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르신은 확신에 차 있었다.J 도시 이 바닥에서 그의 두 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그와 호 어르신도 서울에서 여러 번 마주친 적이 있었고 게다가 남지훈과의 관계까지 더해져 전 어르신은 흔쾌히 받아들였다.앞으로 호 어르신이 서울로 돌아가게 되면 전 어르신이 서울에 가서 신세를 지기가 훨씬 더 편리해질 것이다.이쪽에서 말하는 동안 서울 쪽에서도 작전 개시했다.지금 시대에 대규모 살상은 아주 먼 옛날이야기이고 전부가 직접 손을 써야 했다.또한 전부에서도 누구의 소행인지, 찾고자 하는 물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싶었다.전부가 개입할 경우 십중팔구 거의 성공이 확실했다.하루 만에 여럿 무술 종사가 잡혔고 심지어 그중 몇 명은 이미 전부의 손에 목숨까지 잃었다.오후쯤 남지훈도 전부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었다.그 무리가 찾고 있던 것은 바로 칼 어르신이 무덤에서 파낸 그 책이었다.전부에서도 자세히 조사하지 않았지만, 단서를 토대로 레드 조직이 주범일 가능성이 높으며 그중 서울 재벌가가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제한된 단서는 오히려 사람들의 무한한 상상을 불러일으켰다.레드 조직은 사방에 널려 있었고 심지어 서울 재벌가도 깊이 연루되어 있었다.이는 매우 불길한 징조로 재벌가까지 연루되면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해질 수 있었다.전부의 단속으로 레드 조직의 활동은 많이 위축되었다.십여 명의 무술 종사를 잃는다는 것은 레드 조직에도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J 도시 바닥 큰 형님들은 한자리에 모여 앉아 입을 모아 걱정하고 있었다.무술 종사들이 J 도시에 침입하면 발각될 것이 분명하지만 J 도시 바닥에는 아직 무술 종사들을 상대할 만한 힘이 없는 듯했다.전 어르신이 주변을 쓱 쓸고 나니 J 도시에는 무술 종사가 열 명도 채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전 어르신이 호 어르신을 향해 물었다.“호 어르신, 남은 형제가 이들뿐인가요? 서울에서 무술 종사를 더 불러올 수는 없는 건가요?”그는 왠지 이 정도 병력으로는 턱없이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남지훈과 소연은 전 어르신 집을 떠났다.소연이가 남지훈을 흘끗하며 너스레를 떨었다.“너 이 녀석, 네가 지금 이렇게 유능해질 줄이야. 상관없어. 나도 내 한몫을 할 거야! 쳇, 잘난 척하긴! 그래서, 네 무술은 대체 어디까지 수련한 거야?”소연은 상당히 궁금했다. 남지훈의 의술은 가히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었다.서울에서 몇 안 되는 노신의를 제외하고는 한의학계에서는 그를 뛰어넘을 사람이 없었다.무예를 논하자면 남지훈은 무예를 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전설?”남지훈은 의아해했다.“전설보다 더 대단하지 않을까?”그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어쨌든 그가 무술을 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가 내린 결론은 분명 흑포의 전설 레벨보다는 조금 더 강력하다는 것이었다.G 도시에서 그는 주먹 하나로 흑포에게 심각한 상처를 입힐 수 있었다.소연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그녀는 남지훈이 한 단계씩 성장할 때마다 그 순간을 지켜봐 왔다고 할 수 있다.남지훈이 그녀에게 돈을 빌렸을 때만 해도 그는 상사에게 괴롭힘이나 당하는 일개 평범한 직원이었다.대승 그룹으로 돌아온 소연과 남지훈은 다시 업무에 몰두했다.만인왕은 팀을 이끌고 P 시티로 향했다.대승 그룹이 세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단계를 밟아야 했다.몇 가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한 후 다시 퇴근할 시간이 다가왔다.남가현은 음식 한 상을 차리고 남지훈과 소연을 집으로 초대했다.이현수의 상처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그는 당분간 출근할 수 없었다. 최선정도 아직 대호촌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가현의 집 살림을 돕고 있으니, 그녀는 훨씬 수월했다.저녁 식사 후 남지훈은 송기헌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강묘연이 지금 J 도시에 도착했다고 말하면서 한동안 머무를 것이니 빨리 기회를 잡으라고 했다.그는 삼촌으로서 송기린의 인생 대사도 걱정하고 있었다.남지훈과 소연은
”방금 일어났어요? 해가 이미 중천에 떴어요. 하긴, 나도 그렇게 근사한 여자가 내 품에 안겨 있으면 절대 일어나고 싶지 않을 거 같아요.”남지훈의 나른한 목소리에서 그녀는 남지훈이 아직 잠에서 깨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남지훈은 할 말을 잃었다.“소설 속 악당들이 어떻게 죽는지 알아요?”백지가 잠시 멈칫하다가 물었다.“어떻게 죽는데요?”“말이 너무 많아서요! 무슨 일인데요? J 도시에 도착했어요?”남지훈이 물었다.어젯밤 남지훈은 이미 전천행을 통해 백지가 전부의 무술 종사들을 이끌고 J 도시로 급히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백지가 말했다.“네, 지금 J 도시에 도착했어요. 잠시 충전의 시간을 갖다가 작전을 시작할 건데 바쁘지 않다면 와서 좀 도와주세요.”전부에서 어떤 정보를 입수한 게 분명했다. 아니면 백지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백지가 그렇게 말하니 남지훈은 당연히 거절하기 어려워서 동의했다.J 도시에 몰려든 그 무리를 빨리 처단하고 얼른 J 도시의 평화를 다시 찾아야 했다.아침을 먹은 후 남지훈은 소연을 대승 그룹으로 먼저 데려다주고 윤범과 윤호에게 대승 그룹에 들어오는 수상한 인물들을 잘 감시하라고 했다.그는 소연이가 걱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 무술 종사 무리는 분명 호 어르신을 노리고 있었고 그 표적은 소연이 아니었다.하지만 만약을 대비해 남지훈은 보험을 들어 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조심해!”남지훈이 회사를 떠날 때 소연은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남지훈이 아무리 막강한 실력자지만 소연은 그가 작전에 투입될 때마다 늘 걱정이 되었다.아무도 사소한 사고가 생기지 않을 거라고는 장담하지 못한다.“그래!”남지훈도 매우 조심스러웠다.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자신이 그런 기이한 일을 겪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겪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게다가 레드 조직이 그 책을 찾고 있다는 것은 분명 그 책의 존재와 그 책에 기록된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레드 조직의 누군가가
옆에 있던 전부 요원이 입을 열었다.“인원수가 안 맞아요! 두 명이 부족합니다!”백지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정보에 착오가 생겼다.“데리고 가!”그녀가 손짓하며 말했다.“당장 심문해서 나머지 두 사람의 행방을 알아내!”“예!”전부 요원들이 그 무리를 데려가 기습 심문을 진행했다.백지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남지훈이 입을 열었다.“놓친 잔당이 겨우 두 놈인데, 문제가 그리 크지는 않겠죠?”“당신이 뭘 알아요?”백지가 남지훈을 꾸짖기 시작했다.“이놈들이 온갖 나쁜 짓은 다 했는데 싹 다 벌을 받아야죠. 최근 며칠 동안 레드 조직이 서울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요?”남지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레드 조직이 서울에서 저지른 악행에 대한 보고서가 전부에 있을 텐데 남지훈이 그 보고서를 보지 않았으니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쳤는지 당연히 몰랐다.백지가 말했다.“서울의 바닥에서 총 70여 명의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그리고 십여 명 정도는 중상을 입었고 수백 명의 경상자도 있어요. 그 외에도 여러 건의 멸문 참사가 발생했는데 다 레드 조직과 연관되어 있어요.”남지훈은 끔찍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백지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아직도 두 잔당을 놓친 것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나요?”남지훈이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무술 종사 두 명을 놓친다는 건 그만큼 위험천만한 큰일이었다. 백지가 싸늘하게 말했다.“그래서 당신이 처음 전부에 들어왔을 때 말했듯이 레드 조직을 만나면 바로 죽이면 된다고 했잖아요. 당신이 그놈들을 죽이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그놈들 때문에 억울하게 죽어요.”“내가 잘못했어요.”남지훈은 사뭇 진지해 보였다.그의 진지한 태도에 백지의 표정은 한결 부드러워졌다.“이제 가자!”백지가 손짓하자 전부 요원들이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그녀는 정말 매우 용맹스러운 대장다운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대승 그룹으로 돌아온 남지훈은 전 어르신과 호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두 명의 잔당을
”이 가족의 성씨는 육 씨야. 가주님의 이름은 육성훈이고 아들 하나 있는데 이름이 육민, 남동생 육성천, 그리고 육 여사가 있다.”소박환이 말했다.“그분들이 J 도시를 떠난 지가 이미 40년이 넘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대대적으로 일을 벌이는 걸 보니 아마도 J 도시로 다시 돌아오려는 것 같아.”그가 소개하는 동안 맞은편에서 육씨 가문 가족들이 다가왔다.육씨 가문의 가주인 육성훈이 손을 뻗어 악수를 청했다.“어서 오십시오, 소 가주님! 소씨 가문이 이렇게 우리 집까지 찾아주시니 오늘 밤 파티가 더욱 값진 것 같습니다.”“별말씀을요.”소박환이 대답했다.그들이 얘기하는 동안 송태수와 송씨 일가도 도착했다.소씨 가문과 송씨 가문은 J 도시에서 가장 명망 높은 가문으로 육성훈은 그들을 상좌에 자리를 마련했다.자리에 앉은 후 육성훈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원래는 간단하게 식사하고 싶었는데 육민 이 아이가 무슨 파티를 조직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어쩌겠어요, 아들이 하나뿐이니 그냥 따랐습니다.”이 말에서 그가 육민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송태수가 껄껄 웃었다.“젊은이들이야 뭐, 이런 걸 다 좋아하죠. 우리 아들 기헌이도 손님 접대할 때 파티하는 걸 좋아하잖습니까. 그러니 그냥 두세요.”육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가의 고급 와인 몇 병을 따서 한 모금을 살짝 홀짝이며 입가심했다.“그나저나 J 도시 발전 속도가 굉장히 빠르네요! 40년 전, 제가 J 도시를 떠났을 때 J 도시에는 허름한 쪽방이 전부였을 겁니다. 그때 저는 겨우 10살이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 J 도시가 이렇게 급격하게 변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도시 환경도 훨씬 예뻐지고 대승 그룹과 같은 유망한 그룹도 생겨나서 정말 뿌듯합니다.”그가 소연을 향해 잔을 치켜들며 말을 이어갔다.“가장 예상하지 못했던 건…. 뭐니 뭐니 해도 대승 그룹의 대표가 소씨 가문의 따님이라는 것입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그 옆에 있던 육민도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이쯤에서 한
두 사람은 나란히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밤 육씨 가문의 파티가 성황리에서 진행되었다. 밤 11시가 되자 사람들이 속속 흩어지고 육씨 가문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육성훈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일이 조 꼬인 거 같은데, 송씨 가문과 소씨 가문이 사돈이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이 또한 그가 J 도시에 들어온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왕년의 J 도시 왕이었던 육씨 가문은 당연히 지금도 그 자리에 앉기를 원했다.하지만 J 도시의 상황은 육성훈을 조금 걱정스럽게 만들었다.육성천이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다들 한 곳에 두 명의 강자가 공존할 수 없다는데 이 소씨 가문과 송씨 가문은 사이가 매우 좋아 보이네.” 소씨 가문과 송씨 가문의 사업 분야가 겹치지만 서로 간에 격렬한 싸움이 없었다는 사실에 육성천과 육성훈은 매우 의아해했다.과거 육씨 가문이 J 도시에 있었을 때 매우 치열하게 싸웠기 때문이었다.육성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건 좀 이해가 안 되는데 어쨌거나 잘된 일이야. 민아, 그 삼촌의 딸내미 어때 보여?”육성훈이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J 도시에서 소연이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그녀가 남지훈과 혼인신고를 한 것도 사실 비밀에 부쳐졌고 심지어 소씨 가문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소연을 언급하자 육민이 만면에 웃음꽃을 피웠다.“너무 좋아요, 아버지! 게다가 지금은 대승 그룹의 수장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찰떡궁합이죠!”“허허, 네가 좋으면 됐다. 우린 이제 J 도시에서 반드시 사업에 성공하고 오랫동안 이곳에 남을 계획이야! 그리고 성천아, 너는 가서 상부에서 지시한 임무에 대해 알아보고, 꼭 조심하고 명심해야 한다! 다른 계획이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는 여기서 웃고 떠들 일도 없었을 거야.”“알았어!”육성천은 비장한 얼굴로 자리를 떠났다.다른 한편,육씨 가문 집에서 나온 소박환과 송태수는 같은 차에 올랐다.그들은 육씨 가문의 출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결국 이것
스카이 팰리스에 돌아온 후 남지훈은 백지에게 나머지 두 무술 종사의 행방을 물었다.전부에서는 아직 나머지 두 사람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남지훈은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이 정도면 두 무술 종사는 호 어르신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하지만 잔당 두 명을 놓쳤으니, 전부의 작전은 성공했다고 볼 수 없었다.남지훈은 이에 별로 개의치 않았다. 대승 그룹의 제품은 곧 기술 교체를 해야 했기 때문에 그는 이 시기에 굉장히 바삐 움직여야 했다.기술 부서에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남지훈이 직접 해결해야 하는 까다로운 문제가 여전히 존재했다.오후 퇴근 후 남지훈과 소연은 이현수의 집에 가서 식사하면서 이현수와 회사의 근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었다.대승 그룹에는 4대 거물이 있었지만, 이현수는 아직도 회복 중이었고 만인왕도 해외로 나간 상태였다.오로지 남지훈과 소연만이 회사에 남아 있었다.회사에서 나오면서 그들은 우연히 육민과 마주쳤다.육민은 남지훈과 소연이가 함께 나오는 것을 보고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남지훈이 대승 그룹의 부대표이기도 했고 육민은 어젯밤 파티에서도 남지훈을 만났다.그가 다가와 매너 있게 물었다.“소연 씨, 저녁 식사를 하면서 J 도시 사업 계획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 혹시 저에게 이 기회를 주실 수 있을까요?”소연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시간을 슬쩍 들여다보았다.“육민 씨,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저녁 약속이 있어서 다음에 봅시다.”육민은 매너를 지키기 위해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소연과 남지훈이 떠나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동시에 그녀의 말투에서 그는 소연의 냉정함을 읽을 수 있었다.“저기요!”그는 마침 퇴근 중이던 대승 그룹의 직원을 불러 세웠다.“소 대표님이 뭘 좋아해요?”직원은 육민을 흘겨보며 물었다.“당신은 누구세요?”육민은 당당한 표정으로 비싼 명품의 양복을 가지런히 정리했다.“육씨 가문, 육민이라고 합니다.”직원이 고개를 갸우뚱했다.“육씨 가문,
그는 심지어 소연이 돌아올 때까지 소씨 가문에서 기다릴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소박환이 그를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민아, 박환 삼촌도 네 마음은 알겠는데 내가 듣기로는 연이가 이미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어. 그리고 그 애가 한 번 결정한 일은 아무도 그걸 바꾸지 못해!”“아, 그렇군요.”육민이가 속삭였다.그것은 단지 그녀의 마음뿐,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아니었다.식사를 마친 후 그는 실망하며 돌아갔다.그가 떠난 것을 보고 주옥금은 불쾌감을 드러냈다.“당신도 참, 연이가 그냥 결혼했다고 하면 되지. 그렇게 말하면 지훈이만 힘들어지잖아요.”그녀는 소박환을 나무랐다.애초에 남지훈은 이미 매우 바쁜 사람인데 소박환은 남지훈에게 또 이런 골칫거리를 가져다주었다.“당신이 몰라서 그래요. 육씨 가문이 J 도시에서 과연 단순하게 사업만 하려고 돌아온 것 같아요? J 도시에서 크게 성공하려면 우리 소씨 가문과 송씨 가문은 훨씬 뛰어넘어야 할 텐데…. 둘째랑 유리는 부부이고 우리 집안끼리도 가깝게 지내는 걸 육성훈이 모를 리가 없어요. 육씨 가문의 이러한 움직임은 대승 그룹에서의 연이 대표 자리를 탐내는 것일 뿐이고 소씨 가문과 송씨 가문의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수작에 불과해요.” 마지막에 그는 잘난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육성훈의 계산이 꽤 거창하지만 아쉽게도 세상일은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 법이지. 나, 소박환은 이미 사위가 있는데 이거 어쩌지? 허허허!” 주옥금 역시 할 말을 잃었다.“그런데 어쨌든 지훈이만 번거롭게 됐잖아요.”“그깟 일로 뭘요. 지훈이의 능력으로 이런 번거로움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울러 육씨 가문에게 J 도시에서 소씨 가문과 송씨 가문은 상전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해요! 그 육씨 가문도 역시 J 도시에서는 상전이 아니고요.”주옥금은 이 말을 통해 누가 J 도시의 상전인지 알 수 있었다.한편.육민은 소씨 가문에서 나온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그는 사람을 보내 소연이 사는 곳을 알아보게 했다.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