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좀 차리라고.”“연기 선생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마, 나 없으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야!”“가자.”기영자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누흔열의 손을 잡고 교실에서 나왔다. 누흔열은 임지란에게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다른 학생들도 하나 둘 교실을 나가고 임지란을 일으켜 세워줄 사람 한 명도 없었다. 백강 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은 모두 자기 자신밖에 몰랐다. 임지란은 생각할수록 억울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목걸이를 풀러 펜던트를 열었다. 그 안에는 있는 남자 사진이 있었다. “한비야, 어디 있니? 너무 보고 싶어.”“너 다시 만나려고 귀국한 거야.”“한번만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어.”“한비야…”임지란은 두 손으로 펜던트를 끌어안고 대성통곡했다. ......한편 기모 엔터테인먼트에서는 감독과 촬영팀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이 함께 촬영 중이었다. 감독은 몇 명의 작가들과 함께 매일 밤늦게까지 대본을 수정했다. 홍보 담당 스태프는 누흔열에 대한 기사를 다 내리고 능요를 홍보해 인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렸다.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한 달간의 노력 끝에 기모 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웹 영화 촬영을 마쳤다. 신데렐라가 왕자를 쫓아다니다가 결국 공주라는 것을 알게 되고 왕자는 평범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랑하며 영원히 함께 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능요가 여자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영화의 완성도가 높은 데다 능요의 열연까지 더해져 매우 훌륭했다. 내부 상영을 마친 후 강책은 매우 만족했다.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 후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영화가 3대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갔다. 그리고 책임자들과 홈페이지 첫 화면 추천 영화 자리에 대해 상의를 했다. 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다. 하지만 어찌 예상할 수 있었을까….정단정이 강책에게 안 좋은 소식을 전했다. “3대 동영상 사이트에서 추천 영화 자리에 올리는 것을 다
강책이 버럭 화를 내자 정단정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결국 강책과 함께 3대 동영상 사이트 회사 사무실에 왔다. 먼저 ‘기괴한 동영상’회사로 갔다. 사무실에 오자 기이한 동영상의 사장 원우창이 강책을 소파로 안내하고 차와 간식을 대접하며 극진히 대접했다. 원우창이 생글생글 웃으며 물었다. “강 회장님 오늘 한가하시나 봐요?”강책이 손사래를 치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오늘 한 가지 짚고 넘어가려고 왔어요. 사장님 사이트에 저희 회사에서 투자한 영화 추천 영화에 올려줄 수 있나요?”원우창이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 “강 회장님, 기모 엔터테인먼트 제작한 영화라면 말할 것도 없죠. 메인 화면 자리에 올려줄 수는 있지만... 문제는 지금 자리가 아예 없어요.”“강 회장님, 좀 기다려 주시겠어요? 한 달에서 두 달 후에 자리 나오면 바로 올려드릴게요. 어떠세요?”강책이 속으로 웃었다. ‘한 달에서 두 달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무자비한 자본으로 거액을 쏟아부었으니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더구나 원우창은 누가 봐도 핑계를 대는 것이다. 한두 달 후에도 지금처럼 아무런 결과가 없으면 오래 끌수록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원우창은 강책에게 밑 보이지 않으면서 알아서 물러나게 하려고 기다려 달라는 핑계를 대는 것이었다. 이때, 사무실 문이 열리고 남자와 여자가 들어왔다. 이들은 바로 백강 엔터테인먼트의 기영자와 누흔열이었다. 원우창이 그들을 맞이했다. “기 감독님, 누 배우님 벌써 오셨네요. 제가 모시러 간다 해도 참.”기영자가 웃으며 말했다. “원 사장님, 괜찮습니다.”강책에게 화가 풀리지 않은 누흔열이 일부러 말을 걸었다. “어머, 기모 엔터테인먼트 사장님 여기까지 직접 오시다니, 무슨 중요한 얘기하나 봐요?”원우창이 웃으며 말했다. “별일 아니에요. 강 사장님도 백강 엔터테인먼트랑 마찬가지로 메인 자리 때문에 오셨어요.”기영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원 사장님, 그 자리 이미 저한테 주겠다고 약속
맞는 말 이였다. 화제가 되면 되는 이 시대에, 아무리 잘 찍어봤자 인지도 있는 연예인 한명도 없는 영화는 망하기 일쑤였다. 돈 밖에 모르는 원우창은 메인에 이런 영화를 올리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고 마지막으로 “원사장님,저희한테 메인 줄 생각 없다고 하신 말씀에는 변함이 없는거죠?” 라며 그에게 물었다. 원우창은 헛웃음을 지으며 답했다.“저는 여전히 예전과 같은 생각입니다. 기모엔터테인먼트 작품이라고 해서 이렇게 까지 봐 준거지, 다른 작은 회사 였으면 몇 글자도 안써서 보냈을 겁니다.” 그의 말에 강책은 몸을 일으키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 그럼 저희 작품은 본 회사에서 방영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원우창은 “방영하지 않는다고요? 쯧쯧, 저희 기이TV한테는 큰 손실이네요, 아까워라.”라며 비꼬듯 말했다. 강책은 그의 태도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정단정도 그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그들의 뒤에서 누흔열은 기뻐하는 말투로 외쳤다.“강사장님, 이 누흔열의 몸값을 이제 좀 아시겠어요? 후회 하시죠? 근데 어쩌나, 후회해도 소용없어요. 사람보는 눈이 1도 없는 사람이 차린 회사는 뭘 해도 다 망해요, 회사 부도 나시길 바랄게요!” 그녀의 말을 들은 정단정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밖으로 나와서야 그녀는 길 옆에 있던 작은 돌맹이를 발로 차면서 “어우, 무슨 저런 애가 다 있어? 조금 잘나간다고 허세 부리는 것 봐. 원우창도 그래, 무슨 사람이 눈에 돈 밖에 없어?”라고 화풀이를 했다. 강책이 “다른 두 회사도 여기랑 같아?”라며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했다.“다른 두 군 데도 다를 건 없었어. 유명연예인이 없으니 뜨지도 못 할 거라면서 메인은 절대 안된데, 강사장, 우리가 틀린 걸까?” 그녀의 말에 강책은 “틀려? 너까지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면 진짜 틀린거지 뭐. 근데, 주사 생방송이라고 기억나? 라이브 업계는 내가 다 따내올 수 있어, 방송 플랫폼도 말이야!
정단정을 통해 협상은 순리롭게 흘러갔고, 기모엔터테인먼트의 웹영화 “운명적 만남”이 슬로우 플랫폼에서 방영되었다. 영화를 다양하게 홍보하는 영상이 제일 큰 메인위치에서 빛났고, 슬로우 플랫폼만 열어서 어떤 작품을 보든 이 영화와 관련 된 홍보를 지나 칠 수 없었다. 이 외에도, 방송 스트리머에게도 광고를 넣어 그의 팬들도 이 ‘무명연예인들’의 영화를 손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모엔터테인먼트는 판다, 사자, 전기의 플랫폼에도 광고를 넣어 슬로우 플랫폼으로 접속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렇게, “운명적 만남” 가 뜨기도 전에 누흔열이 맡은 웹영화 “여자 알아보기” 이 개봉하자마자 그녀의 남성팬들이 우르르 몰려와 시청했고, 게다가 누흔열을 모르는 사람들도 섹시한 썸네일 사진을 보고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영화는 순식간에 인기차트에 올랐다. 첫날은 “여자 알아보기” 의 완승이였다. 기모엔터테인먼트 회사 안, 강책이 소파에 기대어 슬로우 플랫폼의 발전상황을 보고 있고 정단정은 사무실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한숨이 끊이지 않게 내쉬고 있었다. 그녀는 조급한 말투로 중얼거렸다.“웹 영화는 개봉후의 그 바로 몇일 뒤가 중요해. 특히 첫날이 제일 중요한데, 첫날부터 너무 처절하게 졌어. 생각해 낼 수 있는 수단은 다 썼다고. 빚진 건 그렇다쳐, 19억 투자도 그렇다쳐, 근데 우리 쪽이 너무 손해를 보고 있는 게 문제야. 게다가 우리가 사놓은 뉴스랑 기사도 홍보에 쓰지도 못했는데, 돈만 날렸어.” 정단정은 말하면 말할수록 화가 났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극도의 조급함 이였다. 하지만 강책은 다른 계획도 세우지 않을 뿐더러 평온하게 “우리 영화에는 유명연예인이 없잖아. 게다가 이제 막 성장선을 탄 슬로우 플랫폼에 넣었는데, 첫날은 지는 게 당연하거 아니야? 왜이렇게 걱정을 하고 그래?”라고 말할 뿐이였다. 그는 첫날의 반응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단정이 물었다.“그럼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할 생각인데?”강책이 “기다려.” 라고 답했다. “
첫 번째, 영화감상평이 아주 나빴다. 조회수는 굉장히 높았지만 후기에는 영화의 줄거리, 연기 실력에 대해 칭찬하는 댓글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유일한 칭찬은 ‘여주 몸매 이뻐요.’라는 글 뿐 이였다. 후기 별점은 계속해서 떨어져 갔고, 결국 총 10점만점에 2.2점을 평가받았고, ‘쓰레기 영화’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두 번째, 평균 시청 지속 시간이 매우 적었다. 조회수는 높았던 이유는 삼대 방송 플랫폼때문에 잠시 들어왔던 것이고, 영화에 흥미가 생겨 들어온 시청자는 거의 없었다. 거의 조회수의 절반은 3분만 보다가 영화를 껐고, 남은 20%는 10분, 15%는 20분, 12%는 50분으로 3%만 영화를 완벽하게 시청을 한 것으로 통계가 나왔다. 즉, 10명중에 3명만 시청을 했다는 뜻으로, 영화에 대한 모욕이 분명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금만 보다가 영화를 껐고 조회수는 높았지만, 실제로 시청 시간은 극히 적었다. 이 영화와 반대로 기모엔터테인먼트의 ‘운명적 만남’영화가 입소문을 타 순위가 높아지고 있었다. 여러 플랫폼에서 이 영화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담은 감상평이 올라왔고, 유일한 단점은“유명연예인이 없다”이였다. 하지만 이 단점은 군중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유명연예인이 없는 게 단점이라고? 연기 실력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그러니까, 얼굴만 있고 연기 실력은 없는 역겨운 영화보다는 백배 낫다고 생각해.”여론은 기모엔터테인먼트의 계획대로 흘러갔다. 영화의 질량도 높았다. 여주인공 능요는 연기 뿐만 아닌 외모도 출중하여 남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고, 누흔열의 외모를 보고 영화를 시청한 남자팬들처럼 여주인공의 외모를 보고 능요를 보러 온 남자들이 많았다. 입소문을 탄 영화 ‘운명적 만남’ 는 역주행을 통해 점점 인기가 올라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회수 1위를 차지했다. 덕분에 슬로우 플랫폼과 삼대 방송 플랫폼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혀졌다. 기모엔터테인먼트가 해낸 것이다! 사무실에서 강책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소파에 앉아 통계를 보
정단정은 갸우뚱하며 물었다.“강책, 뭐하려고?” 그녀의 질문에 강책은 웃기만 할 뿐, 대화 주제를 전환했다.“회사에 남은 찻 잎 없나?”“찻 잎? 그건 있지.”“조금만 줄래? 뜨거운 물 까지 같이.”“응?손님 오는 거야?”“곧 올거야.” 대화가 끝나자마자 비서가 사무실로 들어왔다.“정사장님, 강사자님, 기이TV의 원우창 사장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정단정은 이해가 가지 않는 말투로“원우창?그 사람이 여길 왜 와?” 이라고 말했다. 강책은 “기다리던 손님이 찾아온 것 같은데, 들어오라고 해.” 라며 미소를 지으며 비서에게 답했다. 씁쓸함과 슬픔이 섞어져 있는 가짜 미소였다. 원우창은 들어오며 “아이고, 강사장님, 정사자님, 또 만났네요. 잘 지내셨는지요?” 라며 먼저 입을 열었다. 정단정은 저번 일이 떠올라 그를 상종하는 것 조차 싫어 거리를 두었다. 강책은 아무렇지 않은 듯 그에게 답했다.“원사장님, 어떻게 찾아오셨는지요?”“하하, 저희들은 친구 아닙니까?” 친구? 대체 누가 누구랑 친구란 말인가? 정단정은 원우창의 말을 듣고는 토가 나올 지경이였다. 강책은 손사래를 치며 “찾아오신 용건이 궁금합니다. 바로 말해 주시죠.” 라고 답했다. 이때, 부하직원이 차를 만들어 탁자에 두었다. 원우창은 어떻게 입을 열지 몰라 찻잔을 들고는 만지작 거렸다.“다른 일이 아니라 ‘운명적 만남’웹영화에 대한 일을 좀 의논해보고자 찾아온 겁니다. 저희 기이TV에서도 방영하게 해주면 안 될까 싶어서 말이에요.” 그의 말을 듣고 정단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저번에 찾아가서 정성을 다해 부탁했을 때는 상종조차 하지않고, 거절하기에 급급했던 사람이 무슨 낯짝으로 다시 찾아와서 자신의 회사로 방영하게 해달라는 소리를 하는 꼴이 어이가 없었다. 강책은 입꼬리를 올리며 “저번에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메인 자리는 안 주시겠다고.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답했다. 원우창이 급하게 다시 말했다.“아닙니다! 강사장님 오해십니다. 메인자리에 꼭 올려드리겠습니다.
”‘운명적 만남’ 을 통해 기이TV에 들여온 돈 모두 다 제가 갖는다는 뜻 입니다.” 전부 다 라니? 방영을 해주는 의미도 없고 손해만 보는 장사를 하라고? 원우창은 한 평생 일을 해온 사람으로 산전수전 다 겪어본 사람 이였지만, 이런 황당한 제안은 처음 들었던 것이다. 정단정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도 예능/방송 관련 업계에 수년간 몸을 담고 있었지만, 강책처럼 이런 제안을 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실 원우창이 6대4의 제안도 나쁘지 않았기에 강책이 왜 이런 무모한 짓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원우창은 눈살을 찌푸리며 “강사장님, 그럼 제 쪽에서 너무 손해를 보는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강책은 아무렇지 않게 “손해요?그럼 안하셔도 됩니다. 계약은 없던걸로 하죠, 나가주세요.”라며 답했다. 원우창은 이빨을 깨물고는 “강사장님!!!!!” 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자리를 뜨고 싶었지만 잠시 생각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나가지 않았다. 다시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좋습니다. 저희 플랫폼에 방영만 해주신다면, 한푼도 받지 않겠다는 조건도 받아드리겠습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좋아요.” 라고 답했다. 예의 바르게, 정성껏 부탁했을때 는 무시하더니 이제 다시 찾아와서 부탁하면 가격을 올려서 콧대를 납짝하게 해주는 게 강책의 방식이였다. 계약서에 싸인을 한 뒤, 원우창은 강책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강사장님, 사실 지금 굉장히 기분나쁘지만 정말 존경하게 됐습니다. 절망의 순간을 기회로 삼아 성공을 이루셨으니까요!” 그의 칭찬에 강책은 여전히 같은 태도로 차를 들고는 “과찬이십니다. 차 드시죠.” 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를 다 마신 원우창은 자리를 떴다. 정단정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강책, 너 대단하다. 기이TV 메인자리도 모자라서 이익을 다 가져가겠다고 계약까지 하다니! 근데 이런 무례한 조건을 왜 원우창 저 사람이 받아 들인거지?”라고 말했다. 강책은 웃으면서 물었다.“
백공엔터테인먼트, 회장 사무실안. 분위기는 삭막했다. 백신광은 얼굴에 핏대를 세우고 주먹을 쥐며 컴퓨터에 나오는 통계를 바라보았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기영자, ‘여자 알아보기’ 조회수가 첫 개봉 날만 대박 터지고 지금은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설명 해줄래? 평균 시청 시간은 이게 뭐야? 통계가 잘못 된거 아니야? 들어온 사람이 2분도 안돼서 껐다는 뜻이냐고!” 그의 말이 맞았다. 기영자옆에 서 있던 누흔열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첫날의 성공을 맛보고는 그 맛이 쭉 이어갈 줄 알았지만, 모두 삼대 플랫폼 덕으로 인해 조회수가 높은 ‘가짜 성공’이였고, 영화가 재밌다는 이유가 아니였다는 걸 그들이 알았을리 없었다. 시간이 좀 지나서야 그들의 영화 수준, 질량이 어땠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조회수의 폭락과 비판하는 후기가 점점 늘자 주연 누흔열과 백공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악플이 쏟아졌다. 그리고 삼대 플랫폼에서 동시에 영화를 내렸고, 이익을 낼 수 없었다. 그가 제일 화가 난 것은 기모엔터테인먼트의 ‘운명적 만남’ 이 순위에 올라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 이였다. 영화는 폭발적 이였고, 영화의 주연인 여자연예인 능요를 무명에서 순식간에 대스타로 만들었다. SNS팔로워는 천만을 돌파했고, 후기, 이익, 인기, 조회 모두 기모엔터테인먼트 첫 웹영화의 성공으로 향했다. 그 반대로 백공엔터테인먼트는 57억이라는 손해를 보았다. 백신광이 분노를 내뿜는 도중에 기영자가 기침을 하고는 책임을 떠넘기며 말했다.“백사장님, 저희에겐 아무 잘못도 없어요. 다 기모엔터테인먼트가 계획한 거에요. 저희 작품을 망가뜨리려고 기사나 뉴스를 이용 한거라고요! 이건 저희가 잘못한게 없어요, 저쪽이 나쁜 거죠.” “허허!” 백신광은 도덕쪽에서 부족했을 뿐이지, 바보는 아니였다. 이 업계에서 십 몇년을 일했는데, 그가 이 상황을 몰랐을 리 없었다. 그는 기영자를 째려보고 손사래를 치며 “됐어, 더 이상은 듣고 싶지도 않으니까. 일단 나가봐. 아 그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