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중앙을 맞은 임지란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배를 움켜잡고는 쓰려졌다. “이 아줌마가, 누굴 때릴려고? 확 맞아봐야 정신차릴래?”기영자는 임지란의 머리카락을 잡고는 뺨을 내리쳤다. 이 순간, 회사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누흔열은 바로 그에게 달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기감독님, 좀 조용히 해요. 여긴 백사장님 구역이라서 자칫하면 또 혼나세요.” 기영자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임지란의 머리카락을 잡고있는 손을 놓고는 “백사장님덕에 산 줄 알아, 다음에 내 눈에 보이면 죽을 줄 알아! 알겠어?” 라고 말하고는 침을 뱉고 누흔열과 함께 황급히 자리를 떴다. 임지란은 아픔과 치욕이 동시에 밀려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주위사람들은 그녀에게 휴지 한장 내주지 않을 언정, 그런 그녀를 비웃기 시작했다. 이런 백공엔터테인먼트는 점점 나락세를 타고 있었다. ... 햇빛이 내리쪼고, 꽃 냄새가 풍겼다.온 몸이 상처인 임지란은 혼자 화해공원으로 가 계단에 앉았다. 크리스탈 목걸이를 만지막거리며 기억의 남자를 되짚으며 중얼거렸다.“한비씨, 지금 어디있어요? 살아는 있는거에요? 보고싶어요.”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책이 “란이모님.” 라며 그녀를 불렀다. 임지란은 목걸이를 숨기고 눈물을 닦고는 그에게 미소를 보였다. 그녀는 “책아, 너도 왔어?” 라며 물었다. 강책은 “네, 여기서 아버지랑 동생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요.”라고 답했다. 그는 임지란 옆에 앉자마자 그녀가 울었던 흔적과 몸에 난 상처까지 다 알아보았다. 강책의 안색은 차가워졌다.“란이모, 누가 때렸어요?” “아? 아니야, 아니야 그런거 없어.” “란이모, 저 서경에서 군생활을 5년이나 했던 사람이에요. 맨날 칼에 찔리고 맞는 생활을 살아온 사람이 멍든 흔적하나 조차 못 알아보겠어요? 알려주세요. 누가 그런건지.” 임지란은 강책의 매서운 눈빛을 보고는 기영자의 이름을 내뱉는 걸 원치 않았다. 기영자를 보호하고 싶어서가 아닌 강책이 일
임지란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거리를 서성거렸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가서 죽고 싶었지만, 마지막으로 강한비를 보고 싶어했다. 삶의 압박속에 그녀는 단 한순간도 맘 편히 살아 온 적이 없었다. 하늘에 해가 다 떨어지고, 깜깜한 밤이 되자 힘든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열자마자 눈에 보이는 광경에 기가 막혔다. 기영자와 누흔열이 벌거벗은 채로 안고 있었고, 둘의 분위기는 달달했다. 회사에서 그렇게 했으면 그만이지, 집까지 데리고 오다니, 절망감이 임지란의 몸 깊은 곳에서 치솟았다. “기영자, 너 미쳤어? 여긴 내 집이라고! “ 기영자는 그녀를 보며 차가운 웃음을 내보였다. 그리고는 누흔열의 몸에서 기어나와서는 옷을 한벌 걸치고는 “여긴 내집이지, 네 집이 아니야, 아줌마. 다음부터는 내 허락없이는 여기에 들어올 생각은 꿈에도 하지마. 알아들어?” 라며 차갑게 말했다. 임지란은 인상을 찌푸리며 “우리가 부부로 산 세월은 생각안해? 저딴년이랑 같이 놀아다닌 것도 모자라서 나를 내쫓아?”라고 말했다. 기영자는 “닥쳐!”라고 말한 뒤, 임지란을 바닥으로 밀쳤다. 누흔열이 다가와 “아, 이 아줌마 너무 끈질겨. 내가 봤을 땐 나 질투하는 게 분명해.”라고 말했다. 기영자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맞는 말이야, 10년동안 건드린 적이 없어. 그래 좋아, 너 욕구불만인거지?”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밧줄을 가져오고는 임지란을 의자에 묶었다. 임지란은 안색이 창백해 지더니 “무슨 짓이야? 이거 놔!” 라며 소리를 질렀다. 기영자는 그녀를 바라보며 “아, 이거 안되겠는데, 너무 못생기고 늙었어, 손도 못 대겠는데.”라고 말했다. 이어서 누흔열은 기영자의 목을 껴안고는 웃으며 말했다.“기감독님 같은 분이랑 이딴 여자랑 하는 건 절대 안돼요. 다른 사람 시키는 건 어때요?” “응, 맞는 말이야.” 그리고는 기영자가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 셋째야, 요새 몸은 좀 어때? 여기 말 안듣는 사람이 좀 있는데, 네 친구들 좀 불러서 혼
....어두운 밤, 기영자의 전화 한 통에 셋째와 다른 사람들 모두 그의 집으로 향했다.“셋째야, 형님이 과연 어떤 여자를 남겨두셨을까?” “잘 모르겠어, 근데 젊고 이쁜 여자는 아닐거야.” “그건 당연하지. 그런 여자였으면 당연히 자기가 가져갔겠지, 그 변태같은 새끼 항상 우리한테는 남은 것 밖에 안 주잖아.” “만족하지 그래? 너 같이 못생긴 애한테 남은 거라도 주는 게 어디야?” 일행들은 말을 나누며 가는 와중에, 가로등 아래 어떤 남자가 서있는 걸 발견했다.가로등에 기대어 담배를 피며 담배연기를 뱉고는 묶고 있던 머리를 풀었다. 머리 끈 끝에는 독이 들어간 가시가 숨겨져 있었다. 제일 독특했던 건 그 남자의 손 이였다. 그의 오른 손에 한 손톱이 굉장히 길고,붉고, 도출되어 있으며, 꼬불꼬불하고, 뾰족하여 마치 독고리 같았다. 마치 전갈 같았다. 셋째 무리들은 어쩔 수 없이 그를 돌아서 가야했고 이 순간, 전갈같은 남자가 입을 열었다.“너네, 어떻게 죽고싶어?응?” 셋째 일행들은 동시에 남자를 쳐다보며 멈칫했다.“이 새끼, 뭐라는거야?” 남자는 담담하게 다시 되물었다.“마지막으로 물을게. 어떤 죽음을 원해?” 셋째가 “죽음?”이라고 말한 뒤 웃음을 내보였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너 머리에 총 맞은 거니? 우리는 열몇명이고 너는 한명이야, 왜 우리 죽이려..?” 그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순식간에 남자가 셋째앞으로 다가와서 손가락을 휘젓거리더니 그 손톱이 셋째의 목을 그었다. 순간, 새빨간 피가 쏟아져나왔고, 셋째는 털썩하며 바닥에 누워 죽었다. 서경에서도 싸움 잘하는 사람도 조용히 죽이는 전갈이였기에 이런 건달들은 그의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나머지 일행들은 전갈이 사람을 죽이는 걸 보고는 깜짝 놀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약한 시민들만 괴롭힐 줄 알고, 강한 사람 나타나면 황급히 도망가는 건달이였다. 하지만 전갈에게 걸린 순간부터는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전갈은 1분안으로 독이 들어간 독침
기영자는 눈치가 빨라 일이 잘못됐음을 짐작하고는 문을 닫으려고 했다. 하지만 전갈이 그보다 한 발짝 더 빨랐다. 퍽! 기영자는 전갈의 발길질에 집안으로 굴러 들어갔고, 전갈은 한발한발 들어갔다. 그리고는 문을 닫았다. 기영자는 “뭐하는 거야? 돈 필요 한거야?” 라며 물었다. 전갈은 그런 그를 상종조차 하지않고, 앞으로 직진하여 의자에 묶여있는 임지란에게 다가가 손가락을 가지고는 밧줄을 끊었다. 그리고는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임여사님, 이제 나가셔도 됩니다.” 라고 입을 열었다. 임지란은 어떻게 영문인지 몰라 “아?이게..” 라는 말만 할 뿐이였다. 전갈은 담담하게 “나가셔서 좌회전하시고 큰 길로 직진하시면 사람 한명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라며 그녀에게 말했다.임지란이 상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그녀는 “아, 네 알겠어요.” 라고 하며 그 방을 떠나 큰 길로 직진했다. 방 안에 남은 사람은 전갈, 기영자, 누흔열 세 사람 뿐이였다. 기영자는 벽에 몸을 기대고 한 손에 야구방망이를 들고는 매섭게 물었다.“누가 보내 온 거야? 어떤 놈이야! 당장 말해!” 전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밧줄을 다시 집어서 묶기 시작했다. 기영자는 침을 꼴깍 삼키고 나서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너 내가 누군지 몰라? 대감독 기영자라고! 난 백강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고! 할리우드에도 아는 사람이 몇명인데! 나 건드리기만 해봐! 내가 다 떠들어버리고 다닐 거야!” 전갈은 밧줄을 다 묶고 나서 기영자에게 다가갔다. 기영자는 야구방망이를 들고 전갈을 공격하려 했지만 그 틈도 없이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전갈은 누흔열을 보고는 “너, 와봐.” 라고 말했다. 누흔열은 “아니, 내가 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사람이 죽었어요!”라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전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한 발짝 다가가서는 손 칼을 목에 긋고는 때리고 그녀를 기절시켰다. 이어서, 두 사람의 옷을 다 벗기고는 두 사람의 등을 맞대고는 밧줄로 묶었다. 그리고는 새하얀 이불
차는 한 별장 대문 앞에 섰고, 차 문이 열리자 강책은 임지란을 부축해 먼저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강책이 임지란에게 열쇠를 건네며 말했다.“지란 이모, 이제부터 이 집에서 사시면 됩니다.”“아니……이게 무슨 소리야?”“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아니, 그게 아니라……집이 너무 비싼 것 같아서.”강책은 웃으며 대답했다.“이모가 저희를 돌봐주신 은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게다가 기영자와 이미 사이가 틀어지셨으니 이혼이 불가피한데, 이후에 그 사람과 같이 살 게 아니면 새로운 거처를 구해야 하지 않겠어요?”임지란은 생각을 해 보니 강책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자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맞다, 아까 날 구해준 그 남자는 누구야?”그녀가 물었고, 강책은 대답을 회피해버렸다.“이모를 구해준 사람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이모가 사셨다는 거죠.”“그리고, 이모를 구해준 그 사람은 전부 잊어버리세요.”이때, 임지란은 강책에게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그녀는 강책이 절대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물론 이익만 챙기는 장사꾼도 아니고, 싸움질을 하는 양아치도 아닌, 그에게서 아주 강한 살기를 느꼈다.그것은 여러 해 동안 출정하여 피를 맛봐야지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는 기질이었다.“책아, 네가 5년 동안 군 생활을 했다고 했지. 분명 힘들었을 거야, 맞지?”그러자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전우들이 같이 있어주고, 신념이 뒷받침돼 있어서 힘들지 않았어요.”그는 임지란 곁으로 가서 앉으며 말을 이어갔다.“맞다, 란이모,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어요.”“말해보렴.”“이모가 백강 엔터에서 이직을 하고 저희 기모 엔터에서 일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첫째로, 더 편하게 이모를 보호할 수 있고, 둘째로는 저희 쪽에서 마침 이모같이 훌륭한 연기 선생님이 부족했거든요.”사실 세 번째 이유가 더 남아있었다. 강책은 임지란과 더 오래 함께하며 어릴 적부터 부족했던 모성애를 계속해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임지란은 흔
기모 엔터테인먼트의 발전 추세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었고, 그 후 한동안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 게임 등 모든 방면에서 큰 돌파구를 마련했다.강남구의 엔터테인먼트계가 전면적인 변화를 일으킬 추세였다.이날 강책은 바쁘게 일과를 마친 뒤 원앙 식당에서 휴식을 취하며 도신 섭쟁의 솜씨를 맛보려던 참이었다.섭쟁은 유명해진 뒤로부터 더욱 바빠졌고, 식당도 장사가 매우 잘 되어서 섭쟁 혼자서 일을 하기가 버거워 사람 한 명을 구할 필요가 있었다.강책은 섭쟁과 이 일로 대화를 나누던 중에, 입구에 한 노부인과 두 여자가 들어왔다.노부인은 70살은 되어 보였고, 두 여자는 갓 20살쯤 되어 보였다.“죄송합니다, 식당이 마감되었습니다.”섭쟁이 말했다.“저희는 밥을 먹으러 온 게 아니라, 제 손녀를 데리고 일자리를 구하러 온 겁니다.”노부인이 대답했다.요 며칠 섭쟁은 확실히 보조 한 명을 뽑겠다는 채용 공고를 낸 적이 있었지만, 그의 엄격한 요구로 지금까지 단 한 명도 합격한 사람이 없었다.섭쟁은 위아래로 여학생을 훑어보았고, 그녀는 매우 하얗고 옷차림도 단정하여 보기에 매우 깔끔하고 인상도 나쁘지 않았다.“이름이 어떻게 되죠?”소녀는 할머니를 한 번 쳐다본 뒤 다시 섭쟁을 바라보며 손으로 자신의 입술을 가리키며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노부인이 입을 열어 설명했다.“제 손녀의 이름은 이혜이고, 태어났을 때부터 말을 못 합니다. 그렇다고 제 아이를 아니꼽게 보지 말아 주십시오, 아이가 요리를 너무 좋아하고 섭쟁님의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보아서 당신을 매우 존경합니다. 그래서 섭쟁 님 보조로 일을 하고 싶어 하니 잘 봐주십시오.”그의 말은, 이 여자가 벙어리라는 소리인가?하지만 섭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가지고 있는 손 장애조차도 그가 주방장이 되는 것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벙어리라고 안될 것이 뭐가 있겠는가?그가 몇 가지 질문을 더 하려던 찰나에,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문 앞으로 왔다.넥타이를 매고 정장 차림을 한 사람들은 한눈에
”게다가, 저 여자는 벙어리가 아닙니까.”이 말은 섭쟁을 매우 거슬리게 했다.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출신 없는 요리사가 어떻단 말이죠? 나도 출신이 없는 셰프인데? 벙어리는 또 요리사가 될 수 없나요? 그럼 나 같은 장애인은 더욱더 요리사가 될 자격이 없을 것 같은데?”한차례 질문이 쏟아지자 황우림은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저기……저는 셰프님께 말한 게 아닙니다.”노부인은 이혜를 데리고 그들에게 다가가 직접 말을 건넸다.“섭쟁 선생님 화내지 마십시오, 저희는 마지막에 면접을 봐도 됩니다, 급하지 않아요.”그러자 섭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요, 쓸데없는 말은 이만하죠.”“당신들은 모두 보조 면접을 보러 왔으니 바로 심사 단계로 들어가겠습니다.”“두 사람 모두 각자 주방으로 가서 자신 있는 요리를 만들어 오세요. 황우림 씨, 먼저 하세요.”황우림은 소매를 걷어붙이며 자신 있게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그는 흥겹게 주방으로 들어가 바쁘게 움직였고, 대략 20분 후에 농어찜 요리를 가지고 나왔다.황우림이 요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섭쟁 선생님, 드셔 보세요.”섭쟁은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집은 뒤 입에 넣었고, 강책을 향해 말했다.“강 회장님, 드셔 보시겠어요?”강책도 젓가락을 집어 들고는 몇 입 먹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맛이 훌륭하네, 나이가 어린데도 솜씨가 이 정도라니.”섭쟁도 말을 거들었다.“역시 명문가답게 솜씨가 일품이군.”황우림의 얼굴에는 교만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어려서부터 요리 기술을 배웠고, 집안의 영향을 받아 요리 기술은 비록 일류 셰프에는 못 미치지만, 길가 주점의 요리사들보다 몇 단계는 훌륭했다.섭쟁은 젓가락을 놓은 뒤 주방을 한 번 둘러보고는 다시 돌아와 앉았다.“이혜, 당신 차례예요.”이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평소에 식구들에게 요리를 해 주는 것은 괜찮았지만, 다른 사람과 요리로 겨루어야 하는 것이 익숙지 않았다.게다가 황우림이라는 강
말을 하자마자 황우림의 안색이 변했다. 그가 생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였다!무슨 근거로?황우림은 불만을 토해냈다.“제가 만든 요리가 어떻게 저런 허접한 요리사보다 못할 수 있다는 말이죠? 아니, 심지어 저 여자는 요리사도 아니죠! 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섭쟁은 그가 이렇게 나올 것이라고 일찌감치 짐작했다.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사실, 요리 솜씨만 따지면 이혜는 당신만 못합니다.”“그럼 어째서……”“저는 보조를 뽑는 것이지, 셰프를 뽑는 게 아니잖아요. 요리 실력은 제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게 아닙니다.”“그럼 뭐죠?”섭쟁은 주방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직접 가서 보면 더 잘 알 겁니다.”황우림은 의아한 표정으로 주방으로 향했고, 문을 열고 본 순간 얼어붙었다.주방 전체가 말끔히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니, 비록 막 요리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깔끔함은 유지되어 있었고, 심지어는 바닥까지도 청소를 한 듯한 흔적이 보였다.사용한 주방기구는 모두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어 보는 이들을 매우 편안하게 했다.황우림은 다시 자신을 돌이켜 보니, 방금 전 요리를 다 한 후에 칼과 냄비, 그릇, 젓가락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바닥도 매우 더러웠으며 기름을 싱크대에 그대로 부어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이혜와 비교해 보았을 때에, 황우림이 쓰고 난 주방은 총체적 난국이었다.이 순간 그는 자신이 어떻게 그녀에게 졌는지 똑똑히 깨달았다.황우림은 천천히 걸어 나와 고개를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섭쟁은 살며시 그에게 물었다.“이제 어디서 졌는지 알겠나요?”황우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전의 오만함은 사라지고 없었다.“당신은 젊은 나이에 요리에 능하니, 본분에 충실하고 경솔해서는 안 된다는 점만 기억한다면 훗날 꼭 뛰어난 요리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은 당신이 졌어요.”섭쟁이 그를 위로하며 말했고, 승부는 이렇게 끝이 났다.이혜는 매우 ‘뜻밖에’ 섭쟁의 보조가 되었고, 황우림은 아쉽게 패하고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