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만남에 강렬한 불꽃이 튀었다. 정중은 처음으로 착하고 다정한 정몽연에게서 분노의 기운을 느꼈다. 그리고는 그녀를 철저히 건드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정몽연은 그저 정가의 뒷 사람으로 그저 정용제작의 직원에 불과하다. 화가 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정중은 차갑게 정몽연을 바라보며 “일 처리는 어떻게 했어?” 라고 물었다. 정중은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었다. 그가 보기에 일 처리 실패가 뻔했고 그저 예의상 하는 질문이였다. 그는 이미 다음을 위한 ‘대본’을 준비했다. 사람들앞에서 어떻게 정몽연에게 창피함을 줄 지, 그녀가 고개도 못들고 정가를 나가게 하는 것은 모두 정중의 계산 안에 있었다. 그저 정몽연의 실패라는 대답만 듣는 다면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하지만..정몽연은 담담하게 “물건은 걱정마세요. 지금 오는 중이니까, 오늘 저녁 8시전에 아마 다 도착 할거에요.” 라며 말했다. 정중은 “뭐..” 라며 안색이 급격하게 변했다. 정몽연의 한마디로 그의 심장은 화살로 꿰뚫는 것 처럼 답답하고, 아팠다. 물건을 얻었다고? 어떻게 한 거지?! 거짓말일거야, 정몽연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라고!“몽연아, 진짜 물건 다 얻은 거냐?이 일은 중요해, 할아버지랑 장난 치면 안된다.” 정몽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왜요, 할아버지 딱히 좋아하시지 않는 눈치 인데요, 혹시 제가 일을 실패하시길 바라신건가요?” 정중의 안색이 변했다.“무슨 소리야, 어떻게 할아버지를 보는거냐? 많이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순조롭게 완성을 했다는 거에 내가 조금...어..믿기지가 않아서 그래.” 이때 정자옥이 다가갔다. 그녀도 정중과 같이 몹시 놀란 눈치였다. 이론 상으로 절대로 해낼 수 없는 일이였다. 정자옥은 “몽연아, 그럼 소호자한테서 그 강철재료를 수매한거야? 질은 어때? 돈을 다 쓴 거는 아니지?” 라며 물었다. 여기까지 듣고만 있던 정몽연은 마음이 오싹했다. 정자옥의 질문에 그들이 융양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로비에 들어가 소파에 앉아 쉬고 있었고, 전문 비서가 차와 간식을 가져다주었다.가족들끼리 아무런 할 말이 없어 각자 먹기만 할 뿐, 아무런 교류도 없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마침내, 오랜 기다림 끝에 비서가 다가와 말을 꺼냈다.“이사님 여러분, 철재가 도착했는데 지금 바로 시공현장으로 보내면 될까요?”정말로 왔다고?정중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일단 제가 먼저 가서 물건을 보죠.”그는 당황했다, 이런 식이면 정몽연이 ‘미루기 방식’을 사용하는 것 같지 않은데, 정몽연은 도대체 어떻게 임무를 완수한 건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분명히 임무를 완수할 가능성은 ‘0’인데, 정몽연은 어떻게 일을 처리한 거지?두 눈으로 봐야지 알 수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도 정중을 따라 트럭 앞으로 갔다.그곳에는 수십 대의 대형 트럭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었고, 트럭마다 건축용 철재가 가득 들어 있었다.정중은 사람을 시켜 현장 조명을 밝게 한 뒤, 직접 화물의 적합 여부를 검사하려 했다.“분명히 불량품이 있을 거야.”“소호자의 재고는 부족하니까 분명 불량품으로 채워 넣었을 테지.”그는 이러한 생각을 품고 첫 번째 차량부터 열심히 검수했다.첫 번째 차량의 철재, 통과;두 번째 차량, 통과;세 번째 차량, 역시나 통과.네 번째 차량……이렇게 트럭을 계속해서 검사를 할 때마다 정중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떻게 검수하는 트럭마다 모두 합격일 수 있지?그는 먼저 처음부터 끝까지 검수를 한 후, 이어서 끝에서부터 처음까지 검수를 했고, 마지막으로 무작위로 선택해 한 번 더 검수를 했다.그가 어떤 식으로 검수를 하든 간에, 결국에는 합격이라는 두 글자밖에 얻을 수 없었다.현장에 있는 수많은 철재가 모두 합격한 것이다.“소호자가 정말로 불량품 하나 없이 합격한 철재를 전부 주다니……이건 말도 안 돼!”“소호자의 재고를 파악하고 있는데, 이렇게 많지 않았다고.”정중은 귀를 긁어대며 도통 이해하기 어려웠다.그러자 정자옥이 다가
정몽연의 돌발적인 질문에 정중은 미처 반응을 하지 못하고 침묵이 이어졌다.정중의 안색은 어두워졌고, 그는 정몽연이 분명 그의 계략을 알아채고 대처할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생각했다.만약 정말로 그런 것이라면, 정중의 이번 계획은 대실패다.정몽연과의 관계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그녀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은 전술로 따지면 지극히 실패한 처사이다.정중은 억지로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니? 네가 임무를 완수했는데 할아버지는 당연히 기쁘지, 어떻게 실망을 할 수 있겠니.”체면치레로 하는 말이더라도 해야 했고, 믿거나 말거나 그것은 정몽연의 일이다.“할아버지가 기뻐하신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저는 피곤해서 이만 집에 가서 쉬어야겠어요. 먼저 들어가겠습니다.”정몽연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싸늘하게 몸을 돌려 강책과 함께 현장을 떠났고, 정중이 체면을 구기지 않기로 선택한 이상 그녀가 계속 매달릴 필요가 없었다.두 사람의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던 정자옥이 말했다.“할아버지, 몽연이 말투를 보니 뭔가 알아챈 거 같죠?”정중은 고개를 끄덕였다.“몽연이가 단순하지만 바보는 아니란 말이지, 게다가 강책이 뒤에서 도와주고 말이야.”“이번에 계획한 일은 너무 뻔히 보인 것 같다.”정자옥은 걱정하며 말했다.“그럼 이후에 어떻게 하죠? 몽연이 걔가 정면 승부를 할 것 같은데.”그러자 정중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정면 승부? 몽연이가 어떻게 정면 승부를 한단 말이지?”“회사에서 잘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몽연이는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어. 게다가 몽연이는 어디까지나 직원일 뿐 생사는 여전히 내 손에 달렸다. 하지만……”정중은 수십 대의 트럭을 바라보며, 얼굴에는 의혹이 가득했다.“몽연이가 어떻게 임무를 완수했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구나.”그는 정봉성을 보며 말을 꺼냈다.“봉성아, 네가 내일 융양원에 한 번 가서 몽연이가 어떻게 물건을 얻어 왔는지 확실히 알아보고 오거라.”정봉성의 안색이 급격히 안 좋아지며 대답했다.“할아
만약 강책이 없었다면, 정몽연은 지금쯤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그녀는 이런 믿음직한 남자와 결혼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집에 돌아오자, 정계산과 소청은 푸짐한 상을 차려놓고 정몽연과 강책을 맞이했고, 동시에 그들이 가족의 임무를 완수한 것을 축하했다.노부부는 이번 임무의 위험성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정중의 악랄함은 더더욱 꿈에도 몰랐다.정몽연은 두 사람이 걱정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억지로 웃어 보이며 맛있는 음식을 먹었지만, 한 편으로는 마음이 쓰라렸다.밥을 다 먹은 뒤, 정몽연은 씻고 난 후 침대에 누웠다.“책아, 나 좀 안아줄래?”강책은 정몽연 옆에 누운 채 손을 뻗어 정몽연을 끌어안았고, 그 순간 그녀는 세 살배기 아이처럼 울어대며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감정을 분출했다.“왜 그래?”“그 사람들은 분명 내 가족인데, 왜 나한테 그러는 거야?”이 착한 아가씨는 악랄한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했고, 때로는 자신이 잘못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너무 잘해서 다른 사람이 바보처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너무 잘하면 다른 사람에게 질투를 받을 수 있다.강책은 정몽연의 등을 토닥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몰래 휴대폰을 꺼내 목양일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지금부터 정중, 정자옥, 정봉성 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감시하고 문제가 있으면 즉시 보고하도록.’가문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니, 더 이상 그 사람들이 함부로 행동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이전에는 사소한 싸움에 불과했지만, 이번 융양원 사건을 거치면서 강책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감히 정몽연에게 손을 대다니, 강책은 누구든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다음날.정몽연은 연일 피곤한 나머지 깊은 잠에 들어 있었다.강책은 그녀의 휴대폰을 완전히 꺼버린 뒤 아무것도 그녀의 잠을 방해하지 못하게 했고, 옷을 차려입은 뒤 페라리 458을 몰고 레이스 훈련장으로 향했다.이미 떠난 지 며칠이 지났고, 레이스
양준천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강책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네가 무사히 돌아온 걸 보니 당연히 기쁘지, 어떻게 언짢겠어?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아, 그래?”강책은 웃으며 대답했고, 양준천의 음모를 폭로할 계획도 없었다.하지만 그럴수록 양준천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하필 이때 임몽운은 강책의 팔을 잡아당기며 신이 나서 말을 했다.“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내가 계속 해결하지 못하는 기술이 있는데 빨리 와서 알려줘.”임몽운이 강책의 팔을 잡아당기는 것을 본 양준천은 질투 어린 마음이 일었고, 강책에 대한 분노가 더욱 억누를 수 없이 치밀어 올랐다.전계는 상황을 보고는 임몽운을 비꼬며 말했다.“누나는 문제가 있으면 바로 리더 형한테 물어보면 되지, 리더 형의 기술로 누나를 못 도와줄까 봐? 방금 막 팀에 들어온 신입한테 물어보면 퍽이나 알겠다.”그러자 임몽운은 입을 삐죽 내밀고는 말했다.“신입? 지난번에 강책의 활약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참담하게 패배했을 경기를 잊은 건 아니겠지?”하지만 전계는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한 번 이긴 것 가지고 뭘 그렇게 으스대? 요 며칠 우리 팀장은 밤낮으로 훈련해서 새로운 기술도 익혔어, 이제 다시 람보르기니 팀이랑 붙으면 절대 지지 않을 거야.”말다툼이 점점 더 심해지자 양준천은 그들의 말을 끊었다.“몽운아, 무슨 문제인지 한 번 볼까?”“좋아!”임몽운은 곧바로 차에 오른 뒤 레이싱 레인에 들어섰다.다른 차들은 모두 비켜섰고, 임몽운은 액셀을 밟으며 순조롭게 나아가는가 싶더니, 코너를 들어가자 문제가 나타났다.한 바퀴를 달린 임몽운은 코스를 벗어나 멈춰 섰고, 그녀는 차에서 내리며 말을 했다.“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너희들은 무슨 문제인지 알았지?”양준천은 고개를 끄덕였다.“몽운아, 너는 대다수의 프로 레이서들이 저지르는 잘못된 버릇을 저질렀어.”“차의 성능을 과도하게 의존하면 자신의 기술은 발전이 없는 법이야.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코너에 들어갈 때인데, 너는 항상 코너
전계는 웃으며 말했다.“팀장님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 봐, 정말 염치도 없지.”강책은 화를 내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서 있었다.양준천은 차 쪽으로 걸어가며 말을 이어갔다.“사실 이 점에 관해서 나는 이미 전계한테 가르친 바가 있어, 코너에 들어갈 타이밍은 매우 주의해야 해.”이어 양준천은 도로와 차량을 완벽하게 분석했고, 완벽한 기하 공식처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이론적으로는 그가 가르쳐 준 대로만 연습한다면 완벽하게 코너를 돌 수 있다.임몽운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양준천은 리더로서 훌륭했고 그의 이론만 잘 마스터하면 반드시 일류 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강책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내저었고, 양준천의 분석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왜 웃지?”양준천이 물었다.“설마 내 코너링 기술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 같나?”강책은 담담히 대답했다.“사실, 네 이론은 매우 완벽해. 만약에 도로에 차가 한 대밖에 없다면 네 코너링 기술은 최단 시간을 낼 수 있을 거야.”차 한 대라니?양준천은 얼굴을 찡그렸다.“그게 무슨 말이지?”“간단해, 경기는 단순한 연산이 아니야. 네 이론은 훌륭하지만, 많은 전제 조건이 필요해. 이런 조건들은 경기 도중에 상대가 양보하지 않을 거고.”“네 상대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너를 곤란하게 할 거야. 차선을 가로채고 시야를 가리는 등등 정상적인 경기에서는 이론적으로 완벽한 타이밍은 없어.”“그러니 네 코너링 기술은 탁상공론일 수밖에 없어.”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색해졌고, 양준천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순 개소리야!”그러자 강책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저번에 왜 축명에게 졌는지 알아? 왜냐하면 네가 매번 코너에 들어갈 때마다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이야. 결국 축명은 네 습관을 이용해서 매번 시야를 제한시켜서 너를 잘못된 위치로 이동시키게 했지. 이것 또한 네가 왜 매번 코너에 들어갈 때마다 거의 완벽하지만, 항상 조금 모자라는 이유이기도 해.”“
임몽운의 제의에 양준천은 매우 만족했다.왜냐하면, 그는 질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현장에 있는 모든 팀원들은 그의 사람인데 누가 그를 돕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무렇게나 두 사람을 찾아내어도 강책의 대변하는 한 사람은 봐줄 게 분명했으니 이렇게 되면 강책은 이길 방법이 없어진다.양준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음, 이 제의는 나쁘지 않군. 이론에 대한 지식을 비교하려면 실천을 해봐야지, 내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지. 어때 강책, 겨뤄볼 자신이 있어?”“오케이, 나도 좋아.”강책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문제의 관건이 왔다, 어느 두 사람을 뽑아야 하는 거지?임몽운이 자진해서 말을 꺼냈다.“특별히 사람을 뽑을 필요도 없이 그냥 나랑 전계로 하는 거 어때? 마침 우리 둘 다 코너링에 문제가 있으니까, 내가 강책을 대표하고 전계가 준천을 대표하는 걸로 말이야.”양준천의 낯빛이 어두워졌다.현장에서 절대 레이스를 봐주지 않을 사람이 단 한 사람이었는데, 그게 바로 임몽운이었다!하지만 그는 임몽운을 거절하기 어려웠다.전계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팀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어쨌든 나도 프로 레이서니까 모든 면에서 임몽운보다 훨씬 낫죠. 임몽운이 날 이길 생각을 한다고요? 절대 불가능해요.”임몽운이 못 이긴다는 건 강책이 못 이긴다는 걸 의미했다.양준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그럼 각자 ‘수강생’을 가르치고 30분 뒤에 보지.”그는 전계를 데리고 한쪽으로 가서 직접 코너링 기술을 가르쳤고, 사실 이것은 이전에 다 가르쳤지만 이번에는 좀 더 디테일하게 가르쳤을 뿐이다.임몽운도 강책에게 물었다.“그럼 넌 나한테 뭘 알려줄 거야? 언제 코너를 돌아야 하는지?”그러자 강책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내가 너에게 가르쳐 줄 건 단 네 글자야, 임기응변.”“임기응변이라고?”“맞아. 다른 레이서와 다른 레이싱 레인마다 발생하는 상황은 다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어. 더군다나 같은 레이서가 같은 레이싱 레인에서 경기를
전계는 양준천의 이론에 따라 가장 완벽한 코너링 타이밍을 찾았지만, 그의 서투른 기술 탓에 이론에 대해 잘 알고 있더라도 실전에서는 약간의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었다.그는 조금 일찍 코너에 진입했고, 그의 코너링 기술은 겨우 85점 정도는 줄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우수하지는 않았지만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건 확실했다.양준천은 조금은 불만인 듯 말했다.“역시 전계의 기술은 아직 부족하네, 그래도 몽운이를 이기는 건 쉽지.”“그래?”강책의 목소리는 양준천을 그대로 현실로 끌어당겼다.임몽운의 차는 왜인지 모르게 더 빨리 코너에 진입했고, 앞질러 안쪽 도로를 막아버렸다!전계는 비록 최적의 타이밍에 코너에 진입했지만 한발 늦게 안쪽으로 들어갔고, 지금 다시 자리를 뺏으려 해도 늦었다. 만약 강제로 끼어들기를 시도한다면 자신의 차는 후에 반드시 임몽운의 차와 부딪히게 될 것이었다.비록 코너링 타이밍을 잘 잡았지만 안쪽 레인을 선점할 타이밍을 놓쳐버린 것이다.그러니 전계의 차는 어쩔 수 없이 바깥쪽 레인을 통해 코너로 들어갔다.길이 길어지고 굴곡이 심할 뿐 아니라, 이론적으로 완벽한 코너링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어떻게 기술을 변형시켜야 할지 모르는 전계는 완전히 멍해졌다.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사실, 그는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었기에, 충분히 시간을 두고 조정하여 선두를 확고히 악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임기응변에 약해 어떻게 기술을 변형해야 할 줄 몰랐고, 돌발 상황에 부닥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몰랐다.“이제 어떡해야 하는 거야?”“양 리더가 나한테 가르쳐 준 거랑은 완전히 다르잖아, 이, 이게……”전계는 마음이 조급해져 얼굴이 빨개졌다.사람이 조급해지면 손발이 당황하고 반응도 느려지게 되는데, 하필 코너에서 임몽운에게 밀리게 되다니!이번에는 오히려 임몽운이 반 정도 앞서게 되었다.양준천은 화가 나 욕을 퍼부었다.“이 쓰레기가 지금 뭐 하는 거야? 선두를 내주는 게 말이 돼? 코너링 실력이 아주 형편없군!”형편이 없는 게 맞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