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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2화

성녀의 질책을 받은 주삼도 당연히 할 말이 있었다.

"성녀님, 저희 부락 사람들 모두 착하다는 거 잘 알잖습니까, 이 같잖은 놈 빼고. 이놈 말고 다른 이가 범인일 리는 절대 없습니다."

주삼의 말을 들은 성녀가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나 증거를 가지고 말을 해야 해, 그렇게 자기 생각만으로 모든 걸 추측해서는 안 돼. 주삼 너는 고강을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 있어?"

예전의 주삼이었다면 성녀가 이렇게 물을 때마다 아무 말도 못 했다. 하지만 오늘 주삼은 그 물음에 대답을 내놓았다.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증거입니다."

주삼이 품속에서 머리띠 하나를 꺼내 두 손으로 떠받들고 말했다.

하지만 성녀는 그 머리띠를 보고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무슨 증거라는 거야?"

"오늘 새벽에 제가 고강 뒤를 밟았는데 이놈이 집에서 이 머리띠를 훔쳐보는 걸 발견했습니다. 마누라와 딸도 없이 혼자 사는 저놈이 어디에서 이 머리띠를 가져왔겠습니까? 다른 여자를 납치해서 머리띠를 몰래 숨겨둔 게 분명합니다. 성녀님께서 이 범죄자를 단단히 혼내주시기 바랍니다."

주삼의 말이 정말이라면 이 머리띠가 증거가 될 수도 있었다.

"고강, 솔직하게 말해, 이 머리띠 어디에서 가져온 거야?"

성녀가 고강을 보며 묻자 그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바닥으로 넘어졌는데 뾰족한 물건에 찔려서 호기심에 만져보니 이 머리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가져왔어요,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 머리띠를 한 번 본 거고요. 그런데 주삼이 갑자기 저희 집으로 쳐들어와서 저를 때리더니 이렇게 묶기까지 했습니다. 성녀님, 저는 억울합니다."

고강이 말을 하며 옷소매를 말아 올려 껍질이 벗겨진 상처를 보여줬다.

상처는 확실히 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었다.

사실 머리띠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고강의 말에도 문제가 없었기에 성녀가 보기에 이는 고강을 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없었다.

결국 고민하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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