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비단함을 보고 아무런 표정이 없이 속으로 비웃었다. 이렇게 귀한 기약을 다른 사람에게 왜 줄까?반드시 속임수가 있을 것이다. 강책이 예의 바르게 말했다. “아버지, 저보다 아버지께서 이 단약이 더 필요하세요. 저는 젊고 체력이 좋아서 먹으나 마나 똑같아요, 하지만 아버지는 오랫동안 질병이 있었으니 이 단약을 먹으면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요?”강한비는 강책의 말이 안색이 변했다.강책의 말이 맞는 듯했다. 오랫동안 병에 시달린 강한비는 이렇게 좋은 단약을 왜 먹지 않았을까? 속임수가 있는 게 분명하다!강책의 말에 당황한 강한비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유진명이 참견하며 말했다. “부회장님이 모르시는 게 있습니다. 응령 진주알은 효능이 강하지만 복용 조건이 있습니다.”“네? 무슨 조건이요?”“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반드시 남성이어야 하고, 두 번째는 30세 미만인 사람만 약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강한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뒤이어 말했다. “내가 이 응령 진주알을 받았을 때는 이미 40살이 넘어서 복용할 수 없어 너무 아쉬웠지.” 하하, 보나 마나 헛소리이다. 오랫동안 의학 공부를 한 강책은 30세 미만이어야만 단약을 복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강책은 유진명과 강한비의 핑계가 매우 어설퍼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강책은 강한비 손에 있는 비단함을 보고 궁금해하다가 이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께서 저를 이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히 받겠습니다.”강책은 공손하게 두 손을 내밀어 강한비에게 붉은 비단함을 받았다. 강한비와 유진명은 서로를 쳐다보고 간사한 웃음을 지었다. “강책아, 어서 약 먹어봐.” 강한비는 기다릴 새도 없이 말했다.강한비는 이렇게나 급할까?강책도 거절하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비단함을 열자 금빛의 단약이 반짝거렸다. 강책이 비단함에서 단약을 꺼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책은 고개를 들어 단약을 입에 넣고 먹
직원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유진명은 강책을 데리고 새로운 사무실로 향했다. “부회장님, 이곳이 부회장님 사무실입니다. 앞으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이 사무실에서 혼자 업무를 보시면 됩니다.” 유진명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했다. 강책은 사무실을 둘러봤다. 깨끗하고 좋았지만 허전한 느낌에 인간미가 없었다. “부회장님, 괜찮으세요...?” 유진명은 사무실 문을 닫았다. 그리고 마치 공포영화 속 악귀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책은 유진명을 쳐다보며 말했다. “네, 괜찮아요. 안 괜찮을 게 뭐가 있죠?”유진명이 다시 물었다. “목마르지 않으세요?”“유진명 씨가 물어보니 목이 좀 마른 것 같네요.”“머리도 좀 어지러운 것 같지 않으세요?”강책은 몸을 휘청이며 이마에 손을 짚고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네, 머리도 조금 어지럽고 아프네요.”유진명은 속으로 기뻐했다. 유진명은 주머니에서 사운드 주파수 변환기를 꺼내 수치를 바꾸고 입에 갖다 댔다. 유진명이 사운드 주파수 변환기에 한 말은 강책의 귀에 특정한 주파수로 전달된다. 그리고 방금 먹은 약고 융합되어 뇌를 자극하여 남의 말에 복종하게 된다. 다시 말해 강책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 “강책, 앉아.”정말 신기한 광경이 벌어졌다. 강책은 훈련받은 강아지처럼 유진명의 명령대로 바닥에 앉았다. “손.”유진명의 명령이 강책이 왼손을 내밀었다.“개처럼 혀 내밀어봐.”강책은 개처럼 혀를 내밀고 바닥에 앉아 손을 내밀었다. “하하하!!! 강책, 당신한테도 이런 날이 있네?”유진명은 미친 듯이 웃었다. 이 순간만을 기다렸던 유진명의 소원이 마침내 이루어졌다.. 유진명은 강책이 돌아온 이후부터 강 회장님이 모든 것을 강책에게 양보하니 강책이 정말 회사의 후계자가 된 것 같아 항상 화가 났었다. 하지만 지금 강책의 모습을 보니 매우 기뻤다. 유진명은 단약을 먹은 강책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화를 참을 필요가 없어졌다. 유진명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강책,
“하지만 분명히... 방금 사람들 앞에서 약을 먹지 않았어요?”강책이 하하 웃으며 주머니에서 껌 하나를 꺼내 입에 넣고 씹었다. “먹었죠?” 강책이 말을 하며 손바닥을 펴자 껌은 그대로 손에 있었다!다시 말해, 강책은 사람들 앞에서 방금과 같은 속임수를 써서 약을 먹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약은 강책의 손에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방금 유진명이 한눈파는 틈을 타 단약을 유진명 입에 넣어서 삼키게 한 것이다. 유진명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유진명이 강책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 “그래서 방금 일부러 조종당하는 척 연기한 거였어요?”“전부 연기한 건 아니에요.” 강책은 손을 뻗어 유진명의 사운드 컨트롤러를 빼앗으며 말했다. “사실 저도 이 단약의 효능과 어떻게 다른 사람의 행동을 조종하는지 알고 싶었어요. 그런데 방금 유진명 씨에게 조종당하는 척 연기해 보니 당신들이 약물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을 조종하는 모든 과정을 더 잘 알게 됐어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이죠. 유진명 씨, 당신이 졌습니다.”‘졌다고?’‘졌어!’유진명은 자신이 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두 눈을 부릅뜨고 강책을 노려봤다. 본인이 다른 사람 꾀에 절대 넘어갈 리 없을 거라 생각했던 유진명은 지금 이 순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책의 실력은 유진명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서웠다. “아니요, 저는 절대 지지 않아요!”강책은 유진명이 자신을 향해 돌진하자 뒤로 살짝 물러섰다. 강책이 담담하게 말했다. “유진명 씨가 힘으로 저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설마 제가 서경에서 다년간 전쟁하며 싸웠던 걸 잊었나요?”또 한 번 당했다!유진명은 계략뿐만 아니라 힘에서도 강책에게 처참하게 패배했다. 유진명 한 명이 아니라 열 명, 백 명이 와도 강책에게 상대가 안 된다. “참, 괘씸하네요. 저는 절대 승복 안 해요! 모리 하이테크는 내 것이고, 내가 진정한 모리 하이테크의 후계자예요, 당신한테 절대 뺏기지 않을 겁
모리 하이테크 1층 로비.직원들은 모두 바쁘게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띵동-’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췄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유진명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렸다. “유 본부장님, 안녕하세요”사람들은 모두 유진명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예전 같았으면 유진명도 분명 한마디 했을 텐데, 오늘은 달랐다. 유진명은 마치 좀비처럼 몸을 갸우뚱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유진명을 쳐다봤다. “유 본부장님 왜 저래요?”“모르겠어요, 좀 이상한 것 같은데요?”“유 본부장님, 괜찮으세요?”사람들이 유진명을 불렀지만 유진명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유진명은 로비 중간에서 걸음을 멈춰 섰다. 그러더니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모두 ‘유진명이 왜 춤을 추지? 갑자기 왜 저런 이상한 행동을 하지?’라고 생각하며 어리둥절했다. “유 본부장님, 왜 그러세요? 괜찮으세요?”유진명은 사람들의 의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로봇처럼 영혼 없는 눈빛으로 춤을 췄다. 사람들은 두려운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하지만 하나같이 유진명과 거리를 유지할 뿐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그 시각 회장 사무실, 강한비는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의자에 앉아있었다. “완벽해, 아주 완벽해.”강책을 해결했다고 생각한 강한비는 매우 행복했다. 강책이 단약을 먹기만 하면 강책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 지금쯤이면 강책은 유진명에게 조종당하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강한비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바로 이때, 누군가 다급하게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들어오세요.”강한비는 웃음기를 없애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상동진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와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유 본부장님에게 일이 생겼습니다!”‘툭’강한비는 깜짝 놀라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떨어트렸다. 강한비는 담뱃불을 끌 틈도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상동진에게
평소 같았으면 깜짝 놀라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빌었을 텐데, 유진명은 마치 강한비의 말을 듣지 못한 사람처럼 여전히 춤을 췄다. “유진명!!!”강한비가 다시 한번 소리쳤지만 여전히 똑같았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강한비는 잠시 유진명을 지켜봤다. 그러자 유진명은 매우 경직되고 눈에 초점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지하성의 그 남자와 똑같았다!바로 약물을 복용한 후 통제된 모습니다. 문제는 강한비 외에 이 약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없고, 또한 이 약이 얼마나 독한지 알고 있는 유진명이 스스로 약을 먹을 가능성은 더욱 낮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이때, 강책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걸어 나와 담담하게 말했다. “유 본부장님 왜 저러세요? 방금 제 사무실에서 같이 웃고 얘기하면서 아무렇지 않았었는데,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미친 사람이 된 거죠?”쓱!강한비의 머릿속에 뭔가 스쳐나갔다. 강한비는 두 눈을 붉히며 강책을 노려봤다. ‘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어!’강한비의 수단에 따르면 지금쯤이면 이미 통제된 상태인 강책이 이렇게 침착하고 정상적일 수 없다. 뭔가 잘못됐다. 미쳐야 할 강책이 미치지 않고, 미치지 말아야 할 유진명이 미쳤다. 예상과 전혀 반대인 결과이다. 해석은 다 한 가지이다. 강책은 사람들을 앞에서 속임수를 써서 약을 먹지 않고 유진명이 한눈파는 사이에 유진명에게 약을 먹인 것이다. 강책이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해냈다는 것이 사실이다. “개자식!”강한비는 두 눈에 불을 켜고 강책을 매섭게 노려봤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강한비 눈빛만으로도 분노가 느껴졌다. 강책은 매우 평온하게 유진명을 쳐다봤다. 유진명과 강책은 눈이 마주쳤다. 오랜 세월 전쟁터에 있었던 강책은 강한비의 숨 막힐듯한 살기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강한비는 살기를 품었다. 하지만, 어찌할 방법이 있을까?강책은 여전히 차분하게 말했다. “아버지, 유 본부장님 금방 나아질 것 같지 않은데 병원에 데려갈까요?”
10분도 채 안 되어 의사가 왔다. 의사는 유진명에게 마취 주사를 맞힌 후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옮겼다. 강한비도 지체할 시간 없이 뒤쫓아 가 병원에서 두 시간을 기다린 후 의사를 만났다. “어떤가요?” 강한비가 의사에게 물었다. “아휴, 유 본부장님 몸속 모두 각기 다른 정도의 손상을 입었어요. 약물이 뇌에 침투되었지만 다행히 목숨은 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치매는 앓게 될 겁니다.”“절대 믿을 수 없어요!”강한비는 검사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강한비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는가?의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람의 힘으로 안 되는 일입니다. 강 회장님, 힘드시겠지만 현실을 받아들이세요.”절망에 빠진 강한비는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흘렸다.“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거죠?”강한비는 강책을 맞서기 위해 일부러 약의 순도를 3배 이상 올렸었다. 원래 약은 사람의 생각을 통제할 수 있었으니 현재 순도 3배 이상 높아진 약이 사람의 인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었다. 옛말에 남을 해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만약 강한비가 약의 순도를 높이지 않았다면 유진명은 무사히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강한비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울부짖었다. 강한비가 잘 가나는 업계 회장의 이미지를 잊고 대성통곡을 한다는 것은 유진명이 강한비에게 그만큼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유진명은 강한비의 가장 능력 있는 부하이며, 더욱이...바로 유진명은 강한비의 친아들이다!이 사람은 가짜 강한비이기 때문에 강책이 아닌 유진명이 친아들이다. 이 사실은 강한비와 유진명 외에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강한비는 고통스러워하며 두 눈을 감고 후회를 했다. 만약 약물의 순도를 높아지 않았다면 유진명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강한비는 자신의 아들 미래를 망쳤다!“아들아, 아버지가 잘못해서 네가 이렇게 된 거야, 내가 죄인이다!”남자
강책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그때, 상동진이 기뻐하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부회장님, 방금 도가 집안에서 보자고 연락이 왔습니다.”도가 집안?도가 집안은 모리 하이테크의 든든한 후원자로 항상 뒤에서 모리 하이테크를 지지했다.하지만 모리 하이테크는 도가 집안의 것이 아니다. 도가 집안은 도움을 주고 그 대가를 받았기 때문에 도가 집안은 모리 하이테크를 동원할 자격은 없다. 지금 이 순간 도가 집안이 왜 끼어드는 걸까?“상 팀장, 나랑 같이 갑시다.”“네, 알겠습니다!”상동진과 강책이 도가 집안 지사에 도착하자 직원들이 자리를 안내하고 물을 따라주며 극진히 대접했다.상동진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웃으며 말했다. “제 생각에는 부회장님의 최근 우수한 성과를 포상해 주려고 부른 것 같습니다.”‘그런가?’강책은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강책은 지난번 도영승과 두 번의 전화를 하고 도영승이 매우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런 도영승이 강책에게 포상을 해줄까?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강책과 상동진 기다리고 있을 때 안경을 쓴 젊은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젊은 남자를 본 상동진은 깜짝 놀라 허리를 곧게 세우며 앉았다. 상동진이 강책에게 귓속말을 했다. “부회장님, 조심하세요! 저분은 도영승 손자 도국영이에요. 킥복싱, 권투, 유도를 아주 잘합니다. 평소에는 하루 종일 빈둥 거리고 놀다 심심하면 생트집을 잡아 정말 재수 없을 정도로 괴롭힙니다.”‘부잣집 도련님이네?’ 강책은 상동진의 말을 듣고 속으로 웃었다. 도국영은 강책이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기도 전에 강책 맞은편에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강책도 고개를 들어 도국영을 쳐다봤다.두 사람은 말이 없었지만 긴장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두 사람 모두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었다. 마치 사자와 호랑이가 서로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먼저 고개를 돌린 사람이 지는 것이다. 두 사람의 눈빛은 매우 강렬했다. 옆에 있던 상동진은 두 사람의 눈빛에 무서워 벌벌 떨
도국영의 자신만만한 주먹은 강책의 두 손가락에 무너졌다. 이 순간 도국영의 체면도 무너져내렸다. 도국영은 주먹으로 소도 쓰러트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강책의 두 손가락조차 부러뜨릴 수 없었다. 누가 강자이고 누가 약지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도국영은 주먹을 거두었지만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강책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 하지만 도국영이 손을 쓰기도 전에 강책이 담담하게 말했다. “포기하세요. 이제 저를 속이고 왼쪽으로 몸을 피한 후 주먹 한방으로 제 입을 틀어막고 싶죠? 하지만 당신이 속임수를 쓰기 전에 제가 당신을 먼저 기절 시킬 수 있어요.”도국영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강책을 마치 귀신 보듯 쳐다봤다. “당신 사람이에요? 귀신이에요?”도국영은 강책이 자신의 속내를 꿰뚫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강책은 도국영이 아직 주먹을 날리지도 않았는데 수를 알아챘다. 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사실 간단해요. 당신은 강하지만 문제점도 분명해요. 도국영씨가 받은 훈련은 매우 정규적이고 한 동작, 한 자세여서 어떤 동작을 하려는지 뻔히 보여요. 심지어 몸이 기우는 것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어서 도국영씨 같은 상대랑 싸우는 것은 매우 쉬워요. 당신 근육은 어떠한 수단 변화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죠.”도국영은 침을 삼키고 얌전하게 강책의 말을 들었다. 강하다!도국영은 각 종목의 기예를 훈련하면서 수많은 고수를 보았다. 하지만 강책만큼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실력을 가진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강책은 정말 괴물이다!도국영은 이전의 거만한 태도를 버리고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말했다. “기예가 뛰어난 강 선생님 앞에서 제가 잘난 척을 했네요.”강책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대련일 뿐이니 마음에 담아 두실 필요 없습니다.”두 사람의 모습을 본 상동진은 당황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일촉즉발의 긴장감으로 서로를 죽일 것처럼 싸우지 않았나? 어떻게 눈 깜짝할 사이에 서로에게 깍듯이 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