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랑이 다시 동굴로 돌아왔을 때 누워 있었던 사람은 어느새 깨어 있었다.그의 몸은 아주 뜨거웠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도 마치 그에게 큰 고문처럼 느껴졌다.동굴 입구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확인하면서 동시에 흉기를 손에 꼭 들고 있었다.누군지 확인한 그는 다시 눈을 감아버렸고 저도 모르게 안도했다.“도망갔으면서 다시 돌아오다니. 하하, 길치인 거냐, 아니면 머리에 문제 있는 거냐?”그는 동굴 벽에 기대 힘겹게 눈을 뜨면서 말했다.강하랑은 그런 그를 무시했다. 그저 그에게 다가가 어젯밤 그녀에게 덮어
그는 손을 들어 옆에 있던 밤을 집었다. 먹지는 않았지만, 이리저리 돌리면서 보더니 다소 다정하게 느껴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니면, 단하랑 씨는 애초에 내 곁에서 떠날 생각이 없었던 거에요? 단하랑 씨가 내가 걱정되어서, 나를 위해 특별히 나가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구해온 것이라고 이해해도 돼요?”“그냥 여기서 죽어요.”강하랑은 바로 그의 말에 반박했다.그리고 싸늘한 시선으로 연바다를 보면서 말을 이었다.“난 그냥 내려가는 길을 못 찾을 뿐이에요. 그쪽을 나침판으로 쓸 생각이거든요. 내가.”“그래요?”“네!”
그 말을 들은 단원혁과 단이혁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그들은 연유성을 거부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연유성의 신분과 그가 했던 일들을 떠올려보면 단원혁은 그에게 편견은 없었다.게다가 사람을 찾는 일에선 정보가 하나라도 많으면 더 좋았기에 당연히 연유성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이내 단원혁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태도로 그에게 물었다.“연 대표는 어떤 정보를 알아냈죠?”마침 단시혁도 잡아 온 부하에게서 장소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다. 만약 연유성이 알아낸 정보와 일치한다면 그럼 부하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니 그들이 강하랑
“달을 본다고요?”연바다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강하랑은 태연하게 말했다.“네, 왜요?”그러자 연바다는 피식 차갑게 웃더니 눈을 감아버렸다.“정말 지루한 사람인 것 같아서요.”그 말을 들은 강하랑은 순간 욱한 감정이 치밀어 차가운 목소리로 반박했다.“네, 지루한 사람이에요. 그래서요? 그쪽만 아니었으면 내가 이 깊은 산 속에서 달을 쳐다보고 있지 않았어요. 알기나 해요? 그쪽이 이런 짓을 벌이지만 않았어도 지금 난 우리 부모님이랑 오빠들이랑 집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거라고요!”‘내가 여기서 달도
“왜요, 칭찬해 주는 거잖아요. 뭐가 문제 있어요?”강하랑은 안색이 창백해진 연바다를 보며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여하간에 납치되었을 때부터 그를 욕을 날린 사람인데, 아파서 지금 가만히 벽에 기대앉아 있는 연바다가 무서울 리가 있겠는가?화가 치민 연바다는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하지만 겨우 자세를 바로 고쳐 앉으니, 마치 온몸의 뼈가 다시 조합되는 것처럼 고통이 느껴졌고 안색이 더 창백해졌다.그 모습은 전혀 고열에 시달리는 모습 같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강하랑은 이상함을 감지하였다. 특히 연바다가 움직일 때마다 공
연바다는 눈을 감고 통증을 참다가 한참 후에야 자신의 셔츠를 들춰보았다.상처는 호수에서 생긴 것이다. 호수에서 빠져나오면서 돌에 부딪혔다. 하지만 다소 거센 물살에 강하랑을 데리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신경 쓰지 않았다.게다가 몸 구석구석이 아팠기에 그때는 상처가 난 지도 모르고 있었다. 나중에 체력이 다 소진되고 나서야 그는 복부 쪽에 뾰족한 돌에 긁혀 상처가 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것 또한 그가 동굴에 잠시 머물고 부하들과 만나기로 했던 장소로 가지 않았던 원인이기도 했다.셔츠 단추를 푸니 찢어진 상처에서 비피린내가
연바다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정말로 날 죽이고 싶었다면 왜 지금에서야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심지어 오늘 아침에도 그대로 도망갔어도 되었을 텐데 말이죠. 그냥 내가 여기서 죽어가게 내버려 두면 되잖아요.”먹을 것과 물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는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는 동굴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태였다.만약 정말로 강하랑이 그를 죽이고 싶었다면 굳이 그를 보살피면서 손을 더럽힐 필요가 없었다.오해하는 연바다의 모습에 강하랑은 미소를 지었다.“이상한 생각하지 마요. 난 애초
강하랑은 저도 모르게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를 갈던 강하랑은 힘들게 자신의 어깨에 기댄 남자를 밀어내고 모닥불 곁으로 끌고 가 눕혔다.그리고 그때에서야 강하랑은 바닥에 흥건한 피를 발견하게 되었다.아마 어젯밤 그녀가 깨어나기 전부터 흘리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동안 처치도 하지 않았으니 지금은 염증이 생긴 것이다.강하랑은 시선을 거두고 겉옷을 연바다의 다리에 대충 덮어주었다. 그리고 물을 떠 오기 위해 도구를 찾고 있었다.그녀가 일어나려던 순간, 연바다가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확 잡았다.“어디 가?”남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