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단지 남지훈을 도우려고 나섰을 뿐인데, 의도치 않게 자신이 휘말리게 되었다.남지훈은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으려고 애를 썼다.이현수는 억울한 표정으로 신혁준 그들을 바라보았다."당신들은 거기 서서 뭐해요? 좀 데려가시지."신씨 집안 가족들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오늘 그들이 온 목적이 소란을 피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돈을 받을 때까지 한 발짝도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이현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후회하지 마! 다 당신들이 자초한 거야!"그는 장진희의 어깨에 발을 올리고 힘껏 걷어찼다."감히 사람을 때려?"장진희의 사위가 갑자기 튀어나오면서 말했다.이현수가 그를 쳐다보며 길 건너편 카메라를 가리켰다."살다 살다 당신들처럼 뻔뻔스러운 사람들은 처음 보네요. 저기 CCTV 보여요? 저 여자가 갑자기 달려와서 먼저 내 다리를 잡았거든요. 이건 정당방위라고요. 됐어, 계속 말해봤자 내 입만 아프지."이 말을 듣고 신씨 가족들은 이현수가 남가현에게 돈을 돌려주라고 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얼굴에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들 생각과는 달리 이현수는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고 있었다."여보세요, 경찰서죠? 여기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있어서요."이현수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보고, 신혁준의 목이 움츠러들었다.그는 장진희를 잡아당겼다."여보, 빨리 가자! 이러다가 우리도 잡히게 생겼어!"장진희가 신혁준을 밀치며 말했다."안 가! "오늘 가현이가 돈을 안 주면 아무 데도 못 가!"그녀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몇 초 후, 두 명의 경찰이 다시 돌아왔고, 그중 한 명이 힐끗 쳐다보면서 물었다."여기에 신정우 가족분 계신가요?"신정우의 누나와 그의 매형은 모르는 척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신혁준이 서둘러 말했다."제가 정우의 아버지가 되는 사람입니다."그는 바닥에 앉아있는 장진희를 가리키며 말했다."이쪽은 정우의 어머니예요."그 경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랑 같이 가셔서 돈을 좀 내셔야 될
남가현이 대장에게 메이크업을 해준 후,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디. 신정우가 공식적으로 구속되었다는 소식이었다.한참 후, 다른 경찰관이 찾아와서 그녀에게 35만 원을 건네면서 타이어 4대에 대한 배상금이라고 했다.이 돈을 배상하지 않으면 신정우는 더 오랜 기간 구속될 것이었다.남가현은 한동안 조용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신정우가 다시는 가게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대장은 약속대로 부하 두 명을 남가현의 가게 앞에 세웠다.다음 주 월요일 점심.남지훈은 평소와 같이 소연에게 줄 점심 도시락을 싸서 S 그룹으로 향했다.대승 테크의 몇몇 기술 핵심 인력은 어느 정도 교육을 거쳤기 때문에 기계조작에 능수능란해졌고, 남지훈없이도 많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다."이제 그만하지?"소연은 한 쪽으로 먹으면서 남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앞으로는 회사에서 매일 제때 밥 먹고 퇴근시간 맞춰서 퇴근할게. 네가 하는 일에 방해되어서는 안 되잖아."그녀는 직원들의 이상한 시선에 이런 지극정성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다.그녀의 위신도 떨어질 지경까지 이르렀다.남지훈은 다행히도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부터는 아침에 S 그룹으로 왔다가 오후에 T 그룹으로 출근할게. 이것까지만 양보할 수 있어."소연의 몸이 이미 회복된 상태였기 때문에 남지훈은 이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그때, 이현수로부터 메시지 한 통을 받았고, 내용을 본 남지훈이 이마를 찌푸렸다."무슨 일이야?"소연은 걱정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남지훈이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효진 씨가 또 나를 찾으러 왔대. 내가 갈 때까지 기다리겠다네."소연은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들 진짜 웃긴다. 예전에 네가 돈이 없을 때는 거들떠도 안 보더니, 회사 차리고 돈이 좀 많아지니까 이제 와서 붙잡고 난리야! 하긴 그게 인간의 본성이지! 신정우도 똑같잖아. 예전에 연봉 많이 받을 때, 언니를 그렇게 무시하더니. 지금 봐봐, 완전 거머리처럼 달라붙어서 사람 귀찮게 하고, 생각
남지훈은 정말 토하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고 있었다."잠깐만."그는 입을 가리고 화장실로 뛰어갔고 이현수가 그 뒤를 따랐다.화장실에서 남지훈은 점심에 먹었던 걸 그대로 토해냈다."왜 그래?"이효진이 남지훈의 등을 두드려 주려고 다가갔지만 남지훈은 있는 힘껏 이효진을 밀쳐냈다."나한테서 떨어져!"그는 구토를 한 후 수돗물로 입을 헹구고 얼굴을 씻었다.뒤돌아 보니, 이효진이 아직 그 자리에 서 있었다."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그는 몹시 화가 났다.이효진은 포기하지 않고 그를 귀찮게 했다.짧은 스커트에 망사 스타킹을 신은 그녀의 모습이 매우 유혹적이었다.'오늘 나한테 안 넘어오고 못 배길걸.'그녀는 갑자기 남지훈에게 허벅지를 쭉 뻗으며 요염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래도 당신이 나한테 관심이 없다고? 안 믿어!"전혀 관심도 없다는 건 거짓이었고, 망사 스타킹이 너무 치명적이어서 남지훈의 시선을 훔치긴 했었다.그러나 그건 단지 한 번에 불과했다.'우리 소연이 다리가 훨씬 예뻐.'그는 이효진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더 이상 나를 귀찮게 하지 마. 우린 두 달 전에 이미 끝났어. 그리고 난 지금 유부남이야. 내 말 알아듣겠어?"그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지훈아~~." 이효진은 교태를 부리며 남지훈의 손을 잡았고,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을 남지훈의 어깨에 닿았다."뭐 하는 짓이야?" 그는 재빠르게 몸을 피했다.그는 매우 당황했고, 그의 분노도 극에 달했다.이효진이 다시 그에게 다가왔지만, 그는 손을 뻗어 이효진을 내팽개쳤다."지훈아."이효진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남지훈에게 더 바짝 달라붙어서 말했다."그래, 나 속물이야. 근데 그게 왜? 돈을 사랑하는 건 죄는 아니잖아? 우리 함께 한 시간이 얼만데? 아직 날 사랑한다는 거 알아. 우리 다시 시작하면 안 될까?"남지훈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거의 폭발할 뻔했다.그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이현수의 표정은 꽤 흥미로워
"정말요? 참 대단해!"이현수가 존경의 눈빛으로 남지훈을 바라보았다.'1800원짜리 카드 한 장으로 이효진을 해결하다니, 카드에 돈이 없는걸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일지 궁금하네.'남지훈은 갑자기 세상을 잃은 표정으로 이현수에게 물었다."현수 씨, 회사 공금에서 돈을 좀 빌려도 될까요?"거짓말이 아니라 그에겐 진짜 돈이 없었다.고향 토지 보상금이 든 은행 카드는 남가현에게 있었고, 소연이와 결혼했을 당시 그녀가 준 은행 카드를 그는 받지 않았다.나중에 대승 테크가 설립되면서 2000만 원을 자본금으로 투자를 했었다.남은 돈은 이번달 용돈으로 소비해서 잔고가 거의 바닥이 난 상태였다.이현수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었다."잘못 들은 거 아니죠? 1억이 넘는 벤츠를 몰고 다니면서, 회사에서 돈을 빌린다고요?"'새로 바꾼 벤츠는 아직 번호판도 없는 새 차인데,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돼?'이현수는 깜짝 놀랐다.남지훈이 사뭇 진지해진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네, 진심이에요. 차는 소연이가 산 거예요. 현수 씨도 내 사정 잘 알잖아요. 올해 연말 보너스로도 1억짜리 차를 못 사요."이현수는 부러운 눈빛으로 남지훈을 바라보았다."형수 진짜 대단하네요! 부럽다! 능력 있는 아내 덕분에 이제 걱정 없이 살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남지훈이 회사 공금을 빌리는 것을 보고 이현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아내가 돈이 그렇게나 많은데도, 이런 거지꼴로 산다니.'남지훈은 조금 일찍 퇴근해서 소연이를 데리러 갔다.멀리서 보나 가까이에서 보나 소연은 여전히 아름답고, 화사했다.'소 대표님이 남자 친구 생기고 나서 더 친근해진 거 같지 않아?'S 그룹 직원들은 아직도 소연이의 남자 친구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소연은 차에 타자마자 메이크업을 수정하면서 남지훈에게 물었다."효진일은 잘 해결됐어?"남지훈은 이효진과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1800원으로 이효진을 쫓아냈다는 말을 듣고 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싱글벙글했다.이효진은 남지훈이 부
남지훈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을 막든 그녀의 재산과 배경을 탐내는 것을 막든, 항상 방어했었다.두 달 넘게 함께 지내면서 그녀도 남지훈에게 점점 길들여져 가는 자신을 발견헸다.'이게 다 거짓이고, 속였다는 걸 알게 되면 나한테 배신감을 느끼겠지?'그녀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또한, 신경 쓸수록 그를 잃을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남지훈의 빛나는 면모를 찾기 위해 무단히도 노력했고, 의외로 소박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소연이가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남지훈이 부엌에서 나왔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어? 밥 먹을 시간이야."남지훈이 외쳤다.남지훈의 맞은편에 앉아 소연은 입술을 깨물면서 물었다."지훈아, 하나만 물을게.""무슨 질문인데 그렇게 뜸을 들여?" 남지훈에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내가 너한테 뭐 숨기는 거 있다면 어떡할 거야?"그녀는 남지훈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남지훈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어떤 면을 얘기하는 거지? 만약에 너랑 한진 형님에 관한 거라면 나 정말 화낼지도 모른는데, 그리고 난 거짓말은 진짜 싫어."소연은 에상했던 남지훈의 답변에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같이 지낸 시간은 짧지만, 그녀는 남지훈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고, 그녀의 예상대로 거짓말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근데 이런 질문은 왜 하는 거야?"남지훈은 어리둥절해했다.소연이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냐,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많이 물어봐야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 거 아냐." 남지훈은 소연과의 미래가 점점 밝아졌다고 생각했고, 그들의 앞날을 기대해 봐도 될 것 같았다.남지훈은 이른 아침부터 소연에게 도전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그는 소연이가 했던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왠지 소연을 이기면 그들의 앞날을 더욱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지금 실력으로는 소연의 발꿈치에도 닿기 힘들었다.그의 공격이 강력하고 힘차지만,
이현수도 눈치를 챘으나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다. 오늘 누님은 또 친구들을 데리고 매출을 올리러 왔다. 소연이 도와주고 있자 남지훈은 이현수를 따로 불렀다. “정말 너무 하군요.” 남지훈은 말했다. “전 현수 씨를 좋은 형제로 생각했는데 제 누나한테 나쁜 마음을 먹고 있다니!” 이현수는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좋은 남매인걸요.” 남지훈은 눈을 흘겼다. 남지훈은 말했다. “우리 누나의 상황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 쓸데없는 짓 하지 마요. 현수 씨랑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이현수는 결혼한 적도 없으나 남가현은 두 아들까지 두고 있었다. 이게 적나라한 현실이었다. “괜찮아요!” 그러나 이현수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감정이라는 건 서서히 만들어 나가는 거죠!” 남지훈은 골치가 아팠다. 그는 누나의 어떤 점에 이현수가 끌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이도 어리고, 어떻게 말하면 사장님이라는 사람이 결혼 걱정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 이현수가 말했다. “이 얘기는 그만하고 그쪽 장비공급업체에 드렸던 의견에 피드백이 왔나요?” 남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국제적인 업체에서 저희 같은 회사의 의견을 보기나 할까요?” “저는 S그룹에서 따로 한 개 라인을 빼서 개선안을 테스트해 보려 해요. 비용은 아마 저희가 내야 할 것 같아요.” “대승 테크의 인터넷 트래픽이 너무 적고 공격 중점 대상도 아니어서 뭐가 측정되질 않아요.” 이 말을 들은 이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에는 아쉬움이 드리워 있었다.그는 말했다. “만약 우리가 해당 장치를 직접 제작한다면 어떨까요?”“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남지훈이 말했다. “시장은 이미 국제적인 큰 공장에 의해 점령당했어요. 사람들은 고작 몇 개 브랜드만 알죠. 우리는 핵심적인 기술도 없는데 이런 일은 그냥 생각에서 그치자고요.”이현수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그도 그저 한번 말해봤을 뿐이었다. 외국 공장의 장치들이 사용하기에 조금 불편했기에 갑자기 든 생각이었다
남가현은 입을 삐죽거렸다. 그저 자기 아빠를 대신해 가치가 없다고 느꼈을 뿐이었다. 게다가 작은아빠 남용진의 집안 조건만으로 암을 치료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점심이 되자 남씨 집안의 사람들이 모였다. 남용진, 김계현, 남용민과 남지훈의 막내 작은엄마 허민화, 남용진의 아들 남세형과 남용민의 아들 남현동까지 열 몇 명의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그러나 유독 남지훈의 할머니만은 자리에 없었다. “형.” 남용진은 배를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 아직 밥도 안 먹었어.” 때는 이미 오후 한시였다. 남용걸은 말했다. “점심에 가현이가 음식들을 많이 했더라고. 올라가서 데우면 돼.” 남은 음식이라는 말에 그들을 발끈했다. 남용진이 말했다. “형, 우리가 오랜만에 도시까지 올라왔는데 남은 음식을 먹을 수는 없지! 적어도 식당에 가서 대접해야 하는 거 아닌가?” 다른 가족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용걸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예전에는 날마다 기름국에 배추를 먹어도 굶어죽지 않더니 고작 얼마나 지났다고 이것저것 트집을 잡아?” “안 먹을 거면 관둬!” 남용걸도 참지 않았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이 시간이 되도록 밥도 먹지 않고 있었다니, 남용걸은 다들 왜 꾸물대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이미 빤히 꿰뚫고 있었다. 이렇게나 오래 입원을 오래 하였어도 형제자매나 돼서는 한 번도 보러오지 않았으니, 그는 이미 마음이 식어버렸다. 이때 남용민이 일어나서 말했다. “밥은 먹으나 안 먹으나 상관없지만 우리 어머니 치료에 쓰일 1800만 원, 형도 줘야지! 난 이미 둘째 형한테 줬어!” 남용걸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언제 병에 걸리신 거야? 왜 나는 모르고 있는 거고.” 남용걸은 무언가 눈치를 채기 시작했다. 한동안 건강하시다가 하필 토지징수금이 내려오자마자 병에 걸리다니, 그것도 암에. 너무나도 우연의 일치이지 않은가? 남가현에게 돈이 아직 남아있었지만 남용걸은 절대 쉽게
소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지훈아, 그들이 온 시간이 너무 공교롭다고 생각하지 않아?” 남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도 의심이 가긴 했다. 그러나 할머니의 목숨이 달린 일이었기에 더 깊이 생각하느라 하지 않았다. 소연이 말했다. “저번에 이장님이 우리를 불렀을 때 내가 네 작은아버지 남용진이 이장님더러 3600만 원을 도로 돌려 달라고 하는 걸 들었어. 우리가 마침 3600만 원을 기부했잖아.” “토지증명서가 도둑 맞힌 것과 그가 냉큼 해버린 250만 원을 생각해 보면 할머니는 병에 걸리지 않으셨어.” “의도는 분명해. 바로 보상금 1억을 빼돌리려 하는 거겠지.” “만약 내 말이 맞다면 오늘 그들에게 1800만원을 준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1800만원을 달라고 할 거야. 그렇게 1억을 전부 가져갈 때까지 반복하겠지.” “이건...” 남지훈의 미간이 더욱 깊게 접혔다. 소연의 말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예전에 발생했던 일들을 참고해 본다면 그들은 확실히 이런 경향이 있었다. 그는 말했다. “나중에 함께 병원에 다녀오자. 의사한테 물어보면 알게 되겠지.” 소연이 웃으며 머리를 저었다. “진단서도 가짜로 떼왔는데 가서 물어본다 해도 헛수고일 거야.” “하지만 한번 다녀는 와야지. 어떻게 우리가 꼼수를 망가뜨리는지 지켜보라고.” 소연은 이미 계획이 다 있었다. 남지훈의 할머니는 예전부터 무척 건강하셨기에 갑자기 암 말기일 수가 없었다. 만약 진짜라면 징조가 있었을 것이다. 두시가 지나 남씨 가족은 소연이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남지훈은 무척이나 의아했다. 암 말기에 걸리셨다던 할머니가 이송된 곳은 큰 병원이 아닌 동네 병원이었다. 동네 병원을 본 소연은 더욱 확신이 섰다. 남용진은 남지훈 가족을 보고는 온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채 말했다. “형, 돈은 가져왔어?” 남용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남가현이 말을 꺼냈다. “1800만 원을 뽑으려면 예약해야 된대요. 내일이 돼야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