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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58화

화상그룹 회의실 안.

부회장 신태윤이 과도를 들고 사과를 깎고 있다. 이때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회의실 안으로 비서가 늑대 할매를 데리고 들어온다. 늑대 할매는 아기를 천으로 감싸 들고 왔다. 아기는 태어난 지 한달 남짓 처럼 보였다. 신태윤은 아기를 보곤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리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늑대 할매 앞으로 다가갔다.

“이 아이가 강책의 딸 강이영 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늑대 할매는 그에게 확신의 답변을 주었다. 신태윤은 드디어 자신이 원했던 것을 손에 넣었다는 생각에 기뻐했다. 게다가 강책이 강남구로 돌아오고 나서 일이 순탄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큰 희열이었다. 늑대 할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책의 아내 정몽연을 노렸지요. 그 여자의 주의가 산만해졌을 때, 다른 집 아기를 데려와 갖다 두었어요. 노래만 듣고 있느라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거에요, 하하.”

늑대 할매는 자신감 넘치게 말하면서 자신의 기술을 뽐냈다. 사실 강남구에서 늑대 할매처럼 아무도 모르게 강책의 아이를 훔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신태윤은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비서에게 신호를 주었다. 비서는 곧이어 수표를 꺼냈다. 늑대 할매가 가져가려 하자 비서가 그녀의 행동을 막았다.

“응?”

늑대 할매가 고개를 들어 비서를 바라보았다. 비서는 교활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이 수표 이외에 항공권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화상그룹에서 나가는 순간, 바로 공항으로 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시면 안됩니다.”

“네? 지금 저보고 이사를 하라는 뜻입니까, 그럼 당연히 가족한테 인사하거나 필요한 물건들을 가져가야 하지 않습니까.”

비서가 웃음을 지어보였다.

“목숨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물건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생각도 필요없는 그의 질문에 늑대 할매는 전자를 선택하고는 서두르게 자리를 떴다. 신태윤은 늑대 할매만 떠나 보내면 강책이 그녀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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