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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아저씨, 멀쩡하다가 왜 무릎을 꿇어요?”

유진우는 안색이 변하여 얼른 손을 뻗어 황백을 일으켜 세웠다.

황백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유진우는 상대방을 늘 어른으로 공손히 여겼다.

“유진우 씨, 당신이 우리를 위해 나서려는 것은 잘 알아요. 하지만 당신이 우리를 지켜주는 건 잠시뿐이지 우리의 일생을 지켜줄 수는 없어요.”

황백은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폭력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한 발짝 물러서야 해요. 억울함을 당하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잘 살아갈 수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이 말을 들은 유진우는 침묵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니 황백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한 번 상대방을 도울 수 있지만 평생 도울 수는 없다.

소인물은 소인물만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 누구의 미움도 살 수 없고 그저 하자는 대로 순종하고 소심하며, 가능한 시비를 일으키지 않도록 한다.

설령 손해를 보더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

억울하지만 이것 또한 소인물이 사는 길이다.

“유진우 씨, 놔줘요.”

황백이 다시 간절하게 부탁했다.

유진우는 심호흡을 하고 2초 동안 머뭇거리다가 결국 손을 놓았다.

황백 당사자가 더 이상 추궁하지 않는데, 유진우가 왜 굳이 여기서 나서려고 하겠는가?

“유진우 씨,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황백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고개를 끄덕인 후, 즉시 윤민에게로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윤민 도련님, 죄송합니다. 방금은 오해였어요, 괜찮으세요?”

“허허허... 난 네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냥 허세 부리는 겁쟁이로구나.”

유진우가 감히 손을 대지 못하자, 윤민은 상대방이 자신의 권세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온 성중 마을에서 누가 맹호파라는 이름을 듣고도 두려워 떨지 않는 자가 있겠는가?

“윤민 도련님,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노여움을 푸세요.”

황백은 몸을 숙여 사과하면서 상대방의 몸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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