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과 그들은 걷고, 또 보았다.이 거위 농장은 규모가 매우 컸고, 또한 매우 시끄러웠다!큰 거위들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의 규칙을 지키지 않았고, 거위에게 조용히 하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거위들은 기본적으로 하루 종일 계속해서 꽥꽥 소리를 내며 사람들을 머리 아프게 했고, 처음 오는 사람들은 한 시도 이곳에 있지 못할 것이다.여기에서는 대화해야 할 때조차 목소리를 크게 내야 했으며 마치 번화한 시장 안에 있는 것처럼 조금이라도 작게 말하면 거위들의 꽥꽥 거리는 소리에 묻혀버리고 만다. 이때, 물고기자리가 고통스러워하며 말했다."총수님, 저희 이만 가면 안 될까요? 여긴 냄새 나고 시끄럽고, 왜 여기 계시려고 하는 겁니까?” 하지만 강책은 그를 무시하고 계속 조사를 진행했다.그는 현장의 흙을 샅샅이 검사했고, 핸드폰을 꺼내 현장을 꼼꼼하게 찍었으며 이 장소에 대해 매우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물고기자리와 장유나는 그런 강책을 이해하지 못했다. 강책이 조사하고 있을 때, 갑자기 익숙한 느낌이 그를 덮쳤다."살기!"이 기운은 아침에 느낀 것과 똑같았고, 강책은 확신할 수 있었다. 살인범은 근처에 있다.그는 즉시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지만, 살기는 이미 사라져 버렸고 그의 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아이들뿐이었으며 살인범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강책은 아이들에게 다가가 물었다."얘들아, 방금 너희 말고 다른 사람이 여기 있었니?” "아니요~~"아니라고? 조금 이상한데. 강책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살인범의 그림자를 찾을 수 없었다.아니면, 그 살인범은 정말로 식여귀란 것인가? 언제든지 나타나고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정말 이상하군. "좋아, 이제 알겠으니 돌아가지.” 강책은 물고기자리와 장유나와 함께 돌아가기 시작했고, 돌아가는 길에 물고기자리는 궁금해하며 물었다."총수님, 왜 거위 농장을 돌아다니신 겁니까?” 그러자 강책이 대답했다. "내 판단에 따르면, 살인범은 바로 거기에 있었고,
강책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거위 농장입니다.'"거위 농장? 12명의 여자아이들이 그런 곳에 갇혀 있다고? 성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거위 농장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만약 아이들이 그곳에 갇혀 있다고 해도 쉽게 들켰을 텐데요?” 그러자 강책이 설명했다."꼭 그렇지 않습니다. 이걸 '등잔 밑이 어둡다'라고 하죠. 위험한 곳일수록 더 안전합니다. 누가 아이들이 거위 농장에 갇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성녀는 다시 되물었다."그렇다면, 왜 그런 추측을 하게 된 건가요?” 그러자 강책은 세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대답했다."전에 언급한 세 가지 조건을 기억하십니까?” 첫째, 여자아이들을 가둔 장소는 커야 한다. 둘째,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들키지 않을 만큼 충분히 외딴곳이어야 한다. 셋째, 여러 아이들이 식사를 해야 하므로 음식량은 충분히 많아야 한다.성녀가 말했다."거위 농장은 첫 번째 조건만 충족시킨 것 아닌가요? 뒤의 두 조건은 전혀 맞지 않아 보이는데요."강책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천천히 설명했다.사실 아이들의 소리가 들키지 않게 하려면 외딴곳에 두는 것 외에도 하나의 방법이 있다.그것은 바로, 그 장소가 매우 시끄러우면 된다는 것이었다! 강책과 그들은 방금 거위 농장에 갔고, 그곳은 정말로 머리가 터질 듯이 시끄러웠다.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려고 해도 목소리를 크게 내야 했고, 이런 곳에 아이들이 갇혀 있다면, 소리를 지르더라도 아무도 듣지 못할 것이다. 아이들의 소리는 완전히 수천 마리의 거위가 내는 울음소리에 가려져 버리게 된다. 이것은 이전에 그들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완전히 무시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걸리는 게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음식량이었다. 성녀가 말했다."내 사람들이 이미 살펴봤어요. 거위 농장의 음식량은 전혀 늘지 않았고, 모두가 일반적으로 먹는 만큼 먹고 있어요.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이를 들은 강책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바로 살인범의 가장 명석한
모든 사람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되었다. 뭐가 안 된다는 거지? 여자아이들이 어디에 갇혀 있는지 다 아는데, 뭘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강책이 설명했다."사실 방금 거위 농장에서 또 그 살인범의 살인 기운을 느꼈습니다. 이전에 느낀 것과 똑같아요. 사실, 그 살인범은 항상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만약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되면 그건 살인자의 주의를 끌 것이 되고, 그러면 아이들이 위험해 질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저희는 아이들을 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살인자를 화나게 만들어서 그 살인자가 모든 여자아이들을 죽일지도 모릅니다.” 이 말을 들은 성녀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강책이 한 말은 일리가 있었다.여자아이들을 이런 수법으로 다룰 수 있는 악당을 상대로 결코 쉽게 행동해서는 안 되었고, 천천히 논의를 해야 했다. 강책이 다시 말했다."최선의 방법은 먼저 범인의 신원을 파악하고, 범인을 잡은 다음에 여자들을 구하는 것입니다. 만약 범인을 특정할 수 없다면, 적어도 거위 농장에서 아이들을 가둘 수 있는 곳을 대략적으로 파악해 급습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습작전은 기회가 단 한번밖에 없고, 일단 움직이면 무조건 아이들을 구해내야 합니다.실패하게 된다면 저희는 12구의 차가운 시체를 마주하게 될 겁니다.” 강책의 말에 사람들의 가슴이 미어졌다. 물고기자리는 빠르게 말을 꺼냈다."그럼 기다리지 말죠. 성녀님, 거위 농장의 구조도를 가져오는 방법을 빨리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것도 조용히, 남들 모르게 가져와야 합니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만 안 됩니다!” 성녀는 머리를 끄덕이고 즉시 사람을 시켜 거위 농장의 구조도를 가져오게 했다. 그들은 성수궁 안에 모여 여자아이들을 가둘 수 있는 적합한 곳을 분석하며 도면 위에 하나하나 표시하기 시작했다. 사실 도면에 표시할 수 있는 곳이면 괜찮았다.두려운 것은, 아이들을 가둔 곳이 도면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이다.예를 들어, 살인범이 거위 농장에 몰래 지하실을 파놓은 것
성녀는 곧바로 현장을 떠나 사건이 발생한 곳으로 달려갔고, 곧 사건 현장에 도착했다.이번에 범죄 현장은 골목 안이었다. 실제로 골목은 꽤 넓어서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데, 부하들이 수집한 단서에 따르면 이번에 사라진 여자는 오빠를 따라 물건을 사러 나왔다고 했다. 중간에 오빠는 먼저 화장실에 갔었고, 동생은 이 골목에 남아서 기다렸다. 원래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지극히 평범한 일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오류가 발생했다.오빠가 돌아왔을 때, 동생은 사라져 있었다.최근 부락에 식여귀에 대한 소문이 떠돌고 있던 터라 오빠는 이미 겁에 질려 있었고, 자신의 여동생도 식여귀에게 납치당했을까 봐 서둘러 동생을 찾아 나섰다.오빠는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지만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하지만 결국 골목에서 여동생의 손수건을 발견했고, 그곳에서 싸운 흔적을 보게 되었다. 동생이 끌려가기 전에 몸부림을 쳤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만 여동생은 범인보다 강하지 않아서 결국 범인에게 끌려가게 된 것이다. 이 골목은 외진 곳이 아니었고 바로 길가에 있었다.이치대로라면 항상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이었고, 만약 골목에서 여동생과 범인이 싸우고 있었다면 그 정도의 소음만으로도 지나가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오빠는 도대체 동생이 어떻게 사라진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성녀는 골목에 서서 골똘히 생각했지만, 그녀는 경찰도, 탐정도 아니었기에 현장 상황을 보아도 알아낼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달랐다.그 ‘다른 사람’은 다름 아닌 강책이다. 강책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쪼그리고 앉아 땅바닥의 흙을 주워 코 앞에 대고 냄새를 맡는 모습에 모두가 약간 혐오감을 느꼈다.하지만 강책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그가 단서를 찾는 방식이라는 것을 안다. 냄새를 맡은 강책은 속으로 답을 찾은 듯 손으로 흙을 털어낸 뒤 계속 관찰했다.때때로 그는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집어 들고 살펴보곤 했는데, 사람들은 그런 그를 보며 의아해했다
강책이 말했다."에틸에테르입니다. 골목에서 에테르 냄새를 맡았어요. 범인은 에테르를 사용해 피해자의 의식을 잃게 한 뒤 납치해 간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약간의 실수가 있었고, 현장에 단서를 남긴 거죠."성녀는 강책의 능력에 더욱 감탄했다. 그때, 갑자기 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응? 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부하가 다가가 문을 열자 거위 농장의 목수가 아이를 안고 문 앞에 서 있는 것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목수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성녀님, 빅뉴스입니다! 도현이 범인을 본 것 같습니다!” 이건 모두를 놀라게 하기 충분한 소식이었다. 성녀는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확실한 증거가 있나요?” 목수는 ‘도현’이라는 아이를 툭툭 치며 말했다."방금 도현이 몸에 상처를 입은 채 거위 농장에 누워 있었어요. 피도 흘리고 있길래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목수는 도현을 밀었고, 도현은 벌벌 떨며 말을 이어 나갔다. “마스크를 쓴 남자가 갑자기 거위 농장에서 뛰쳐나오는 걸 봤어요. 깜짝 놀라서 그 사람한테 누구냐고 물었더니 무작정 저를 때리고 발로 찼어요. 다행히 삼촌이 제때 오셨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저는 그 마스크를 쓴 남자에게 맞아 죽었을지도 몰라요.” “그런 일이 있었다고?”성녀가 놀라며 말했다. 그들은 살인범이 거위 농장에 숨어 있다고 추측하고 있긴 했지만, 지금 도현이 거위 농장에서 공격을 받은 일로 인해 사건은 더욱 명확해졌다. 살인범은 급히 여자아이를 거위 농장으로 데려갔으나 그 과정을 우연히 도현에게 발견된 것 같다.만약 제때에 발견되지 않았다면 도현이도 목숨도 잃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성녀가 말했다."그러면 더 이상 기다릴 게 없네, 즉시 현장으로 가서 아이들을 찾아내야지. 조금도 주체할 수 없어!” "예!!!"성녀는 더 이상 많은 일에 신경 쓸 수 없었다. 그녀가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살인범은 점점 더 미쳐갈 것이다. 반드시 당
기다림은 길어졌다. 기다리는 동안 장유나는 자신도 모르게 하품을 하며 입을 가리고 말했다."너무 졸려.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너무 졸리네요.” 그러자 강책이 웃으며 대꾸했다."그럼 먼저 쉬어도 돼요. 물고기자리와 내가 지키고 있으니 여긴 안전합니다.” "네, 저를 잘 지켜주셔야 해요.” 장유나는 자신의 이미지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바로 누워 잠이 들었다.그리고 10분쯤 지나자 물고기자리도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안 되겠어요, 총수님. 저도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잤는데 오늘도 하루 종일 바쁘게 보내서 졸려 죽을 것 같습니다. 저도 먼저 자야겠어요.” 그는 강책의 동의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잠이 들었다. 강책은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도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너도 졸리니?”그러자 도현은 눈을 비비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너무 졸려요. 아저씨, 저도 먼저 잘게요.” 말을 마친 도현은 강책의 무릎에 누워 잠이 들었다.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성수궁 안에서 유일하게 깨어 있는 사람은 강책뿐이었다. 5분 정도 더 지나자 강책도 졸음이 쏟아졌다. 그는 너무 졸려 눈도 뜨지 못하고 하품을 반복하다 결국 눈을 감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방 안의 모든 사람들이 자고 있었다.하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조용히 한 사람의 그림자가 일어났다. 그것은 가늘고 키가 작은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도현, 그가 일어난 것이다.그는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띠고는 그대로 강책의 손을 뿌리치며 중얼거렸다.“이런 바보들, 하하, 다들 전부 속은 거야?”도현의 시선은 장유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는 혀를 내밀며 입술을 핥았다."어떻게 이런 미인이 있을 수가.” "이런 미인을 가만히 둔다면 평생 후회하겠지. 한 번만 즐겨도 평생은 충분할 거야.” 열 살짜리 아이가 할 말 같지는 않았다. 성인 남자만 할 수 있는 말이었다.도현은 장유나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고, 그가 장유나에게 손을 뻗었을 때, 순간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도현의 눈에는 강책이 이때 깨어난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강택이 자신의 비밀을 알아내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혀 긴장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단지 대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강책을 얕잡아 봤다. 그때, 강책은 성수궁의 향로로 다가가서 손을 뻗어 단추만 한 동그란 물체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마치 커다란 알약처럼 보였고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너, 이걸 이용해서 우리 모두를 재운 거지?” 도현의 표정이 즉시 바뀌었다. 강책의 손에 있는 물체를 보자 그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그는 이미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그의 앞에 있는 남자는 그의 정체를 깨달은 것 같다. 하지만......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는 분명히 깊숙이 숨겼다. 아무도 그의 비밀을 발견할 리가 없었다. "아저씨, 무슨 말씀이세요? 잘 못 알아듣겠어요.” "정말 못 알아듣는 거야?" 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이 약은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향이 나는데, 불을 붙이면 강력한 최면 효과가 있어서 사람들을 단시간에 잠들게 하지. 특히 이미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곤한 사람들은 이 향의 영향으로 잠들 가능성이 더 높고 말이야.""네가 처음 들어왔을 때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틈을 타 향을 피워 향로에 던졌어. 약의 연기와 향로의 연기가 섞여서 알아채기 어렵게 한 거지.” "그리고 성녀님이 사람들을 거위 농장으로 데리고 간 후에 장유나를 건드리려고 했겠지. 도현, 네 수법은 정말 대단해. 넌 매우 치밀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하마터면 나도 당할 뻔했어!” 도현의 표정이 완전히 바뀌었다.그렇다, 그가 이 향을 피운 것이었다. 그는 강책이 어떻게 이걸 발견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여전히 발뺌을 하고 있다. "아저씨, 아저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아직도 발뺌을 해?" 강책은 물고기자리와 장유나를 깨우더니 성녀의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살인범 잡혔으니까 빨
열 살짜리 소년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납치 사건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이지? 그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고?근데 저 아이가 뭘 위해서? 이제 겨우 열 살인데,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 그러자 즉시 부락의 한 주민이 큰 소리로 외쳤다."이 사기꾼 자식아, 여기서 그딴 식으로 선동하지 말고 당장 부락을 떠나!”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치며 소리쳤다. “꺼져! 썩 꺼져버려!” 그들은 강책과 같은 외부인이 부락의 '착한' 아이들을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책은 그런 그들의 비난에도 개의치 않았다. 그의 얼굴은 매우 침착했다.이때 성녀는 천천히 손을 들어 모두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강책 씨, 제가 당신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의 말은 너무 대담하군요. 이건 우리 성수 부락에 대한 모독입니다.” "명확하게 설명을 해주십시오! 만약 합리적인 설명을 할 수 없다면 이곳을 떠나 주세요.” "성녀로서 순진하고 착한 우리 아이들을 비방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성녀는 자신의 부락의 주민들을 철저히 보호했다. 아무리 강책을 존경했어도 이런 근본적인 시비 앞에서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 강책 또한 그녀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공식 해명에 앞서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강책은 사람들을 둘러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이 도현이라는 사람은, 당신 부락의 주민이 아니지 않나요?”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았다.성녀도 당황하며 얼굴을 찡그린 채 물었다. "사실입니다. 도현은 2년 전에 마을 밖에서 우리 주민들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죽고 혼자 밖에서 떠돌고 있었기에 우리 성수 부락이 거둔 겁니다.” "비록 도현은 우리 성수 부락의 원시 주민은 아니지만, 우리는 아이를 우리 주민으로 여깁니다!” "강책 씨, 불화를 심는 일은 하지 마세요!"그러자 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제가 불화를 심을까 걱정하기보다, 제가 어떻게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