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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23화

작가: 베니스
순홍이 곧바로 강책을 앉히고 술안주를 시켰다. 그리고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부회장님, 어떤 정보를 알아냈습니까?”

강책은 일부러 얼굴을 찌푸렸다.

“서로 도우면서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기로 하지 않았어요? 저한테 얻기만 하고 주기는 싫은가 봐요?”

순홍이 연신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요, 그럴 리가 있겠어요?”

강책이 말했다. “저도 숨기지 않고 말씀드릴게요. 어젯밤에 정단을 잘 구슬려서 지하성의 최신 연구개발 프로젝트 보고서를 받아왔어요.”

“네?” 순홍이 깜짝 놀라 커진 눈으로 흥분하며 말했다. “이 지하성의 연구개발 보고소는 모리 하이테크의 핵심 기밀이에요. 만약 모든 연구개발 목록을 수집해서 어게인 하이테크가 먼저 연구개발을 하고 등록하면 모리 하이테크의 명맥을 끊을 수 있어요!”

순홍이 간절한 눈빛으로 강책을 쳐다보며 말했다. “부회장님, 혹시...”

강책이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무슨 말씀 하려는지 알아요. 연구개발 프로젝트 보고서를 달라고 하려는 거죠?”

“주실 수 있나요?”

강책이 말했다. “저는 연구개발 쪽은 잘 몰라서 어차피 가지고 있어도 필요 없어요. 그래서 그냥 회사에 제출하려고 했는데 순홍 씨가 필요하시다면 드릴게요. 그런데...”

“그런데요?”

“그런데 순홍 씨는 저에게 뭘 해주실 거죠?”

순홍이 대답했다. “부회장님이 원하시는 게 뭐죠?”

강책이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가의 물건 같은 것은 필요 없고, 제가 바보처럼 속지 않도록 다음 임무를 받을 때 저에게 미리 알려주세요.”

“하하하, 어렵지 않죠!” 순홍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새로운 임무가 생기면 부회장님께 제일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솔직히 저도 로라 씨에게 통제받고 싶지 않아요.”

‘로라?’

강책은 조용히 로라의 이름을 머릿속에 기억했다.

강책은 비행기에서 로라라는 이름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았다.

정말 우연이다.

잠시 후, 강책은 가짜 연구개발 프로젝트 보고서를 순홍에게 넘기며 당부했다. “절대 누구에게도 발설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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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게인 하이테크 회장 사무실.로라는 전화를 끊고 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훨씬 더 위험해, 정단과 서정훈을 한 번에 잡기는 힘들뿐더러 순홍도 들통날 수도 있겠어.”오영감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신에게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마, 모든 일에는 득이 있으면 실이 있기 마련이란다. 그러니 더 많은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지.”로라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이게 다 강책 그 나쁜 놈 때문이에요! 지난번에 강책이 기회를 틈타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제가 이렇게 큰 위험을 감수할 일은 없었을 텐데.”“그럼 이번에는 강책에게 맞설 준비가 됐니?”“네, 이번에는 사람을 24시간 대기 시켰어요. 순홍이 일을 끝내는 대로 바로 움직여서 강책에 틈을 주지 않을 거예요.”오영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그래도 강책을 조심해야 해, 강책은 강한비의 아들이니 분명히 강한비가 도와줄 거야.”“네, 조심할게요.”로라는 말을 끝내고 과학기술 전시회 시간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로라가 말했다. “내일 오후 1년에 한 번, 일주일 동안 열리는 과학기술 전시회 첫날이에요. 내일 전시회에서 모리 하이테크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줄 거예요!”“준비는 완벽하게 했니?”“저희 모리 하이테크는 문제없고, 순홍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죠.”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강책이 아침 일찍 회사에 오니 연구개발팀 직원들이 모두 출근을 한 상태였다. 심지어 피곤한 정단마저 출근을 했다. “아, 다들 일찍 나오셨네요.”정단이 말했다. “오늘은 아주 중요한 전시회 첫날이잖아요. 저희가 부회장님처럼 하루 종일 일 안 하고 놀기만 하는 줄 알았습니까?”강책은 정단이 지난번 일을 겪고도 여전히 연기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정단이 협조해 준다면 강책의 진짜 목적은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강책은 다리를 꼬고 하품을 하며 물었다. “무슨 전시회요? 그렇게 중요한 전시회예요?”옆에 있던 연구개발자 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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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회사들은 전시존 정리가 한창이었다. 잠시 후, 각 회사들이 정리를 끝내자 고객들이 입장권을 내고 전시회장으로 입장하여 작품을 감상했다. 처음에는 중소기업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잠시 후, 사람들은 모리 하이테크와 어게인 하이테크의 제품으로 눈길을 돌렸다. 두 회사가 향후 1년 동안 경성 과학기술 회사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다른 회사는 단지 발만 들이는 것이다. 때문에 모리 하이테크와 어게인 하이테크 전시존은 점점 더 많은 손님들의 발길을 끌었다. 과학기술 센터의 직원은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두 회사가 손님들에게 더 잘 보일 수 있도록 넓은 자리를 마련하고 질서유지 요원도 배치했다. 다른 회사는 누릴 수 없는 대우다!사람들은 오늘 어게인 하이테크가 가져온 작품에 충격을 받고 깊이 빠져버렸다. 반면 모리 하이테크는 모든 에너지를 지하성에 쏟아붓는 바람에 이번 전시회에 예비 작품을 내놓아서 사람들의 감상평이 현저히 낮았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다. “그건 뭐예요?” 한 관람객이 모리 하이테크의 작품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물었다. 이 관람객의 큰 목소리가 모든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역시 모리 하이테크답게 다른 회사들보다 실력이 한 수 위네요.”관람객들이 본 작품은 바로 이번에 모리 하이테크의 야심작인 서정훈의 창작 작품이었다. 모리 하이테크가 모든 방면에서 어게인 하이테크보다 못했지만, 서정훈의 창작 작품만 있다면 어게인 하이테크를 짓밟을 수 있다!서정훈은 관람객들의 칭찬을 듣고 자랑스러운 듯 고개를 들었다. 유진명도 기쁜 듯 칭찬하며 말했다. “서정훈 씨, 전시회 전에 개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으면서 막판에 타파하다니, 정말 대단하네요.”서정훈이 득의양양하게 대답했다. “유 본부장님, 칭찬 감사합니다.”사실 순홍의 도움 덕분이었다. 만약 순홍의 기술 지원이 아니었다면 적어도 두 달은 더 걸렸을 것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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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톤 하이테크 대표의 말에 사람들은 조용해졌다. 그리고 모두 모리 하이테크의 직원들을 ‘사실인가요?’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모리 하이테크가 정말 다른 회사의 특허 기술을 표절했다면 모리 하이테크의 명성은 완전히 구겨질 것이다.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은 유진명이 스톤 하이테크 대표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말 조심해 주세요. 이런 일을 그렇게 함부로 말해도 됩니까?”“함부로요?” 스톤 하이테크 대표가 차갑게 웃었다. 그리고 손을 ‘탁’하고 쳐서 직원을 불렀다. “우리 회사 연구개발자입니다. 이 직원이 직접 보면 우리 회사가 방금 등록한 새로운 기술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연구개발자는 절대 건성건성 하면 안 된다. 서정훈의 작품을 꼼꼼히 살펴 본 연구개발자는 스톤 하이테크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젠 증거가 명확하죠? 유진명 씨, 하실 말씀 있습니까?”전시회장이 발칵 뒤집혔다.모리 하이테크에 기대를 했던 관람객들은 실망이 매우 컸다. 이른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모리 하이테크의 가장 훌륭한 작품이 다른 회사의 특허 기술을 도용한 것이라니, 만약 기사가 터지면 모리 하이테크의 명성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타격을 받을 것이다.유진명은 얼굴 표정이 변하고 손을 꽉 쥐며 말했다. “이 일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에게 합당한 해명을 하겠습니다.”관람객들은 시끌벅적했다. “해명하려면 질질 끌지 말고 지금 하세요.”“어떻게 기술을 훔친 거예요?”“이 작품 말고 다른 작품들도 모두 기술을 훔친 건가요?”“저는 모리 하이테크 기대가 떨어졌는데, 지금은 제 기대가 비교적 믿음직스럽네요.”모리 하이테크가 어렵사리 만든 입소문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렸다. 유진명이 서정훈을 노려보며 물었다. “빨리 말해보세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서정훈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 작품은 서정훈의 것이니 당연히 서정훈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서정훈이 갑자기 순홍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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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명은 스톤 하이테크 대표에게 말했다. “대표님이 보시는 것처럼 저희 모리 하이테크는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전부 서정훈이 본인의 명성을 위해 법률을 어기고 스톤 하이테크의 기술을 도용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저도 정말 유감스럽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서정훈 작품을 당장 내리고, 스톤 하이테크에 협조하여 서정훈을 기소하겠습니다.” 유진명은 상동진에게 명령했다. “당장 경찰 불러서 서정훈 씨 잡아가라고 하세요.”“네!!!”상동진은 망설이지 않고 경찰에 전화해 모든 것을 서정훈의 잘못으로 돌리며 신고했다. 사람들은 서정훈이 희생양이고,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서정훈이 유일한 장본인이었다. 잠시 후, 경찰이 전시회에 도착해 서정훈을 체포했다. 경찰이 체포하자 서정훈은 고함을 질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득의양양했던 서정훈은 이런 꼴을 당할 줄 생각이나 했을까?서정훈은 계속해서 욕을 내뱉으며 후회 했다. 잡혀가는 서정훈을 보던 정단은 무서워서 가슴팍을 두드렸다. 정말 아찔했다. 오늘 아침 강책이 정단에게 충고하지 않았다면, 정단은 순홍의 유혹에 넘어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경찰에 체포되는 사람은 서정훈뿐만이 아닐 것이다. 정단은 이 재난을 피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정단이 고개를 돌려 강책을 쳐다보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강책은 마치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정단의 말을 못 들은 척했다. 정단도 강책이 모르는 척 연기하는 하는 것을 알았다. 강책은 비밀이 너무 많다. 순홍의 계획은 도대체 어떻게 알았을까? 강책이 모리 하이테크에 있는 목적과 이런 비밀들 때문에 강책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 ‘비밀스러움은 여자를 더 아름답게 만든다.’라는 말은 남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한바탕 소동이 지나간 후, 모리 하이테크에 실망한 관람객들은 욕하고 비난을 했다. 그리고 맞은편에 있는 어게인 하이테크로 발길을 돌렸다. 원래 모리 하이테크는 오늘 내세울 만한 작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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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서 캄캄한 감옥. 서정훈이 막 잡혀왔을 때 누군가 면회를 왔다. 모리 하이테크 사람이 아닌, 원수지간인 어게인 하이테크 사람이었다. 서정훈은 눈앞의 낯선 여자를 경계하며 물었다. “누구세요?”“안녕하세요, 저는 어게인 하이테크 인사부 김지수입니다.”“어게인 하이테크요? 왜 오셨어요? 우스운 꼴 보려고 왔나요?”김지수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그런 무의미한 일로 찾아왔을 것 같아요? 오늘 서정훈 씨랑 협력하러 왔습니다.”서정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우리는 당신들과 철천지원수인데 무슨 협력을 합니까? 가세요.”김지수는 불쾌했지만 화를 억누르고 계속해서 말했다. “서정훈 씨는 지금 상업 기술 절도로 기소됐어요. 증거가 확실하기 때문에 형을 받으면 최소 7년이에요. 서정훈 씨, 7년을 감옥에서 살고 싶어요? 감옥에서 나올 때쯤 서정훈 씨는 몇 살이죠? 그때면 당신 명성도 더러워져서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 거예요, 정말 그렇게 되길 원하세요?”서정훈은 아무 말이 없었다. 감옥에 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어찌할 방법이 있을까?너무 순진해서 남의 속임수에 넘어간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다.김지수가 이어서 말했다. “제가 서정훈 씨랑 할 협력은 바로 당신이 이 난관에서 빠져나와 감옥에게 가지 않게 돕는 거예요. 저희 회사와 스톤 하이테크는 계속해서 협력을 하고 있고, 스톤 하이테크에서는 여러 방면에서 저희 회사에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어요. 때문에 저희 대표님께서 스톤 하이테크의 요구를 들어주기만 하면 서정훈 씨 표절을 더 이상 물고 늘어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스톤 하이테크에서 기소하지 않을 테니 서정훈 씨도 감옥에 갈 필요가 없죠. 제 말 이해하셨어요?”서정훈은 눈을 번뜩였다. 어게인 하이테크의 대표가 도와준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문제는...세상에 공짜가 어디 어디 있을까?서정훈이 물었다. “저한테 원하는 게 뭔가요?”“저희 회사에 들어오세요.”“네?”“저희 어게인 하이테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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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 자유로운 군신   제 2417화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 자유로운 군신   제 2416화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 자유로운 군신   제 2415화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 자유로운 군신   제 2414화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 자유로운 군신   제 2413화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 자유로운 군신   제 2412화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 자유로운 군신   제 2411화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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