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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0화

서총은 남자였지만 어느 여자보다 더 독하게 말했다.

이 말을 하자 정몽연은 마음이 매우 불편해졌고, 강책이 정말로 밖에서 허튼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두려워하는 게 아닌, 한 여자로서 송년의 밤에 자신의 곁에 있는 것이 아닌 야근을 택했다는 것에 외로움을 느꼈다.

사람이 많을수록 이런 고독함은 더욱 깊어진다.

정몽연은 머리를 푹 숙이고 젓가락을 놓았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화를 내고 싶었지만 어떻게 내야 할지도 몰랐다.

그저 슬픔과 원망만 가득했다.

정계산은 딸이 괴롭힘당하는 것을 보자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서총,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우리 집 강책은 인품이 훌륭해서 그런 짓은 절대로 하지 않아.”

“그래요?”

왕지용이 웃으며 말했다.

“계산아, 내가 널 나무라는 게 아니야, 근데 넌 너무 무방비한 것 같네. 너희 집 강책은 보기에 인품이 훌륭해 보이지만, 현실은? 능요 같은 대스타까지 곁에 두는데, 하물며 웬만한 아가씨는 어떻겠나? 말로는 야근을 한다 하지만 실제로 뭘 할지 누가 알겠나?”

정계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식탁 위의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어 갔다.

서총은 타이밍이 되었다고 생각하자, 아름다운 상자를 꺼내 식탁 위에 놓았다.

“송년의 날이니, 아버지에게 드릴 선물 하나를 준비했습니다.”

“열어보세요,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원래 이 선물은 강책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서 그의 면전에서 열었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아쉽게도 강책이 없었다.

하지만 강책이 없어도 상관없었다, 강책의 아내와 장인, 장모가 모두 있으니 그들을 모욕하는 것은 강책을 모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총은 그동안의 원한을 강책네 가족에게 모두 털어놓아야 했다.

강책이 돌아와서 식구들이 울적해 하는 모습을 보면, 틀림없이 다급하고 화가 나겠지만 달리 방법도 없을 것이다.

이 생각을 하자, 서총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기쁨을 느꼈다.

왕지용은 당연히 그의 사위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고, 손을 뻗어 상자를 열자 오래된 테이프가 놓여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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