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기자회견에서 하는 해명을 사람들이 믿을까?사람들은 분명 거짓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TV를 보고 있던 오영감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강책, 결국 이 정도밖에 안되는군. 고작 리스트 몇 장과 세부 명세서로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참, 사람 마음은 헤아리기 어려워. 모든 사람이 자기를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믿음을 얻기란 하늘에 별 따기야. 강책, 네가 처참하게 졌어!”오영감은 강책의 이번 기자회견은 실패라고 생각했다. 오영감이 TV를 끄려고 할 때 강책은 굉장히 놀랄만한 이야기를 꺼냈다. 기자회견 현장.강책이 말했다. “저희 모리 하이테크와 모가 집안의 늘 푸른 약국이 죄가 없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모지안이 여자를 꼬시려고 큰돈을 쓴 것은 잘못입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모지안은 본인 돈을 썼고, 잘한 행동은 아니지만 절대 도덕과 법에 어긋나지 않습니다.”“근데 그게 왜 큰 파장을 일으킨 거죠?”잠시 후, 강책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누군가 악의를 품고 암암리에 속임수를 썼습니다! 다들 저 사진은 전부 몰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사진이 기사화된 후 사진 속 여주인공은 사라졌습니다, 이 모든 게 마치 이미 짜놓은 각본 같죠. 그럼 문제는 이 각본은 누가 쓴 걸까요? 도대체 누가 저와 모가 집안을 망가뜨리려고 이렇게 심혈을 기울인 거죠?”강책의 말에 기자들은 귀가 솔깃했다. 기자들이 오늘 기자회견에 온 이유는 빅뉴스를 보도 하려고 온 거 아닌가? 지금이 바로 기삿거리가 나올 순간이다.로라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손에 땀을 쥐고 상황을 지켜봤다.로라가 이 모든 일의 주도자이다. 강책의 능력으로는 로라의 수단을 모두 찾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강책은 어떻게 로라의 음모를 공개할까?로라는 계속해서 강책이 절대 찾아내지 못했을 테니 걱정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자신을 다독였다.강책이 주변을 둘러보고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암암리에 음모를 꾸미고 사기를 친 사람은 바로 문성 의약회의
경성 의약계 사람들이든 기자들이든 또는 어게인 하이테크의 사람들 모두 강책이 이 일과 전혀 상관도 없는 소크라를 언급할 줄 상상도 못했다. 특히 로라는 강책이 범인을 밝히는 것 외에 다른 해결책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강책은 예상 밖에도 모든 죄를 소크라에게 뒤집어씌었다. 이게 가능할까?로라는 자신이 구해놓은 기자에게 눈짓을 주자 기자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큰소리로 말했다. “강 선생님, 소크라 씨가 소문을 퍼트려서 강 선생님과 모가 집안을 해쳤다고 다든 거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혐의를 벗을 수도 없을 것 같고, 사람들을 납득시키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강책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얼마 전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얼마 전에 제가 모지안과 함께 한국 의학계의 명성과 모가 집안의 간판을 되찾았다는 것은 다들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바로 그때 싸움의 대상은 소크라였습니다. 소크라는 한국 의학계와 모가 집안에 대한 증오가 뼈에 사무치도록 컸습니다. 그래서 소크라는 모지안과 모가 집안 그리고 저 강책을 망가뜨리고 한국 의학계를 망가뜨리려고 했습니다!”강책의 말에 사람들은 이제야 조금씩 믿기 시작했다. 강책이 말하지 않더라고 중국 의학계 의사들은 이 일을 잘 알고 있다. 어쨌든 소크라가 지금까지 저지른 악랄한 짓들은 차마 눈뜨고 봐줄 수 없는 정도였다. 소크라가 모가 집안과 중국 의학계를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에 대해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강책이 계속해서 말했다. “저는 애초부터 소크라를 의심했고, 경찰 측에서도 압수한 동영상이 있습니다. 다들 같이 보시죠.”양자리는 즉시 스크린에 동영상을 띄었다. 누군가 핸드폰으로 몰래 촬영한 영상 속에 소크라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빙 둘러앉아 있었다. 외국인들의 몸에는 모두 상처가 있었다. 누군가는 팔에 붕대를 감고, 누군가는 목발도 짚기 힘든 상태였다. 눈치 빠른 기자가 한눈에 알아보고 말했다. “이 사람들 얼마 전에 강책 씨에게 맞은 경호원들 아닙니까? 저
의사들은 모가 집안이 자신들을 속였다고 생각하고 뼛속까지 증오했다.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풀렸다. 모가 집안은 무고하며, 모든 것은 소크라가 한국 의학계를 망가뜨리기 위해 계획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의사들은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첫째, 의사들은 소크라를 죽도록 증오한다. 둘째, 의사들은 이전의 어리석은 자신들의 행동과 소크라의 말도 안 되는 이간질에 속아넘어갔기 때문에 모가 집안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전통 있는 약국과 평판 그리고 높은 명예를 가진 모가 집안이 어떻게 그런 부도덕한 짓을 할 수 있을까?의사들은 분함과 죄책감의 복잡한 감정이 느껴지며 태도가 돌변했다. 게다가 경찰에서 압수한 영상과 모가 집안에서 제공한 리스트 그리고 강책의 뛰어난 설득력으로 의사들은 강책의 모든 말을 믿었다.하지만 언론사들은 이 일의 진상이 무엇이든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기자들은 단지 기삿거리에만 관심이 있었다. 강책은 기자들도 충분히 만족시켰다. 외국인 의사는 한국 의학계를 망가뜨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그 결과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모가 집안은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이것은 경성 전체를 뒤흔들만한 기삿거리이다. 언론사들은 이런 빅뉴스가 나오면 사건의 본질은 따지지 않고 마냥 기뻐할 것이다. 의사들과 기자들의 마음만 돌린다면 문제없다. 로라는 사람들 사이에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절대 받아 들일 수 없었다!‘철저하게 계획한 모든 것이 결국 이렇게 엉망진창이 된다고? 안 돼, 절대 안 돼!’로라가 구해놓은 기자가 강책에게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졌다.“강 선생님, 영상 속 최민지 씨는 돈만 주면 뭐든지 다 하는 여자인가요? 제가 보기에는 그런 사람으로 안 보이는데요? 최민지 씨가 돈 때문에 모지안에게 접근했다는 증거가 있나요?”아주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최민지는 통제받고 있기 때문에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이런 질문을 한 것이다. 즉, 나중에 빠
기자회견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양자리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남자를 이렇게 많이 사귀었다고? 사귄 횟수를 떠나서 남자 스타일도 정말 천차만별 아닌가?다양한 스타일의 남자를 모두 만나보고 싶었던 건가?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끊이질 않았다. 이건 또 다른 큰 기삿거리이다!강책이 말했다. “원래 이분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모가 집안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최민지 씨의 전 남자친구들이 희생할 수밖에 없네요.”한 남자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저는 최민지한테 1억 정도를 썼습니다. 제가 집을 사려던 돈이었는데 지금은 한 푼도 없어요!”또 다른 남자가 말했다. “최민지는 저한테 성숙하고 매력 있다고 꼬시면서 제가 모아둔 돈을 빼먹었어요. 제일 무서운 건 제가 결국 아내랑 이혼을 하니까 최민지는 도망갔어요. 진짜 쓰레기 같은 여자예요.”“누가 아니래요? 저는 최민지가 정말 순수한 여자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한테 집에서 돈을 훔쳐서 자기 화장품 사달라고 하려고 사귄거 였어요.”“쓰레기 같은 년...”이 남자들은 모두 최민지에게 상처받은 불쌍한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어디 가서 감히 말할 수도 없고,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이 자리에서 모두 털어놨다. 남자들은 모두 이를 갈며 최민지를 증오했다. 그야말로 빅뉴스이다.기자들은 매우 기뻤다. 오늘 이 기자회견은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빅뉴스 하나만으로 일주일 동안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최민지의 전 남자친구들이 어느 정도 이야기를 끝내자 양자리가 남자들을 들여보냈다. 남자들이 들어간 후 강책이 말했다. “이제 최민지가 어떤 여자인지 다들 아셨으니 감을 잡아을 겁니다. 당연히 제가 이 남자들을 돈 주고 고용했다고 의심할 수도 있을 테니 조사해 보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게 사실입니다. 최민지 학교에 가서 친구, 룸메이트, 선생님 심지어 가족들에게 물어보시면 제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조사가 더 필요한가
로라는 화가 나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로라는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떠올리며 강책의 입장이 되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생각해 봤다. 하지만 어떤 해결 방법도 생각하지 못했다. 오영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강책은 강책이다. 수라 군신의 실력은 보통 사람과 비교할 수 없다. 강책은 직접적으로 해명하지도 않았고, 진짜 범인을 밝히지도 않았다. 오영감과 로라가 전현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희생양을 찾았다. 게다가 이 희생양은 이전에 강책과 갈등이 있었던 사람이다. 지금 로라가 사람들에게 ‘강책을 믿지 마세요! 강책이 한 말은 모두 거짓말이에요. 소크라가 강책과 짜고서 거짓말하는 거예요!’ 라고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소크라가 강책과 짜고서 거짓말한다는 말을 믿는 사람이 있을까? 이전에 두 사람의 갈등이 얼마나 심했는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소크라가 범인이 아니라면 누가 범인일까? 본인이 범인인가?로라는 소크라가 범인이 아니라고 말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저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로라가 힘들게 계획한 작전은 모가 집안을 망가뜨리기는커녕 모가 집안의 명성만 더욱 높아졌다. 한국 의학계 의사들은 모가 집안에게 한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모가 집안을 더욱 신뢰하여 상처가 회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끈끈한 관계가 되었다. 로라는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갔다. 로라는 소크라가 왜 모가 집안을 위해 모든 죄를 뒤집어쓰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소크라는 모지안과 강책하고 철천지원수 아닌가?도대체 왜?이때, 로라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로라가 핸드폰에 뜬 ‘소크라’의 이름을 보고 하하 웃었다. “개자식, 감히 나한테 문자를 보내?”로라는 문자 내용을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로라 씨, 지금 화가 많이 났죠? 하하하, 화내도 소용없어요. 능력 있으면 와서 때려보시죠? 네? 때려보세요!”소크라는 그야말로 뜻을 이루자 우쭐거렸다!“꺼져!”차분한 로라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화를 내기 바빴는데, 그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황당한 소식을 받으니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양자리는 강책을 한번 보고, 다른 사람을 쳐다보고는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사실 소크라의 탈출은 강책이 계획한 것으로, 모가 집안을 대신하여 모든 책임을 떠맡아 준 것에 대한 보답 이였다. 많은 사람 중, 로라가 제일 불쌍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소크라를 죽이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지만 해외로 도망갔으며, 자신의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올라 말을 꺼낼 수 가 없었다. 로라는 강책을 바라보고는 단숨에 그가 계획한 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크라와 손을 잡은 사이이기에 소크라가 잡히게 되면 강책도 연루될까봐 공과사를 철저히 구분하여 그의 도망을 도왔던 것이다. 발표회의 시간대도 소크라가 도망치기 쉽게 선택한 것이 분명했다. “젠장! 강책, 우리 아직 안 끝났어, 두고봐.”로라는 1초라도 현장에 남았다가는 피를 토할 것 같아 바로 자리를 떴다. 그녀는 그제서야 유사가 왜 화가 나서 피를 토하고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는 지 알 수 있었다. 만약 로라가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면, 유사와 같은 결말을 맞이 했을 수도 있다. 강책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보다 강책이 자신들을 가지고 놀면서 계획을 다 망쳐놓았다는 사실이 더 수치 스러웠다. 유사였다면 또 한번 더 피를 토할 것이 분명했다. 이번 교훈을 통해 로라는 강책이 점점 무서워 지기 시작했다. 남자를 무시하고,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달랐다. 자신의 능력을 증명시키고 싶을 수록 강책에게 항상 당하고 만 것이다. 동시에 로라의 가치관도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강책, 두고 봐!”어게인 하이테크 사장 사무실 안.로라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얼굴은 분노와 실망이 섞인 표정이고, 오영감도 실망 가득한 표정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머리를 굴리며 소크라를 잡겠다고 짜놓은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발표회가 끝나고, 경성 의약계의 모든 의사들이 모가 부자의 주거지로 꽃, 과일 등 사과의 의미가 담긴 물건들을 보내왔다. 자신들이 과거에 했던 짓들에 대한 사죄를 하는 것이다. 특히 모지안에게 사과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는 문 앞에서 햇빛을 쬐며 장장 14시간을 무릎 꿇고 앉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단 한 모금의 물도 마시지 않았으며, 단 한 톨의 밥도 넘기지 않았다. 원래부터 빈약하던 그의 모습이 한층 더 심각 해보였다.“아이고, 모가 도련님, 얼른 일어나세요.” 사람들이 그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키고 치료를 진행했다. 명성 높은 의사들의 치료 덕분에 모지안도 빠르게 회복했다. “이 곳에서 14시간동안 무릎 꿇고 자신의 죄를 뉘우친 것 만으로도 모가 집안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겠어요.”“저희도 사죄의 마음을 담아 모가집안의 재건설에 후원할 생각입니다.”“모가 집안은 저희 경성 의약계의 깃발이 될 겁니다. 이 깃발이 무너지면 절대로 안되지요.” 모두들 하나 둘씩 빠르게 그에게 다가와 사죄를 표했다. 모지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여러분, 저 모지안은 한 여자 때문에 눈이 멀어 제 집안에 가장 중요한 시기에 돈을펑펑 날렸지 않습니까. 무릎 정도 꿇는 건 전혀 억울하지 않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교훈도 얻었습니다. 저는 절대로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며, 제일 먼저 모가 집안의 미래를 위해 생각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감시도 꼭 필요합니다...”그 다음으로는 웃어른들을 받드는 말로 이어나갔다. 서로의 응원이 끝나고, 모지안은 가족들의 도움으로 거실로 들어왔다. 이어서 의사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모지안은 자리에 앉아 물을 크게 들이켰다.“모두 스승님, 아버지 덕분입니다. 조금만 더있다가는 문 앞에서 죽을 뻔했어요.” 모한철은 코웃음을 쳤다.“밖에서 이상한 여자랑 만나고 그러면 안된다. 알겠지?” “네, 아버지.”모지안은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소크라가 그런 사람인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알았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물어봐도 대답을 안해주세요. 회장님이 보시면 알아보실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경찰 부르고 싶어도 겨우 참았다니까요. 진짜 이상한 사람이에요.” “알겠어요, 지금 그 사람 어디 있어요?” “대기실에 계십니다.” 강책은 대기실을 향해 몸을 돌렸다. 이어서 문 앞에서 2초동안 잠시 머물다가 손을 뻗어 문을 열었다. 바로 그의 눈 앞에 보이는 남자는 키가 크고, 곰 같은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등을 꼿꼿이 세운 채 대기실 안에 앉아있다. 얼핏 보아도 오랜시간 동안 훈련을 받은 병사였다.“호섭?” “총수님!”강책을 총수라고 부르는 이 남자는 예전 신라천정 부대의 일원으로 강책을 따라 여러곳에서 전쟁에 참가하며, 많은 공을 쌓은 스펙이 있다. 매 전투마다 몸을 사리지 않았으며, 위험을 앞에 두고도 전혀 무서워 하지 않았다. 죽더라도 전투장에서 죽겠다고 다짐하고 다니던 남자 중에 남자였다. 호섭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강책에게 충성을 했다.“충성, 부하 호섭 총수님을 뵙습니다!” 호섭은 그에게 인사를 하면서 울먹거렸다. 남자는 쉽게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단단한 체구의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였다. 강책은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조급하게 묻지 않았다. 그리고 대기실의 문을 닫고는 먼저 입을 열었다.“난 지금 아무런 권력도,위치도 없어. 지금 자네랑 나는 같은 등급의 사람일세. 예전과 같은 태도로 대할 필요는 없어.” 호섭은 흥분하며 말했다.“총수님은 저에게 있어 항상 총수님입니다. 부하 호섭의 총수는 강책 총수님 밖에 없습니다!”강책은 그의 어조에서 오늘 호섭이 자신이 찾아온 이유에는 분명히 ‘이영호’ 가 있다고 추측했다. “먼저 앉게나.” “네.” “자네는 외각 도시의 호위대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중 아닌가? 무슨 일 때문에 나를 찾아온건가?” 호섭은 고개를 푹 숙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짤렸습니다.” “뭐?왜?” “이영호는 저희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습니다. 매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