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30층이다. 뛰어내리면 몸이 산산조각이 나게 된다. 그녀는 유진우더러 물러서게 하여 빨리 떠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좋아, 뛰어내릴게.”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돌아서서 돌진하여 창문을 깨부수고 30층에서 뛰어내렸다.“어...”이청아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녀는 방금 화가 나서 한 말일뿐인데, 상대방이 진짜 뛰어내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진우 씨!”정신이 든 이청아는 큰소리를 지르고 깨진 창문으로 달려가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창밖에는 이미 유진우가 보이지 않았다.사람이라면 100미터 상공에서 뛰어내린다면 죽을 수밖에 없다.쿵.이청아는 다리가 나른해지더니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당신, 왜 이렇게 멍청한 거야, 왜 뛰어내렸어? 당신이 죽으면 난 어떡하라고, 난 어떻게 해야 해?”이청아는 울부짖으며 눈물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그녀는 방금 충동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것을 후회했다. 유진우를 믿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상대에게 자살로 결백을 증명하게 한 것을 후회했다. ‘내가, 내가 진우 씨를 죽게 만들었어.’“진우 씨, 나 당신 믿어, 나 이제 당신 믿어. 그러니 빨리 돌아와, 돌아오란 말이야.”이청아는 슬픔을 못 이겨 소리 없이 울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게 꿈이길 바랐다. 눈앞의 모든 것은 모두 거짓일 뿐 꿈에서 깬다면 유진우가 다시 그녀 앞에 설 수 있게 말이다.“다 내 잘못이야, 내가 당신을 죽게 만들었어. 동생도 죽고 당신도 죽었는데 내가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 기다려, 나도 금방 따라가 같이 있어 줄게.”이청아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창문 쪽으로 한 걸음씩 걸어 나갔다.그 예쁜 얼굴 위에 확고함이 가득했다.“당신, 어디서 나랑 같이 있어줄 거야?”그때 갑자기 낯익은 목소리가 뒤에서 울렸다.순간 이청아는 벼락을 맞은 듯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고개를 돌렸
“됐어, 그만 울어. 나 아직 멀쩡히 살아있잖아.”유진우는 이청아의 등을 살살 두드리며 위로했다.두 사람이 이렇게 꼭 껴안는 것은 정말 처음이었다.상대방의 매혹적인 체향을 맡으며 가슴의 놀라운 탄력을 느꼈다. 유진우는 마음이 들뜨지 않을 수 없었다.“흥, 말할 낯짝이 있어? 방금 당신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이청아는 또 유진우의 가슴을 쳤다.“어쩔 수 없었어, 당신이 뛰어내리라고 했잖아.”유진우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뛰어내리라고 하면 뛰어내린다고? 그럼, 내가 똥 먹으라고 한다면 먹을 거야?” 이청아는 퉁명스럽게 물었다.“콜록콜록... 그건 고민해 볼게.”유진우는 난처해했다.“똥 먹는 건 고민해 보는데 뛰어내리는 건 모르겠다고? 당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이청아는 검지를 펴서 유진우의 이마를 콕콕 찔렀다.“아까는 충동적이었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유진우는 서둘러 잘못을 인정했다.방금의 상황을 그는 모두 눈여겨보았다. 자신이 투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청아가 가슴이 찢어지 듯 울며 지어는 동반자살도 마다하지 않았다.놀라기도 하면서 그의 마음은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상대의 마음에서 자신의 무게를 느낀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흥, 당신 목숨은 당신 것이니 당신 마음대로 해. 나는 상관하지 않을 거야.”이청아는 눈물을 훔치고 다시 냉랭한 얼굴을 되찾았다.“그리고 나는 당신이 내 동생의 죽음과 무관하다는 걸 잠시 믿을게. 그렇다고 일이 끝났다는 건 아니야. 내 동생이 정확한 사유 없이 죽었으니 내가 반드시 범인을 잡아 복수할 거야.”“범인을 찾는 일은 나에게 맡겨, 이미 사람을 불러 조사했으니 곧 결과가 나올 거야.”유진우는 진지하게 답했다.감히 자신을 모함했으니 유진우는 쉽사리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누가 됐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너희 둘, 뭐 하는 거야?”그때 갑자기 가벼운 목소리가 문 앞에서 울렸다.뒤를 돌아보니 장경화, 장홍매, 단소홍 세 사람이 기세등등하게 걸
“딸, 도대체 저 녀석이 너에게 무슨 약을 먹였길래 네가 유진우를 그렇게 믿는 거야?”장경화는 놀라 하며 한편으로 화가 났다.그녀는 자기 딸이 이렇게까지 타락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한 남자 때문에 동생의 죽음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인범을 벗어나게까지 하다니.‘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내가 진우 씨를 믿는 이유는 이 일에 의심 가는 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난 좋은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고 싶지 않아요.”이청아가 설명했다.“좋은 사람은 개뿔! 이 교활한 놈은 딱 봐도 좋은 놈은 아니니, 나는 오늘 반드시 유진우를 잡아갈 거다.”장경화는 다른 사람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소란을 피우며 손을 쓰려고 했다.“엄마, 좀 진정하면 안 돼요?”이청아는 계속 앞을 가로막으며 자신의 어머니를 막았다.“비켜!”장경화는 화가 치밀어 딸을 밀어내려고 했다.하지만 이청아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몸으로 막아냈다.두 사람은 서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엄마, 내 말 좀 들어봐요...”짝!이청아가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화가 치밀어 오른 장경화는 갑자기 손을 들어 이청아의 뺨을 때렸다.“이청아, 너 도대체 뭐 하는 거야? 현이 시체가 아직 식지도 않았는데, 넌 이 살인범이나 지키려 들다니, 네 양심은 개를 줬느냐? 현이는 네 친동생이야, 그런데 누나인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경화가 눈을 부릅뜨고 크게 소리 질렀다.이렇게 클 때까지 딸을 때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늘이 처음이었다.“언니, 어찌 됐든 소란을 피웠으면 피웠지 자식을 때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상황이 심상치 않자 장홍매는 서둘러 원만하게 수습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청아 너, 너도 잘못했어. 다른 사람을 위해 네 엄마와 맞설 거야?”“그래요, 언니. 고집부리지 말고 얼른 비켜요.”단소홍이 옆에서 설득했다.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낀 이청아는 화를 내지 않고 도리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나 한 번만 믿어줄래요? 진우 씨에게 자신의 결백을
딩딩딩...염룡파로 돌아가는 길에 유진우의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받아보니 황은아에게서 온 전화였다.“아저씨, 큰일 났어요! 우리 집에 문제가 생겼어요.”“문제? 무슨 문제?”유진우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정확한 건 저도 잘 모르겠지만, 밖에 사람들이 많이 둘러싸인 데다 굴착기가 두 대나 있어요. 저희 집을 강제로 철거할 것 같아요.”황은아가 답했다.“감히 철거를 강행하다니. 정말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는군.”유진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시간을 좀 끌어봐, 내가 금방 갈게.”“안 돼요. 저 사람들이 이미 진행하고 있다고요.”그러던 중 황은아는 무언가를 본 듯 갑자기 깜짝 놀라 소리쳤다.“이 짐승 같은 놈들아, 감히 우리 아빠를 때려? 나 너희들이랑 끝장을 볼 거다.”“은아야, 흥분하지 마!”유진우가 황급히 설득하던 중에 황은아와의 전화가 끊겼다.상대방이 위험에 처한 것이 분명했다.유진우는 망설이지 않고 방향을 돌려 성중 마을로 급히 향했다.20분 뒤.성중 마을, 어느 2층짜리 작은 양옥 입구.황은아는 양손에 방망이를 잡고 혼자 맨 앞에 서서 가로막았다.지금 그녀는 온 얼굴에 땀이 나고, 숨이 차며 얼굴이 창백했다. 분명 힘이 달렸다.그녀의 발밑에는 이미 십여 명의 깡패들이 쓰러져 있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강제로 그녀의 집을 철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지만, 전부 그녀에게 패했다.하나둘씩 손발이 부러지고 땅에 누워 슬피 울부짖었다.나머지 건달들은 우왕좌왕하며 놀라서 감히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시발, 이 계집애 왜 이렇게 강한 거야? 너무 센데?”“시발, 이게 무슨 고등학생이야? 분명 여패왕이 따로 없어.”몇몇 건달들은 낮은 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표정은 험악했지만 눈에는 두려움이 더했다.그들은 평소에 행세하는 데 습관이 되었고, 사람이 많아 세력도 커서 무엇을 하든 순풍에 돛을 다는 격이었다.하지만 오늘 뜻밖에도 큰 걸림돌을 만날 줄이야.18살 여학생이 자신의 힘으로 그들 십여 명의 형제들을 직접 해치웠다.
“잘했어!”“강자 앞에서 약하고 약자 앞에서 강한 놈들은 혼내는 게 마땅해.”황은아가 다 물리친 것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이들은 모두 인근에 사는 이웃으로 평소 이런 건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이제야 겨우 업신 당한 걸 푸는 느낌이었다.“은아야, 넌 너무 충동적이야. 이 사람들 때려서는 안 돼.”그때 황백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절뚝절뚝 걸어왔다.“왜 때리면 안 돼요? 저 사람들이 우리를 괴롭히는데, 설마 나더러 화를 참으라는 거예요?”황은아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는 자신의 용감한 행동이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이런 말을 들었다.“은아야, 넌 아직 어려서 사회의 험악함을 잘 몰라. 이 사람들 뒤에는 모두 후원자가 있어. 네가 저 사람들을 때리면 일은 더욱 악화될 뿐이야.”황백은 씁쓸한 얼굴이었다.“후원자가 있으면 어때요?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요? 게다가, 내가 손을 쓰지 않았다면, 우리 집은 벌써 허물어 없어졌을 거예요.”황은아는 쌀쌀맞게 말했다.“돈과 재산은 모두 몸 이외의 것이야. 집이 없어지는 건 상관없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무사하면 되는 거야. 너 반드시 기억해야 해, 안전이 최우선이야.”황백은 노파심에 거듭 충고했다.“흥, 아빠는 매번 이렇게 겁이 많아서 일낼까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에게 맞아도 반격 한번 하지 않아요. 그거 알아요? 사람이 선하면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약하면 약할수록, 다른 사람은 더더욱 업신여긴다고요. 아빠는 언제쯤이면 남자답게 굴 수 있죠?”황은아가 소리쳤다.“나는...”황백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아버지로서 딸이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설령 자신이 억울함을 당하더라도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어이 거기, 생각 밖으로 싸움을 잘하네.”그때 차에 타고 있던 선글라스를 낀 청년이 갑자기 문을 열고 걸어왔다.그 뒤로 양복 차림의 우람한 덩치의 경호원 두 명이 따라붙었다.“너는 또 누구야?”황은아는 다시 방망이를 움켜쥐고 경
“어?”갑자기 부러진 방망이를 보며 황은아는 멍해졌다.팔뚝보다 굵은 방망이가 누군가 손에 쥐어 터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이놈의 힘은 도대체 얼마나 센 거지?’“이 정도 실력으로 감히 우리 도련님에게 덤벼들다니.”경호원은 피식 웃고 황은아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황은아는 끙끙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2, 3미터 밖으로 날아가 바닥에 심하게 내동댕이쳤다.선혈이 입가에서 흘러나왔다.잠시 서 있을 수조차 없었다.지금 그녀는 이미 내공이 소진되었고, 몸도 한계에 이르러 더 이상 반격할 힘이 없었다.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강했고 조금도 지지 않았다.“이년아, 주먹질 좀 할 줄 안다고 내 앞에서 행패를 부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 맹호파 고수들은 구름처럼 많으니 너 같은 사람을 상대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윤민이 양복을 정리하더니 유유히 앞으로 나서 거만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 너에게는 오직 한 가지 선택밖에 없어. 그것은 나에게 복종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이야.”“쓸데없는 소리 작작해. 네가 능력이 있으면 나를 죽여!”황은아는 이를 악물고 죽음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죽이라고? 하하... 그렇게 간단하게 할 순 없지.”윤민이 냉소했다. “네가 굴복하지 않으니 너에게 교훈을 줄 수밖에 없겠네. 여봐라, 이 년의 집을 당장 허물어라.”“네!”그 명령에 따라 입구의 굴착기 두 대가 즉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굉음과 함께 굴착기 두 대가 마당 벽을 넘어뜨리고 채소밭을 짓밟고 좌충우돌하며 작은 양옥으로 직진했다.“그만, 그만해!”황은아는 노여움을 억누를 수 없어 몸부림쳐 일어나려 하였으나 윤민의 발길에 차여 넘어졌다.쿠우룽쿵쿵.굴착기의 강철 발톱은 벽을 쉽게 관통하여 하나하나의 구멍이 생겨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양옥 전체가 구멍 투성이가 되어 곧 쓰러질 것 같았다.벽돌과 기와가 땅에 가득했고, 연기와 먼지가 사방으로 흩날렸다.“그만해!”황은아는 울부짖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집이 허
“인마, 넌 또 어디서 튀어나왔어? 감히 내 일에 참견하다니.”윤민이 썩 좋지 않은 표정을 했다.맹호파의 명성을 들은 사람 중에 간담이 서늘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하지만 눈앞의 이 녀석은 감히 용감하게 나서다니, 정말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허물어진 집을 너희가 열 배로 배상하고, 방금 사람을 때린 손을 스스로 자르면 내가 너희들을 봐줄게.”유진유가 말했다.“봐준다고?”그 말에 윤민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멍청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인마, 너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미인을 구하는 영웅놀이? 오줌을 싸서 제 꼴을 비춰보지 그래?” “이게 웬 선머슴이야? 감히 맹호파의 일에 손을 대다니? 빨리 죽고 싶은 건가?”“용기는 좋은데 머리가 좋지 않군.”“맹호파는 흉명이 자자하고 수법은 지독히 잔인해. 저 놈은 오늘 재수가 없을 거야.”갑자기 나타난 유진우를 보며 구경꾼들이 소곤거렸다.“내가 셋 셀 동안 너희가 내 말에 따르지 않으면 내가 직접 손을 쓸 테니, 그때쯤이면 손을 베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을 것이야.”유진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아직도 미쳐 날뛰네?”그 말을 듣자 윤민은 순간 화가 났다.“승호, 승철아, 저 녀석을 죽여!”“네.”두 명의 경호원이 서로를 쳐다보다가 동시에 주먹을 날렸고, 왼쪽과 오른쪽에서 각각 유진우의 얼굴을 때리려 하였다.유진우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들은 뭔가에 짓눌리는 듯한 압박을 느꼈다. 그래서 이 주먹 한 방을 그들은 전력을 다해 공격하여 반드시 상대방을 한 방 꺾으려 들었다.“주제넘긴.”유진우는 피식 웃더니 두 손을 불쑥 내밀었다. 그리고 경호원 두 명의 손목을 잡은 뒤 힘껏 꺾었다.두둑하는 소리가 들리자 두 사람의 팔은 그 자리에서 골절됐다. 부서진 뼈는 살갗을 꿰뚫어 보는 사람의 눈이 아찔했다.“으악!”“으악!”두 사람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들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유진우는 다시 주먹질을 해 두 사람의 가
“아저씨, 멀쩡하다가 왜 무릎을 꿇어요?”유진우는 안색이 변하여 얼른 손을 뻗어 황백을 일으켜 세웠다.황백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유진우는 상대방을 늘 어른으로 공손히 여겼다.“유진우 씨, 당신이 우리를 위해 나서려는 것은 잘 알아요. 하지만 당신이 우리를 지켜주는 건 잠시뿐이지 우리의 일생을 지켜줄 수는 없어요.”황백은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폭력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한 발짝 물러서야 해요. 억울함을 당하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잘 살아갈 수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이 말을 들은 유진우는 침묵했다.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니 황백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한 번 상대방을 도울 수 있지만 평생 도울 수는 없다.소인물은 소인물만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 누구의 미움도 살 수 없고 그저 하자는 대로 순종하고 소심하며, 가능한 시비를 일으키지 않도록 한다. 설령 손해를 보더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억울하지만 이것 또한 소인물이 사는 길이다.“유진우 씨, 놔줘요.”황백이 다시 간절하게 부탁했다.유진우는 심호흡을 하고 2초 동안 머뭇거리다가 결국 손을 놓았다.황백 당사자가 더 이상 추궁하지 않는데, 유진우가 왜 굳이 여기서 나서려고 하겠는가?“유진우 씨,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황백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고개를 끄덕인 후, 즉시 윤민에게로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윤민 도련님, 죄송합니다. 방금은 오해였어요, 괜찮으세요?”“허허허... 난 네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냥 허세 부리는 겁쟁이로구나.”유진우가 감히 손을 대지 못하자, 윤민은 상대방이 자신의 권세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온 성중 마을에서 누가 맹호파라는 이름을 듣고도 두려워 떨지 않는 자가 있겠는가?“윤민 도련님,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노여움을 푸세요.”황백은 몸을 숙여 사과하면서 상대방의 몸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