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모두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오랜 침묵 끝에 양광과 하지미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 “몽연아, 너 보는 눈이 대단하다!”“10억, 쯧쯧… 평생 일해도 못 벌지 않아?”양광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몽연아, 네가 애초에 나랑 결혼했으면 지금 사고 싶은 거 다 살 수 있지 않았을까?”“아쉽긴 하지만 인생엔 만약이 없으니 후회해도 소용없어.”책임자가 강책에게 물었다. “선생님, 현금인가요, 카드인가요?”정몽연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창피 당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오히려 망신만 당하는 꼴이 되었다. 강책을 팔아도 10억짜리 차를 살 수 없다!“됐어.”정몽연이 강책의 팔을 당기며 나가려고 했다. “카드요.”강책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강책에게 향했다. ‘카드?’책임자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다시 한번 물었다. “네?”“카드로 할게요.”강책의 말은 차를 사겠다는 것이다!정말 차를 살 돈이 있는 걸까?양공은 강책을 믿지 못하고 비꼬며 말했다. “허세 부리지 마, 그러다가 큰코 다치는 거 몰라?”강책은 콧방귀를 뀌며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냈다. “10억이죠? 이걸로 결제해 주세요.”강책이 카드를 꺼내자 양광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강책이 카드를 꺼내 결제를 한다는 것은 분명 차를 살 돈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강책을 무시하던 양광이 망신을 당했다. “여보!”하지미도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강책이 차를 산다면 자신들이 창피당하는 것이 아닌가?양광이 카운터에 가 말했다. “이 차 제가 살게요.”뭐???사람들이 모두 양광을 쳐다봤다. ‘이게 무슨 일인가?’양광의 생각은 단순했다. 강책이 차를 산다면 양광의 체면이 무너지는 것이다. 때문에 양광은 자신의 돈을 모두 끌어모아서라도 강책이 차를 못 사게 하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차가 다른 사람보다 더 가치 있고 강책보다 돈이 많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10억은 양광에게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하지만 집안의 있는 돈을 끌어모으면 살
정몽연은 화가 나 발을 동동 굴렀다. 양광의 뜻대로 되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해결책이 없어 보였다.하지만 양광이 차를 사면 강책은 돈을 쓸 필요가 없는 거 아닌가?이것도 어쩌면 강책에게 해결책이 아닐까?정몽연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혔다. 하지만 정몽연은 강책이 만만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강책은 한번 결정한 일은 무조건 하는 사람이다. 강책이 단호하게 말했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 아닌가요? 리가 먼저 봤으니 당연히 우리가 사야죠.”책임자가 웃음을 터트렸다.“차 파는데 당신 의견이 필요해요?”“당신이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다고 생각해요?”“여기에서는 제가 결정해요. 양 선생님한테 판다고 했으니 무조건 양 선생님에게 팔 겁니다. 당신이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합니까?”책임자의 말은 듣기 거북했다.정몽연이 계속해서 강책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됐어, 그냥 가자.”하지만 강책은 미동도 하지 않고 주머니에서 옥패를 만지작거렸다. 강책이 책임자에게 옥패를 흔들며 말했다. “이래도 내가 이 차를 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이건…”강남구 페라리 매장 책임자가 어떻게 이 옥패를 모를 수 있을까?책임자는 놀라 얼굴이 어두워지며 그전의 방자함은 사라졌다. 궁상맞아 보이는 강책이 최고 등급의 옥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페라리 국내 총대리점 임가영이 선물한 옥패가 분명했다. 이 옥패를 가진 사람은 부유하고 고귀하며 신분이 높은 사람으로 양광과 같은 어중간한 부잣집 아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책임자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강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말들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강 선생님이야말로 저희 매장에 제일 귀한 고객입니다. 선생님이 원하시는 차 뭐든 구매하세요.”강책이 물었다. “그럼 방금 본 그 차는…”“당연히 강 선생님 차입니다! 누구도 못 가져가요!”책임자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강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민
힘으로 강책을 못 이기는 것은 그렇다 쳐도 재력과 인맥까지 강책에게 밀리니 양광은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 모든 남자는 자신을 거부했던 여자가 처참히 무너지길 바란다. 양광 또한 정몽연에게 망신을 주고 당시 그녀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강책이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다. 힘, 재력, 인맥 모두 강책의 완벽한 승리이다. 정몽연이 올바른 선택을 했으며, 양광은 정몽연과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양광에게는 하지미가 딱 어울린다. 4S 매장 안.정몽연은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었다. ‘양광이 왜 쫓겨나지?’‘강책이 어떻게 귀한 손님이 된 거지?’‘이게 다 무슨 일이지?’정몽연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것은 양광이 강책에게 졌다는 사실이다. 이것으로 만족한다!정몽연이 강책의 손을 더욱 꼭 잡으며 설레었다. 강책이 재벌 2세인 양광보다 더 대단할 줄 생각도 못했다.정몽연은 강책과 같은 사람하고 결혼해서 너무 행복했다. 강책은 옥패를 주머니에 넣었다.강책이 카트로 결제를 하고 차를 양도받았다. 책임자는 모든 절차를 끝내고 친절하게 증정품을 모두 챙겨줬다. 강책이 자신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할까 봐 일어나지 않을 일들까지 모두 말하며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신을 찾으라며 굽실거렸다. 엄마보다 더 다정했다.마침내 강책은 차를 받았다. 강책은 정몽연에게 차 키를 주며 말했다. “새 차야, 네가 운전해 봐.”정몽연은 페라리 자동차 키를 멍하니 쳐다봤다. ‘10억 짜리 차를 사는 건 너무 사치스러운 거 아닌가?’그리고 강책이 이렇게 큰돈이 어디서 났는지 의심스러웠다. “강책아.”“응?”“솔직히 말해봐. 너 돈 어디서 났어? 그리고 그 책임자 태도가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돌변해?강책이 웃으며 옥패를 꺼냈다. “이것 때문이지.”“옥패?”“맞아, 내가 요 며칠 의학공부 한다고 했잖아? 내가 언제 한 번 퇴근길에 페라리 회사 한 임원을 구해줬더니 이 VIP 옥패를 줬어.”정몽연이 고개를 끄
새 차를 운전하는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좋았다. 비싼 게 좋다는 말이 맞았다. 천만 원 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정몽연은 처음에 비싼 돈을 주고 차를 사는게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막상 운전해 보니 10억짜리 페라리가 주는 행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이 좋았다. 계속해서 운전하고 싶고 차에서 살고 싶을 정도였다.강책은 조수석에 앉아 즐거워하는 정몽연을 보고 덩달아 행복했다. 정몽연이 차 선물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때 강책의 핸드폰이 울렸다. “따르릉~~’강책이 전화를 확인했다. 침몽 하이테크 정해에게 걸려 온 전화였다.‘정해 삼촌?’강책은 어리둥절했다. 강책은 침몽 하이테크를 안 간지 너무 오래됐으며 그곳은 이미 정해가 관리를 하고 있었다. ‘회사에 무슨 일이 생겼나?’강책이 전화를 받았다.“네, 삼촌. 무슨 일 있어요?”“도련님, 안되겠어요. 빨리 서강 연안으로 오세요. 일이 생겼어요!”서강 연안은 공모의 무덤이 있기 때문에 민감한 곳이다. 그곳도 정가 집안에서 철거하고 개조를 해서 일이 생기면 안 된다. 동생 강모의 무덤의 일이라면 강책도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겼을까 두려워진다. 강책이 자세히 물었다. “삼촌, 그냥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무슨 일이에요?”“아…”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정해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해는 매번 침을 먼저 삼키며 이야기를 꺼낸다. 그럴수록 더욱 무섭다. 정해는 용기를 내어 강책에게 말했다. “둘째 도련님 무덤이…”정해의 말을 듣고 강책의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강모 무덤이 왜요?”“누가 둘째 도련님 무덤을 파 버렸어요!!!”쾅!!!강책의 머릿속은 마치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동생이 비참하게 죽었는데 무덤까지 이렇게 되다니, 형으로서 자격이 없다!‘누구지?’‘도대체 누구 짓이지?’강책은 두 손을 움켜쥐며 눈까지 빨개졌다. 살기가 온몸에 가득했다. 옆에 있던 정몽연도 강책의 살기를 느꼈다. 기쁨의 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입을 다물고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도착한 현장에서는 묘비가 산산조각으로 박살이 났고, 무덤은 누군가에 의해 크게 파인 흔적이 남았다. 안에 있던 골분 상자는 종적을 감추었고, 현장은 난장판이 다름 없었다. 강책은 주먹을 더욱 세게 쥐었다. 정몽연은 현장을 보고나서야 강책이 화내는 이유를 깨달았다. 동생의 죽음이 이런 식으로 모욕당하는 것을 그가 절대로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정해가 입을 열었다.“오늘 아침에 모르는 번호로 제사를 지내야 할 것 같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무슨 뜻인지 잘 몰랐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상대방이 또 다른 말은 하던가요?”“아뇨.”“돈 달라고 하지는 않던가요?”“아뇨.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아니라면 남은 이유라고는 복수를 위한 짓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강책에게 원한을 품고 있으며 강모의 무덤위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금만 생각해도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천정그룹, 그들이 분명했다. 이때, 강책이 파인 무덤속에 바위 밑에 깔린 편지를 발견했다. “응?”그는 무덤 안으로 들어가서 편지를 꺼내 펼쳐보았다. 안에는 ‘유골함을 되찾고 싶다면 내일 아침9시, 녹해국제호텔 로비로.’ 라는 문구가 써져있었다. 신분에 관한 내용은 써져있지 않았지만 약속장소가 천정그룹에 속해 있었기에 그의 예측이 정확히 맞은 것과 다름 없었다. 강책은 무덤에서 올라오고는 천천히 자리를 떴다.정몽연이 다급해하며 “책아,어디가?” 라며 두려운 말투로 물었다. 강책은 그저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겼어.” 라고 답할 뿐 이였다. 정몽연은 강책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 깊은 속에서 불안함이 치솟았다. 지금 강책의 모습은 분노로 가득 차 자칫하면 사고를 낼 것 같았다. 그녀는 강책에게 “책, 침착해, 일단 신고하러 가자!” 라며 큰소리로 외쳤다. 정몽연의 외침에도 강책은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계속 멀어져갔다. 강모의 무덤을 파고, 유골함을 이용해 자신을 부르는 상대에게 자신의 무덤을 어떻게 팠는 지 똑똑히 알려주겠다고 생각했다
순식간에 하루가 지나고, 그 다음날 새벽.녹해국제호텔 앞에 한 검은색 링컨차량들이 멈추었다. 차에서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 100여명이 내렸다. 모두들 반삭을 하고 있으며, 살기가득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황금십이간지의 황소, 천칭, 사수,대게 총 4명이 제일 앞 쪽에서 섰다. 무리들이 나뉘고, 강책이 무리들 사이에서 천천히 걸어나왔다. 고개를 들어 호텔의 이름을 보고는 무리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기세 드높은 무리들이 호텔 로비로 들어갔지만 호텔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치 강책과 그의 무리들을 환영해주기 위해 준비한 듯 개미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상대가 파놓은 함정, 또는 공모였다. 무리들은 숨어있을 적들을 예상해 주먹을 꽉 진채로 전투준비상태로 들어갔다. 하지만 정작 연약해보이는 여성이 편지를 들고 부들부들거리며 강책앞으로 다가갔다. 손을 벌벌떨고는 “여,여기” 라며 편지를 그에게 건넸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다면 처음으로 받은 편지가 함정이였다는 뜻인가? 두번째 편지는 무슨 뜻인 거지? 강책은 그제서야 이번에 상대해야하는 적은 지금까지 겪었던 사람들과는 다른 레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천정그룹보다 더 뛰어난 사람인건가? 그는 편지를 받고는 펼쳐보았다.편지에는 ‘혼자서 호텔 뒤로 나와서 우리가 준비한 차를 타서 떠나.’ 라는 한 마디가 써있었다. 강책은 어이없는 듯 “허허.” 라며 웃었다. 보아하니 상대는 사전에 강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는 듯 했다. 강책 부하직원들의 능력을 알고있어 일부러 그를 혼자 빼내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에 강책은 전혀 두려워하지도, 당황하지도 않았다. 그는 편지를 바닥에 내팽겨쳤다. 무리에게는 제자리에 있으라며 지시했고 혼자서 호텔 뒤로 빠져나갔다. 뒤쪽 문에는 작은 하얀색 차가 주차되어있었다. 강책은 그대로 차 문을 열고, 탄 뒤 호텔을 떠났다. 한편, 숨겨진 작은 방안에 손영정과 서문준이 소파에 앉아 손재언의 계획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의 계획대로라면 호텔안에서
한편, 강책이 탄 차량은 얼마 가지 않아 멈추었다. 기사는 강책을 오래된 골목길 앞에 내려주었다. 골목길 앞에는 7-8살짜리 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강책의 몸을 구석구석 살피고는 핸드폰,다른 물건등을 빼고는 단 하나의 물건도 가져가지 못하게 하였다. 검사가 완료된 후, 강책은 골목안으로 들어갔다. 표시를 따라 작은 집의 앞에 다다랐다. 여기는 아마 상대가 숨어져있는 곳이 아닐까? 만약 적이 매복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적을 이기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심을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그렇게 쉬운 사람이 아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키고, 문을 열었다. 칼이나 철몽둥이가 날아 오거나 건장한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던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안쪽에는 70살 정도 되보이는 노인이 뜨개질을 하고 있는 것이였다! 강책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뭐하는 거지? 두번의 허탕에 그는 슬슬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곧인내심의 한계였다. 노인은 손의 뜨개질을 멈추고는 자신 뒤에 있는 작은 문을 가리키며 “뒤 쪽 문으로 가세요,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라고 말했다. 강책은 바로 작은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보이는 것은 한대의 세발 리어카였다. 상대가 계획한 것을 보고 강책은 흥미를 느꼈고 초조함을 억누르며 리어카를 타고 자리를 떴다. 한편, 어두운 방안.손영정은 귀를 긁고 턱을 쓰다듬고는 “동생, 이게 대체 뭐하는 거냐니까? 저기만큼 매복하기 쉬운 곳은 없어. 그냥 몇 명 불러서 죽이면 되는 거잖아? 번거롭게 왜 그래?”라고 말했다. 손재언은 눈을 뒤집어 까면서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네 머리로는 매복밖에 안 떠오르는 거야? 강책이 어떤 놈인지 내가 다 알아보고 왔어. 절대로 쉽게 죽을 놈이 아니야. 게다가 저 놈 부하들이 위치측정으로 골목길로 들이 닥칠 수도 있어. 그럼 우리쪽에서 준비한 사람들은 주먹도 못 쓰고 끝날거야.” 손재언은 스크린을 바라보고는 차가운 미소를 보이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아 그리고 원래 가면 갈수록 식는
공장창고의 철문이 열리자 강책은 혼자 안으로 들어갔다. 창고 안에는 7-8명의 남자가 쌓아올린 철관위에 앉아 그를 반겼다. 각자의 손에는 날카로운 비수를 들고 있었다. 이 무리는 손영정이 직접 뽑아 만든 무리로, 자신의 부하들 중 제일 우수한 사람들로만 모았다. 강책은 중앙의 넓은 공간을 향해 다가갔다. 양 옆에 있던 남자는 날렵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마치 매가 토끼를 사냥할 때 나오는 눈빛이였다. 만약 일반인이였다면 그의 눈빛에 이미 달아나거나 몸이 얼어 움직이지도 못하고 몸만 덜덜떨다가 자리에 주저 앉았겠지만 강책은 그의 눈빛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창고의 끝에는 승강기가 놓여져 있었다. 승강기 위로는 정장을 입고 금색안경테의 남자가 서있었다. 서문준이였다. “강책, 오랜만이야.” 강책은 그의 인사에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고, 5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그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서문준이 손가락을 튕기더니 한 직원이 버튼을 눌렀다. 승강기는 7미터 이상으로 올라갔다. 강책이라 할지라도 이 높이는 올라가지 못했다. 서문준은 몸 뒤에서 목제상자를 꺼내고는 탁탁-치며 “아, 이걸 받으러 온 거겠지?” 라고 말했다. 그 상자는 강모의 유골함이 분명했다. 강책의 두 눈에는 분노로 가득찼고,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주먹을 꽉 쥐자 뚜둑뚜둑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서문준은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강책, 일이 여기까지 온 건 다 네 잘못이야. 그래, 네 동생 강모는 우리 천정그룹이 죽인 거나 다름없어. 내가 죽이라고 했어. 처음부터 그 놈이 고분고분히 우리한테 침몽하이테크 관련 주식을 팔았으면 그런 끝은 안봤을 거라고. 고집을 왜 그렇게 부려서 말이야! 다 그 놈 잘못이라고! 내가 그의 모든 거래수단을 다 막았지. 그러더니 2조 3천억이라는 빚이 생겼지 뭐야? 그래서 매일 가서 돈 달라고 협박했지. 매일 찾아가니까 그 녀석 주변의 사람들도 하나둘씩 떠나가더라고, 결국에 그 녀석 생활을 망쳐버린 셈이 됐지. 너무 찾아가니까 더 이상 살고 싶지도 않았겠지?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