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선물이 겹친 거지? 이 술은 강책이 아침에 물병에게 보내라고 한 술이다. 테이블 위. “여보, 정말 잘 됐네요!?” 하연수는 기뻐하며 양준범을 끌어안고 입맞춤을 했다. 동료들 또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한 마디씩 했다. “쉽지 않은 일인데 정말 대단해요.”“준범 씨, 정말 대단해요. 정말 남자답습니다!”“준범 씨 같은 사위를 얻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축복입니다.”하연수는 강책을 무시하며 말했다. “맞다, 강책 씨는 오늘 어머니 선물을 준비해 왔는지 모르겠네요?”강책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아, 제 선물은...”강책은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옆에 있던 한 동료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됐어요. 연수 씨, 뭘 기대하세요? 기껏해야 과일 바구니나 들고 오지 않았겠어요? 설마 고급 양주라도 준비했길 바라시는 건 아니죠?”“자, 영양가 없는 말은 이제 접어두고 술 오픈합시다. 빨리 맛보고 싶어요.”양준범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네, 그럼 다 같이 술 한 잔씩 드시죠.”양준범은 술 상자를 오픈했다. 잠시 후, 양준범은 상자 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 뭔가 잘못됐다. 어째서 부처가 들어있는 거지?양준범은 분명 친구에게 왕을 부탁했는데 어째서 부처가 들어있는 걸까?잘못 보낸 건가?양준범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 동료가 큰소리로 말했다. “부처? 부처네!”“준범 씨, 공을 좀 들였네요.”“왕 한 병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부처가 나오다니.”“부처는 한 병에 몇 천만 원 이상하는 최고급 술이에요.”“정말 대단해요.”“희선 씨, 사위 잘 뒀네요.”진희선은 칭찬을 듣고 얼굴이 빨개지며 매우 기뻐했다. 하지만 양준범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분명 왕을 샀는데 왜 부처가 왔을까?아마 잘못 보낸 것 같다. 왕은 몇 백만 원짜리 술이고, 부하는 몇 천만 원짜리 술이니 양준범은 손해 볼 것은 없다. 양준범은 웃으며 상자를 열었다. 부처의 뚜껑은 유리로 되어 있었으며 지문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이것
지문 입력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다니?사람들 그제야 지문 입력이 잘못된 거라고 확신했다. 이때, 강책이 말을 꺼냈다. “지문 입력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뚜껑을 여는 방법이 틀렸을 수도 있어요.”‘이게 무슨 말이지?’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강책에게 향했다. 계속해서 침묵하고 있던 강책이 갑자기 말을 꺼내다니?양준범은 강책을 무시하며 말했다. “그럼 강책 씨는 성태와이너리 뚜껑 여는 방법을 아세요?”하연수는 비웃으며 말했다. “됐어 들을 필요 없어. 분명 쓸데없는 소리일 거야.”동료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옆에 앉아 있던 정몽연 또한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들의 관심을 어렵게 돌렸는데 강책은 왜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걸까?창피하지도 않나?강책은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제가 어떻게 여는지 알고 있는데 한번 해봐도 될까요?”양준범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네, 해보세요. 똑똑하신 강 선생님께서 한수 가르쳐 주시죠.”양준범은 강책에게 술병을 건네주었다. 잠시 후, 강책이 오른손 검지를 지문 인식기에 갖다 대자 초록색 불이 켜지며 ‘딸깍’하고 뚜껑이 열렸다. 순식간에 동료들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표정이 굳어졌다. 정몽연과 소청 또한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강책이 정말 뚜껑을 열 줄이야!하연수는 다급하게 말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저희 남편이 산 술이 왜 남편 지문이 아니라 당신 지문으로 열리는 거죠?강책은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강책은 술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술은 제가 어머니에게 생일 선물로 드렸거든요.”이건...분위기는 순식간에 냉랭해졌다. 돈이 없어서 아내한테 빌붙어 사는 사람이 무슨 수로 몇 천만 원짜리 부처술을 살 수 있을까?장난하는 건가?하연수는 강책의 말에 반박하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제 남편이 당신 술을 선물로 줬다는 건가요? 당신이 그럴 말할 자격이 있어요?”이때, 직원이 또 술 한 병을 가지고 와 말했다. “진 사모님, 성태와이너리
“저희 강책이가 돈은 없어도 포부는 커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아주 잘 베풀어요. 평소에 부자라고 자랑하고 다니면서 어머니 생일에 형식적인 선물로 사람들을 속이는 누구네 집 사위랑은 달라요. 언니, 제 마음이 다 아프네요.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속아넘어갔는데, 평소에는 얼마나 더 속았겠어요. 참 안쓰럽네요.”소청은 매우 악독하게 말했다. 진희선은 금방이라도 화가 폭발할 것 같았다. 진희선은 화가 나서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화가 온몸이 부들부들 떨며 이를 악물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소청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싶었다.소청은 항상 진희선의 집안에 모욕을 당했다.오늘은 드디어 소청이 모욕을 할 차례이다. 진희선은 화가 난 표정으로 양준범을 째려봤다. 양준범은 말할 수 없을 만큼 창피했다. 하지만 도대체 가난뱅이 강책이 어떻게 부처를 살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욱이 부처는 돈이 있다고 살 수 있는 술이 아니다!양준범은 강책이 손에 들고 있는 술과 자신의 술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다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양준범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자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뭐지? 양준범이 화가 나서 정신이 나간 건가?’깜짝 놀란 하연수는 양준범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왜 그래?”잠시 후, 양준범은 웃음을 멈추고 안정을 되찾았다. 양준범은 강책을 가리키며 말했다. “돈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몇 천만 원짜리 부처를 샀습니까? 게다가 제가 알기로는 올해 성태와이너리의 부처는 모두 완판 되었다고 들었는데 도대체 어디서 구매하신 거죠?”사람들은 양준범의 말을 듣고 강책을 수상하게 쳐다봤다.이때, 양준범은 갑자기 강책이 들고 있는 술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러분, 다들 이것 좀 보세요. 강책 씨가 가지고 있는 술병의 상표와 제가 가지고 있는 술병 상표가 좀 다르지 않나요?”사람들은 모두 서둘러 두 술병의 상표를 비교했다. 자세히 보니 두 술병의 상표는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이 의미는...
소청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을까?소청은 강책이 죽도록 미웠다. 돈이 없으면 그냥 조용히 있지, 왜 스스로 무덤을 파서 이 사단을 만든 걸까?정가 집안 가족들마저 덩달아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양준범은 강책을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오늘 같이 기쁜 날에 가짜 술을 사 온 것은 당신의 인품이 저속하다는 겁니다. 게다가 저희 어머니를 존중하지 않는 겁니다! 저희 가족들은 당신 같은 사람은 반기지 않으니 그만 나가주세요.”양준범은 즉시 강책을 쫓아냈다!아주 냉혈하고 독하다. 소청은 얼굴을 붉히며 입술을 깨물었다. 강책의 추태는 곧 소청의 추태이다! 이렇게 될 줄 았았으면 강책을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이미 늦었다. 이때 갑자기! 한 노인이 문을 열고 들어와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 방해해서 죄송합니다.”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노인에게 향했다. 노인을 한눈에 알아본 사람도 있었다. ‘주선 신한섭 씨 아니야?’신한섭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소믈리에다. 신한섭의 취미는 전 세계 여행하며 여러 나라의 술을 맛보는 것이다. 신한섭이 창간한 ‘술의 풍미’는 술 분석과 논평이 실려있는 잡지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신한섭이 나타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양준범은 활짝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다. “아이고, TV에서나 보던 신 선생님을 오늘 직접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너무 영광입니다. 그런데... 신 성생님께서 무슨 일로 저희를 찾아오셨나요?”신한섭은 웃으며 말했다. “방금 직원이 이 룸으로 성태리와이너리 술 두병 가지고 들어가는 것을 봤습니다. 제가 술 맛을 보고 싶어서 특별히 술을 얻어 마시러 왔습니다. 제가 보름 전에 성태와이너리 술을 마신 적이 있는데 그 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이제는 성태와이너리 술은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양준범은 신한섭의 말을 듣고 매우 기뻤
신한섭은 말했다. “가짜 술 일리가 있나요? 제가 며느리는 몰라봐도 술은 한눈에 보면 압니다. 이것은 성태와이너리의 부처가 확실해요!”사람들은 모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방금 전까지 사람들은 강책을 무시했다. 하지만 강책의 술이 성태와이너리의 부처라니?그렇다면...즉, 양준범의 물건이 잘못됐다는 것 아닌가...?상황을 눈치챈 정몽연은 양준범이 가지고 있는 술병일 가리키며 말했다. “신 선생님, 양준범 씨가 가지고 있는 술이 진짜 성태와이너리인지 한 번 봐주시겠어요?”“네, 알겠습니다.”신한섭은 양준범의 술병을 살펴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위조품입니다. 상표에 흠집도 있고 너무 형편없어요.”순식간에 양준범의 얼굴 표정이 일그러졌다. “신 선생님, 자세히 확인하신 거 맞습니까?”신한섭은 술병에 코를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으며 확신에 찬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네. 여러분들, 술 냄새를 직접 한 번 맡아보세요. 이건 몇 천 원짜리 참이슬 아닙니까?”참... 참이슬?양준범은 깜짝 놀랐다. 친구에게 부탁해 몇 백만 원을 들여서 구입 한 ‘왕’ 이 참이슬이었다니?방금 전까지 양준범은 위조품을 가지고 온 강책을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며 내쫓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상황이 난처해졌다. 강책이 가져온 것이 진짜 부처이고, 양준범이 가져온 술은 몇 천 원짜리 참이슬이다. 그런데 양준범은 아주 뻔뻔하게 강책의 술이 위조품이라고 했다. 과연 양준범은 고개를 들 수 있을까?양준범은 부끄러워 어찌할 줄 몰라 하며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진희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옆에 있던 동료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방금 전까지 강책을 비웃었던 동료들은 얼굴이 화끈거렸다.소청은 자리에 앉아 미소를 지었다. 상황이 파란만장하며 꽤 재미있어졌다. 소청은 웃으며 진희선에게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언니, 이제 확실히 아셨죠? 앞으로 보는 눈도 없으면서 조금만 다르다고 가짜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그리고
정몽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진희선에게 말했다.“이모, 저는 이모가 정말 안쓰럽네요. 사위한테 속고 딸은 사위의 편에 서서 같이 이모를 속이니….”하연수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엄마, 그런 거 아니야.”“그럼 그게 무슨 말인가요?”정몽연이 물었다.“양준범 씨가 가짜 술로 이모를 속인 게 잘했다는 건가요?”“그건….”하연수는 말문이 막혔는지 대답을 하지 못했다.정몽연은 한숨을 내쉬고는 핸드백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이모, 죄송하지만 양준범 씨 같은 사람이랑 격이 떨어져서 같이 밥을 못 먹겠네요. 저는 이만 돌아가 볼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미련없이 자리를 떠났다.소청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평소에 얌전하고 숙녀 같은 딸이지만 정몽연이 진짜 화나면 정말 거침이 없었다.“언니, 나도 양준범 같은 사람이랑은 같이 밥을 못 먹겠네요.”그녀는 강책을 불렀다.“사위, 돌아가자.”“네, 장모님.”소청과 강책이 자리를 떠났다.룸에 남은 사람들의 표정도 정말 각양각색이었다. 남아서 밥을 먹자니 양준범과 동급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나쁘고 떠나자니 진희선이랑 척을 질 것 같아서 그것도 난감했다.자리에 남은 사람들은 모두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한편, 호텔 밖.정몽연은 고개를 한껏 쳐들고 두 팔을 쫙 벌리며 환호를 질렀다. 밤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그렇게 좋아?”강책이 다가가며 물었다.“응. 너무 좋아.”정몽연은 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당신은 모르지? 이모네 집 사람들이 그동안 우리 집을 얼마나 무시했는지 알아? 매번 만날 때마다 비꼬고 무시하는 말을 해서 정말 많이 참았거든! 마침 당신이 오늘 술을 선물하면서 양준범을 쓰레기로 만들었잖아. 진희선 그 여자는 딸한테 엄청 화났을 거야!”고개를 돌린 그녀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참, 그 술 못해도 천만원은 할 텐데 당신이 무슨 돈이 있어서 그걸 구했어?”사실 이 질문의 답을 강책은 미리 준비해 두었
순간 강책은 자신이 행복의 바다에 빠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만약 평생 이런 느낌으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자네도 어서 타. 집에 가야지.”소청이 그에게 말했다.“네, 장모님.”오늘의 달은 유난히 크고 밝았다.다음 날 아침, 강책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혼자 차를 끌고 인지병원으로 왔다.소녀를 보러 오지 않은지도 이틀이 지났으니 아이의 상태가 궁금했다. 강책도 강책이지만 요즘 화상그룹 쪽도 상당히 조용했다.아마 지용수를 제거한지 얼마 안 돼서 그들도 몸을 사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이게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건 강책도 알고 있었다.그들은 소녀를 손에 넣지 않고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신씨 형제는 소녀를 납치하러 다시 나타날 것이다.강책은 대문과 거실을 지나 안채로 들어갔다.신온이 한창 소녀의 머리를 빗겨주고 있었다. 며칠 동안의 정성들인 보살핌 덕분에 아이는 건강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처음에 봤을 때처럼 허약하고 기운이 없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잠시 후, 윤병철도 안채로 찾아왔다.그는 요즘 매일 병원을 찾았다. 아이의 상태가 걱정되기도 하고 이 아이한테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강 선생도 계셨군요.”윤병철이 먼저 인사했다.강책은 고개를 돌리고 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구청장님, 마침 잘 오셨네요. 보여드릴 것이 있습니다.”“뭔데요?”“나가서 말씀 나누시죠.”윤병철과 함께 작은 방으로 간 강책은 금으로 된 포트를 꺼내 윤병철에게 주었다.“이게 뭡니까?”윤병철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강책은 이틀 전에 있었던 일과 자신의 추측을 전부 윤병철에게 이야기했다.윤병철은 진지한 표정으로 강책의 말을 다 듣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사색에 잠겼다.만약 강책의 추측이 정확하다면 지금 강남구는 거대한 피바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겉으로는 아주 평화로워 보이지만 사실상 폭풍우가 오기 전의 고요함이었다.만약 신씨 형제가 강남구의 기업인들을 통제하고 있고 그 사람들이 해독약을 먹지 못
화상그룹 회의실.오늘은 신태윤, 신태민 형제를 제외하고도 스무 명의 협력사 회장과 대표가 회의에 참석했다. 그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한양 금융의 반지석 회장이었다.한양 금융은 거대한 현금 창고로, 10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화상그룹을 도와 자금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화상그룹이 강남구에서 왕노릇을 할 수 있었던데는 한양 금융의 도움이 컸다.한양 금융이 없었다면 화상그룹이 이렇게까지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반지석 역시 지용수처럼 맨처음에는 화상 그룹을 가소롭게 생각했지만 신씨 형제의 악랄한 수법에 넘어가서 어쩔 수 없이 통제를 당하고 있었다.반지석은 신씨 형제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살려야 하는 사람이었다.반지석이 없다면 상상하지도 못할 위기가 닥칠 것이다.회의실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반지석이었다.“눈치만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은 솔직히 합시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됐는데 숨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다른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그들 중 누군가가 먼저 입을 열었다.“신태윤 씨, 한마디만 묻겠습니다. 지용수의 죽음과 화상그룹이 관련이 있습니까?”상당히 날카로운 질문이었다.며칠 전 지용수의 죽음으로 강남구는 큰 충격에 빠졌다. 가장 크게 동요한 사람들은 당연히 지용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었다.그들은 화상그룹이 자신들의 비밀이 새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용수를 제거했다고 생각했다.지용수를 죽였다는 건 다른 사람들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신태윤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다급히 말했다.“당연히 아니죠! 지용수 대표는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그분의 죽음은 우리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저는 지용수 대표를 죽일 생각은 정말 없었어요. 오늘 현장에 계신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거짓말을 술술 해대는 신태윤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라고 할 수 있었다.처음에 질문했던 사람이 말했다.“지용수는 곧 발병할 시기였어요. 그런데 독이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