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돌아오자마자 전화가 울렸고, 상동진은 부리나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시죠?”고개를 돌리자 그는 강책에게 바로 말을 꺼냈다."강 부회장님, 도 씨 집안 가주인 도영승 전화입니다. 부회장님을 찾으십니다.” 상동진은 강책에 대한 태도가 매우 겸손했고, 이는 전에 본 적 없는 모습이며 사람들이 만약 이 모습을 본다면 온몸에 소름이 돋을 것이다. 그는 유진명을 대할 때에도 이 정도로 겸손하지는 않았다. 상동진은 다름이 아닌 강책이 보여준 실력 때문에 매우 놀란 것이다.“여보세요?”강책이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로 도영승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 전시회 얘기는 들었어, 아주 대단하더구먼!” 그러자 강책은 담담히 말했다.“처음부터 말했듯이 어게인 하이테크는 무서워할 필요도 없습니다.”"허허, 이렇게 많은 단서를 갖고 있었으면서 왜 진작에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거지? 자네를 오해했잖나.” "어떤 것은 너무 분명하게 말하면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설마 내가 당신을 배신할까 봐 두려워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일을 대비했을 뿐입니다.”도영승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네가 이번 일을 잘 처리했으니, 어게인 하이테크는 다시 뒤집기 어려울 거다. 말해 봐, 네가 원하는 보상은 다 들어줄 테니까!” “그래요? 그럼 저는 명실상부한 회사의 후계자가 되고 싶습니다.”강책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어……”도영승은 몇 초 동안 침묵을 유지하고는 이내 말했다."아주 대담하군. 그래, 적어도 난 널 인정했다. 네가 유진명을 이길 수 있을지는 네 능력에 달려 있겠지.”“충분합니다.” 철컥, 강책은 할 말을 끝내자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고, 여전히 도 씨 집안 가주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다른 사람 같으면 도영승은 당장 그를 해고했을 테지만, 강책의 태도에 도영승은 익숙해진 것 같다.상동진이 기쁜 마음에 달려와 말했다. "강 부회장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도 씨 집안 가주의 인정을 받으셨으니 이제
"망할, 망할, 망할!!!"“이게 무슨 개 같은 경우지?”강한비가 분노에 차며 말했다."망할 어게인 하이테크, 오영감은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강책한테 바보 취급을 당하고 그렇게 굴려지다니!” 옆에 있던 유진명은 한숨을 내쉬며 슬픈 표정으로 대꾸했다."저희는 본래 오영감의 손을 빌려 강책을 제거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강책은 멀쩡하고 오영감이 당하다니요……”“그뿐만이 아니다! 방금 정보를 입수했는데 강책이 도영승 그 영감탱이에게 인정을 받았고 지금 강책의 자리는 아주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으니 더 이상 강책을 건드리는 건 어렵게 됐다고!”유진명의 낯빛이 더욱 안 좋아졌다. 전에 강책에게 후계자 자리를 내어주긴 했지만, 유진명은 속으로 오영감이 강책을 끌어내고 난 뒤에 진정한 후계자는 유진명 자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진명은 그동안 아무런 불만도 없이 강책에게 예의를 갖추었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강책은 이를 통해 도영승의 인정을 받았고, 회사에서의 호소력도 높아져 명실상부한 후계자가 됐다.가짜가 진짜가 된 것이다.유진명의 후계자 자리를 이렇게 강책에게 빼앗기게 된다고? 그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몇 년 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이렇게 쉽게 다른 사람이 자신의 열매를 따가다니, 누가 마음이 편하겠는가?강한비는 여전히 욕설을 퍼부었다.“도영승 그 늙은 개가 매년 나에게서 많은 돈을 가져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회사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는데, 정말 모리 하이테크를 도영승 자신이 설립한 줄 아는 건가?” "도영승 그 개 같은 자식, 조만간 널 죽여주마!” 강한비의 말에서 도영승에 대한 원한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었고, 강한비는 도영승을 미워한 지 오래되었다. 유진명이 말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회장님, 침착하게 강책을 대처할 방법을 생각해 주십시오. 그리고 절대 속셈을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도영승이 이상함을 눈치채면 저희는 정말 끝장입
경성병원, VIP 병동.오영감은 침대에 누워 천장의 샹들리에를 올려다보며 슬픔과 한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주먹을 쥐고 있었다.그는 매우 달갑지 않다. 문이 열리자 로라가 진료기록부를 들고 들어왔다."의사가 그러는데 충격으로 인한 일시적 쇼크라고 하니 한동안 몸조리를 잘하면 괜찮아질 거예요.”로라는 앉아서 바나나 한 개를 까서 그에게 건넸다."아버지 성질은 유사와 정말 똑같네요.” "애초에 유사는 강책에게 이런 식으로 죽임을 당했는데, 지금도 옛 기술을 다시 쓰려고 하니 조심하셔야 해요.” 오영감이 바나나를 받아 한 입 베어 물었다."그래, 조심해야겠다.""이번에는 틀림없이 모리 하이테크를 밟아 강책을 모욕해 만신창이로 만들 줄 알았다.”“허허,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니.” 그는 고개를 돌려 로라를 바라보았다. "순홍 그 나쁜 자식은 어딨어? 잡았나?” 로라가 대답하기도 전에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고, 그녀는 전화가 연결이 된 후 얼굴색이 약간 변했다."그래, 알았어."그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순홍은 이미 우리 사람들한테 잡혔어요, 아버지, 어떻게 처리하시겠어요?" "이 개자식이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으니 죽이지 않으면 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다!"오영감이 냉랭하게 말했다."네, 그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겠습니다.”로라가 고개를 끄덕였고, 일어나서 병실을 떠나려고 했다. "로라!!!" 갑자기 오영감이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네?""내가 이렇게 병이 나서 잠시도 너를 도울 수 없고, 강책 그 녀석은 매우 간교해서 너 혼자 상대하면 그의 계략에 넘어갈까 걱정된다. 가서 네 오라버니를 데려와라, 너희 남매가 힘을 합쳐 강책을 상대해!” 로라는 고개를 저었다.“됐어요, 첫째 오빠 몸 상태가 아버지만도 못한데, 그냥 짐이 하나 더 늘 뿐이예요.” 말을 마치자 그녀는 곧장 떠났다.오영감은 한숨을 내쉬었다."에이, 첫째가 있었다면 로라에게 하루 종일 뛰어다니게 하지
순홍이 사실대로 설명했다. “제가 프로젝트 보고서를 누구한테 받았다고 말씀 안 드렸는데, 사실 정단이 아니라 강책 씨에게 받았습니다.”“네?” 로라가 호통을 치며 말했다. “강책 씨가 어떻게 당신한테 프로젝트 보고서를 줘요? 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아닙니다! 저는 강책 씨가 저희 쪽 사람인 줄 알았어요, 로라 씨가 심어놓은 스파이인 줄 알고 강책 씨를 믿었어요.” 순홍이 억울해하며 말했다. 하!!!로라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강책을 어떻게 스파이로 생각하지? 순홍,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당신, 바보예요? 어떻게 강책이 우리 편이라고 생각한 거죠?”순홍이 말했다. “정단이 처벌받은 500만 원을 강책 씨가 대신 내길래 로라 씨가 시킨 줄 알았어요! 그리고 강책 씨가 Hansol 회사와 아주 순조롭게 계약을 했어요. 만약 강책 씨가 스파이가 아니면 조가 집안의 투자자 회사가 왜 강책 씨랑 계약을 하겠어요?”이런...로라는 매우 답답해하며 손을 이마에 짚었다. 로라가 강책에게 500만 원을 지불하라고 시킨 것이 아니라, 로라의 승리의 결과를 빼앗은 것이다.Hansol 회사와 계약은 조연진과 화해했기 때문이었으며, 로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바보 같은 순홍이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 혼자 강책을 같은 편으로 생각하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때문에 함정에 빠진 것은 순홍뿐만 아니라 로라와 오영감까지 함정에 빠트렸다. 지금 이 상황은 ‘신처럼 강한 적은 두렵지 않으나, 돼지처럼 우둔한 동료는 두렵다.’라는 말이 제격이다. 만약 순홍이 아니었다면 어게인 하이테크는 지금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함정이 빠졌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로라는 뭐라고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하다가 순홍에게 말했다. “머리는 장식으로 가지고 다녀요? 아무리 강책이 우리 편인 줄 알았어도 저한테 한 번 물어봤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순홍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제가 이것저것 물어보는 거 싫어하지 않으세요? 저희는 로라 씨 지시대로
그날 아침, 강책은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회사에 왔다. 강책을 적대하던 상동진이 앞장서서 강책을 치켜세웠다. 현재 모리 하이테크는 강책이 장악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모리 하이테크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 강책은 연구개발팀으로 돌아와 아직 의자에 앉기도 전에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어젯밤 10시, 물고기를 잡던 어민이 상어가 뜯어먹은 시체를 발견하였으며, 현재 그 시체가 모리 하이테크 연구개발자 순홍으로 확인되었습니다.]순홍은 죽은 것은 결코 의외가 아니다. 상동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어쩐지 갑자기 요 며칠 순홍이 안 보이더니 상어에 물려 죽었구나. 아니 근데 순홍은 바다에 왜 놀러 간 거지? 바람 쐬러 갔나?”강책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명 어게인 하이테크가 저지른 짓일 것이다. 순홍이 어게인 하이테크에 끼친 어마 무시한 손실을 오영감과 로라가 용납할 수 있을까?“순홍 씨 집으로 사람 한 명 보내서 위로 선물 보내드리고, 제 계좌로 위로금 천만 원 보내드리세요.” 강책이 말했다. 어쨌든 강책은 순홍과 한동안 동료 사이로 지내며 순항에게 많은 정보를 얻었다. 사람이 죽었으니 가는 길을 챙겨주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다. 상동진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부회장님은 정말 마음씨가 좋으세요, 저의 본보기이십니다!”상동진이 앞장서서 박수를 쳤다. 강책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상동진의 아부는 정말 대단하다. 기회만 있으면 바로 아부를 해서 강책은 상동진을 해고시키고 싶었다. 이때, 어디선가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하하, 상 팀장 말씀이 맞아요, 우리 아들 강책은 매우 뛰어는 인재죠, 여러분들도 평소에 부회장님 보고 잘 배우세요!”직원들은 감탄하는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보며 지나갔다. 해맑은 웃음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강한비 화장이었다!유진명도 강한비 바로 뒤에 있었다. 회사의 진정한 권력자가 마침내 돌아왔다. 강책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웃음을 짓고 강한비에
강책은 비단함을 보고 아무런 표정이 없이 속으로 비웃었다. 이렇게 귀한 기약을 다른 사람에게 왜 줄까?반드시 속임수가 있을 것이다. 강책이 예의 바르게 말했다. “아버지, 저보다 아버지께서 이 단약이 더 필요하세요. 저는 젊고 체력이 좋아서 먹으나 마나 똑같아요, 하지만 아버지는 오랫동안 질병이 있었으니 이 단약을 먹으면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요?”강한비는 강책의 말이 안색이 변했다.강책의 말이 맞는 듯했다. 오랫동안 병에 시달린 강한비는 이렇게 좋은 단약을 왜 먹지 않았을까? 속임수가 있는 게 분명하다!강책의 말에 당황한 강한비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유진명이 참견하며 말했다. “부회장님이 모르시는 게 있습니다. 응령 진주알은 효능이 강하지만 복용 조건이 있습니다.”“네? 무슨 조건이요?”“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반드시 남성이어야 하고, 두 번째는 30세 미만인 사람만 약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강한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뒤이어 말했다. “내가 이 응령 진주알을 받았을 때는 이미 40살이 넘어서 복용할 수 없어 너무 아쉬웠지.” 하하, 보나 마나 헛소리이다. 오랫동안 의학 공부를 한 강책은 30세 미만이어야만 단약을 복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강책은 유진명과 강한비의 핑계가 매우 어설퍼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강책은 강한비 손에 있는 비단함을 보고 궁금해하다가 이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께서 저를 이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히 받겠습니다.”강책은 공손하게 두 손을 내밀어 강한비에게 붉은 비단함을 받았다. 강한비와 유진명은 서로를 쳐다보고 간사한 웃음을 지었다. “강책아, 어서 약 먹어봐.” 강한비는 기다릴 새도 없이 말했다.강한비는 이렇게나 급할까?강책도 거절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비단함을 열자 금빛의 단약이 반짝거렸다. 강책이 비단함에서 단약을 꺼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책은 고개를 들어 단약을 입에 넣고 먹
직원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유진명은 강책을 데리고 새로운 사무실로 향했다. “부회장님, 이곳이 부회장님 사무실입니다. 앞으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이 사무실에서 혼자 업무를 보시면 됩니다.” 유진명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했다. 강책은 사무실을 둘러봤다. 깨끗하고 좋았지만 허전한 느낌에 인간미가 없었다. “부회장님, 괜찮으세요...?” 유진명은 사무실 문을 닫았다. 그리고 마치 공포영화 속 악귀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책은 유진명을 쳐다보며 말했다. “네, 괜찮아요. 안 괜찮을 게 뭐가 있죠?”유진명이 다시 물었다. “목마르지 않으세요?”“유진명 씨가 물어보니 목이 좀 마른 것 같네요.”“머리도 좀 어지러운 것 같지 않으세요?”강책은 몸을 휘청이며 이마에 손을 짚고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네, 머리도 조금 어지럽고 아프네요.”유진명은 속으로 기뻐했다. 유진명은 주머니에서 사운드 주파수 변환기를 꺼내 수치를 바꾸고 입에 갖다 댔다. 유진명이 사운드 주파수 변환기에 한 말은 강책의 귀에 특정한 주파수로 전달된다. 그리고 방금 먹은 약고 융합되어 뇌를 자극하여 남의 말에 복종하게 된다. 다시 말해 강책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 “강책, 앉아.”정말 신기한 광경이 벌어졌다. 강책은 훈련받은 강아지처럼 유진명의 명령대로 바닥에 앉았다. “손.”유진명의 명령이 강책이 왼손을 내밀었다.“개처럼 혀 내밀어봐.”강책은 개처럼 혀를 내밀고 바닥에 앉아 손을 내밀었다. “하하하!!! 강책, 당신한테도 이런 날이 있네?”유진명은 미친 듯이 웃었다. 이 순간만을 기다렸던 유진명의 소원이 마침내 이루어졌다.. 유진명은 강책이 돌아온 이후부터 강 회장님이 모든 것을 강책에게 양보하니 강책이 정말 회사의 후계자가 된 것 같아 항상 화가 났었다. 하지만 지금 강책의 모습을 보니 매우 기뻤다. 유진명은 단약을 먹은 강책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화를 참을 필요가 없어졌다. 유진명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강책,
“하지만 분명히... 방금 사람들 앞에서 약을 먹지 않았어요?”강책이 하하 웃으며 주머니에서 껌 하나를 꺼내 입에 넣고 씹었다. “먹었죠?” 강책이 말을 하며 손바닥을 펴자 껌은 그대로 손에 있었다!다시 말해, 강책은 사람들 앞에서 방금과 같은 속임수를 써서 약을 먹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약은 강책의 손에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방금 유진명이 한눈파는 틈을 타 단약을 유진명 입에 넣어서 삼키게 한 것이다. 유진명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유진명이 강책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 “그래서 방금 일부러 조종당하는 척 연기한 거였어요?”“전부 연기한 건 아니에요.” 강책은 손을 뻗어 유진명의 사운드 컨트롤러를 빼앗으며 말했다. “사실 저도 이 단약의 효능과 어떻게 다른 사람의 행동을 조종하는지 알고 싶었어요. 그런데 방금 유진명 씨에게 조종당하는 척 연기해 보니 당신들이 약물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을 조종하는 모든 과정을 더 잘 알게 됐어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이죠. 유진명 씨, 당신이 졌습니다.”‘졌다고?’‘졌어!’유진명은 자신이 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두 눈을 부릅뜨고 강책을 노려봤다. 본인이 다른 사람 꾀에 절대 넘어갈 리 없을 거라 생각했던 유진명은 지금 이 순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책의 실력은 유진명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서웠다. “아니요, 저는 절대 지지 않아요!”강책은 유진명이 자신을 향해 돌진하자 뒤로 살짝 물러섰다. 강책이 담담하게 말했다. “유진명 씨가 힘으로 저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설마 제가 서경에서 다년간 전쟁하며 싸웠던 걸 잊었나요?”또 한 번 당했다!유진명은 계략뿐만 아니라 힘에서도 강책에게 처참하게 패배했다. 유진명 한 명이 아니라 열 명, 백 명이 와도 강책에게 상대가 안 된다. “참, 괘씸하네요. 저는 절대 승복 안 해요! 모리 하이테크는 내 것이고, 내가 진정한 모리 하이테크의 후계자예요, 당신한테 절대 뺏기지 않을 겁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