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랑은 설이 끝난 후 도망쳤다.그전에는 단이혁의 회사에서 잠시 일을 했다.솔직히 말해서, 연예인 지망생들의 외모는 정말로 훌륭했다.예쁜 여자들은 하얀 피부에 다리가 길쭉하고, 잘생긴 남자들은 몸매가 엄청 좋았다.정말로 선택해야 한다면, 강하랑은 평생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택할 것이다.자신의 플레이 본능을 억제하지 않고 자유롭게 놀고 싶었다.몸매 좋은 남자들이 강하랑을 ‘누나'라고 부르는 것도 정말 좋았지만 예쁜 여동생들이 그녀를 볼 때마다 인사하면서 미소를 짓는데, 그 미소는 정말 마음을 사르르 녹였다.그녀는 돈도 많고
굳이 단점을 말하자면, 이 마을의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점이었다.강하랑은 초등학교에 머무는 동안, 다 함께 아껴 쓰고 절약하며 지내느라 한 푼도 함부로 쓰지 않았다.이 여행에서도 같은 습관을 유지했다.그녀는 이 생활의 정취가 짙은 이 작은 마을이, 생활 리듬이 느리면서도 물가가 수도권 도시를 능가할 정도로 비쌀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정말 믿기 어려웠다.강하랑은 이곳에 한 달만 머물렀다.햇살이 따스한 날, 아파트의 작은 창가에 누워 맞은편 초등학교의 어린이날 예술 공연을 다 보고 나서야 집주인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다음 여행
강하랑은 붓으로 그리는 그림을 시도해 본 적이 없었다.비록 현지에 있었지만 서양의 유화가 색감이 진하고 화려한 것이 더 잘 어울릴 수 있을 거 같다. 사진으로도 이미 한 폭의 유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그녀는 스스로 도전해 보고 싶었다.그래서 인터넷 영상을 따라 하나하나 연습하기 시작했다.첫눈이 내릴 때, 강하랑의 조금 만족스러운 첫 작품이 완성되었고 동시에 그녀의 다음 여행도 시작되었다.추위를 두려워하는 강하랑은 이번에는 남쪽으로 가지 않고 오히려 북쪽으로 향했다.그녀는 국내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로 가서 전에
“이혼하자.”결혼 3년 만에 연유성이 두 번째로 그녀에게 건넨 말이었다.첫 번째로는 신혼 첫날밤이었다.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그의 앞으로 다가가 한 바퀴 빙 돌더니 방긋 웃으며 그에게 예쁘지 않으냐고 물었다.그러자 그가 답했다.“결혼식은 이미 끝났으니 내가 보낸 사람이 널 공항까지 바래다줄 거야.”그렇게 그녀는 결혼식 끝나자마자 3년간 홀로 해외에 나가 살게 되었다.다만 그녀는 돌아오자마자 이혼하자는 말을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혼이라. 오늘은 그들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했다.“굳이 꼭 이혼해야 해?”
강하랑은 잠깐 침묵에 잠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후련한 어투로 말했다.“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 있잖아. 그 덕에 운 좋게 오빠도 찾고 말이야. 그 사람들은 나를 키워주기도 했으니까 그냥 여기서 그만하자.”그녀는 그간 키워준 은혜로 이번 사건을 눈감아 줄 생각이었다.“막내야...”남자가 뭐라 말을 이어가려던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그러나 강하랑은 문밖에 있는 사람을 신경 쓰지 않았다.“오빠, 나도 오빠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하지만 지금은 그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 그래. 난 어차피 곧 그
그는 고개를 떨군 채 물었다.“그럼 너는?”“뭐?”그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낮았던 탓에 강하랑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아무것도.”그는 서류를 고쳐 들고 이내 다시 강하랑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며 말했다.“일찍 쉬어.”강하랑은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그래, 너도.”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방문을 닫아버렸다.연유성은 굳게 닫힌 문을 보며 얼굴을 잔뜩 굳혔다.머릿속에 담담한 미소를 짓고 있는 강하랑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시선을 옮겨 손에 든 서류를 보더니 몸을 틀어 자리를 떴다.바로 다음 날, 강하랑은 강씨 가문의
강하랑은 일부러 꾸물거렸다.연유성이 또 다시 그녀에게 연락해서야 그녀는 별장에서 나왔다.이미 운전석에 앉아 있었던 연유성은 성의없이 달려오는 형체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조수석에 있는 선물 상자를 바로 세웠다.“아, 기다리게 해서 미안. 오후에 낮잠을 자서 좀 늦었네.”강하랑은 뒷좌석의 문을 열면서 태연하게 말했다.자동차 백미러를 통해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던 연유성은 핸들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꽉 주게 되었다.“너 그렇게 입고 파티에 가려고?”강하랑은 의아한 듯한 목소리로 자신의 옷을 보며 말했다.“응
그들이 타고 있던 차는 순식간에 속도가 빨라졌고 연유성의 목소리가 시끄러운 바람 소리에 살짝 묻힌 듯 들려왔다.“급하냐?”‘지금 나한테 급하냐고 묻는 거야?'그녀는 새로 만날 애인도 없었고 그녀를 기다려주는 썸남도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급해야 하는 건 너 아니야?”연유성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이내 다시 정상 속도로 운전했다.“난 안 급해.”“...”강하랑은 그를 상대하지 않기로 했다.어차피 이혼 합의서에 사인을 했고, 오늘 밤 파티에 강씨 가문의 사람들과 연을 끊으면 더는 그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