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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이튿날 아침 이씨 그룹.

이청아가 천천히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사무실 소파에 누워있었다.

두꺼운 담요를 덮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우유 한잔이 놓여있었다. 그녀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어루만졌다. 하지만 어젯밤의 기억이 흐릿한 게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다.

목이 마른 그녀는 우유를 단숨에 마셨다. 다 마시고 나니 속이 따뜻해졌고 불편하던 몸도 훨씬 나아진 것 같았다.

“청아 씨, 깼어?”

그때 유진우가 따끈따끈한 아침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당신이 왜 여기 있어?”

이청아는 바로 눈살을 찌푸렸고 표정도 싸늘해졌다.

“당신 집이 어딘지 몰라서 회사로 데려왔어.”

유진우는 도시락통에서 죽과 밑반찬 몇 개를 꺼냈다.

“당신이 왜 여기 있냐고 묻잖아.”

이청아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

유진우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어젯밤?”

이청아는 기억을 천천히 더듬고 나서야 조금씩 기억나기 시작했다. 누군가 약을 쓴 바람에 정신을 잠깐 잃었다가 다시 깨어났을 때 사지가 묶여 꼼짝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녀를 납치한 사람은 그녀를 이용하여 유진우를 협박하려 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니 아무래도 실패한 것 같다.

“기억 안 나도 괜찮아. 마취제의 약효가 아직 안 빠져서 그래. 한동안의 기억이 뒤죽박죽될 거야. 일단 뭐 좀 먹어.”

유진우는 따끈한 야채죽을 이청아에게 건넸다.

“비켜. 당신의 그런 위선적인 관심은 필요 없어.”

이청아는 그의 호의를 단칼에 거절하면서 죽을 바닥에 확 엎어버리고는 싸늘하게 말했다.

“어젯밤에 날 구해줬다고 내가 고마워할 거라는 생각 하지도 마, 이 살인범아!”

남동생이 죽은 지 며칠밖에 안 되었기에 아무 일이 없었던 척한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

“청아 씨, 이현의 죽음은 정말 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

유진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엄마와 이모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는데 거짓말일 리가 있겠어?”

이청아가 언성을 높였다.

“그분들이 본 건 겉모습일 뿐이야. 진짜 내막이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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