 인정해주는 거나 다름없어.”“이혁 오빠, 형검이 대하에서 지고무상의 형법을 대표하잖아요. 죄인을 심판하는 것이지 자신을 구하는 것에 쓸 수 없어요. 지금 서준 오빠가 위험해요. 얼마나 많은 거물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이 검을 사적으로 사용한다면 분명 약점이 될 거예요.”강은미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소요왕을 찾는 게 낫겠어요. 지금 군부대 입구에 왔는데 못 가게 막고 있어요.”이혁이 잠시 고민했다. 강은미의 말처럼 중요한 시기에 조심하는 것이 유리하다 판단하고 소요왕에게 연락했
최동이 병실에 들어오자마자 누워있는 노원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당신 가문에서 강서준을 잡았다고 생각하겠지만 고작 그 영상으로 죄를 물을 수 없을 겁니다. 강서준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겠죠? 이 정도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엔 여기서 그만두는 게 가문이 살길이라고 생각합니다.”“최 장군, 강서준이 우리 가문에게 어떤 피해를 입혔는데 여기서 그냥 넘어갈 수 없어요.”노원현의 목소리는 힘이 없지만 표정만큼은 분노가 가득 서려 있었다.최동이 담담하게 말했다. “강서준을 감옥에 넣기 위해 목숨을 잃어버린다고 해도 괜찮겠습니까? 강서준의 의술은 천하무적입니다. 한번 손을 썼다하면 며칠을 살지 못하니 잘 생각해보세요. 이쯤에서 강서준을 놓아주고 SA 가문에 더 이상 폐를 끼치지 않는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그 말에 노원현이 사색에 잠겼다.확실히 강서준의 수단은 너무나 괴이해 현대 기술로도 치료할 수 없었다.번마다 강서준을 죽여버리겠다고 말했지만 이렇게 죽고 싶지 않았다.“최 장군의 체면을 봐서 강서준을 놓아주겠습니다. 단 조건은 먼저 나를 살려야 돼요. 살리면 SA 가문에도 손을 떼겠습니다.”최동은 돌아서 서영걸을 만나러 갔다.서영걸에게도 똑같이 말했다.죽는 것이 두려운 서영걸도 이렇게 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아 더 이상 강서준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조건도 노원현처럼 먼저 자신을 구해주는 것이었다.최동이 나서서 신속하게 일을 처리했다.경찰서 구치소에서 강서준은 곤히 자고 있다. 묵직한 발자국 소리와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도 깨지 않았다.“서준 형.”최동이 강서준을 흔들어 깨웠다. 그제야 잠에서 깬 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최 장군, 어떻게 여기에?”최동이 피식 웃었다. “소요왕께서 알고 계십니다. 형검은 목숨을 구할 마지막 방법이니 잠시 사용하지 않는 게 유리하다고 하셨어요. 만약 형검을 가져왔다면 약점을 노리는 자들이 일을 크게 벌여 검을 회수하라고 할지도 모르니까요.”강서준이 길게 하품을
하연미는 양손을 어깨에 짚고 호통을 쳤다.“이 자리에서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집에 들어올 생각하지 마.”강서준은 어안이 벙벙했다.“어머니, 아무 일도 없었어요. 경찰이 잘못 짚었다고요. 내가 죄를 지었다면 하룻밤 사이에 풀려나겠어요?”“진짜지?”그래도 하연미는 믿어주지 않았다. 아니나다를까 어젯밤 갑자기 무장한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진짜 아니에요. 오늘 한의원 거리가 들썩할 텐데 어머니도 구경하러 가실래요?”“그럴 기분이 아니야.”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었고 김현도 병원에 입원한 마당에 한가하게 구경하면서 다닐 마음이 없었다.“들어와서 얘기해.”김초현은 강서준을 끌고 집안 거실로 들어왔다. 소파에 앉은 강서준이 김호에게도 물었다.“아버지는 가실래요?”솔직히 김호는 가고 싶었다. 이번 한의학대회에 수많은 명의는 물론 해외에서 온 명의들까지 참가해 매우 떠들썩하다고 들었다. 하지만 하연미의 눈치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됐어.”강서준도 강요하지 않았다.“여보, 옷 갈아 입고 나가자.”“알았어.”김초현이 방에 들어가고 강서준은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 누가 문을 두드렸다.탕탕탕!“서준, 가서 문 열어.”하연미가 시키니 어쩔 수 없이 담배를 피다 말고 문을 열어주러 갔다.김천용이 찾아왔다.“할아버지, 어떻게 오셨어요?”김천용은 강서준을 보자마자 두 손을 잡았다.“서준, 이번 일은 정말 고마웠다.”강서준이 피식 웃었다.하연미가 다가오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버지, 무슨 일이에요? 아침부터 뭐가 고맙다는 거죠? 이 자식이 또 무슨 짓을 했어요?”김천용이 흥분하면서 말했다.“방금 법정에서 전화가 왔었어. 봉인한 우리 별장은 물론 SL 그룹과 모든 산하 기업을 풀어주고 우리가 진 빚에 대해서도 추궁하지 않는다고 하더구나.”“네?”하연미는 강서준을 의심스럽게 보면서 물었다.“그게 이 자식과 무슨 상관이죠?”그 태도에 김천용이 어리둥절했다.“서준이 나서서 해결한 거 아니냐?”“설마
김초현이 머뭇거리는 모양새를 보고 하연미는 어젯밤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그래서 그녀는 언성을 높이며 다그쳤다."얼른 말해."김초현은 더 이상 감추지 않고 어제 밥을 먹으면서 일어난 일을 사실대로 토로했다. 하지만 WE그룹과 NE그룹 사람들이 온 후에는 하윤지와 함께 밖으로 나가서 그녀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몰랐다. 유일하게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그들의 시선이 전부 강서준을 향했다는 것이다.'진짜 서준 씨의 말대로 맞기가 무서워서 그러는 건가?'사람들의 의혹스러운 표정에 강서준도 어쩔 수가 없었다. SA일가는 그를 믿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냥 사실대로 말할게요. 실은 송진이라는 사람이 도와줬어요.""송진?"SA일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송진이 누군지 답을 기다렸다."뭐?"이때 김천용이 깜짝 놀란 말투로 물었다."송진이라고? 혹시 북림의 송진 말이냐? 광산의 황제라고 불리는 그 사람 말이다.""네."강서준이 답했다."그 사람 맞아요."김천용은 강서준을 힐끔 바라보며 물었다."송진은 북림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라고 들었다. 그리고 송진의 JN그룹은 5대 상업 연맹도 이길 수 없는 존재라고 하더구나. 그런 분이 왜 우리를 돕는 거지?"강서준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연히 저 덕분이 아니겠어요? 제가 어제 점심에 우연히 송진의 딸 송나나를 구했거든요. 송진은 아마도 감사의 뜻으로 SA그룹을 도왔을 거예요."SA 일가는 이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김천용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어찌 됐든 서준이 덕분에 또 한고비를 넘겼구나. 앞으로 서준이는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SA그룹의 사위야. 또다시 이혼 얘기를 입에 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가문에서 쫓아버릴 줄 알아.""할아버지, 이번 고비도 김초현 때문에 생긴 거예요. 그리고 강서준도 우연히 권세의 딸을 구했을 뿐인데 왜 감사를 해야 하죠?""그러게 말이에요.""김초현만 없었어도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았을 거라고요."SA 일가는 불만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강서준은
강서준은 그들이 이렇게까지 대범하게 행동할 줄은 몰랐다. 왜냐하면 이곳은 변관의 전장이 아닌 평화로운 도시였기 때문이다.강서준은 백미러를 통해 뒤쪽의 상황을 관찰했다. PF가 이미 조준을 시작한 것을 보고 그는 슬슬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진짜 발사가 된다면 강서준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차들은 피하기가 어려웠다.하지만 다행히도 강서준이 걱정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PF를 발사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도대체 어쩌자는 거야."강서준은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빠르게 고속도로를 향해 달렸다. 고속도로만 탈 수 있다면 교외로 피해 갈 수가 있었다.강서준의 차는 4000천만 원 정도 밖에 안되는 폭스바겐이었는데 벌써 200야드의 차 속에 7000의 엔진 회전 속도를 달했다."갑자기 왜 이러는 거예요? 얼른 차를 멈춰요."김초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좌우로 흔들렸다. 그녀는 흔들리다 못해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뒤에 있는 차는 여전히 끈질기게 따라오고 있었다. 분명히 차를 폭발 시킬 기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 강서준은 의혹스럽기만 했다.교외로 온 강서준은 인적이 드문 곳에 차를 세웠다.김초현은 후다닥 차에서 내려와서 비틀비틀 길가로 걸어가 토하기 시작했다.뒤따라오던 차도 함께 멈춰 서더니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왔다. 차 앞으로 다가온 강서준은 의혹스러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그들이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이곳까지 따라온 걸 보면 애초부터 교외로 몰아넣을 계획인 듯했다."강서준..."이때 한 남자가 걸어왔다.까무잡잡한 피부의 50대 남자는 검은색 외투에 선글라스를 낀 채로 다가왔다.강서준은 그를 노려보며 덤덤하게 말했다."당신은 누구지...?"중년 남자는 작은 물병을 앞으로 던졌다. 허공에서 낚아챈 강서준은 물병을 힐끔 쳐다봤다. 크리스털 병에는 파란색 액체가 담겨있었다.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린 것을 보고 중년 남자는 담담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마셔."강서준은 이미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