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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신무열은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온지유는 신무열이 일부러 떠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신무열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진 온지유는 무표정으로 신무열을 쳐다보았다.

“온지유 씨는 정말 똑똑해요. 눈치가 빠른 건 인정하지만 너무 겁먹지 마요. 나는 그저 온지유 씨가 율인지 궁금할 뿐이거든요.”

신무열은 진지하게 말했다. 이미 들킨 마당에 굳이 숨기면서 떠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신무열은 그저 온지유가 율인지 알고 싶었고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았다.

신무열의 말에 온지유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온지유도 자신이 율인지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고 그렇지 않길 바라면서 외면해 왔다. 확실한 검증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신무열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온지유가 씩 웃으면서 말했다.

“이 푸른 구슬을 가지고 있으면 다 여동생인 줄 알겠네요? 이 구슬은 인명진이 갖고 있었던 건데, 그럼 인명진이 신무열 씨 여동생이란 거네요. 그래도 궁금하다면 율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온지유가 신무열을 비웃었지만 돌아오는 건 솔직한 대답이었다.

“난 그 여자가 싫어요.”

율이 실종된 뒤로 오랫동안 찾을 수 없었지만 노석명이 율을 찾았다면서 데리고 왔다. 그러나 신무열은 율을 만나고 나서도 기쁘지 않았다.

예전에 알던 율과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신무열은 지금 율이라고 자칭하는 여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율일 것이라고 여겼다.

노석명은 신무열 아버지의 충신이었고 율을 찾음으로써 공을 세웠다.

율은 노석명에게 고마워하면서 자주 만나서 얘기를 나눴다.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신무열이 조사해 보니 노석명의 욕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노석명이 흉터남에게 지시해서 온지유와 여이현에게 독을 넣었다.

‘그리고 노승아 그 여자도...’

온지유는 신무열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진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사실대로 알려줄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 온지유는 입술을 깨물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겠는데 나를 이 일에 휘말리게 하지 말아주세요. 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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