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도 눈치를 챘으나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다. 오늘 누님은 또 친구들을 데리고 매출을 올리러 왔다. 소연이 도와주고 있자 남지훈은 이현수를 따로 불렀다. “정말 너무 하군요.” 남지훈은 말했다. “전 현수 씨를 좋은 형제로 생각했는데 제 누나한테 나쁜 마음을 먹고 있다니!” 이현수는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좋은 남매인걸요.” 남지훈은 눈을 흘겼다. 남지훈은 말했다. “우리 누나의 상황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 쓸데없는 짓 하지 마요. 현수 씨랑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이현수는 결혼한 적도 없으나 남가현은 두 아들까지 두고 있었다. 이게 적나라한 현실이었다. “괜찮아요!” 그러나 이현수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감정이라는 건 서서히 만들어 나가는 거죠!” 남지훈은 골치가 아팠다. 그는 누나의 어떤 점에 이현수가 끌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이도 어리고, 어떻게 말하면 사장님이라는 사람이 결혼 걱정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 이현수가 말했다. “이 얘기는 그만하고 그쪽 장비공급업체에 드렸던 의견에 피드백이 왔나요?” 남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국제적인 업체에서 저희 같은 회사의 의견을 보기나 할까요?” “저는 S그룹에서 따로 한 개 라인을 빼서 개선안을 테스트해 보려 해요. 비용은 아마 저희가 내야 할 것 같아요.” “대승 테크의 인터넷 트래픽이 너무 적고 공격 중점 대상도 아니어서 뭐가 측정되질 않아요.” 이 말을 들은 이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에는 아쉬움이 드리워 있었다.그는 말했다. “만약 우리가 해당 장치를 직접 제작한다면 어떨까요?”“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남지훈이 말했다. “시장은 이미 국제적인 큰 공장에 의해 점령당했어요. 사람들은 고작 몇 개 브랜드만 알죠. 우리는 핵심적인 기술도 없는데 이런 일은 그냥 생각에서 그치자고요.”이현수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그도 그저 한번 말해봤을 뿐이었다. 외국 공장의 장치들이 사용하기에 조금 불편했기에 갑자기 든 생각이었다
남가현은 입을 삐죽거렸다. 그저 자기 아빠를 대신해 가치가 없다고 느꼈을 뿐이었다. 게다가 작은아빠 남용진의 집안 조건만으로 암을 치료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점심이 되자 남씨 집안의 사람들이 모였다. 남용진, 김계현, 남용민과 남지훈의 막내 작은엄마 허민화, 남용진의 아들 남세형과 남용민의 아들 남현동까지 열 몇 명의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그러나 유독 남지훈의 할머니만은 자리에 없었다. “형.” 남용진은 배를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 아직 밥도 안 먹었어.” 때는 이미 오후 한시였다. 남용걸은 말했다. “점심에 가현이가 음식들을 많이 했더라고. 올라가서 데우면 돼.” 남은 음식이라는 말에 그들을 발끈했다. 남용진이 말했다. “형, 우리가 오랜만에 도시까지 올라왔는데 남은 음식을 먹을 수는 없지! 적어도 식당에 가서 대접해야 하는 거 아닌가?” 다른 가족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용걸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예전에는 날마다 기름국에 배추를 먹어도 굶어죽지 않더니 고작 얼마나 지났다고 이것저것 트집을 잡아?” “안 먹을 거면 관둬!” 남용걸도 참지 않았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이 시간이 되도록 밥도 먹지 않고 있었다니, 남용걸은 다들 왜 꾸물대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이미 빤히 꿰뚫고 있었다. 이렇게나 오래 입원을 오래 하였어도 형제자매나 돼서는 한 번도 보러오지 않았으니, 그는 이미 마음이 식어버렸다. 이때 남용민이 일어나서 말했다. “밥은 먹으나 안 먹으나 상관없지만 우리 어머니 치료에 쓰일 1800만 원, 형도 줘야지! 난 이미 둘째 형한테 줬어!” 남용걸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언제 병에 걸리신 거야? 왜 나는 모르고 있는 거고.” 남용걸은 무언가 눈치를 채기 시작했다. 한동안 건강하시다가 하필 토지징수금이 내려오자마자 병에 걸리다니, 그것도 암에. 너무나도 우연의 일치이지 않은가? 남가현에게 돈이 아직 남아있었지만 남용걸은 절대 쉽게
소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지훈아, 그들이 온 시간이 너무 공교롭다고 생각하지 않아?” 남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도 의심이 가긴 했다. 그러나 할머니의 목숨이 달린 일이었기에 더 깊이 생각하느라 하지 않았다. 소연이 말했다. “저번에 이장님이 우리를 불렀을 때 내가 네 작은아버지 남용진이 이장님더러 3600만 원을 도로 돌려 달라고 하는 걸 들었어. 우리가 마침 3600만 원을 기부했잖아.” “토지증명서가 도둑 맞힌 것과 그가 냉큼 해버린 250만 원을 생각해 보면 할머니는 병에 걸리지 않으셨어.” “의도는 분명해. 바로 보상금 1억을 빼돌리려 하는 거겠지.” “만약 내 말이 맞다면 오늘 그들에게 1800만원을 준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1800만원을 달라고 할 거야. 그렇게 1억을 전부 가져갈 때까지 반복하겠지.” “이건...” 남지훈의 미간이 더욱 깊게 접혔다. 소연의 말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예전에 발생했던 일들을 참고해 본다면 그들은 확실히 이런 경향이 있었다. 그는 말했다. “나중에 함께 병원에 다녀오자. 의사한테 물어보면 알게 되겠지.” 소연이 웃으며 머리를 저었다. “진단서도 가짜로 떼왔는데 가서 물어본다 해도 헛수고일 거야.” “하지만 한번 다녀는 와야지. 어떻게 우리가 꼼수를 망가뜨리는지 지켜보라고.” 소연은 이미 계획이 다 있었다. 남지훈의 할머니는 예전부터 무척 건강하셨기에 갑자기 암 말기일 수가 없었다. 만약 진짜라면 징조가 있었을 것이다. 두시가 지나 남씨 가족은 소연이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남지훈은 무척이나 의아했다. 암 말기에 걸리셨다던 할머니가 이송된 곳은 큰 병원이 아닌 동네 병원이었다. 동네 병원을 본 소연은 더욱 확신이 섰다. 남용진은 남지훈 가족을 보고는 온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채 말했다. “형, 돈은 가져왔어?” 남용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남가현이 말을 꺼냈다. “1800만 원을 뽑으려면 예약해야 된대요. 내일이 돼야
큰 병원에 가면 모든 게 들통날게 아닌가? 그러나 남용진은 시간을 더 끌어보고 싶었다. 그는 말했다. “우리가 어떻게 네가 돈이 있는 지 없는 지 알아? 우리를 속이고 너희가 한 푼도 안 내면 어떡해?” 소연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할머니의 병이 애초에 암이 아니라는 것을 더 확신했다. 남씨 집안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모여 도시에 올라온 건 그저 토지금을 빼돌리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가방에서 차키를 꺼내고는 남지훈의 호주머니에서 또 다른 차키를 꺼냈다. 그녀는 두 차키를 테이블에 놓고는 말했다. “15억 정도 하는 페라리 한 대, 2억 3천 정도 하는 벤츠 S 클래스 한대, 과연 제가 그 돈을 못 낼거로 의심하는건가요?” 남지훈은 깜짝 놀랐다. 역시 돈이 많을 수록 당당했다. 그도 소연이 페라리를 가지고 있는 것을 몰랐다. 남세형과 남현동도 깜짝 놀랐다. 이건 너무 부유한 것이 아닌가! “이건...” 소연이 이렇게 돈이 많은 것을 보자 남용진은 골치가 아파 났다. 갑자기 이마를 탁 치더니 말했다. “이거 가짜 키 아냐? 라이터잖아!” 소연은 잠시 멍해 있더니 헛웃음을 터뜨렸다. 작은아빠가 그까짓 1억을 가지려고 아무 헛소리나 내뱉을 줄은! 그녀는 열쇠를 도로 가져가며 말했다. “믿든 안 믿든 그건 당신들의 자유고요. 전 이미 큰 병원에 연락을 취했어요. 조금 있으면 데리러 올 거예요.” 그녀는 확실히 태도가 강경했다. 그녀의 차가운 분위기에 압도 당한 남용진을 포함한 몇몇은 반박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병원의 앰뷸런스가 할머니를 이송했다. 할머니는 가지 않으려 했으나 의료진들이 워낙 강경했다. 남용진도 더는 뭐라 할 수가 없었다. 경찰에 신고할까? 신고해봤자 그들더러 할머니를 큰 병원에 보내라 할 것이 분명하다. 남지훈네 가족은 먼저 자리를 떴다. 남용민 등 사람들만이 자리에 굳어있었다. “용걸이 며느리는 대체 어떤 사람이야?”
소연은 머뭇대는 그들을 보고는 말했다. “왜요? 저희를 못 믿으시겠어요? 다 함께 5400만 원을 내고 두고 보면 되잖아요.” 남용진은 그래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왜 그러세요?” 소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두 분의 친어머니세요. 지금 친어머니마저 안 구하겠다는 말씀이세요?” ‘불효자’라는 꼬리표가 남용진과 남용민에게 달리기 직전이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힐끔대고 있었다. 돈을 내지 않는다면 ‘불효자’ 꼬리표가 바로 그들한테 붙여지게 될 판이었다. “잠... 잠시만 있어 보게.” 남용진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남씨 가문의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왔는데 전부 다 남용걸의 며느리한테 꼼짝도 못 하다니. 너무나도 억울했다. “뭘 봐?” 억울한 건 뒤에 서 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아줌마가 남용진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자기 엄마가 입원했는데 지금 잠시만 이라는 말이 나와? 더 기다리다가는 다 죽겠어! 불효자 같으니라고. 다 늙을 때를 대비해서 자식들을 키운다고 하더니, 내가 보니깐 아주 그냥 호랑이 새끼를 키웠구먼!” 아줌마의 말에 주변에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몰려들더니 남용진을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특히는 아줌마와 할아버지들이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하마터면 남용진은 한 할아버지의 지팡이에 맞을 뻔했다. 아마도 동병상련이라 느꼈는지 그들은 매우 화가 나보였다. 소연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덧붙였다. “다들 모르시죠. 이분들 댁에 땅이 얼마 전에 철거돼면서 보상금으로 몇억이나 받았는데도 지금 고작 이천만 원도 안 되는 돈을 내지 못하네요!” “할머님만 불쌍하시지, 암에 걸리셨는데 방사선 치료도 못 하시고! 제가 손주며느리로서 돈을 내야죠.” “짐승만도 못한 놈!” 주변 사람들은 더욱더 분노했다. 돈이 없으면 몰라도 그들은 모두 돈이 있지 않은가! 주변에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몰리자 남용진과 남용민은 더는 잠자코 있을 수 없었다. “낼
그렇게 많은 사람한테 불효자라고 큰 소리로 욕을 먹은 것까지 모자라서 1800만원마저 일주일이나 뜯기다니! 남지훈과 소연은 이 사실을 듣지 못했다. 병원에서 할머니가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진단하자마자 그들은 병원을 떠났다. 남씨 가문에서 정성껏 준비했던 사기 계획이 소연에 의해 다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남용진은 또 물었다. “남용걸의 며느리는 뭐 하는 사람이야?”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때 남용걸의 아들 남세형이 또 물었다. “아빠, 지훈이는 어디에서 그렇게 대단한 와이프를 얻었대요?” 남용걸은 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알아? 이거 쉽지 않겠어. 그들이 경각심이 생겼다고!” 남지훈과 소연은 남가현과 저녁을 먹은 후 스카이 팰리스로 돌아갔다. 소연은 남용걸과 최선정이 스카이 팰리스에 들어오는 것을 아무렇지 않아 했지만 그들은 돌아오려 하지 않았다. 남가현 곁에서 지내면서 남가현을 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차 안에서 남지훈은 진지하게 물었다. “넌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 거야? 난 왜 너한테 페라리도 있는 걸 몰랐지?” “이건 널 속인 거라고 할 수 없어.” 소연은 입을 삐죽였다. “네가 나한테 페라리가 있냐고 물어본 적도 없는걸...” 남지훈은 말문이 막혔다. 확실히 물어본 적은 없었다. 소연은 말했다. “네가 운전하고 싶으면 해도 돼. 그리고 돈이 얼마나 많은지는 신경 써보지 않아서 나도 잘 모르겠어. 그날에 말하지 않았었나? 돈이 부족할 일은 없을 거라고?” 남지훈은 다시 말문이 막혔다. 페라리를 운전하면서 2억이 넘는 벤츠도 사고 분을 못 이겨 1800만 원도 눈 깜짝하지 않고 내는데, 돈이 없을 수 있겠는가? 이때, 소연이 다시 결혼할 때 남지훈에게 주었던 그 신용카드를 꺼내면서 말했다. “여기에도 돈이 있어. 이제 집안에 지출은 모두 이걸로 결제하도록 해.” 남지훈도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제발 잊지 말아줘. 나도 이젠 사장님이야. 집안 지출도 감당 못 할까봐? 지
이튿날 아침. 남지훈은 무술을 연습하고 소연과 달리기를 하고 돌아왔다. 그가 샤워하고 있는데 밖에서 소연이가 밖에서 그를 불러댔다. 그러나 쏴- 하는 물소리만 들릴 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소연은 살금살금 남지훈의 방문에 도착했다. 소연은 중요한 결정이라도 내리려는 듯 심호흡을 크게 했다. 소연은 천천히 문을 밀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한눈에 책상 위의 결혼계약서를 발견했다. “후...” 그녀는 한숨을 내뱉고는 결혼계약서를 들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심장이 세게 뛰고 있었다. 샤워를 마친 남지훈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킁킁 대던 그는 방안에서 익숙한 향기를 맡았다. 옷을 갈아입고 온 그는 또다시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결혼계약서가 없어진 것이다. 그는 급하게 찾았다. 온 방을 다 뒤졌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큰일 났어!” 남지훈의 속은 재가 되고 있었다. 계약서마저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다니, 소연이 그를 어떻게 생각할까? 급해 난 그의 이마에 땀까지 맺히기 시작했다. 이때 소연이 문밖에서 말했다. “아침 해야지. 다 먹고 언니한테로 가자.” “엥? 이젠 다 가을인데 아직도 더워? 왜 이마에 땀이 그렇게 많이 났어?” 남지훈은 휴지로 이마의 땀을 닦더니 말했다. “괜... 괜찮아.” 그는 고개를 들더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소연을 바라보았다. “너 아까 내 방 들어왔었어?: 소연은 가슴이 철렁했다. 어떻게 안거지? 샤워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남지훈이 말했다. “아까 샤워하고 방에 돌아오니 너한테서 나는 향수 냄새가 났어.” 소연의 얼굴에는 어색함이 가득했다. 이 자식 개코 아니야? 10여 분이나 지났는데도 맡아내다니! 소연은 갑자기 정색하더니 말했다. “누가 네 방에 들어갔다고 그래? 전에 내가 네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계약서에 명확하게 쓰여있는데 못 믿겠으면 네가 직접 펼쳐봐!” 남지훈은 소연이 살짝
“운전이나 해!” 소연이 다그쳤다. “다들 기다리겠어!” 남지훈은 그제야 시동을 걸었다. 그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는 소연이가 담배를 피운다고 단정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누구나 독특한 취미가 있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 생각했다. 네일샵에 도착한 그들은 신명석과 신명원을 데리고 놀이공원으로 떠났다. 그들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현수가 찾아왔다. “왜 또 왔어요?” 남가현은 인상을 쓰며 말했다. 별로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저번에 이현수가 그녀를 도와 문을 닦아주었을 때 그녀는 이현수가 지나가던 길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이현수와 동생 남지훈이 동업자 관계였기에 그녀를 도와준다 해도 그렇게 이상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렇게나 자주 오는 것을 봐서는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현수는 실실 웃으며 말했다. “그저 도와줄 게 없나 해서요.” “여기 남자가 할 일이 뭐가 있다고 그래요?” 남가현은 눈을 흘기며 말했다. “화장할 줄 안다고는 하지 마요!” 이현수는 웃으며 말했다. “화장할 줄은 모르지만 힘쓰는 모든 일은 다 할 수 있어요!” “그럼 먼저 쓰레기나 버려줘요.” 남가현이 말했다. 이현수는 흔쾌히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 그가 돌아오자 누님도 가게에 찾아왔다. 이현수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이 자식은 왜 또 왔어? 우리 가현이한테 다른 생각이 있는 건 아니겠지?” 누님은 이현수가 김명덕의 직원이었으며 지금은 남지훈의 동업자임을 알고 있었다. 저번에 명덕 테크를 찾아가 김명덕과 따질 때 이현수가 밖에서 구경까지 했으니 말이다. “누님.” 이현수가 웃으며 말했다. “누구나 미인을 사랑한답니다.” 누님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참 달콤하게 하는군. 하지만 가현이는 한번 결혼에 실패했기에 더 큰 노력을 들여야겠어.” 이현수가 대답하기도 전에 누님은 가게에 들어섰다. 이번 주 가게는 너무나도 평온했다. 신정우도 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