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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으악...”

은경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여전히 미소 짓고 있는 설연홍과 자신의 가슴팍에 꽂힌 칼을 내려다보는 은경의 얼굴에 충격과 경악이 가득했다.

조금 전까지 배시시 웃던 후배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과감하게 칼로 찌를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심지어 처음부터 끝까지 그 어떤 징후도 없었다.

“뭐야?”

뜻밖의 상황에 유진우도 넋을 잃은 건 마찬가지였다.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이라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설연홍은 진심으로 받아들였고 게다가 과감하게 실행하기까지 했다. 정말 머뭇거림이라곤 전혀 없이 선배의 가슴팍을 쿡 찔렀다.

‘잔인한 여자인 거야? 아니면 그냥 미친 여자야?’

“왜... 대체 왜?”

은경은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힘겹게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 경악과 분노, 그리고 원망이 가득했고 무엇보다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대체 왜 날 죽이는 거지? 설마 유진우의 한마디 때문에?’

“선배님, 그런 눈으로 절 쳐다보지 말아요. 선배님도 들으셨겠지만 방금 명의님이 선배님을 죽이라고 해서 저도 난감했어요. 절 탓하진 않으실 거죠?”

설연홍은 악의가 없었던 척했다.

“너...”

은경이 입을 벌리고 뭐라 얘기하려던 그때 갑자기 시뻘건 피를 토해냈다.

“선배님, 이것 보세요. 제 옷이 다 더러워졌잖아요.”

설연홍은 짜증 섞인 얼굴로 몸에 묻은 피를 툭툭 털더니 그녀의 가슴팍에 꽂힌 칼을 뽑았다. 그 순간 피가 콸콸 쏟아졌고 은경은 몸이 축 처지면서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의 숨소리가 점점 옅어져만 갔다.

“연홍 선배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은경이 갑자기 쓰러지자 가면을 쓴 한무리 여자들이 아연실색했다. 자기 편끼리 서로 죽일 줄은 정말 몰랐다.

“너희들도 입 닥치고 있어.”

설연홍은 손을 펼치더니 가면을 쓴 여자들을 향해 뭔가를 불었다.

후!

빨간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순식간에 그녀들을 전부 뒤덮었다. 미처 막을 새도 없었던 그녀들은 하나둘 바닥에 쓰러졌고 이청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게 준비를 철저히 하고 방비해도 내부의 적은 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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