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심지어 소연이 돌아올 때까지 소씨 가문에서 기다릴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소박환이 그를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민아, 박환 삼촌도 네 마음은 알겠는데 내가 듣기로는 연이가 이미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어. 그리고 그 애가 한 번 결정한 일은 아무도 그걸 바꾸지 못해!”“아, 그렇군요.”육민이가 속삭였다.그것은 단지 그녀의 마음뿐,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아니었다.식사를 마친 후 그는 실망하며 돌아갔다.그가 떠난 것을 보고 주옥금은 불쾌감을 드러냈다.“당신도 참, 연이가 그냥 결혼했다고 하면 되지. 그렇게 말하면 지훈이만 힘들어지잖아요.”그녀는 소박환을 나무랐다.애초에 남지훈은 이미 매우 바쁜 사람인데 소박환은 남지훈에게 또 이런 골칫거리를 가져다주었다.“당신이 몰라서 그래요. 육씨 가문이 J 도시에서 과연 단순하게 사업만 하려고 돌아온 것 같아요? J 도시에서 크게 성공하려면 우리 소씨 가문과 송씨 가문은 훨씬 뛰어넘어야 할 텐데…. 둘째랑 유리는 부부이고 우리 집안끼리도 가깝게 지내는 걸 육성훈이 모를 리가 없어요. 육씨 가문의 이러한 움직임은 대승 그룹에서의 연이 대표 자리를 탐내는 것일 뿐이고 소씨 가문과 송씨 가문의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수작에 불과해요.” 마지막에 그는 잘난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육성훈의 계산이 꽤 거창하지만 아쉽게도 세상일은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 법이지. 나, 소박환은 이미 사위가 있는데 이거 어쩌지? 허허허!” 주옥금 역시 할 말을 잃었다.“그런데 어쨌든 지훈이만 번거롭게 됐잖아요.”“그깟 일로 뭘요. 지훈이의 능력으로 이런 번거로움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울러 육씨 가문에게 J 도시에서 소씨 가문과 송씨 가문은 상전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해요! 그 육씨 가문도 역시 J 도시에서는 상전이 아니고요.”주옥금은 이 말을 통해 누가 J 도시의 상전인지 알 수 있었다.한편.육민은 소씨 가문에서 나온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그는 사람을 보내 소연이 사는 곳을 알아보게 했다.
이 문제는 소연이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 더 적절했다.다음 날 아침 소연은 대승 그룹의 이름을 빌려 육성훈에게 전화를 걸어 오후 퇴근 후 육씨 가문을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이에 육성훈과 육민, 그리고 육성천은 매우 기분이 좋았다.사람들은 누구나 남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의심할 여지 없이 소연의 이 전화는 대승 그룹이 육씨 가문을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했다.소연과 소씨 가문의 관계를 통해 소씨 가문이 육씨 가문에 대한 인정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육민을 더욱 흥분케 한 것은 소연도 그를 인정해 준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그저 그의 착각일 뿐이었다.하지만 소연이가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육씨 가문을 자발적으로 방문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오후에 백지는 화장을 짙게 하고 매우 요염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남지훈도 놀라지 않고서는 못 배겼다.“이렇게 세련되게…. 꾸몄어요?”남지훈이 백지를 칭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남지훈은 더 말하고 싶었지만, 백지가 폭주할까 봐 겁이 덜컥 났다.“어쩔 수 없죠. 무술 종사들이 레드 조직에서의 지위가 결코 낮지 않으니, 나에 대한 정보가 빠삭할 텐데, 화장을 짙게 안 하면 나를 알아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러면 더 곤란해질 수도 있어요.”백지는 때론 털털할 때도 있지만 진지해지면 매우 섬세했다.그녀가 오랫동안 레드 조직을 상대해 왔기 때문인지 레드 조직에 관련된 일이라면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세 사람의 방문에 육씨 가문은 매우 따뜻하게 맞아주었다.백지의 미모가 워낙 뛰어난 탓에 화장을 짙게 해도 그녀의 특유 분위기를 감추기 어려웠다.육민은 자기도 모르게 그런 그녀를 계속 바라보았다.백지도 육민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뭔가 묘한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육민은 오로지 백지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백지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그런데 백지는 육민이 혹시 레드 조직 일원이 아닌지 신원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었다.육민과 함께 육성훈도 유심히 살펴봤는데 그녀의 표정으로 보아 별로 소득이 없어
육성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육민은 그래도 세 사람을 육씨 가문 저택 밖까지 배웅했다.그들이 차에 올라탈 때, 그는 기회를 틈타 백지의 손에 쪽지를 슬쩍 쥐여주었다.백지는 말없이 쪽지를 집어넣었고 이에 육민은 마음이 흐뭇해졌다.육씨 가문에서 차를 몰고 나오면서 백지는 소연에게 쪽지를 툭 던졌다.“육민, 이 멍청한 자식! 나한테 흑심을 품다니, 설마 소연 씨한테도 쪽지를 넣은 건 아니겠죠?”소연은 쪽지를 집어 들어 살펴보니 쪽지에 육민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 뜻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이를 통해 소연은 육민의 인품을 똑똑히 보았다.육민은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면서 탐욕이 끝이 없었다.남지훈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뭔가 발견된 게 있어요?”백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육성훈과 육민, 둘 다 무예를 좀 할 줄 안다는 사실만 알아냈을 뿐, 사라진 레드 조직의 두 무술 종사와는 닮지 않았어요.”“닮지 않았다고요? 그럼, 그 두 무술 종사가 육씨 가문에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오늘 육씨 가문에 없었던 사람이 또 한 명 있어요.”소연이 말했다.“누구요?”백지가 서둘러 물었다.“육성천! 육성훈의 남동생이요! 그 사람도 아마 무예를 할 줄 알아요.”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것이 백지의 철저한 일 방식이었다.“그렇다면 아직 확인하지 못한 사람이 더 있다는 말이군! 육성천! 이 사람도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아요.”백지의 눈빛이 살짝 일그러졌다.말을 마친 후 그녀는 습관적으로 백미러를 흘끗 보더니 비웃었다.“이 육씨 가문은 정말 착한 집안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를 미행할 사람을 붙이다니….”남지훈은 잠깐 뒤를 돌아보니 정말 멀리서 차 한 대가 뒤따라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이 느낌은 그를 매우 불쾌하게 만들었다.“저 차가 나를 따라오고 있나 봐요. 육민 그 자식, 분명 나쁜 마음을 품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어쨌든 육민이 그녀에게 쪽지 한 장을 건네주
”제대로 본 거 맞아?”육민이 심드렁하게 물었다.처음에는 남지훈과 소연이 함께 스카이 팰리스로 들어갔다는 말을 듣고도 아무 느낌이 없었지만 하필이면 보고하러 온 사람이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이에 육민은 생각이 많아졌다.“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백 씨라는 여자가 그들을 스카이 팰리스로 데려다주고 난 뒤 두 사람이 차에서 내린 다음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는 걸 봤습니다.”그러자 육민이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아니, 이대로 그냥 뺏겨 버린다고?”육성훈이 입을 열었다.“그럴 리가! 남지훈이라는 그놈이 능력이 있는 건 맞지만 소연이가 그렇게 단순하다고? 소연이가 뭘 보고 그런 놈을 좋아할까? 얼굴에 있는 그 끔찍한 흉터? 소연같이 예쁜 애가 어디서 남자를 못 찾을까 봐? 왜 굳이 남지훈처럼 못생긴 남자를 찾겠어?”육성훈의 이 말을 듣고 육민은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다시 생각해 보니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파티에서 남지훈을 처음 봤을 때부터 그는 이미 큰 충격을 받았다.그 흉터는 마치 지네 한 마리가 얼굴 위를 기어다니는 것과 같았는데 그 누구든 그 흉터를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을 사람이 없었다.게다가 소연은 소씨 가문의 맏딸로 남지훈의 재산을 탐내는 것도 아니고 정말로 그 무시무시한 흉터가 맘에 든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소씨 가문이 자신만의 그룹사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궁금증이 있었다.“그런데 아버지, 두 사람이 아무 사이도 아니면 왜 같이….”육성훈이 무심코 말했다.“둘 다 스카이 팰리스에 살 수도 있지, 무슨 문제 있어?”육민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 보니 남지훈과 소연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느끼고 그제야 안심했다.“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이 시점에 너무 거만해지지만 않으면 돼. 난 네 삼촌한테 가서 무슨 진전이 있는지 물어볼게.”육성천도 이때 마침 돌아왔다.“성천아, 어떻게 됐어? 서울의 그 큰 형님의 행방은
육씨 가문은 또한 J 도시에서 제약 회사를 차릴 준비 중이었는데 이는 항상 수익성이 좋은 산업이었다.곧 그녀는 육성훈과 육성천을 포함한 육씨 가문의 정보를 입수했다.하지만 손에 쥔 정보로는 육성훈과 육성천, 그리고 육민이 바로 J 도시에서 사라진 레드 조직의 무술 종사인지 알 수 없었다.“정말 육민한테 접근해야 하나?”백지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녀는 육민에게 호감이 조금도 없었고 심지어 혐오감마저 느꼈다.‘쪽지를 건넨 건 무슨 뜻일까? 그냥 은밀하게 연락하라는 걸까? 돈이 많으면 다야?’백지가 코웃음을 쳤다.하지만 임무를 위해서라도 그녀는 육민에게 접근해서 뭔가를 알아낼 계획이었다.결심한 후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육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그렇게 달콤할 수 없었다.“도련님, 주무세요?”육씨 가문.백지의 육감 몸매를 상상하니 육민의 뜨거운 가슴이 절로 요동쳤다.그는 백지가 자신에게 연락할 것을 알고 있었다.어쨌든 그는 육씨 가문의 도련님이고 그와 함께 있으면 대승 그룹보다 얻는 것이 더 많지 않겠나 싶었다.그의 경험으로 보아 그 많은 재산과 돈을 보고도 그를 거절할 여자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백 공주?”육민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잠깐 헤어졌는데 벌써 내가 보고 싶어? 내가 장소를 알아볼 테니 우리 같이 야식이나 먹을까?”그는 들뜬 마음을 조금도 참을 수 없었다.백지의 애교 넘치는 코웃음 소리가 들려왔다.“호호! 도련님, 너무 급해 말고 내일 저랑 데이트할래요?”백지가 비록 승낙했지만, 이 말은 의심할 여지 없이 육민의 욕망을 자극했다.그는 내일까지 기다리기는 싫었다.“지금도 너무 늦은 시간은 아니잖아. 내가 키우는 고양이가 물구나무서기를 할 줄 아는데 백 공주는 보고 싶지 않아?”이에 백지는 재미있다는 듯이 하하 웃었다.“도련님, 농담도 참! 세상에 어떤 고양이가 물구나무서기를 해요? 도련님이 저를 웃기려고 하는 말은 아니고요?”“거짓말이면 내가 멍멍이야. 못 믿겠으면 어디 가서 같이 볼
와인을 마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육민은 몽롱함을 느꼈다.육민은 술병을 들고 보더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너 가짜 술 산 거 아니야? 왜 이렇게 빨리 취해?"육민은 와인이 가짜인 줄 알았다. 아니면 겨우 두 모금 마셨을 뿐인데 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거지?"그럴 리가요?"백지는 미소를 지었다."도련님, 그럴 리가요, 제가 이 와인을 오랫동안 간직해 왔는데, 어떻게 가짜일 수 있겠습니까? 도련님 몸이 좋지 않은 건 아니에요?"둘의 대화에는 도발이 들어있었다!육민은 참을 수 없었다.술의 힘을 빌려 백지에게 무례한 짓을 하고 싶었을 뿐, 와인은 더 이상 마시고 싶지 않았다.육민은 일어서자마자 백지를 향해 달려들려고 했다.그러나 발걸음을 떼자마자 그대로 바닥에 엎드러졌다.바닥에 쓰러진 육민을 보며 백지는 코웃음을 쳤다.백지는 육민을 덥석 잡아 침대에 내던지고, 이어서 육민의 볼을 두드렸다."육민 씨, 육씨 가문이 레드 조직과 무슨 사이 있는 거 아니에요?"백지는 군말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육민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을 보면 분명 백지의 수법에 걸려들었다.백지가 묻자, 육민은 바로 대답했다."우리 아버지, 삼촌은 모두 레드 조직의 사람이야..."백지는 잠깐 생각에 잠겨 들었다.이렇게 보니 남지훈의 의심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육씨 가문과 레드 조직의 무술 종사는 같은 시간에 J 도시에 왔는데, 그 두 무술 종사가 사라졌으니 육씨 가문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백지는 이어서 물었다."당신들은 J 도시에 뭐 하러 왔어요? 서울의 호 어르신을 찾아서 물건의 행방을 캐묻기 위해서 온 건가요?"육민이 말했다."꼭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우리 육씨 가문의 목적 중 하나일 뿐이야.""다른 목적은?"육민은 생각 없이 계속 말했다."우리 육씨 가문은 다시 J 도시로 복귀하여 레드 조직의 내응으로 대승 그룹에 쳐들어가 대승 그룹까지 장악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할 거야."이 말을 들은 백지는 무서움을 느
남지훈은 듣고서 어안이 벙벙했다.이렇게 잠깐 사이에 백지가 이렇게 많은 정보를 알아내다니.미인계가 이렇게 유용한가?하지만 육씨 가문에서 소연이를 노리고 있다면 절대 내버려 둘수 없다."언제 움직일 건데?"남지훈이 물었다.남지훈은 전부의 업무 스타일을 알고 있었다. 증거를 확보한 후면 행동을 바로 취할 것이다.그러나 백지는 말했다."작전은 아직 급하지 않아. 육씨 가문에는 무술 종사인 육성훈과 육성천 두 명밖에 없어. 이런 힘으로 전 어르신을 이길 수 없어.""반드시 레드 조직의 병력을 더 파견할 거야, 그때 모든 인원이 다 오면 우리가 단번에 잡도록 해.""이건 바로 줄을 길게 늘여 큰 고기를 낚는다는 거야. 그리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흑포마저 J 도시로 올지도 몰라!"남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소연이 이미 몇 번의 상처를 입었는데, 지금 육씨 가문에서 또 소연이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 남지훈은 매우 언짢았다!"움직일 때 연락해."남지훈이 차갑게 말했다."알았어."그러자 백지는 또 말했다."남지훈, 내가 말이 많다고 탓하지 마. 소연이가 얼마나 예쁜 여자인지 잘 알다시피 네 능력이 아주 강해야만 잠재적인 경쟁자들을 억제할 수 있어."백지는 남지훈의 어조에서 내비친 걱정을 파악한 것 같았다."알고 있어."남지훈의 말투는 나지막했다."소연이가 다시 상처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거야!"레드 조직은 대승 그룹에 맞서기 위해 가장 먼저 소연이를 공격할 것이다.이때 남지훈은 소연이가 P 시티에 검거된 것에도 레드 조직이 몰래 뒤에서 손을 쓰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오늘 밤 백지가 한 말도 남지훈의 추측을 증명했다.남지훈도 전부에 합류하게 된 것이 아주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공동의 적이 있기 때문이다.만인왕 쪽에 대해 남지훈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만인왕이 감히 P 시티에 가서 대승 그룹의 상업 활동을 펼치겠다는 것은 분명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또한, 흑포는 만인왕의 형이자 레드 조직의 이인
오후 퇴근 무렵, 남지훈과 소연은 대승 그룹에서 나왔다.멀리서부터 두 사람은 육민을 보았다.어젯밤 백지한테 육민 쪽에서 육씨 가문이 소연과 대승 그룹을 견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남지훈은 아침에 소연에게 육민을 조심하라고 귀띔해 주었다.남지훈과 소연 부부는 돌아서 가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육민도 따라왔다.육민이 말하려 할 때 백지가 왔다!"어머!"백지는 웃으면서 말했다."도련님이시네요? 저를 데리러 오신 건가요?"백지는 웃으며 묻자, 육민은 당황스러웠다!이곳에 백지도 있다는 것을 거의 잊고 있던 것이었다.하지만 백지는 쉽게 지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도련님도 참 무정하시군요. 어젯밤에 우리 J 도시 호텔에서 그렇게 가깝게 지냈었는데 오늘 저를 모른 척하시네요.""설마 없던 일로 한다는 것은 아니겠죠?"백지는 몇 마디 말로 육민을 화나게 했다.오늘 대승 그룹에 온 건 소연을 위해서이지, 백지를 위해서가 아니었다.육민은 백지를 응시하며 말했다."공적인 장소에서 경솔한 발언은 자제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비방으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육민은 기가 차 죽을 뻔했다!소연이 이걸 들으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까?호색지도?백지도 출중한 연기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어젯밤까지도 도련님이 오늘 명품 가방과 스포츠카를 사주신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10시간 만에 까맣게 잊으시다니 예상치도 못했어요.""역시 남자들은 다 똑같아!""남자들은 다 한눈팔고 다니는 쓰레기들이야!"남지훈은 들을수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백지는 지금 육민을 비난하면서 자신까지 비난하는 것 같았다.그러나 백지가 이름을 언급하지 않아 남지훈도 뭐라고 할 수 없었다.게다가 남지훈은 백지가 언급한 상황을 경험한 적도 없었다.다만, 육민의 표정만 창백해졌다!소연이 아직 여기에 있지 않았더라면, 육민은 사람을 때리고 싶은 정도였다!소연은 또한 백지의 말에 따라 말했다."도련님과 우리 회사 미녀인 백지와의 발전 속도가 정말 빠르네요, 도련님, 백지가 꽤 좋은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