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를 보자마자 윤민은 비틀거리며 뛰어갔다.코끝이 시퍼렇고 얼굴이 부어오르고 입에서 피가 나는 그 모습은 보기에도 참혹하여 차마 볼 수가 없었다.“왜 이렇게 다친 거냐?”서울 4대 보스 중 하나이자 지하의 보스인 윤호는 미간을 찌푸렸고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평소에 아들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 괴롭혔지 아무도 감히 아들을 괴롭힌 적이 없었다.지금 아들이 호되게 맞았으니, 그는 당연히 화를 억누를 수 없었다.“아버지,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오늘 멍청이를 만났는데, 맹호파의 체면을 살려주지 않고, 서로 맞지 않자 바로 저를 한 대 때렸어요. 제 얼굴 좀 보세요. 이번에는 반드시 저를 대신해서 복수를 해주셔야 해요.”윤민은 울상을 짓고 고자질하기 시작했다.“누가 이렇게 간이 큰 것이냐? 우리 맹호파가 안중에도 없다니?”윤호가 매섭게 말했다.“저 놈이에요!”윤민은 갑자기 유진우 쪽으로 손가락을 내밀어 독살스럽게 말했다.“방금 저 녀석에게 수십 번의 뺨을 끔찍하게 얻어맞았어요. 지금까지도 머리가 윙윙거린다니깐요.”“개자식, 감히 내 아들을 때리다니? 오늘 내가 봐...”윤호는 손가락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 막 몇 마디 독설을 퍼부으려 할 때, 윤호는 멍하니 서 있었고 목소리가 뚝 그쳤다.“왜 저 사람이지?”유진우의 모습을 본 윤호는 온몸에 땀이 맺히고 두피가 저렸다. 한 줄기 찬 기운이 발바닥에서 곧장 이마를 스치고 지나갔다.어제 도씨 가문의 격투기 경기에서 그는 마침 현장에서 관전하고 있었다.그는 유진우가 신마의 힘으로 도규현을 압도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고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을 놀라게 했다.도규현은 어떤 사람인가? 스카이 랭킹 13위의 강자, 자타공인 무도 천재, 강남 무림 맹주의 후보 중 한 명이다. 어느 타이틀을 내세워도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하지만 이런 존재가 결국 유진우의 손에 지게 되었다.그러니 가히 눈앞의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짐작할 수 있다.지위가 높아질수록 그는 강한 무사가 얼마나 무서운
“맹호파 보스 윤호가 유진우 씨에게 인사 올립니다!”윤호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반듯하게 절을 했다.이 모습을 보자 장내는 순식간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윤민, 황백, 황은아, 구경꾼, 맹호파 제자들까지 모두 어리둥절해졌다.심지어 유진우 자신도 멍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흉명이 자자하고 소문을 들으면 간담이 서늘해지는 맹호파 보스인 윤호가 대중 앞에서 유진우에게 무릎을 꿇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그 모습은 마치 손자가 할아버지를 만난 듯싶었다.너무 놀랍고 말이 안 된다.“이... 이게 진짜야?”황은아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입에 계란이 들어갈 지경이었다.“무슨 상황이지?”구경꾼들은 서로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보스가 저 자식에게 무릎을 꿇다니?”맹호파 제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맹호파 보스는 높은 지위에 있기 때문에 5대 가문의 대인물들을 상대해도 여유가 있었다.그런데 오늘 왜 애송이 녀석을 보고 다리가 나른해져 잘 서 있지도 못하는 거지?“아... 아니야, 그럴 리가!”윤민이 미친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고 세계관이 무너질 뻔했다.그의 마음속에서, 자신의 아버지는 하늘을 떠받치고 땅 위에 우뚝 선 사내대장부이다.칼과 칼이 더해져도 여전히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대장부가 어떻게 남에게 무릎을 꿇을 수 있겠는가?“이게 무슨 뜻이죠?”갑자기 무릎을 꿇은 윤호를 보며 유진우는 이상해했다. 그는 자신이 상대방과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처음 만났는데 무릎을 꿇고 절을 하니 종잡을 수가 없었다.“유진우 씨, 정말 죄송합니다. 방금 저희가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대인배는 소인배의 과오를 문제 삼지 않으시니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윤호는 웃으며 황공하기 그지없었다.“제가 당신을 아나요?”유진우가 되물었다.“유진우 씨는 저를 모르시겠지만, 저는 운이 좋게도 당신의 풍모를 목격했습니다. 어제 도씨 가문에서 정말 놀랍도록 위풍이 당당하셨어요.”윤호는 아첨했다.
순식간에 장내가 떠들썩해졌다.아버지가 무릎을 꿇자마자 아들이 따라 무릎을 꿇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자식이 부모의 일을 이어받는 건가?무슨 상황인지는 모르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맹호파가 걸려도 단단히 잘못 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 잘생긴 젊은이는 분명히 신분이 심상치 않았다.“유진우 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죽을죄를 지었어요. 제가 눈이 멀어 유진우 씨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대인께서 소인의 잘못을 문제 삼지 않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윤민은 사과를 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뺨을 후려쳤다.짝짝 소리를 내며 힘껏 때렸다.잠깐새에 유진우가 못 때린 남은 이삼십 대의 따귀를 스스로 채웠다.“똑바로 하죠. 당신이 사과할 상대는 제가 아니에요.”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윤민이 먼저 생각하다가 재빨리 반응했다.두 무릎을 꿇고 잔걸음으로 황백 부녀에게 달려가 힘껏 세 번 머리를 박았다.“두 분, 정말 죄송합니다. 모든 건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당신들에게 사죄할게요. 당신들의 모든 손실을 제가 열 배로 배상하겠습니다!”“흥, 누가 그깟 더러운 돈을 원한대?”황은아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개를 돌렸다.“도련님, 이게 무슨 뜻입니까? 어서, 어서 일어나세요.”황백은 깜짝 놀라 얼른 손을 뻗어 부축했다.“두 분이 저를 용서하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무릎 꿇고 죽겠어요.”윤민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그래요, 그래요. 우리가 용서해 줄게요, 용서해 줄게요. 얼른 일어나요.”황백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기뻐 놀라워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느꼈다.윤민은 고개를 돌려 유진우를 쳐다보다가 상대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비로소 몸을 부들부들 떨며 일어섰다.“유진우 씨께서 도량이 넓은 모습은 역시 저희 본보기이십니다.”위기가 해결되자 윤호는 추세를 빌려 유진우를 추켜세웠다.“먼저 돈부터 배상해요.”유진우가 차갑게 말했다.“네네네.”윤호는 주저하지 않고 서둘러 4억짜리 수표를 써서 두 손으로 황백의 손에
“어...”유진우의 악마 같은 미소를 본 윤호는 그대로 놀라 그 자리에서 식은땀을 흘렸다.이전 염룡파 보스였던 배철호의 죽음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는 잘 알고 있다.바로 눈앞의 살성이,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덕으로 사람을 복종시키기는 개뿔! 이건 노골적인 협박이잖아.’그가 감히 불복한다면 언젠가는 배철호와 같은 결말일지도 모른다.“됐어요, 가셔도 됩니다. 그럼 우리 나중에 다시 만납시다.”유진우는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 웃음은 오히려 윤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그는 자신이 배철호보다 목숨이 더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있을지도 문제였다.“유진우 씨, 염룡파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영광입니다. 저희를 중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윤호는 모든 사람을 이끌고 당신의 휘하에 투입하기를 원합니다!”윤호는 두 손으로 주먹을 안은 채 정의롭고 늠름한 모습이었다.“윤 보스, 무리하지 마세요. 저는 권세를 믿고 남을 업신여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유진우는 고개를 저었다.“무리하지 않았습니다. 유진우 씨의 명성이 자자하고 덕으로 사람을 복종시키니, 저는 진작부터 진심으로 탄복했습니다. 오늘 만나고 더욱 충성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유진우 씨께서 허락해 주세요.”윤호는 격앙된 말투로 답했다.“정말 저희 염룡파에 가입하시겠습니까?”유진우가 다시 물었다.“확실합니다. 저는 염룡파가 유진우 씨의 인솔하에 반드시 위풍이 당당할 것이라고 믿습니다.”윤호가 비위를 맞추었다. “좋아, 오늘부터 넌 염룡파의 2인자야. 네 이전 사람들과 지역들은 여전히 네가 관할하도록.”유진우가 명령했다.“감사합니다, 유진우 씨!”윤호는 기쁜 얼굴로 얼른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그가 가장 두려웠던 것이 바로 권력을 빼앗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권력은 변하지 않았고, 지역도 바뀌지 않았으며 이름만 바뀌었을 뿐, 손해는 전혀 없었다.예전에 그가 유진우에 대해 저촉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탄복한다.실력 있지,
황백은 황급히 몸을 굽혀 인사했다.“선미 언니.”황은아도 덩달아 인사를 건넸다.예전에 아버지가 조씨 가문에서 일하실 때, 그녀는 조선미와도 많이 만났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상대는 다정하고 부드러운 맏언니이고 자주 그녀에게 선물을 줬었다.다만 조선미가 강능으로 가서 발전한 뒤로는 좀처럼 만나지 못했다.“은아야, 2년 만에 보니 너 갈수록 더 예뻐지네.”조선미는 웃으며 한마디 칭찬했다.“언니야말로 정말 너무 예뻐요. 전 서울에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언니 얼굴을 부러워하는지 몰라요.”황은아는 흠모하는 얼굴이다.조선미의 미모와 기질은 서울은 물론, 강남 전체를 놓고 봐도 그녀와 어깨를 겨룰 수 있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다.“꼬맹이가 말을 참 잘하네.”조선미는 손을 뻗어 황은아의 코를 살짝 다치고 뒤에 있는 폐허를 훑어봤다.“두 사람의 집이 허물어진 거 같네요. 이렇게 해요, 당신들 나랑 조씨 집안에서 마침 우리 옛이야기도 나눌 겸 며칠 지내요.”“아가씨,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 우리가 다시 다른 장소를 찾으면 돼요.”황백은 완곡히 거절했다.“새해가 다가오는데 어디 가서 찾을 건가요? 어차피 우리 집은 넓기도 하고 방도 많잖아요. 그리고 당신들도 잘 알고 있으니 며칠 묵어도 괜찮지 않겠어요?”조선미는 개의치 않았다.“이건...”황백은 조금 난처해하는 눈치였다.“선미 언니 말이 맞아요, 아빠가 가기 싫으면 내가 갈게요.”황은아는 콧방귀를 뀌었다.“아저씨, 주저하지 마시고 얼른 차 타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요.”조선미가 재촉하기 시작했다.“그럼 며칠만 아가씨께 폐를 끼치겠습니다.”황백은 좌우를 둘러보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성의는 거절하기 어려우니, 더 이상 거절하면 호의를 무시하는 게 된다.차에 오르자 일행 4명은 곧 성중마을을 떠났다.30분 후 차량은 조씨 별장으로 진입했다.차창 너머로 낯익은 광경을 보며 황백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조씨 집안에서 여러 해 동안 머물러 이곳이 그
“아저씨, 이 일에 관하여 계획이 있으세요?”유진우가 물었다.“블랙지존이 온다면 당연히 미리 준비해야죠. 만일에 대비하여 거금을 들여서라도 세간의 고수들을 불러 경호를 맡길 생각이에요.”조군수가 진지하게 말했다. 블랙지존은 무도 레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주술에도 능했다. 조씨 가문의 호위무사들로는 턱없이 부족하기에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 실력도 강해져 조씨 가문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아저씨, 블랙지존은 혼자가 아니라 제자들이 아주 많아요. 게다가 하나같이 실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해요.”유진우가 귀띔했다.“네, 조심할게요. 요 며칠 나쁜 놈들이 쳐들어오지 못하게 조씨 가문의 경계를 강화할 거예요.”조군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아빠,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우리 조씨 가문에 비장의 카드가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대체 뭐예요?”조선미가 불쑥 물었다.“한 사람이야.”조군수가 목소리를 내리깔았다.“사람요? 그게 누군데요?”조선미는 더욱 궁금해졌다.“강남에 5대 마스터가 있는데 바로 황보용명, 독고영재, 송만규, 방기덕, 그리고 황동해야. 그리고 내가 말한 그 사람이 바로 5대 마스터 중 한 명인 황동해고.”조군수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었다.“마스터 황동해요?”조선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강남의 5대 마스터는 명성이 자자한 거물들이다. 마치 높은 산처럼 우뚝 솟은 존재라 평소 쉽게 만날 수도 없고 가까이할 수도 없다. 그런 마스터 앞이라면 일반인이든 내공 무사든 개미 새끼 한 마리에 불과하다고 한다.예전에 마스터 레벨 아래는 전부 다 개미 새끼라는 말이 세간에 떠돌기도 했다. 단지 이것만으로도 무도 마스터의 존재가 얼마나 엄청난지 알 수 있다. 5대 마스터 중에서 아무나 나서도 조씨 가문을 쉽게 멸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하여 아버지가 말한 비장의 카드가 황동해 마스터라는 걸 들었을 때 이토록 경악했던 것이었다. 경악 뒤에는 곧바로 의문이 따랐다.“아빠,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죠?
“알았어요. 족장이신 아버지께서 결정하세요.”조선미는 더는 얘기하지 않았다.황동해라는 비장의 카드는 확실히 함부로 남용해서는 안 된다. 가장 좋은 결과는 조씨 가문이 자신의 실력으로 이 위기를 넘기고 블랙지존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면 비장의 카드도 계속 남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문 사람을 격려하고 분발시킬 수 있다.“아저씨, 저 예전부터 궁금했었는데 블랙지존과 조씨 가문 사이에 대체 무슨 원한이 있는 거예요?”그때 유진우가 갑자기 물었다.“그게...”조군수는 말하려다가 멈췄다.“다른 뜻 없이 그냥 물어본 거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아저씨.”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가문의 비밀과 직결된 일이라서 말하기 곤란한 건 사실이었다.“아빠, 얘기해주세요. 진우 씨가 남도 아닌데.”조선미가 설득에 나섰다. 양측의 원한에 관해 그녀도 절반밖에 알지 못했다.“그래. 다들 궁금해하니 얘기해주지.”조군수는 2초 정도 망설이다가 결국 말하기로 결심했다.“우리 조씨 가문과 블랙지존 사이의 원한은 사실 그리 복잡하지 않아. 주요하게 재물 문제거든. 거슬러 올라가 보면 조씨 가문의 조상은 왕실이었어. 한창 잘 나가던 시기에 정말 나라와 대적할 만한 정도의 엄청난 재물을 모았어. 나중에 왕권이 교체되면서 조씨 가문의 조상은 재물을 안전한 곳에 묻고 보물 지도도 만들었어. 그리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보물 지도를 세 등분으로 나눠서 조상의 세 아들에게 나눠주었지. 조상은 그 보물로 재기하려 했으나 세 아들의 사이가 틀어져서 원수가 된 바람에 세 아들은 보물 지도를 가지고 종적을 감춘 거야. 그때부터 조씨 가문은 세 갈래로 나뉘어서 각자 발전하게 됐어.”“수백 년 동안의 갈고 닦은 끝에 조씨 가문의 세 혈통은 강한 것도 있고 약한 것도 있을 뿐만 아니라 잘 나가는 집안도 있고 망한 집안도 있어. 보물 지도는 그렇게 한세대 한세대 거쳐서 전해졌어. 그러다가 10년 전에 중주에 재난이 발생하면서 용국 대지진이 일어났잖아. 하룻밤 사이에 우리 조씨 가문의 가장
“유일한 생존자요?”그 말에 유진우와 조선미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블랙지존의 성도 조씨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조씨 가문과 뿌리가 같다니, 이러니 그 많은 비밀을 다 알고 있지.“세 혈통은 원래 뿌리가 같지만 블랙지존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가족까지 무참히 살해했어요.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네요.”조선미는 너무도 화가 나 책상을 탁 쳤다. 진실을 알게 된 후 오히려 더 분노가 끓어올랐다. 만약 양측 사이에 깊은 원한이라도 있다면 지금 이 사태가 벌어진 게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단지 보물 지도의 일부분 때문에 조씨 가문을 수년간 해했다는 건 실로 미친 짓이 아닐 수 없다.“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어. 보물 지도의 유혹이 너무 커서 블랙지존은 손에 넣기 전에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야.”조군수가 말했다.“세 혈통 중에서 한 혈통이 사라졌다는 건 보물 지도의 한 부분도 모자란다는 뜻이잖아요. 블랙지존이 갖은 수단을 써서 우리가 가진 보물 지도를 손에 넣는다고 해도 그게 무슨 소용이겠어요? 여전히 쓸모없는 거나 마찬가지죠.”조선미가 싸늘하게 말했다. 완전하지 않은 보물 지도로는 당연히 보물을 찾을 수 없다. 조선미는 블랙지존이 오로지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생각하고 객관적인 건 미처 고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블랙지존은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서 진작 이성을 잃었어. 이 보물 지도는 네가 족장이 된 후에 너에게 물려줄게. 꼭 잘 지켜야 해.”조군수가 진지하게 말했다.“싫어요. 그냥 아빠가 쭉 족장 자리에 있어요. 전 그런 거에 관심이 없어요.”조선미가 손사래 쳤다.보물 지도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서 그녀가 물려받는다면 나중에 귀찮은 일이 얼마나 많이 생길지 아무도 장담 못 한다.“됐어. 나중의 일은 나중에 다시 얘기해. 나도 널 강요할 생각 없어.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블랙지존을 상대하는 거야.”조군수가 당부했다.“앞으로 사흘 동안 두 사람은 다른 데 가지 말고 여기 저택에만 있어. 그리고 기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