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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57화

강책과 눈이 마주친 돼지는 목에 무언가가 박힌 듯 마냥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마리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돼지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오빠, 무슨 일이야? 저 새끼 손목이랑 발목 잘라 준다며!”

돼지는 그녀의 말을 똑똑히 들었지만 단 한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다. 마치 돌이 된 듯 온몸이 굳었고, 이마에서는 땀이 흘러 볼까지 타고 내려왔다. 강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또 보네?”

돼지는 그의 등장에 뒤로 나자빠질뻔 했다. 그는 강책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어제도 강책에게 공격을 가하려 했지만 강책의 부하인 물고기 자리한테 신물나게 두드려 맞았었다. 그 탓에 얼굴 곳곳에 멍이 들고,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다시는 만나기 두려웠던 사람이 자신의 앞에 떡하니 나타난 것이다. 돼지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강책일 것이다. 또 하필 자신의 여자친구 마리가 강책에게 눈도장이 찍혔으니 그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강책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봐, 네 여친을 위해서 내 손이랑 발 다 자를 거야?”

돼지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겸손한 태도로 답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마리가 월세 체납규칙을 잘 모르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마리가 맞을 짓을 한 게 맞습니다. 제가 정확히 알려줬어야 하는데 제가 어떻게 감히..”

문 옆에서 좌절하고 있던 도해수는 그의 말을 듣고 자신의 귀에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 평상시에 막무가내 였던 돼지가 갑작스럽게 겸손한 태도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문 앞에 있던 마리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신이 다른사람에게 폭행을 당했지만, 오히려 상대편에 서서 마리의 행동을 지적하는 돼지의 행동에 화가 났다. 곧이어 그녀는 돼지에게 소리를 질렀다.

“야! 너 머리에 총 맞았니? 빨리 저 새끼한테 복수나 하라고! 안 그럼, 우리 여기서 헤어지는 거야!”

강책이 물었다.

“돼지, 내가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한 것 같은데?”

돼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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