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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1화

도착한 현장에서는 묘비가 산산조각으로 박살이 났고, 무덤은 누군가에 의해 크게 파인 흔적이 남았다. 안에 있던 골분 상자는 종적을 감추었고, 현장은 난장판이 다름 없었다. 강책은 주먹을 더욱 세게 쥐었다. 정몽연은 현장을 보고나서야 강책이 화내는 이유를 깨달았다. 동생의 죽음이 이런 식으로 모욕당하는 것을 그가 절대로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정해가 입을 열었다.

“오늘 아침에 모르는 번호로 제사를 지내야 할 것 같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무슨 뜻인지 잘 몰랐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상대방이 또 다른 말은 하던가요?”

“아뇨.”

“돈 달라고 하지는 않던가요?”

“아뇨.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아니라면 남은 이유라고는 복수를 위한 짓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강책에게 원한을 품고 있으며 강모의 무덤위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금만 생각해도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천정그룹, 그들이 분명했다. 이때, 강책이 파인 무덤속에 바위 밑에 깔린 편지를 발견했다.

“응?”

그는 무덤 안으로 들어가서 편지를 꺼내 펼쳐보았다. 안에는 ‘유골함을 되찾고 싶다면 내일 아침9시, 녹해국제호텔 로비로.’ 라는 문구가 써져있었다. 신분에 관한 내용은 써져있지 않았지만 약속장소가 천정그룹에 속해 있었기에 그의 예측이 정확히 맞은 것과 다름 없었다. 강책은 무덤에서 올라오고는 천천히 자리를 떴다.

정몽연이 다급해하며 “책아,어디가?” 라며 두려운 말투로 물었다. 강책은 그저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겼어.” 라고 답할 뿐 이였다. 정몽연은 강책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 깊은 속에서 불안함이 치솟았다. 지금 강책의 모습은 분노로 가득 차 자칫하면 사고를 낼 것 같았다. 그녀는 강책에게 “책, 침착해, 일단 신고하러 가자!” 라며 큰소리로 외쳤다. 정몽연의 외침에도 강책은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계속 멀어져갔다. 강모의 무덤을 파고, 유골함을 이용해 자신을 부르는 상대에게 자신의 무덤을 어떻게 팠는 지 똑똑히 알려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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