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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41화

정몽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진희선에게 말했다.

“이모, 저는 이모가 정말 안쓰럽네요. 사위한테 속고 딸은 사위의 편에 서서 같이 이모를 속이니….”

하연수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엄마, 그런 거 아니야.”

“그럼 그게 무슨 말인가요?”

정몽연이 물었다.

“양준범 씨가 가짜 술로 이모를 속인 게 잘했다는 건가요?”

“그건….”

하연수는 말문이 막혔는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정몽연은 한숨을 내쉬고는 핸드백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모, 죄송하지만 양준범 씨 같은 사람이랑 격이 떨어져서 같이 밥을 못 먹겠네요. 저는 이만 돌아가 볼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미련없이 자리를 떠났다.

소청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평소에 얌전하고 숙녀 같은 딸이지만 정몽연이 진짜 화나면 정말 거침이 없었다.

“언니, 나도 양준범 같은 사람이랑은 같이 밥을 못 먹겠네요.”

그녀는 강책을 불렀다.

“사위, 돌아가자.”

“네, 장모님.”

소청과 강책이 자리를 떠났다.

룸에 남은 사람들의 표정도 정말 각양각색이었다. 남아서 밥을 먹자니 양준범과 동급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나쁘고 떠나자니 진희선이랑 척을 질 것 같아서 그것도 난감했다.

자리에 남은 사람들은 모두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한편, 호텔 밖.

정몽연은 고개를 한껏 쳐들고 두 팔을 쫙 벌리며 환호를 질렀다. 밤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게 좋아?”

강책이 다가가며 물었다.

“응. 너무 좋아.”

정몽연은 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은 모르지? 이모네 집 사람들이 그동안 우리 집을 얼마나 무시했는지 알아? 매번 만날 때마다 비꼬고 무시하는 말을 해서 정말 많이 참았거든! 마침 당신이 오늘 술을 선물하면서 양준범을 쓰레기로 만들었잖아. 진희선 그 여자는 딸한테 엄청 화났을 거야!”

고개를 돌린 그녀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참, 그 술 못해도 천만원은 할 텐데 당신이 무슨 돈이 있어서 그걸 구했어?”

사실 이 질문의 답을 강책은 미리 준비해 두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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