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강책, 신온 그리고 나머지 연구원들은 쉬지 않고 자신이 맡은 일에 집중했다. 그리고 새벽 3시쯤 되었을 때, 해독제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반복되는 실험에 거쳐 부작용을 확인했고 그 결과, 완벽한 해독제가 제조 되었다. 강이영이 잘 살아갈 수만 있다면 그들에게 있어서 작은 수확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손재언은 아기를 안고 욕조로 다가갔다. 욕조 안에 뜨거운 물을 받고, 아기를 욕조 안에 넣었다. 그리고 해독제를 바로 복용하기에는 너무 어렸기에 해독제를 욕조 안에 풀기로 했다. 신태윤도 그와 똑같은 방법을 사용했었다. 그때 만약 아기에게 바로 독을 복용했다면 그 자리에서 독에 중독되어 즉사했을 것이다. 10분이 지나고, 강책은 심호흡을 하고 해독제를 뜨거운 물 안에 부었다. 해독제는 물 안 속에서 서서히 퍼져 아기의 몸을 감쌌다. 모두가 집중하고 있는 와중에, 신기한 장면이 목격되었다. 초반에 아기의 몸 표면에 대량의 블랙홀 처럼 생긴 얼룩무늬가 생기더니 쓰레기를 내뿜었지만 해독제와 맞닿자 그 쓰레기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에 있던 얼룩무늬가 모두 통제되었다. 그리고 얼룩무늬가 옅어지고, 아기의 건강상태가 다시 회복된 것 처럼 보였다. 연구원들은 성공이라는 생각에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강책만이 여전히 차가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윤병철이 다가와 강책의 어깨를 두드렸다.“강선생님, 독이 모두 빠졌을 겁니다.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강책의 대답에 모두가 숙연해졌다. “독은 잠시 멈춘 거 뿐이에요. 빠진 게 아닙니다.” 신온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꽃의 성분 덕분에 얼룩무늬는 이미 사라졌어. 이게 해독이 된 게 아니라고?” 강책이 고개를 저었다.“만약 그런거라면 지용수와 반지석이 매달 찾아와 해독제를 달라고 하지 않았을거야. 게다가 신태윤은 우리가 식물인간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즉 해독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셈이지. 우리가 진짜 해독제를 만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약효과는 떨어져 얼룩무늬는 다시 또 나타날 것이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반복 될 것이다. 약물로 억제한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못한다. 서심산은 그만큼 강한 독이다. 순식간에 연구원들의 표정은 희망에서 실망으로 바뀌었다. 식물인간들의 희생과 자신들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려왔다. 이 중, 제일 슬퍼해야할 강책은 오히려 제일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분위기를 조정했다.“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릅니다. 신태윤이 보고 싶어하는 게 바로 저희들의 이런 모습이에요.” 강책은 처음부터 신태윤이 원하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여러분들은 헛수고를 하신 게 아닙니다. 해독제가 완전히 독소를 빼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독소를 막아주지 않았습니까. 아이는 이 한달 동안은 무사 할겁니다. 여러분 덕에 저한테는 한달 이라는 시간도 주어졌습니다. 이 한 달동안 제가 진짜 해독제를 찾아 아이 몸 안에 있는 서심산을 빼도록 하겠습니다.” 강책은 총수라는 직업에 알맞게 동료들을 위로해주었다. 연구원들도 그의 따뜻한 말 덕에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얼룩무늬의 원리를 알았고, 그들에게 이제 남은 건 얼룩무늬가 생기는 이유와 뿌리부터 빼낼 수 있는 돌파구를 찾는 것이였다. 신온은 깊게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좋아, 한달 동안 만들어 내겠어!” ..한편, 화상그룹 회의실 안.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회의실로 들어간다. 신태윤은 자리에 앉아 사람들을 보며 하품을 했다.“그럴 줄 알았습니다. 지금 새벽 4시에 사람을 갑자기 찾아 오시면 어떡합니까?” 반지석이 책상을 치면서 소리를 질렀다.“잠이 오세요? 저는 지금 죽게 생겼다고요!” 그는 말을 하면서 옷을 벗고는 자신의 몸을 보여주었다. 반지석의 몸에는 검은색 얼룩무늬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 무늬가 계속 ‘연기’를 내뿜는 탓에 몸 전체가 뿌옇게 보였다. “지금 이거 보세요, 몸에 난 이 무늬가 계속 이런 쓰레기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이제 하루도 못버
반지석 뒤로 서있는 사람들도 모두 이빨을 드러내며, 신태윤을 어떻게 죽일지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반지석처럼 남은 시간이 짧지는 않지만 서심산의 증상때문에 해독제를 먹지 않는다면 이번 달은 넘기기 어려웠다. 생명에 위협을 받을 때, 무엇이든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반지석은 신태윤을 협박하기 시작했다.“신태윤, 내 손에 당신이 한 짓들에 대한 증거가 가득해. 내가 신고하면 경찰에 잡히는 건 순식간이야!” 신태윤은 어깨를 으쓱올리고는 아랑곳하지 않았다.“반지석,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네가 나를 감방에 넣고, 화상그룹을 파산시키고, 해독제를 먹는다고 해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넌 똑같이 죽을 거야.”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반지석의 심장을 후벼팠다. 그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신태윤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는 뺨을 후려쳤다.“지금 나랑 장난쳐?”신태윤은 얼굴을 슥- 닦았다.“나를 때린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어.” 반지석은 다시 손을 들었다. 뺨을 때리려 했지만 그대로 허공에 멈추었다. 그는 자신이 신태윤을 죽여도 해독제는 얻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반지석이 죽게되면 그가 직접 세운 회사부터 그의 가족들 모두 지옥에 빠지게 될 것이다. 결국 가정의 ‘중심’ 이 사라져 결국 내부부터 와해가 될 것이다. 강한 반지석이라도 이때 만큼은 10개월 전에 있었던 일처럼 남자의 자존심을 버리고 아이처럼 신태윤의 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모습에 다른 사람들도 모두 희망을 잃은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어서 신태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는 옷깃을 정리하고는 헛기침을 했다.“반지석씨, 제가 안 도와주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못 도와드리는 거에요, 하지만 그렇게 절망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지 않겠습니까. 방법이 딱 하나 있기는 합니다.” 그의 한마디에 반지석등 다른 사람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반지석은 고개를 들었다.“알려주세요!” 신태윤
신태윤이 반지석이라는 ‘칼’ 을 써서 윤병철을 향했을 때, 이미 승리는 정해졌다. 칼이 부러지든 상관없이 윤병철만 죽으면 승리자는 신태윤으로 결정되었던 것이다. 이번의 계획은 신태윤의 실력을 다시 한번 더 증명해주었다. 지금까지 그가 현재의 지위, 권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서심산 뿐만 아닌 그의 철저한 계획도 한몫했다. 비서가 서류를 탁자 위에 두었다.“부회장님, 지난번 요청하신 강책의 가족에 관한 자료입니다.” “응.”신태윤은 서류를 훑고는 그 다음의 타겟을 강책의 아내 또는 장모,장인으로 바꾸었다. 그는 강책을 가만히 냅두지 않았다. ..아침이 밝았다.강남구에서는 큰 시위가 벌어졌다. 대기업의 직원들이 길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큰 규모의 시위였다. 강남구 전체가 동요하자 경제흐름이 멈추고, 마비상태가 되어버렸다. 부유를 자랑하던 강남구가 순식간에 추락하고 말았다. 이 상태로 가다간 하루도 되지 않아 경제가 몇 년 뒤로 퇴보하게 될 것이다. 경제가 퇴보하게 되면 다시 올라가기는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정확한 요구를 들어내지 않았다. 구경하는 사람들은 머리만 긁적거리고 있을 뿐이였다. 일반적인 길거리 시위는 모두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 길거리 시위는 그저 소란스런 분위기를 조성할 뿐, 다른 요구조건을 들어내지 않았다. 그 시위자들은 윤병철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서 안.윤병철은 의자에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반지석 등 무리의 목적을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타협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아침부터 강남구가 동요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다른 대책도 세웠지만 이 ‘칼’이 자신의 머리를 향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윤병철은 신태윤과 반지석의 투쟁으로 인해 강남구가 혼란에 빠질 줄 알았지만 신태윤이 빠지고 자신이 그 자리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머리를 굴려봐도 정확한 방법을 내놓지 못했다. “
경찰은 강책을 회의실로 안내했다. 시스템 상, 강책처럼 ‘외부인’ 의 신분으로는 정부내부의 회의는 참가할 수 없다. 하지만 윤병철의 강책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과거 강남구 총괄자라는 신분 덕에 위망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참가만으로도 회의실 사람들에게 힘을 주었다.“강선생님께 자리를 안내해줘.” “네, 알겠습니다.” 경찰은 윤병철의 옆자리를 강책에게 안내해주었다. 강책이 자리에 앉고, 경찰은 회의실을 나가서 문을 닫았다. 모든 시선이 강책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윤병철이 먼저 입을 열었다.“강선생님, 지금 강남구의 상황은 어느정도 알고 계시지요?” “네, 그렇습니다. 지켜보기만 하려고 했지만 결국 신태윤의 함정에 걸려버리고 말았네요. 모든 문제를 저희에게로 돌려 반지석과 정부의 싸움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지금 강남구의 경제는 마비상태 입니다. 만약 저희가 타협을 하지 않는 다면 강남구의 경제는 얼마나 뒤로 퇴보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타협하게 된다면 신태윤의 함정에 제 발로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지금 정부는 이 두 가지 상황에서 선택하지 못하고 있어요.” 강책의 설명 뒤로 윤병철이 한숨을 내쉬었다.“네, 그렇습니다. 강선생님께 부끄럽지만 저도 지금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선생님께서 다른 의견이 있으실지요?” 회의실의 모든 시선이 강책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강책의 대답은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미 일이 커진 이상, 이 기회를 통해 대청소를 하는 겁니다.” “대청소요?”윤병철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어떻게 한다는 겁니까?” 강책이 답했다.“지금 강남구는 화상그룹에 의해 움직이고 있어요. 모든 경제명맥도 화상그룹의 조직들의 손 안에 있습니다. 그건 저희가 타협을 하든,안하든 변하지 않아요. 제 의견은 저희도 나서는 겁니다. 길거리 시위에 움츠리지 말고 저희도 무력으로 탄압하자는 뜻입니다. 동시에 치환으로 방향을 트는 겁니다. 강남구 전체 기업에게 길거리 시위에 참여한 기
한 행동대장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강 선생이 말씀한 방법도 좋지만 위험부담이 너무 커요.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작전이 실패하면 우린 이 나라의 죄인이 될 겁니다!”이는 윤병철도 같은 생각이었다.하지만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을까?강책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윤병철에게 말했다.“구청장님, 사실 따로 생각해 둔 방법이 있어요. 모순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을 겁니다.”윤병철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대비책이 있다는 얘기인가요?”강책이 말했다.“지금 모순을 극대화시키는 건 주요 목적이 아닙니다. 우리의 진짜 목적은 반 회장이 깊은 절망을 느끼게 하고 다시 희망을 심어주는 겁니다. 병 주고 약 주는 거죠.”“절망적인 상황에서 희망이 있다고 하면 반 회장은 아마 목숨 걸고 기회를 잡으려고 할 겁니다. 그때가 되면 반 회장이 모든 문제를 신태윤에게 돌리도록 유도할 겁니다! 우리는 그냥 멀리서 불구경만 하는 거죠. 신태윤은 원하는 바를 절대 이루지 못할 겁니다.”윤병철은 여전히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강 선생, 그래서 반지석이 신태윤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리게 할 방법이 뭡니까?”그러자 강책은 야비한 미소를 지었다.“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조금 비열하긴 하지만 저를 믿어주세요. 이번 작전으로 강남구는 예전의 평화를 찾게 될 겁니다.”윤병철은 스르르 눈을 감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다른 선택지가 있을까?강책만 믿고 가보는 수밖에 없었다.그는 다시 눈을 뜨고 냉랭한 표정으로 명령했다.“강 선생이 시키는 대로 하자. 정부 권한에 도전하는 범죄자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지! 정부가 무르면 아랫것들이 기어오르기 마련이야!”“누가 나한테 반기를 들면 그 인간에게 정부의 무서움을 보여줄 거야! 화상그룹 추종자들도 전부 찾아서 족쳐 버려!”단호하고 엄숙한 명령에 모든 행동대장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네, 구청장님!”잠시 후, 행동대장들은 회의실을 나가서 강책이 제시한 방법대로 일을 진행 시켰다
화상그룹 회장 사무실.신태윤은 그동안 잠이 부족했는지 길게 하품을 하며 중얼거렸다.“드디어 좀 조용해졌네.”그는 차 한모금을 마신 뒤, 옆에 있는 비서에게 물었다.“상황은 좀 어때? 윤병철은 타협할 거래?”비서는 어깨를 으쓱하며 힘없이 대답했다.“윤병철은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그래?”“윤병철 이 자는 정말 고지식한 인간인 것 같네요. 끝까지 가보겠답니다.”비서는 윤병철의 선택과 현재 상황을 간략해서 신태윤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들은 신태윤은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이게 윤병철의 선택이라고? 자기가 정말 똑똑한 줄 아나 보네? 웃겨! 이건 정말 멍청한 선택이야! 이렇게 하면 모순만 극대화시킬 뿐이야. 반지석이 그런다고 정부 말을 들을 사람도 아니고.”“굼벵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했어. 윤병철이 이렇게 압력을 넣으면 반지석이 어떻게 행동할지 나만 뻔히 보이나? 이건 반 회장을 무시한 행동이잖아.”신태윤은 비서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당장 반 회장한테 연락을 넣어. 내가 할 말이 있다고 전해.”“네.”잠시 후, 비서는 반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반지석은 아주 기운이 빠진 목소리였다.정부의 이런 행보는 반지석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정부에서 끝까지 밀고 나가기로 작정했다는 건 반지석을 절벽에서 밀어버리겠다는 것과 같았다.반지석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막막했다.“신 회장, 나 비웃으려고 전화했어요?”반지석은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 신태윤이가 그렇게 인간성 없는 사람으로 보여요? 우린 한배를 탄 전우인데 반 회장님께 문제가 생겼으니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그래서 어떻게 도와주실 건데요? 나한테 해독약을 줬으면 내가 정부랑 충돌할 일도 없었잖아요.”“반 회장님, 몇 번을 말씀드렸잖아요. 해독약은 나한테 없어요.”“그런데 왜 전화했어요?”신태윤은 치미는 짜증을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반 회장님, 일단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요. 내가 오늘 전화한 건 참을 필요가
반지강이 힘없는 말투로 물었다.“형,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반지석이 말했다.“윤병철이 이렇게까지 나오면 어쩔 수 없지. 끝까지 싸우는 수밖에! 어차피 난 내일을 넘기지 못할 거야. 어차피 죽을 텐데 두려울 게 뭐가 있어?”그 말을 들은 세 사람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어차피 죽을 거 피 터지게 싸우고 죽자는 생각이었다!반지강이 물었다.“그래서 이제 뭘 하면 되나요?”반지석은 잠시 고민하다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우리 셋이 찢어지자. 원진욱, 넌 모든 파트너사에 연락해서 시위 필요없다고 통지해! 무기를 들 수 있는 사람은 무기를 들어! 강남구를 지옥으로 만들어 버리는 거야! 우리가 죽게 생겼는데 다른 인간들이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원진욱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네!”반지석은 다시 반지강에게 고개를 돌렸다.“지강이 네가 해야 할 일이 좀 어려울 수도 있어. 원진욱의 인원들이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하면 경찰 측에서는 대량의 인원을 진압에 동원할 거야. 그때 넌 에이스들을 이끌고 경찰서를 공격해. 그리고 경찰들 손에서 식물인간을 빼앗아 오는 거야!”경찰서를 공격하라니!정말 위험부담이 크고 미친 임무였다.하지만 반지강의 얼굴에서는 전혀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흥분한 듯, 입술을 감빨며 말했다.“잘됐네요. 지금 애들을 모아 경찰서를 쓸어버릴게요. 우리의 해독약을 훔쳐간 놈들은 그게 누구든 용서할 수 없어요!”이 정도로 미친 놈이니 윤병철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일 것이다.이윤명이 물었다.“원진욱 씨는 거리에서 혼전을 펼치고 지강 씨는 경찰서를 공략해서 식물인간을 빼앗으면 저는 뭘 해야 하나요?”반지석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이 대표는 따로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있어.”“무슨 일이죠?”“우리가 이 지경이 된 이유는 강책이라는 놈 때문이야. 그런데 올빼미처럼 경찰서에 숨어서 나오지 않아. 그 가족들은 집에 있다고 들었어. 이 대표는 강책의 가족들을 전부 죽이는 거야!”이윤명이 눈을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