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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명의님, 난 명의님을 위해 파벌도 배신하고 선배까지 죽였어요. 그렇게 얘기하는 건 너무 매정한 거 아닌가요?”

설연홍이 원망 섞인 얼굴로 말했다.

“대체 뭐 하자는 겁니까?”

유진우가 물었다.

“쓸데없는 생각 말아요. 난 그저 당신과 친구 하고 싶을 뿐이에요.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설연홍이 웃으며 말했다.

“어찌 감히 당신의 친구가 되겠어요. 어느 날 갑자기 뒤에서 칼로 찌를지 누가 알아요.”

유진우가 직설적으로 말했다.

“하하... 내가 어찌 귀한 명의님을 찌르겠어요. 찔러도 명의님이 날 찌르겠죠.”

설연홍의 웃음이 요염하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말에 유진우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이 여자 보통이 아닌데?’

“다른 일이 없다면 먼저 가볼게요.”

더는 그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유진우는 정신을 잃은 이청아를 안고 가려 했다.

“잠깐만요.”

설연홍은 갑자기 약병 하나를 꺼내 유진우에게 건넸다.

“이건 십향연근제의 해독약이니 마셔요. 안 마시면 후유증이 심해요.”

“괜찮아요. 난 중독되지 않았어요.”

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중독되지 않았다고요?”

설연홍은 순간 움찔했다.

“그럼 아까 땀을 뻘뻘 흘리고 사지에 힘이 풀린 건 어떻게 된 거예요?”

“당신들만 연기하라는 법이 있어요? 난 연기하면 안 돼요?”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십향연근제의 약효가 강하긴 하지만 마스터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무사에게만 효과가 있었다. 무도 마스터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십향연근제가 거의 말을 듣지 않고 체내에 들어와도 스스로 쉽게 해독할 수 있다.

“실력을 잘도 숨기고 있었네요? 나까지 속인 걸 보면.”

놀라움도 잠시 설연홍은 저도 모르게 눈을 희번덕거렸다.

“당신이 중독되지 않은 걸 알았다면 이렇게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은경 선배를 죽이지 않았을 텐데. 스스로 내 무덤을 파버렸네요.”

“그쪽 호의는 감사히 받을게요. 이번에 신세 진 걸로 하죠.”

유진우의 말투가 달라졌다. 어쨌거나 상대는 그를 도와주기 위해서였고 먼저 해독약까지 주었다. 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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