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란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거리를 서성거렸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가서 죽고 싶었지만, 마지막으로 강한비를 보고 싶어했다. 삶의 압박속에 그녀는 단 한순간도 맘 편히 살아 온 적이 없었다. 하늘에 해가 다 떨어지고, 깜깜한 밤이 되자 힘든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열자마자 눈에 보이는 광경에 기가 막혔다. 기영자와 누흔열이 벌거벗은 채로 안고 있었고, 둘의 분위기는 달달했다. 회사에서 그렇게 했으면 그만이지, 집까지 데리고 오다니, 절망감이 임지란의 몸 깊은 곳에서 치솟았다. “기영자, 너 미쳤어? 여긴 내 집이라고! “ 기영자는 그녀를 보며 차가운 웃음을 내보였다. 그리고는 누흔열의 몸에서 기어나와서는 옷을 한벌 걸치고는 “여긴 내집이지, 네 집이 아니야, 아줌마. 다음부터는 내 허락없이는 여기에 들어올 생각은 꿈에도 하지마. 알아들어?” 라며 차갑게 말했다. 임지란은 인상을 찌푸리며 “우리가 부부로 산 세월은 생각안해? 저딴년이랑 같이 놀아다닌 것도 모자라서 나를 내쫓아?”라고 말했다. 기영자는 “닥쳐!”라고 말한 뒤, 임지란을 바닥으로 밀쳤다. 누흔열이 다가와 “아, 이 아줌마 너무 끈질겨. 내가 봤을 땐 나 질투하는 게 분명해.”라고 말했다. 기영자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맞는 말이야, 10년동안 건드린 적이 없어. 그래 좋아, 너 욕구불만인거지?”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밧줄을 가져오고는 임지란을 의자에 묶었다. 임지란은 안색이 창백해 지더니 “무슨 짓이야? 이거 놔!” 라며 소리를 질렀다. 기영자는 그녀를 바라보며 “아, 이거 안되겠는데, 너무 못생기고 늙었어, 손도 못 대겠는데.”라고 말했다. 이어서 누흔열은 기영자의 목을 껴안고는 웃으며 말했다.“기감독님 같은 분이랑 이딴 여자랑 하는 건 절대 안돼요. 다른 사람 시키는 건 어때요?” “응, 맞는 말이야.” 그리고는 기영자가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 셋째야, 요새 몸은 좀 어때? 여기 말 안듣는 사람이 좀 있는데, 네 친구들 좀 불러서 혼
....어두운 밤, 기영자의 전화 한 통에 셋째와 다른 사람들 모두 그의 집으로 향했다.“셋째야, 형님이 과연 어떤 여자를 남겨두셨을까?” “잘 모르겠어, 근데 젊고 이쁜 여자는 아닐거야.” “그건 당연하지. 그런 여자였으면 당연히 자기가 가져갔겠지, 그 변태같은 새끼 항상 우리한테는 남은 것 밖에 안 주잖아.” “만족하지 그래? 너 같이 못생긴 애한테 남은 거라도 주는 게 어디야?” 일행들은 말을 나누며 가는 와중에, 가로등 아래 어떤 남자가 서있는 걸 발견했다.가로등에 기대어 담배를 피며 담배연기를 뱉고는 묶고 있던 머리를 풀었다. 머리 끈 끝에는 독이 들어간 가시가 숨겨져 있었다. 제일 독특했던 건 그 남자의 손 이였다. 그의 오른 손에 한 손톱이 굉장히 길고,붉고, 도출되어 있으며, 꼬불꼬불하고, 뾰족하여 마치 독고리 같았다. 마치 전갈 같았다. 셋째 무리들은 어쩔 수 없이 그를 돌아서 가야했고 이 순간, 전갈같은 남자가 입을 열었다.“너네, 어떻게 죽고싶어?응?” 셋째 일행들은 동시에 남자를 쳐다보며 멈칫했다.“이 새끼, 뭐라는거야?” 남자는 담담하게 다시 되물었다.“마지막으로 물을게. 어떤 죽음을 원해?” 셋째가 “죽음?”이라고 말한 뒤 웃음을 내보였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너 머리에 총 맞은 거니? 우리는 열몇명이고 너는 한명이야, 왜 우리 죽이려..?” 그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순식간에 남자가 셋째앞으로 다가와서 손가락을 휘젓거리더니 그 손톱이 셋째의 목을 그었다. 순간, 새빨간 피가 쏟아져나왔고, 셋째는 털썩하며 바닥에 누워 죽었다. 서경에서도 싸움 잘하는 사람도 조용히 죽이는 전갈이였기에 이런 건달들은 그의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나머지 일행들은 전갈이 사람을 죽이는 걸 보고는 깜짝 놀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약한 시민들만 괴롭힐 줄 알고, 강한 사람 나타나면 황급히 도망가는 건달이였다. 하지만 전갈에게 걸린 순간부터는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전갈은 1분안으로 독이 들어간 독침
기영자는 눈치가 빨라 일이 잘못됐음을 짐작하고는 문을 닫으려고 했다. 하지만 전갈이 그보다 한 발짝 더 빨랐다. 퍽! 기영자는 전갈의 발길질에 집안으로 굴러 들어갔고, 전갈은 한발한발 들어갔다. 그리고는 문을 닫았다. 기영자는 “뭐하는 거야? 돈 필요 한거야?” 라며 물었다. 전갈은 그런 그를 상종조차 하지않고, 앞으로 직진하여 의자에 묶여있는 임지란에게 다가가 손가락을 가지고는 밧줄을 끊었다. 그리고는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임여사님, 이제 나가셔도 됩니다.” 라고 입을 열었다. 임지란은 어떻게 영문인지 몰라 “아?이게..” 라는 말만 할 뿐이였다. 전갈은 담담하게 “나가셔서 좌회전하시고 큰 길로 직진하시면 사람 한명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라며 그녀에게 말했다.임지란이 상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그녀는 “아, 네 알겠어요.” 라고 하며 그 방을 떠나 큰 길로 직진했다. 방 안에 남은 사람은 전갈, 기영자, 누흔열 세 사람 뿐이였다. 기영자는 벽에 몸을 기대고 한 손에 야구방망이를 들고는 매섭게 물었다.“누가 보내 온 거야? 어떤 놈이야! 당장 말해!” 전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밧줄을 다시 집어서 묶기 시작했다. 기영자는 침을 꼴깍 삼키고 나서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너 내가 누군지 몰라? 대감독 기영자라고! 난 백강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고! 할리우드에도 아는 사람이 몇명인데! 나 건드리기만 해봐! 내가 다 떠들어버리고 다닐 거야!” 전갈은 밧줄을 다 묶고 나서 기영자에게 다가갔다. 기영자는 야구방망이를 들고 전갈을 공격하려 했지만 그 틈도 없이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전갈은 누흔열을 보고는 “너, 와봐.” 라고 말했다. 누흔열은 “아니, 내가 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사람이 죽었어요!”라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전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한 발짝 다가가서는 손 칼을 목에 긋고는 때리고 그녀를 기절시켰다. 이어서, 두 사람의 옷을 다 벗기고는 두 사람의 등을 맞대고는 밧줄로 묶었다. 그리고는 새하얀 이불
차는 한 별장 대문 앞에 섰고, 차 문이 열리자 강책은 임지란을 부축해 먼저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강책이 임지란에게 열쇠를 건네며 말했다.“지란 이모, 이제부터 이 집에서 사시면 됩니다.”“아니……이게 무슨 소리야?”“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아니, 그게 아니라……집이 너무 비싼 것 같아서.”강책은 웃으며 대답했다.“이모가 저희를 돌봐주신 은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게다가 기영자와 이미 사이가 틀어지셨으니 이혼이 불가피한데, 이후에 그 사람과 같이 살 게 아니면 새로운 거처를 구해야 하지 않겠어요?”임지란은 생각을 해 보니 강책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자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맞다, 아까 날 구해준 그 남자는 누구야?”그녀가 물었고, 강책은 대답을 회피해버렸다.“이모를 구해준 사람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이모가 사셨다는 거죠.”“그리고, 이모를 구해준 그 사람은 전부 잊어버리세요.”이때, 임지란은 강책에게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그녀는 강책이 절대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물론 이익만 챙기는 장사꾼도 아니고, 싸움질을 하는 양아치도 아닌, 그에게서 아주 강한 살기를 느꼈다.그것은 여러 해 동안 출정하여 피를 맛봐야지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는 기질이었다.“책아, 네가 5년 동안 군 생활을 했다고 했지. 분명 힘들었을 거야, 맞지?”그러자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전우들이 같이 있어주고, 신념이 뒷받침돼 있어서 힘들지 않았어요.”그는 임지란 곁으로 가서 앉으며 말을 이어갔다.“맞다, 란이모,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어요.”“말해보렴.”“이모가 백강 엔터에서 이직을 하고 저희 기모 엔터에서 일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첫째로, 더 편하게 이모를 보호할 수 있고, 둘째로는 저희 쪽에서 마침 이모같이 훌륭한 연기 선생님이 부족했거든요.”사실 세 번째 이유가 더 남아있었다. 강책은 임지란과 더 오래 함께하며 어릴 적부터 부족했던 모성애를 계속해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임지란은 흔
기모 엔터테인먼트의 발전 추세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었고, 그 후 한동안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 게임 등 모든 방면에서 큰 돌파구를 마련했다.강남구의 엔터테인먼트계가 전면적인 변화를 일으킬 추세였다.이날 강책은 바쁘게 일과를 마친 뒤 원앙 식당에서 휴식을 취하며 도신 섭쟁의 솜씨를 맛보려던 참이었다.섭쟁은 유명해진 뒤로부터 더욱 바빠졌고, 식당도 장사가 매우 잘 되어서 섭쟁 혼자서 일을 하기가 버거워 사람 한 명을 구할 필요가 있었다.강책은 섭쟁과 이 일로 대화를 나누던 중에, 입구에 한 노부인과 두 여자가 들어왔다.노부인은 70살은 되어 보였고, 두 여자는 갓 20살쯤 되어 보였다.“죄송합니다, 식당이 마감되었습니다.”섭쟁이 말했다.“저희는 밥을 먹으러 온 게 아니라, 제 손녀를 데리고 일자리를 구하러 온 겁니다.”노부인이 대답했다.요 며칠 섭쟁은 확실히 보조 한 명을 뽑겠다는 채용 공고를 낸 적이 있었지만, 그의 엄격한 요구로 지금까지 단 한 명도 합격한 사람이 없었다.섭쟁은 위아래로 여학생을 훑어보았고, 그녀는 매우 하얗고 옷차림도 단정하여 보기에 매우 깔끔하고 인상도 나쁘지 않았다.“이름이 어떻게 되죠?”소녀는 할머니를 한 번 쳐다본 뒤 다시 섭쟁을 바라보며 손으로 자신의 입술을 가리키며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노부인이 입을 열어 설명했다.“제 손녀의 이름은 이혜이고, 태어났을 때부터 말을 못 합니다. 그렇다고 제 아이를 아니꼽게 보지 말아 주십시오, 아이가 요리를 너무 좋아하고 섭쟁님의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보아서 당신을 매우 존경합니다. 그래서 섭쟁 님 보조로 일을 하고 싶어 하니 잘 봐주십시오.”그의 말은, 이 여자가 벙어리라는 소리인가?하지만 섭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가지고 있는 손 장애조차도 그가 주방장이 되는 것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벙어리라고 안될 것이 뭐가 있겠는가?그가 몇 가지 질문을 더 하려던 찰나에,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문 앞으로 왔다.넥타이를 매고 정장 차림을 한 사람들은 한눈에
”게다가, 저 여자는 벙어리가 아닙니까.”이 말은 섭쟁을 매우 거슬리게 했다.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출신 없는 요리사가 어떻단 말이죠? 나도 출신이 없는 셰프인데? 벙어리는 또 요리사가 될 수 없나요? 그럼 나 같은 장애인은 더욱더 요리사가 될 자격이 없을 것 같은데?”한차례 질문이 쏟아지자 황우림은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저기……저는 셰프님께 말한 게 아닙니다.”노부인은 이혜를 데리고 그들에게 다가가 직접 말을 건넸다.“섭쟁 선생님 화내지 마십시오, 저희는 마지막에 면접을 봐도 됩니다, 급하지 않아요.”그러자 섭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래요, 쓸데없는 말은 이만하죠.”“당신들은 모두 보조 면접을 보러 왔으니 바로 심사 단계로 들어가겠습니다.”“두 사람 모두 각자 주방으로 가서 자신 있는 요리를 만들어 오세요. 황우림 씨, 먼저 하세요.”황우림은 소매를 걷어붙이며 자신 있게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그는 흥겹게 주방으로 들어가 바쁘게 움직였고, 대략 20분 후에 농어찜 요리를 가지고 나왔다.황우림이 요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섭쟁 선생님, 드셔 보세요.”섭쟁은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을 집은 뒤 입에 넣었고, 강책을 향해 말했다.“강 회장님, 드셔 보시겠어요?”강책도 젓가락을 집어 들고는 몇 입 먹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맛이 훌륭하네, 나이가 어린데도 솜씨가 이 정도라니.”섭쟁도 말을 거들었다.“역시 명문가답게 솜씨가 일품이군.”황우림의 얼굴에는 교만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어려서부터 요리 기술을 배웠고, 집안의 영향을 받아 요리 기술은 비록 일류 셰프에는 못 미치지만, 길가 주점의 요리사들보다 몇 단계는 훌륭했다.섭쟁은 젓가락을 놓은 뒤 주방을 한 번 둘러보고는 다시 돌아와 앉았다.“이혜, 당신 차례예요.”이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평소에 식구들에게 요리를 해 주는 것은 괜찮았지만, 다른 사람과 요리로 겨루어야 하는 것이 익숙지 않았다.게다가 황우림이라는 강
말을 하자마자 황우림의 안색이 변했다. 그가 생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였다!무슨 근거로?황우림은 불만을 토해냈다.“제가 만든 요리가 어떻게 저런 허접한 요리사보다 못할 수 있다는 말이죠? 아니, 심지어 저 여자는 요리사도 아니죠! 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섭쟁은 그가 이렇게 나올 것이라고 일찌감치 짐작했다.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사실, 요리 솜씨만 따지면 이혜는 당신만 못합니다.”“그럼 어째서……”“저는 보조를 뽑는 것이지, 셰프를 뽑는 게 아니잖아요. 요리 실력은 제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게 아닙니다.”“그럼 뭐죠?”섭쟁은 주방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직접 가서 보면 더 잘 알 겁니다.”황우림은 의아한 표정으로 주방으로 향했고, 문을 열고 본 순간 얼어붙었다.주방 전체가 말끔히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니, 비록 막 요리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깔끔함은 유지되어 있었고, 심지어는 바닥까지도 청소를 한 듯한 흔적이 보였다.사용한 주방기구는 모두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어 보는 이들을 매우 편안하게 했다.황우림은 다시 자신을 돌이켜 보니, 방금 전 요리를 다 한 후에 칼과 냄비, 그릇, 젓가락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바닥도 매우 더러웠으며 기름을 싱크대에 그대로 부어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이혜와 비교해 보았을 때에, 황우림이 쓰고 난 주방은 총체적 난국이었다.이 순간 그는 자신이 어떻게 그녀에게 졌는지 똑똑히 깨달았다.황우림은 천천히 걸어 나와 고개를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섭쟁은 살며시 그에게 물었다.“이제 어디서 졌는지 알겠나요?”황우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전의 오만함은 사라지고 없었다.“당신은 젊은 나이에 요리에 능하니, 본분에 충실하고 경솔해서는 안 된다는 점만 기억한다면 훗날 꼭 뛰어난 요리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은 당신이 졌어요.”섭쟁이 그를 위로하며 말했고, 승부는 이렇게 끝이 났다.이혜는 매우 ‘뜻밖에’ 섭쟁의 보조가 되었고, 황우림은 아쉽게 패하고 물
고덕양 원장은 강책을 보자마자 곧장 빙그레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아이고, 강 선생님. 오늘은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아이를 한 명 등록시키려고요.”“네, 알겠습니다.”이전의 교훈을 통해 이번 등록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고덕양은 곧장 섭소운을 유치원에 등록한 뒤 아이를 반으로 데리고 갔다.고덕양은 섭소운을 반 아이들에게 소개해 준 뒤 자리를 배정해 주었다.이때, 강책이 골이리의 아이인 구용영을 보며 손을 흔든 뒤 그를 불러 곁으로 오게 했다.“아저씨?”“그래.”강책이 무릎을 꿇은 뒤 구용영의 곁에 가 말했다.“방금 온 동생은 아저씨가 좋아하는 형제의 딸이야. 아저씨가 동생을 이곳에 공부하도록 했으니까 네가 잘 돌봐줘야 한다. 동생이 모르는 게 있으면 잘 알려주고, 괴롭힘당하게 놔두면 안 되고, 알겠지?”그러자 구용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 아저씨. 제가 잘 지켜줄게요.”“그래, 착하다.”강책은 구용영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그를 자리로 돌려보냈고, 섭쟁과 유치원을 떠났다.섭쟁은 돌아가는 내내 섭소운을 걱정했다. 섭소운은 아직 단 한 번도 아빠와 헤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안심하지 못했다.“아이는 어차피 크기 마련이니, 평생을 돌봐줄 수 없는 노릇이잖아요? 놓아줄 줄 알고, 스스로 날 수 있게 도와줘야죠.”“네……머리로는 이해하는데, 실천하기가 어렵네요.”그 후 며칠 동안 섭소운은 한빛 유치원에 잘 적응해 다녔고, 원앙 식당은 이혜가 들어온 뒤로 더욱 질서정연해졌다.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지만,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사람 일이다.이날 강책은 골이리와 함께 원앙 식당을 찾아 안주와 술 몇 병을 시킨 뒤 먹고 마셨다.한창을 먹고 있던 중에, 갑자기 한 아주머니가 황급히 달려오며 말했다.“골이리 씨,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당신네 집 구용영이게에 일이 생겼다고요!”그러자 골이리가 다급하게 물었다.“아주머니, 좀 자세히 말해 보세요, 우리 아들이 어쨌다고요?”“당신네 아들이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