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도성일과 도영승은 비즈니스 문제 때문에 매일 크게 싸웠다. 결국 도영승은 도성일을 집에 가둬놓고 아무 데도 나가지 못하게 했다. 인수 사건 이후 도성일은 회사에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직원들은 도성일에게 등을 돌린 상태였다. 도성일은 도영승에게 이 사건뿐만 아니라 더 많은 비정상적인 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도가 집안의 오늘날 명예는 많은 회사의 피를 빨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가 집안은 흡혈귀다!이 사실을 모두 알게 된 도성일은 매우 절망적이었다. 한때 도가 집안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도성일은 이제는 도가 집안이 매우 수치스럽게 느껴졌다. 도성일은 매일 밤 술로 지새우며 늘 울적했었다. 결국 도성일은 도영승과 도가 집안을 배신하기로 큰 결심을 했다. 도성일은 은밀히 업계 최고의 회사에 연락하여 도가 집안의 핵심기술을 훔쳐 알려주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업계 최고의 회사는 집안의 기술을 모두 공개했다. 기술이 공개되면 도가 집안은 기술 장벽이 없는 평범한 회사가 될 것이며, 더 이상 다른 회사를 착취할 수 없다. 이것은 매우 순진한 생각이다. 교활한 도영승이 과연 도성일이 자신을 배신하도록 내버려 둘까?도성일이 업계 최고의 회사와 만나기로 약속한 바로 그날 밤, 도가 집안의 회사 사무실에 불이 나서 사무실 전체가 불에 타버렸다. 당시 많은 사람이 화재로 생명을 잃었다. 게다가 당시 도성일이 있던 사무실에서 화재가 났었다. 화재 진압 후, 도영승은 도성일을 구출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도성일의 그림자조차 찾지 못했다. 사람들은 모두 도성일이 이미 불에 타 죽었다고 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도성일은 찾았지만 도영승이 이 기회를 틈 타 도성일을 가둬놓았기 때문에 도성일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도가 집안 회사에 불이 난 이후에 도성일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경찰 또한 도성일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그
도가 집안 별장, 도국영과 도영승은 함께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지만 속으로는 서로를 경계했다. 보통 사람은 두 사람처럼 연기하지 못할 것이다. 도영승은 차를 마시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강책이 이미 조가, 강가 집안과 손을 잡았어. 세 집안이 서로 의기투합하여 우리를 상대하니...위험해!”도국영은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치며 말했다. “할아버지, 뭐가 걱정이에요? 세 집안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절대 도가 집안의 적이 될 수 없어요. 도가 집안이 경성에서 가장 부자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그렇긴 해도 경계를 풀어서는 안 돼.” 도영승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도국영을 쳐다봤다. 잠시 후, 도영승은 도영승이 깜짝 놀랄만한 말을 했다. “국영아, 사람들이 성일이는 죽은 게 아니라 내가 가뒀다는 말을 하던데. 너도 이런 소문이 있는 거 알고 있었니?”도국영의 얼굴은 창백해졌다.이게 무슨 뜻이지?패를 내보이는 건가?도국영은 침을 삼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며 말했다. “어떤 자식이 그런 쓸데없는 루머를 퍼뜨리고 다녀요? 할아버지, 누군지 저한테 말씀해 보세요. 제가 죽여버릴게요!”도국영은 웃으며 말했다. “국영아, 진정하고 앉아. 그런 뜻이 아니야. 이런 루머는 항상 있었어. 너한테 루머를 퍼뜨린 사람을 죽이라는 게 아니라, 이 루머를 이용해서 강책을 처리하려는 거야.”“네?”도국영은 어리둥절했다. 도국영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도영승을 쳐다봤다. 도국영은 도영승이 무슨 의도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도영승은 계속해서 말했다. “국영아, 고육책이라고 아니?”“네, 알아요. 황개를 죽이고, 한 사람씩 처리하는 거죠.”“맞아. 국영아, 할아버지도 너랑 같이 고육책을 쓰고 싶단다.”“어떻게요?”“아주 간단해. 네가 강책을 찾아가서 강책을 돕는 척하는 거야. 그 이유는 바로 내가 네 아버지를 가뒀다는 헛소문 때문이지.”도국영은 손에 땀이 났다. 도영승, 도대체 무슨 꿍꿍이지?사
“회장님의 의도를 아직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도련님이 그렇다고 강책과 손을 잡으실 분은 아니지만, 도련님과 강책은 저희를 노리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만약 도련님께서 강책에게 중요한 정보라도 넘기신다면 저희가 위험해요.” 도영승이 답했다.“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 가?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을 수 있는 기회야! 따라오는 대가는 당연한거야.” 집사가 도영승을 지그시 바라보고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정말로 공격하실 생각이십니까? 회장님께서 직접 가두신 아드님을 제외하면 도국영과 강책 두 손자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만약 회장님의 계획대로라면 가족 사이를 절연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요?” 도영승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하늘의 뜻은 거역할 수가 없어. 그리고 난 내가 당하는 꼴은 못봐! 내 아들, 내 손자도 예외는 없어. 아무리 절연을 하게 된다고 해도, 아무리 도가 집안의 친 후계자가 없다고 해도 난 상관없다네. 내가 말 잘 듣는 양아들을 키우면 되는 것 아닌가?” 그의 말을 들은 집사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도영승과 함께 지내온 시간이 있기에 그가 가족들과 ‘절연’ 은 막고 싶었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한편, 도국영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무언가 숨기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의 어머니 어현이 다가와 물었다.“아들아,무슨 일 있니? 그 늙은이가 또 너한테 무슨 짓 했어?” 도국영이 한숨을 내쉬었다.“어머니, 이번에 그 늙은이가 저한테 비장의 무기를 줬어요. 뭔지 아세요?” “뭔데?” “저보고 강책한테 빌붙는 척을 하라고 했어요.” “뭐? 노인네 이상한 약 먹은 거 아니야? 왜 갑자기 너보고 강책이랑 손 잡으라고 떠넘기는 거야?” 도국영이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것 뿐만 아니에요. 빌붙을 때 그 이유를 자신이 아버지를 가둬두었다고 말하라고 했어요.” 어현은 순간 멈칫했다. 도국영의 아버지에 관한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 꺼낸 사람은 단 한
그 다음 날 아침.강책에게 깜짝 놀랄 소식 하나가 전해져 나왔다. 다름 아닌 도국영의 방문 이였다. 강책은 사무실에 남아 양자리,물병과 함께 도가집안을 상대할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그는 도국영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도국영은 누군가에게 들키면 안되는 것처럼 변장을 했다.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끼고는 몸을 숨길 수 있는 코트를 입었다. 그리고 여성용 분홍색 차를 타고 온 것이다. 강책은 도국영의 의도를 전혀 파악 할 수 없었다. 양자리가 “말씀 나누시겠습니까?” 라며 물었다.“그래, 그렇긴 해야지. 저런 꼴을 하고 왔는 데 지나치면 섭섭하지.” 이어서 강책은 의심을 가득 품은 채로 회의실로 들어갔다. 두 사람 사이는 좋지 않았기에 어색한 분위기만 흐를 뿐이였다. 강책도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때, 도국영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제가 온 건 아무도 모르겠죠?” 강책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네, 아무도 모를 겁니다. 왜 몸을 꽁꽁 싸매고 저희 모리 하이테크에 오셨습니까?” 강책은 바로 그에게 물었다. 이어서 도국영은 주위를 살피고는 심호흡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오늘 갑작스럽게 찾아 온 이유는 그쪽이랑 손을 잡고 싶어서에요. 같이 도영승을 공격하기 위해서 말이죠!” 도국영의 갑작스런 말을 믿는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그의 말을 들은 강책은 깜짝 놀랐다. “도국영 도련님께서는 도영승의 친손자 되시는 분 아닙니까? 장차 도가집안의 가주가 되실 몸인데, 제가 어떻게 도련님 말씀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도국영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속이지 않았어요. 저는 정말로 그쪽이랑 손잡기 위해서 찾아 온 겁니다. 그래요, 믿기지 않겠죠. 하지만 저도 이유가 있어요.” “이유가 무엇 입니까?” “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에요!” “네?” “사실, 제가 도영승의 지시대로 행동한 건 그 사람이 제 할아버지여서가 아니에요. 그 사람은 제 아버지를 가두고 있어요. 지금까지도 저
강책은 의심할 수 있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기에 그를 믿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바로 일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도련님의 그 간절함은 저도 알고있는 바 입니다. 하지만 도련님과 도영승의 사이가 결코 얕지 않은 것 처럼, 저와 생긴 불미스러운 일들도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도련님을 믿는 건 확실하지만 쉽게 저희 쪽에 들어 오게 할 수는 없습니다.” 도국영이 답했다.“저도 알아요. 그건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걱정마세요. 제가 문서라도 작성해 드리겠습니다.” “문서라니요?” “금방 아시게 될 겁니다. 그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도국영은 자신의 말을 끝내고는 다시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가 자리를 뜨고 나서야 양자리와 물병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도 강책처럼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믿기 어렵다고 답했다. “제일 중요한 시기입니다. 제가 보기에 도국영을 저희 편에 넣는 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요. 지금 저희는 아무 일이 생기면 안됩니다.” 하지만 물병은 양자리와 다른 반응이였다. “하지만 저는 도국영을 저희 편에 세우는 게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만약 정말로 저희와 같이 일하게 된다면 도영승을 상대하는 게 더 쉽지 않겠습니까. 거짓으로 빌 붙는다고 해도 저희도 방어를 취하면서 적절히 이용하자는 뜻입니다. 게다가 도국영이 진심 이던 아니던 저희는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위험이 클 뿐, 준비하면 되지 않습니까.” 두 사람의 의견 모두 맞는 말이였다. 마지막 결정권은 강책에게 있다. 이어서 강책은 턱을 쓰다듬고는 도국영이 방금 전 내뱉었던 말과 그의 표정을 다시 회상했다.“도국영은 분명히 도영승을 처리하고 싶을 거라고 믿어.” 강책의 말에 양자리와 물병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때, 강책이 다시 말을 이었다.“도영승을 처리하고 싶은 거랑 나한테 빌 붙고 싶은 거랑은 목적이 다를 수 있어. 도국영의 성격, 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건물에서 나온 도국영은 차를 바꾼 뒤, 당당하게 도가 집안 별장으로 돌아갔다. 별장 안으로 들어가자 도영승이 탁자 위에서 문서를 만지고 있었다. “할아버지, 지시하신 일 들 모두 끝냈습니다.” 도국영이 도영승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탁자를 바라보았다. 탁자 위에는 모두 ‘지용제조’ 에 관련된 문서였다. 도영승은 고개를 들어보지도 않고는 “어때, 강책이 무슨 반응을 보이더냐.” 라며 물었다. “할아버지가 말씀 하신 대로에요, 의심스럽다고 하지만 저를 단번에 거절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계속 고민하는 것 처럼 보여졌습니다.” “그래, 그게 맞지. 강책이 원래 그런 놈이야. 더 신뢰를 주기 위해서 이 문서를 전해줘야 하지 않겠니?” 도국영이 물었다.“네, 말씀대로 문서 얘기도 잘 전해줬습니다. 이제 그 다음 계획이 뭔지 알려주셔야죠.” 도영승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쳤다.“이게 문서다.”도국영은 눈이 휘둥그레 졌다. 그가 가리킨 건 다름 아닌 지용제조의 문서였기 때문이다. 지용제조는 도가 집안의 ‘폐’ 기관과 다름 없는 중요한 회사다. 도가는 이 회사를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리고, 기술을 늘리며 돈을 벌었다. 매년 도가는 대량의 인력과 기술을 쏟아 붓는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지용제조이다. 하지만 도영승은 전혀 아쉬워하지 않는 모습이였다.“할아버지, 지용제조는 저희 집안의 폐 같은 회사에요. 저 회사를 잃게 되면 저희도 어려워질게 뻔합니다. 회사를 넘겨서 강책의 신뢰를 얻는 다고 하지만, 지용제조는 너무 부담이 커요. 그냥 작은 회사를 빼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도영승은 코웃음을 쳤다.“그에 마땅한 대가라고 생각해. 만약 작은 회사를 내놓는다면 강책이 너를 믿을 것 같으냐. 믿지도 않을 뿐 더러 너에 대한 의심만 더 많아질거야. 이제 더 이상 강책에게 질 수 없어, 그래서 지용제조를 꺼내 든거야. 이거라면 강책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 그리고 잠시 멈칫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오늘 밤에 강책에
집사는 덤덤하게 답했다.“저는 열 몇살부터 회장님의 곁을 지켰습니다. 몇 십년동안 이러한 눈치까지 없으면 어떻게 회장님을 모셨겠습니까?” 도영승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나를 제일 잘 알고, 제일 챙겨주지. 너만이 내 아내보다 더 꼼꼼해. 네가 20-30년만 젊었으면 내가 도가 집안의 가주를 너에게 넘겼을 텐데 말이야.” 집사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그게 아니지요. 제가 지금 늙어서 더 마음이 놓이시는 겁니다. 만약 제가 젊은 청년이였다면 저를 이렇게 대하시지는 않았을 겁니다. 항상 저를 경게하고, 저를 해고 할 생각을 가지고 계셨을 겁니다. 왜냐면..” 집사는 갑자기 도영승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왜냐면 회장님 마음 속에 유일한 가주는 회장님 뿐이니까요, 이 자리를 노리면 다 죽게 됩니다!” 라며 말했다. 순간, 도영승은 등에 식은 땀이 흘렀다. 항상 겸손하던 집사가 자신의 마음까지 모두 꿰뚫고 있으니 섬뜩하기 그지 없었다. 도영승은 깊게 심호흡을 내쉬었다.“오늘 좀 무섭네.”집사는 미소를 지어보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절대로 회장님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제일 중요한 순간에도 회장님 곁을 지킬 겁니다. 제 마음속에도 도가집안의 가주는 영원히 회장님이시니까요.” 말을 끝낸 집사는 자리를 떴다. 도영승은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더 경각심을 느꼈다. ..도국영이 집에 도착하자 어머니 어현이 그를 반겼다. 도국영의 얼굴은 예전보다 더 핼쑥해졌고, 안색이 좋지 않았다. 어현은 자신의 아들의 모습을 보고는 얼른 다가가 물었다.“또 무슨 일이야? 그 노인네가 이상한 짓이라도 저지른 거야?” 도국영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어머니, 지용제조 아시죠?” “당연히 알지. 도가 집안의 ‘폐’ 라고도 불리는 회사잖아. 왜, 지용제조에 무슨 큰일이라도 났데?” 이어서 도국영은 도영승이 지시한 내용을 모두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어현은 내용을 듣고는 혀를 끌끌 찼다.“그 노인네는 돈으로 죽고 사는 인간인데,
밖이 점점 어두워졌다. 강책은 여전히 사무실에 앉아 도국영이 말한 ‘문서’ 를 기다리고 있다. 그의 다음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의를 늦추면 안된다. 옆에서 양자리도 정보를 빼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실질적인 정보는 얻지 못했다. 게다가 도영승과 도국영을 제외하고 그들의 유일한 집사만이 이 일에 대해 알고있지만 그에게서 정보를 빼내는 건 실패로 돌아갔다. 시간은 어느 덧 8시.강책의 사무실로 전화가 걸려왔다. 강책, 양자리와 물병자리 모두 울리는 전화를 보고는 같은 생각을 하는 것 마냥 잔뜩 긴장을 했다. 이어서 강책은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네,여보세요.” “모리하이테크, 강책 회장님 맞으십니까?” “네, 맞습니다.”상대방은 강책을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다. 상대방은 음성변조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숨겼다. 남을 증거가 두려워서 한 행동일 것이다. 이어서 강책이 먼저 질문을 던졌다. “누구십니까? 저를 찾으신 이유라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상대방은 머뭇거리고는 답했다.“제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제가 지금부터 말하는 내용입니다. 딱 한번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이 일은 도가집안의 ‘폐’ 와 연관있는 내용이라는 점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강책은 단숨에 일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전화기 녹음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양자리와 물병자리도 들을 수 있게 스피커모드로 전환했다. 이어서 상대방은 5분동안 도가의 지용제조에 대한 비리를 조금씩 알려주었다. 그리고 많은 증거들은 이메일,택배를 통해 강책에게 전해졌다. 내용과 증거만 있다면 강책은 손쉽게 지용제조를 처리할 수 있었다. 전화 끝으로 상대방이 마지막 말을 전했다.“강 회장님, 이 내용들을 잘 이용하셔야 합니다. 저희의 연합은 이제야 시작 된 겁니다, 다시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통화가 끝나고 강책은 양자리와 물병자리를 번갈아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런 문서였어.” 음성변조로 인해 목소리의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