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남지훈은 무술을 연습하고 소연과 달리기를 하고 돌아왔다. 그가 샤워하고 있는데 밖에서 소연이가 밖에서 그를 불러댔다. 그러나 쏴- 하는 물소리만 들릴 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소연은 살금살금 남지훈의 방문에 도착했다. 소연은 중요한 결정이라도 내리려는 듯 심호흡을 크게 했다. 소연은 천천히 문을 밀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한눈에 책상 위의 결혼계약서를 발견했다. “후...” 그녀는 한숨을 내뱉고는 결혼계약서를 들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심장이 세게 뛰고 있었다. 샤워를 마친 남지훈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킁킁 대던 그는 방안에서 익숙한 향기를 맡았다. 옷을 갈아입고 온 그는 또다시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결혼계약서가 없어진 것이다. 그는 급하게 찾았다. 온 방을 다 뒤졌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큰일 났어!” 남지훈의 속은 재가 되고 있었다. 계약서마저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다니, 소연이 그를 어떻게 생각할까? 급해 난 그의 이마에 땀까지 맺히기 시작했다. 이때 소연이 문밖에서 말했다. “아침 해야지. 다 먹고 언니한테로 가자.” “엥? 이젠 다 가을인데 아직도 더워? 왜 이마에 땀이 그렇게 많이 났어?” 남지훈은 휴지로 이마의 땀을 닦더니 말했다. “괜... 괜찮아.” 그는 고개를 들더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소연을 바라보았다. “너 아까 내 방 들어왔었어?: 소연은 가슴이 철렁했다. 어떻게 안거지? 샤워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남지훈이 말했다. “아까 샤워하고 방에 돌아오니 너한테서 나는 향수 냄새가 났어.” 소연의 얼굴에는 어색함이 가득했다. 이 자식 개코 아니야? 10여 분이나 지났는데도 맡아내다니! 소연은 갑자기 정색하더니 말했다. “누가 네 방에 들어갔다고 그래? 전에 내가 네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계약서에 명확하게 쓰여있는데 못 믿겠으면 네가 직접 펼쳐봐!” 남지훈은 소연이 살짝
“운전이나 해!” 소연이 다그쳤다. “다들 기다리겠어!” 남지훈은 그제야 시동을 걸었다. 그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는 소연이가 담배를 피운다고 단정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누구나 독특한 취미가 있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 생각했다. 네일샵에 도착한 그들은 신명석과 신명원을 데리고 놀이공원으로 떠났다. 그들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현수가 찾아왔다. “왜 또 왔어요?” 남가현은 인상을 쓰며 말했다. 별로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저번에 이현수가 그녀를 도와 문을 닦아주었을 때 그녀는 이현수가 지나가던 길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이현수와 동생 남지훈이 동업자 관계였기에 그녀를 도와준다 해도 그렇게 이상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렇게나 자주 오는 것을 봐서는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현수는 실실 웃으며 말했다. “그저 도와줄 게 없나 해서요.” “여기 남자가 할 일이 뭐가 있다고 그래요?” 남가현은 눈을 흘기며 말했다. “화장할 줄 안다고는 하지 마요!” 이현수는 웃으며 말했다. “화장할 줄은 모르지만 힘쓰는 모든 일은 다 할 수 있어요!” “그럼 먼저 쓰레기나 버려줘요.” 남가현이 말했다. 이현수는 흔쾌히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 그가 돌아오자 누님도 가게에 찾아왔다. 이현수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이 자식은 왜 또 왔어? 우리 가현이한테 다른 생각이 있는 건 아니겠지?” 누님은 이현수가 김명덕의 직원이었으며 지금은 남지훈의 동업자임을 알고 있었다. 저번에 명덕 테크를 찾아가 김명덕과 따질 때 이현수가 밖에서 구경까지 했으니 말이다. “누님.” 이현수가 웃으며 말했다. “누구나 미인을 사랑한답니다.” 누님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참 달콤하게 하는군. 하지만 가현이는 한번 결혼에 실패했기에 더 큰 노력을 들여야겠어.” 이현수가 대답하기도 전에 누님은 가게에 들어섰다. 이번 주 가게는 너무나도 평온했다. 신정우도 풀려나
가게 입구에 사람이 몰려든 것을 본 남지훈과 소연은 호기심이 생겼다. 누나의 가게가 언제 이렇게 유명해졌지? 그러나 그들은 금세 눈치를 챘다. 이현수가 달려 나와 말했다. “지훈 형, 큰일 났어요!” 남지훈도 호기심에 황급히 가게에 들어갔다. 그 사이 누님이 부른 사람들도 몰려든 J 도시의 인플루언서들을 쫓아내기 시작했다. 어떤 것들은 인터넷에 올리지도 못할 것이 분명했다. 남지훈은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작은아빠 남용진이 또 다른 꼼수가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었다. 남가현의 찌푸려진 인상은 펴지지 않았다. 가게에 영향이 가는 것보다도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욕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언니.” 소연이 말했다. “그들은 돈 때문에 이러는 거예요. 지금은 인터넷에서 저러고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무조건 찾아올 거라니까요. 그때도 무조건 조건을 제기할 거에요. 그들의 조건은 오직 돈이에요!” 남가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가현도 그들의 목적을 알고 있었다. 그저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를 몰랐을 뿐이었다. 돈을 주는 건 불가능했다.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얀색은 검은색이 될 수 없고 검은색도 하얀색이 될 수 없어.” 남지훈이 말했다. “우리도 게시글을 올려서 그들의 진상을 알리는 건 어때? 우리도 이러고 싶은 건 아니지만 저 사람들이 먼저 우리한테 시비를 걸었는데 할 수 없잖아.” 그한테는 방법이 있었다. 그도 너무 화가 났다. 고작 1억일 뿐인데 작은아빠와 막내 작은아빠 그리고 고모까지 포함해서 누가 남지훈보다 가난한 사람이 있는가? 네 가족 중에서 남지훈네 가족이 가장 가난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복은 찾아오 듯 남지훈도 이제는 가난을 벗어났다. 그러나 그들이 그 1억을 탐냈고 남지훈과 남가현이 주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것이 뻔했다. “그 사람들 정말 나쁘군요!” 이현수도 못 들어주겠다는 듯이 말했다.
소연은 이미 마음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그녀는 빨리 반격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용진네가 승리를 손에 쥐었다고 생각하면서 남지훈 남매를 벼랑으로 내몰 때쯤 나서면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 나서기만 할 뿐만 아니라 남용진네가 반격할 기회조차도 없게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남지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연의 방법은 확실히 훌륭했다. 증거들 앞에서 남용진네의 거짓말은 들통나기 마련이었다. “역시 소연 씨가 총명해.” 누님이 말했다. “그럼 이번 일에는 내가 나서지 않겠어.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해.” 조직 사람들은 단점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의리 하나는 끝까지 지켰다. 남지훈이 누님을 도와 김명덕의 본모습을 알 수있게 했기에 누님은 남지훈을 자기 가족과 마찬가지로 생각했다. 누님은 한참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리를 떴고 남가현도 조금 안심이 되는 듯했다. 못 된 남씨 집안사람들을 대상으로 소연한테는 항상 방법이 있었다. 나중에 남지훈한테 꼭 소연이한테 잘해주라고 당부하고 싶었다. 여론은 아직도 들끓고 있었다. 남지훈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남용진도 남가현 남매를 급하게 찾아오진 않았다. 그들도 여론이 더 끓어 걷잡을 수 없게 번졌을 때 나타나려는 속셈인 것 같았다. 그때가 성공할 확률이 제일 크기 때문이었다. 월요일 아침, 남지훈은 소연을 회사에 데려다준 후 차량 등록 사무소로 향했다. 새 차량 임시번호판의 유효기간이 거의 지나고 있었기에 새 번호판을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남용진이 올린 게시글은 소연한테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듯했다. 소씨 집안한테 그 정도 여론싸움은 아이들 장난 정도로 생각할 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신경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차량 등록 사무소에서 남지훈은 우연히 김명덕과 이효진을 마주쳤다. 김명덕은 경찰한테 끌려간 후 고작 하루 갇혀있었다. 증인은 있었지만 그날 밤 김명
김명덕과 이효진은 금세 차량 등록 사무소의 스타가 되었다. 아무리 바쁜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면서 두 사람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수군댔다. 김명덕의 안색은 파랗게 질렸다. 애초에 요즘 삶의 의욕을 잃은 데다가 차까지 팔아가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남지훈한테 모욕까지 당하다니, 김명덕은 참을 수 없었다. “남지훈!”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주먹을 들어 남지훈을 향해 휘둘렀다. 만약 예전의 김명덕 밑에서 일하던 남지훈이라면 주먹을 피하지 않고 그냥 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남지훈은 가볍게 김명덕의 주먹을 피하고는 비아냥댔다. “한때 조직폭력배들과도 어울렸다면서 이 실력으로 맞아 죽진 않으셨네요?” 김명덕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전에는 누님 덕에 조직폭력배와 어울리면서 이름을 조금 날렸을지라도 누님이 없는 그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김명덕은 옆에 놓여있던 의자를 들어 남지훈을 향해 던졌다. 남지훈은 피하지 않았다. 더는 김명덕을 봐주지 않았다. 그는 의자 다리를 한 손에 낚아채고는 김명덕의 배를 발로 찼다. 비록 김명덕이 조직폭력배로 지내면서 적지 않은 싸움을 해봤겠지만 남지훈처럼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김명덕이 땅에 주저앉았다. 의자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하얗게 질려 배를 부여잡고 있었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남지훈의 발차기는 매우 치명적이었다. “너...” 김명덕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남지훈은 그 자리에서 말했다. “전에 제 사장님이셨을 때도 아무렇지 않게 때렸는데 지금은 오죽하겠나요?” 그때,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걸어왔다. 차량 등록 사무소에서 일어난 싸움이기에 당연히 관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모두 끌려갔다. 하지만 남지훈은 얼마 안 돼서 풀려났다. 경찰조사에서 김명덕이 먼저 손을 썼으며 무기까지 사용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남지훈은 정
김명덕은 그저 그녀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탐했다. 반면 그녀는 김명덕의 돈을 탐했으나 지금의 김명덕은 돈이 없었다. 이효진이 후회에 몸부림을 치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경찰서였다. 핸드폰 건너편에서 경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명덕 씨 가족분 이효진 씨 맞으시죠? 맞으시면 얼른 오셔서 돈을 내고 데려가세요!” “아니거든요!” 이효진은 한마디만을 내뱉고 전화를 신경질적으로 끊었다. 김명덕의 차를 사겠다는 사람이 도착한 것을 본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명덕 오빠가 사정이 생겨서 제가 이번 일을 맡게 됐어요. 돈도 제 카드에 입금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오후가 되어서야 경찰서에서 풀려난 김명덕은 차도 사라지고, 사람도 사라지고, 돈도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남지훈은 차량 등록 사무소에 나와 세차를 꼼꼼히 했다. 특히는 조수석에 더 신경을 썼다. 세차를 마치고 나서야 S그룹에 돌아왔다. S그룹에서 소연이 점심을 먹은 것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T그룹에 가서 테스트 라인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오후가 되자 남지훈은 소연과 함께 스카이 팰리스로 돌아가려 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남지훈과 소연은 너무나 바빴는지라 누나한테 가 볼 시간조차 없었다. 방금 S그룹에서 나왔는데 갑자기 누군가 차를 가로막았다. 김명덕이었다. 그는 차량 보닛을 때리며 남지훈을 가리켰다. “내리라고! 당장 내리지 못해?” 남지훈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와 소연은 차 앞에 섰다. 그는 김명덕이 때린 차량 부분을 닦기까지 하며 말했다. “이 차 비싸요. 고장이라도 나면 배상은 가능하세요?” 김명덕은 화가 났다. 남지훈이 김명덕을 모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파랗게 질린 김명덕은 남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효진 그년 어디 갔어?” 이 말을 들은 남지훈은 웃으며 말했다. “김명덕 씨, 정말 웃기시네요. 이효진을 왜 저한테서 찾아요? 지금 쇼하시는 거예요?” 김명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도
남지훈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그가 하는 모든 일들이 소연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닐까? 이튿날 아침, 남지훈과 소연은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했다. 남지훈은 이제 소연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이제 몇 가지만 더 연습한다면 소연과 실력이 얼추 비슷해질 것 같았다. 소연은 기쁘면서도 조금 실망감이 들기도 했다. 남지훈은 괴물 같았다. 3개월도 안 되는 시간에 이 정도로 실력이 늘다니. 어릴 때부터 했더라면 지금은 무술 사부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왜?” 소연의 시선을 느낀 찰나 남지훈은 어색하게 말했다. 소연은 머리를 저었다. “아니야. 지금 이미 대단해. 이 정도까지 왔으면 엄청 대단한거야. 나머지는 너 혼자 깨달아야 해.” “내일부터는 무술에서의 여러 가지 수법을 가르쳐줄게.” 이 말을 들은 남지훈은 벌써 들뜨기 시작했다. 3개월이나 연습했는데 드디어 무술 수법을 배울 수 있다니! 때려잡기도 무술 수법이긴 했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소연이 말했다. “오늘은 먼저 간단하게 얘기하고 내일부터 연습할 거야. 기억해 둬야 해. 꼭!” 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 소연이 말하는 것은 무술을 배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소연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티비에서 보던 무술들은 사실 진정한 무술이라고 할 수 없어. 그저 겉치레에 불과하지. 공연 무술이라고도 할 수 있어. 그러나 진정한 무술과는 천지 차이야!” “예로부터 무술은 필살기로 불렸어. 가장 빠른 속도와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적을 죽이는 거지.” “오늘 내가 말하려는 중점은 무술을 배운 뒤 절대 쉽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그러지 않으면 상대방이 죽을 수도 있어. 알겠어?” 남지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진정한 무술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 다들 저렇게 주고받기만 하는 거지? 남한테 보여주기 위해서인가? 그러나 무술은 이런 원인
무술에는 천부적인 재능이 가장 중요했다. 천부적인 재능이 없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헛수고였다. 그러나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면 대충 연습만 해도 다른 사람의 10년, 심지어는 10년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재능이 중요성이었다. 로마로 향하는 길은 몇천 갈래라고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로마로 향하려 할 때 애초에 로마에 출생한 사람도 분명히 있다. 남들이 평생 노력해도 닿지 못하는 종착역이 누군가에게는 시작점에도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소연의 말을 들은 남지훈은 점점 더 기대되었다. 모든 남자는 어릴 적 한 번쯤은 히어로가 되는 꿈을 품어 봤을 것이다. 히어로는 항상 정의적이고 늠름했다. 남지훈은 자신이 진짜로 무술 대가가 된다면 티브이에 나오는 히어로가 될 수 있지 않을지 라는 상상까지 했다. 남지훈과 소연은 아침을 먹고 S그룹으로 향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누나 남가현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남용걸네가 네일샵에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네일샵은 S그룹과 차로 10여 분 되는 얼마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거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남지훈과 소연이 도착했을 때 네일샵 밖에는 이미 남씨 집안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남지훈과 소연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본 남세형과 남현동은 눈의 둥그레졌다. 멋진 차와 미녀, 이것이 바로 인생 승자가 아니겠는가!가게 안에서는 남지훈의 둘째 숙모와 셋째 숙모들이 진열대의 화장품을 쓸어 담고 있었다. “이것도 괜찮네! 가현아, 이거 한 병 주면 안 돼?” “이것도 좋아 보이는데 한 박스 어때?” 남가현의 의견을 묻는 거로 보였지만 남가현이 대답도 하기 전에 그들은 화장품을 가져온 봉투 안에 쓸어 담았다. 남가현은 가족들한테 어느 정도 나눠주는 것은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그녀들은 선을 넘고 있었다. 그녀들은 가져온 쇼핑백이 흘러넘치자 또 다른 봉투를 꺼냈다. 진열대를 거덜 낼 셈인 것 같았다. “작은엄마, 막내 작은엄마.” 남지훈은 더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