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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한무리 가면을 쓴 여자들이 칼을 뽑아 들고 이청아의 목을 겨누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피부를 스쳐 시뻘건 피가 흘러내렸다.

유진우가 조금이라도 움직일 경우 이청아의 목숨을 끊어버릴 기세였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다가 결국 하는 수 없이 손을 풀었다.

상대 인원이 너무 많이 이청아의 목숨으로 위험을 무릅쓸 수는 없었다.

“진작 이럴 것이지.”

은경은 목을 비틀며 이미 승기를 잡은 것처럼 말했다.

“유진우, 스승님이 당신을 눈여겨본 건 당신의 영광이야. 지금 고개만 끄덕이면 앞으로 우린 한 가족이나 다름없어. 하지만 거절한다면 당신이 죽는 건 물론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 전부 다 죽게 될 거야.”

“꼭 그렇게 끝까지 몰아붙여야겠어?”

유진우가 서늘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스타일이 늘 이래. 당신 같은 천재를 얻을 수 없다면 죽여야지.”

은경이 말했다.

“고작 당신들 주제에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유진우가 되물었다.

“하하... 당신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나도 아무 준비 없이 오지 않았어.”

은경이 싸늘하게 웃었다.

“방금 당신이 마신 차에 십향연근제를 넣었어. 이 독은 색깔도 냄새도 없어. 일단 중독되면 온몸에 힘이 쫙 빠지면서 진기조차 쓸 수 없게 돼. 시간을 보니까 곧 발작할 것 같은데?”

“십향연근제?”

유진우의 표정이 급변했다.

십향연근제는 10대 기이한 약 중 하나였는데 사람에게 해로운 독성은 없으나 수많은 무사에게는 천적이나 다름없었다. 왜냐하면 진기를 봉인하고 근육과 뼈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특징만으로도 사람을 절망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다만 이 기이한 약이 이젠 거의 사라졌는데 은경의 손에 남아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해독약 이리 내.”

유진우는 손을 내밀어 은경을 잡으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이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이마에 저도 모르게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십향연근제는 당신 같은 무도 고수를 제압하기에 아주 딱이야. 당신이 기운을 끌어모을수록 약효가 더 빨리 퍼져.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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