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랑은 앨런의 병실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주요한 원인은 두 사람이 나눌 대화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앨런과 장난삼아 말싸움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자기 때문에 이렇게 다친 앨런을 보고 있자니 말싸움을 할 수도 없었다.그래서 앨런이 병상에 누워서 하소연하면 강하랑은 그저 옆에서 들어주었다.사실 재미는 없었다.푸른 눈동자의 앨런은 조용한 강하랑의 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다.원래는 강하랑 앞에서 불쌍한 척해서 강하랑의 동정을 사려고 했지만 그게 선을 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마음에 걸렸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의
강하랑은 단유혁이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지 몰랐다.하지만 단유혁에게 숨길 것도 없었기에 시어스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얘기해 주었다.해외에서 요리를 해본 적은 있긴 하나 다 연바다가 없을 때 한 것이었다.연바다가 그 장면을 본다면 또 강하랑은 요리할 줄 모른다고 할 것이고 자칫하면 주방에 불을 지르게 될지도 모른다.못한다는 말을 많이 들으니 강하랑은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그 말을 들은 단유혁은 어이가 없었다.강하랑은 단유혁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얘기했다.“오빠, 사실 내가 한 요리도 꽤 맛있어요
침묵하던 단유혁은 결국 강하랑이 연바다에 대한 마음을 물어보았다.단이혁에게서 들은 바에 의하면, 지승현이 예전의 일을 모두 강하랑에게 알려주었다고 한다.하지만 강하랑과 연바다의 언행을 보면, 전혀 개의치 않아 하는 모양이었다.설마 강하랑이 연바다를...그런 생각에 단유혁은 그대로 굳어버렸다.단씨 가문 사람들은 차라리 연유성과의 재결합이 낫다고 생각하지, 양의 탈을 쓴 늑대 같은 연바다는 죽어도 반대할 기세였다. 이 자식은 예전부터 잔인했다. 지금은 본성을 잘 숨기고 있는 듯했지만 언제 다시 날카로운 이를 드러낼지는 모르는
4년의 정을 어떻게 정장 한 벌로 갚겠는가.연바다는 단유혁의 도발을 신경 쓰지 않았다.강하랑이 거처를 옮기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다.단지 이 모든 것이 연바다에게 있어서 너무 갑작스러웠다. 받아들이면 된다. 큰 문제가 없다.다만...생각을 정리하던 연바다는 강하랑이 돌아가는 걸 받아들이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합법적인 부부도 아니니 같이 사는 것도 이상했다.결국 이 일은 이렇게 하기로 했다. 강하랑은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풀릴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원래는 이 일을 얘기하면 연바다와 사이가 멀어질 줄 알
단유혁은 태어나서 이런 사람을 처음 봤다.마음이 독하고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은 소문으로 들어봤다. 그리고 가끔 책이나 다큐멘터리에서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연바다처럼 가식적인 사람은 진짜 처음이었다.만약 누군가가 불쌍한 척 아양 떠는 늑대를 보면 어떡하겠냐 질문한다면, 단유혁은 아주 단호하게 절대 그럴 일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역시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었다.심지어 그는 단이혁이 평소 왜 이상한 표정을 그렇게 자주 보였는지 이해가 되었다. 연바다를 상대로는 단유혁도 똑같은 표정이 나왔다.다행히 그가
연유성이 강하랑과 문자를 주고받는 사이 회사에는 아주 큰 일이 일어났다. 서해 전체를 뒤흔들 만한 일이었다.물론 연유성은 가장 마지막으로 이 소식을 알게 된 사람도, 이 소식에 있어서 가장 놀란 사람도 아니었다. 대신 연유성이 직접 키운 임원들이 연성태의 결정을 보자마자 하나같이 불만을 토로했다.“정말 어이가 없네요. 연 대표님이 회사를 어떻게 키웠는데 뒤통수를 칠 수가 있어요? 쫓겨났던 자식이 다시 돌아왔다고 그냥 지분을 통째로 물려준 거예요? 대표님의 노력은요, 이건 땡전 한 푼 못 받고 이용당한 셈이잖아요.”“그러니까요.
[Y: 사실 그렇게 바쁜 것도 아니에요. 그냥 오후에 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이 별로네요. 그래서 입맛도 없고요. 오늘 노을이 이렇게 예쁜 걸 보니 기분이 약간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해요. 어때요, 오늘 노을 예쁘죠?]연유성은 또 한 장의 사진을 보냈다. 전에 보낸 사진에 비해 노을의 색깔은 물감을 풀어놓기라도 한 것처럼 진했다.아주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그러니 실제 노을은 얼마나 아름답겠는가?이 사진 덕분에 강하랑은 연유성이 GN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고 확신했다. 유리창에 비친 사무실의 풍경이 그녀가 봤던 것과 완전히
“그게 무슨 뜻이야?”단이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러자 강하랑은 생각하고 있던 것을 솔직하게 말해줬다.물론 연유성과의 대화 기록은 보여주지 않았다. 그가 힘들게 마음먹고 했을 얘기를 괜히 보여줬다가는 놀림거리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강하랑도 가벼운 사람이 되고 만다.강하랑은 연유성이 했던 말을 대충 정리해서 단이혁에게 전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난 단이혁은 놀란 표정으로 핸드폰을 뒤적였다.연성태가 연바다에게 지분을 양도한 것은 아주 큰 일이었기에 당연히 기사도 있었다. 그들이 밥 먹는 사이 모든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